LOGIN“그러게요.”
하랑이 웃었다.“저 아침부터 초코라떼 먹고 싶었거든요.”도현도 따라 웃었다.“잘 골랐네요.”“네. 진짜 맛있었어요.”기태는 아무 말 없이 자료를 정리했다.로로는 그런 기태를 한번 보고 입꼬리를 눌렀다.하랑은 아직 모른다.자기가 마신 초코라떼가 도현이 사 온 게 아니라는 걸.도현이 놓고 간 따뜻한 초코라떼는 지금쯤 로로의 뱃속에 있다는 것도.회의가 끝났다.생산팀 직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료를 챙겼다.1팀과 2팀도 노트북과 서류를 정리했다.하랑은 자기가 발표했던 자료를 정리하느라 조금 늦었다.“이거 팀장님 드리면 되죠?”“네.”기태가 받아 들었다.그때“그러게요.”하랑이 웃었다.“저 아침부터 초코라떼 먹고 싶었거든요.”도현도 따라 웃었다.“잘 골랐네요.”“네. 진짜 맛있었어요.”기태는 아무 말 없이 자료를 정리했다.로로는 그런 기태를 한번 보고 입꼬리를 눌렀다.하랑은 아직 모른다.자기가 마신 초코라떼가 도현이 사 온 게 아니라는 걸.도현이 놓고 간 따뜻한 초코라떼는 지금쯤 로로의 뱃속에 있다는 것도.회의가 끝났다.생산팀 직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료를 챙겼다.1팀과 2팀도 노트북과 서류를 정리했다.하랑은 자기가 발표했던 자료를 정리하느라 조금 늦었다.“이거 팀장님 드리면 되죠?”“네.”기태가 받아 들었다.그때 도현이 하랑 쪽으로 다가왔다.“하랑 씨.”“네?”“근데 오늘 저녁은요?”하랑의 손이 멈췄다.“저녁이요?”“네.”“저녁이 왜요?”도현도 멈췄다.“메모 못 봤어요?”“무슨 메모요?”하랑의 눈이 동그래졌다.도현이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아침에 초코라떼 옆에 놔뒀는데.”“메모 없었는데요?”“있었어요.”“진짜요?”“네.”하랑은 고개를 갸웃했다.“이상하다. 나는 못 봤는데.”근처에서 자료를 챙기던 정훈의 손이 느려졌다.민지는 아예 입술을 깨물었다.로로는 펜을 가방에 넣는 척하면서 귀를 열었다.
오전 아홉 시.디자인1팀과 2팀은 각자 회의를 시작했다.“어제 수정 들어간 샘플 확인됐습니까?”기태의 질문에 하랑이 자료를 넘겼다.“네. 마감 한 군데만 다시 요청드렸어요.”“생산팀 전달했고요?”“네.”“일정은.”“오늘 오후까지 수정 가능하다고 했습니다.”기태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수정본 들어오면 한 주임이랑 같이 확인하세요.”“네.”하랑은 대답하자마자 열심히 메모했다.회의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기태는 업무만 봤고.하랑도 마찬가지였다.아침에 누가 자신의 책상에 초코라떼를 두고 갔는지도 모른 채 아이스 초코라떼를 홀짝였다.회의가 끝나자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디자인실은 금세 조용해졌다.키보드 소리와 마우스 클릭 소리만 이어졌다.하랑도 모니터에 얼굴을 가까이 붙이고 디자인을 수정했다.한참 집중하자 입술이 조금씩 앞으로 나왔다.기태가 지나가다 그 모습을 한번 봤다.그러다 시선이 하랑의 책상 한쪽에 놓인 빈 초코라떼 컵에 닿았다.자신이 사준 것이었다.아침보다는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오전 열한 시가 조금 넘었을 때 로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한 팀장.”“왜.”“공동 프로젝트 회의 자료 확인했어?”“응.”이번 시즌 1·2팀이 함께 맡은 프로젝트였다.디자인만 두 팀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게 아니었다.실제 생산 가능 여부와 공정 일정까지 동시에 맞춰야 해서 생산팀도 처음부터 참여하고 있었
아직 출근 시간이 조금 남은 아침.디자인실 문이 열렸다.먼저 출근해 있던 민지가 고개를 들었다.최도현이었다.“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도현은 서류도 샘플도 들고 있지 않았다.대신 손에는 테이크아웃 컵 하나가 들려 있었다.로로가 모니터 너머로 그를 봤다.정훈도 막 자리에 앉던 참이었다.도현은 곧장 2팀 쪽으로 걸어갔다.그리고 아직 비어 있는 하랑의 책상 위에 컵을 내려놓았다.따뜻한 초코라떼였다.민지의 눈이 슬쩍 커졌다.도현은 주머니에서 작은 메모지를 꺼냈다.잠깐 무언가를 적더니 컵 옆에 세워두었다.정훈이 무심코 글씨를 읽었다.[하랑 씨, 오늘 저녁 시간 돼요? - 최도현]정훈의 눈썹이 올라갔다.민지도 봤다.로로는 턱을 괸 채 그 메모를 바라봤다.어제까지만 해도 간식이었다.오늘은 달랐다.도현이 돌아서다 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잠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로로가 먼저 웃었다.“하랑이 아직 출근 안 했는데.”“네. 알고 있습니다.”“알고 왔구나.”“……네.”도현이 멋쩍게 웃었다.“그럼 수고하세요.”디자인실 문이 닫혔다.잠시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정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저건 확실하죠?”민지가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네요.”로로가 피식 웃었다.“한 팀장 오늘 아침부터 힘들겠네
“그럼 왜 주는데요?”하랑의 질문에 기태가 잠시 입을 다물었다.정말 모르는 얼굴이었다.눈은 동그랗고.고개는 살짝 기울어져 있었다.기태가 입을 열려는 순간.하랑이 먼저 봉투 안을 뒤적였다.“아, 이것도 맛있는데.”“이하랑 씨.”“네?”“내 말 듣고 있습니까?”“듣고 있어요.”하랑은 젤리 하나를 꺼냈다.그러더니 몸을 홱 돌렸다.“민지 주임님.”“응?”“이거 좋아해요?”민지가 얼떨결에 받아 들었다.“어…… 좋아하지.”“그럼 드세요.”“나 줘?”“네.”이번에는 과자 하나를 꺼냈다.“한 주임님.”정훈이 고개를 들었다.“왜요.”“이거 매운맛이에요.”“그래서요?”“좋아하잖아요.”“저 주게요?”“네.”정훈이 과자를 받아 들었다.기태가 가만히 그 광경을 바라봤다.하랑은 멈추지 않았다.봉투를 품에 안고 이번에는 1팀 쪽으로 갔다.“팀장님.”로로가 웃음을 참으며 물었다.“왜.”“초콜릿.”“나도 줘?”“다 같이 먹어야죠.”로로가 초콜릿을 받아 들었다.그리고 기태를 봤다.“고맙다, 하랑아.”“또 뭐 드실래요?”“아니. 난 이거면 돼.”하랑은 옆자리 직원들에게도 하나씩 나
점심시간이 끝난 뒤.하랑은 수정된 샘플 확인서를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팀장님.”기태가 모니터에서 눈을 들었다.“네.”“생산실 다녀올게요.”“무슨 건으로요?”“어제 수정 들어간 샘플 나왔다고 해서요. 실물 확인하고 올게요.”기태가 시계를 한번 봤다.“한 주임이랑 같이 갑니까?”정훈이 고개를 들었다.“저요?”하랑이 먼저 대답했다.“아니요. 저 혼자 갔다 와도 돼요.”“……그래요.”기태는 다시 모니터를 봤다.하랑은 아무것도 모른 채 서류를 품에 안았다.“다녀오겠습니다.”디자인실 문이 닫혔다.정훈이 슬쩍 기태를 봤다.“팀장님.”“왜요.”“제가 따라갈까요?”“왜 따라갑니까.”“아닙니다.”정훈은 얼른 돌아섰다.맞은편에서 로로가 입술을 깨물었다.생산실은 디자인실보다 훨씬 분주했다.하랑이 들어서자 익숙한 직원들이 먼저 아는 척했다.“하랑 씨 왔어요?”“안녕하세요.”하랑이 꾸벅 인사했다.“샘플 확인하러 왔어요.”“아, 그거 저쪽에 있어요.”하랑은 담당자와 함께 샘플을 하나씩 살폈다.도면과 실물을 비교하고 세공 상태를 확인했다.평소에는 덜렁거려도 일을 볼 때만큼은 달랐다.하랑이 샘플을 빛에 비춰봤다.“여기 마감이 조금 걸리는 것 같은데요.”“어디요?”“이 부분이요.”
다음 날 아침.기태의 차가 회사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섰다.조수석에 앉아 있던 하랑이 거울을 보며 머리를 정리했다.“오빠.”“응.”“나 이상한 데 없죠?”기태가 한번 봤다.“없어.”“진짜?”“응.”“머리는요?”“괜찮아.”“옷은?”“괜찮아.”“얼굴은?”“예뻐.”하랑의 손이 멈췄다.기태는 안전벨트를 풀었다.“내려.”“그런 건 왜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요?”“뭘.”“됐어요.”하랑이 귀를 붉힌 채 차에서 내렸다.엘리베이터를 타기 전까지는 나란히 걸었지만 회사로 들어서는 순간 자연스럽게 거리가 벌어졌다.숨기는 연애는 끝내기로 했다.그렇다고 출근길부터 손을 잡고 다닐 생각은 없었다.지금 둘의 관계를 확실히 아는 사람도 디자인1팀과 2팀 정도였다.다른 부서까지 일부러 알리고 다니지도 않았다.사무실에 들어서자 하랑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안녕하세요.”“좋은 아침.”민지가 인사를 받았다.정훈은 컴퓨터를 켜다 하랑을 봤다.“이하랑 씨, 어제 잘 쉬었어요?”“네.”“주말인데 뭐 했어요?”하랑이 대답하기도 전에 로로가 슬쩍 기태를 봤다.기태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자리에 앉고 있었다.하랑이 웃었다.“데이트했어요.”정훈이 키보드 위에서 손을 멈췄다.“이제 그냥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