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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화. 저희도 상견례 했어요!

Author: 서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26 12:10:14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로로가 디자인실 문을 열었다.

“다들 잘 있었어?”

“팀장님!”

민지가 가장 먼저 일어났다.

시우와 다은도 반갑게 인사했고, 2팀에서는 정훈이 손을 흔들었다.

“신혼여행 좋으셨어요?”

“응. 아주.”

로로는 양손에 든 쇼핑백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자, 선물.”

하랑의 눈이 반짝였다.

“우와! 저희 것도 있어요?”

“네 것만 없겠냐?”

“있구나!”

로로는 포장된 간식과 작은 기념품을 하나씩 나눠줬다.

민지에게는 평소 좋아하던 차, 정훈에게는 현지 과자, 시우와 다은, 유나에게는 귀여운 열쇠고리였다.

기태에게도 작은 상자를 건넸다.

“네 것도.”

기태가 받아 들었다.

“고마워.”

“장혁이가 너한테 꼭 주래.”

상자 안에는 단정한 가죽 카드지갑이 들어 있었다.

기태가 피식 웃었다.

“잘 쓰겠다고 전해줘.”

“직접 연락해.”

“알았어.”

하랑은 자기 선물을 펼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작은 꽃무늬 장식이 들어간 손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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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이름을 부르는 사이   241화. 주방 출입 금지

    토요일 오전. 하랑의 오피스텔 주방에서 수상한 소리가 들렸다. 달그락. 덜그럭. 기태는 침실 문을 열고 나왔다. “하랑아.” 대답이 없었다. 대신 주방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어? 왜 이러지?” 기태는 걸음을 멈췄다. 익숙한 불길함이었다. “이하랑.” “아!” 하랑이 화들짝 돌아봤다. 한 손에는 국자, 다른 손에는 휴대전화가 들려 있었다. “오빠! 일어났어?” 기태의 시선이 가스레인지로 향했다. 냄비 하나가 불 위에 올라가 있었다. “뭐 해?” 하랑은 활짝 웃었다. “아침!” “……네가?” “응!” 기태는 잠시 눈을 감았다. 하랑은 입술을 삐죽였다. “왜 그런 표정이야?” “냄비.” “응?” “전에 태운 거 기억 안 나?” 하랑은 눈을 깜빡였다. “기억나지!” “그런데?” “이번에는 안 태울 거야!” 기태는 곧장 가스레인지 앞으로 다가갔다. 냄비 안에는 물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재료들이 들어 있었다. “이게 뭐야?” “계란국!” 기태가 냄비를 내려다봤다. “……계란은?” 하랑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아직!” “파는?” “없어!” “간은?” “그거 지금 찾아보는 중이야!” 기태는 가스 불을 껐다. 하랑의 눈이 커졌다. “오빠!” “응.” “왜 꺼!” “일단 꺼.” 하랑은 억울한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내밀었다. “나 레시피 보고 있었거든?” 기태는 화면을 확인했다. 검색창에는 '계란국 쉽게 끓이는 법'이 떠 있었다. 그 아래에는 다른 검색어도 있었다. '계란국에 계란 언제 넣어요' 기태는 웃음을 참았다. “하랑아.” “응?” “이건 내가 할게.” “안 돼!” 하랑은 얼른 냄비 앞을 막아섰다. “오늘은 내가 오빠 밥 해주려고 했단 말이야!” 기태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왜?” “맨날 오빠가 해주잖아.” “괜찮아.” “나는 안 괜찮아!” 하랑은 국자를 꼭 쥐었다. “나도 한번쯤 해주고 싶어.” 기태는 하랑을 잠시 바라봤다. 그러

  • 네 이름을 부르는 사이   240화. 한기태의 비밀 계획

    오후 여섯 시. 디자인2팀은 하루 업무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하랑은 수정한 시안을 저장한 뒤 기지개를 켰다. “으으! 끝났다!” 정훈이 웃었다. “이하랑 주임님, 오늘 집중력 대단하셨습니다.” “그렇죠?” “점심시간에도 도면 보시던데요.” 하랑은 뿌듯하게 웃었다. “이번 디자인은 꼭 잘 나오게 하고 싶거든요!” 기태는 검토 서류를 정리하며 고개를 들었다. “이하랑 주임.” “네, 팀장님!” “수고했습니다.” 하랑의 얼굴이 환해졌다. “감사합니다!” 퇴근 준비를 마친 하랑은 기태의 책상으로 다가왔다. “팀장님, 오늘 같이 퇴근하실 거죠?” 기태는 잠시 시계를 확인했다. “오늘은 먼저 가세요.” 하랑의 눈이 동그래졌다. “네?” “개인적인 일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요?” “약속이요.” 하랑의 입술이 앞으로 나왔다. “누구랑요?” 정훈이 모니터 뒤에서 웃음을 참았다. 기태가 짧게 대답했다. “비밀입니다.” “에에?” 하랑은 눈을 가늘게 떴다. “수상한데…….” 기태는 가방을 챙겼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네에…….” 하랑은 아쉬운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훈이 기태에게 속삭였다. “팀장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니요.” “하랑 주임님 표정이 아주…….” “한 대리.” “네.” “퇴근하세요.” 정훈은 얼른 웃음을 삼켰다. “네, 팀장님.” 잠시 후 하랑이 먼저 디자인실을 나갔다. 기태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오늘 저녁 시간 돼?] 수신인은 로로였다. 곧 답장이 도착했다. [장혁이랑 저녁 먹기로 했는데. 왜?] [물어볼 게 있어.] [프러포즈?] 기태는 잠시 화면을 바라봤다. [응.] 답장은 곧바로 왔다. [ㅋㅋㅋㅋ 한기태 드디어 시작이냐?] 기태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로로였다. - 야, 한기태. “왜.” - 너 정말 혼자 준비할 수 있겠어? “할 수 있어.” - 그런데 왜 나한테 물어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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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열 시. 디자인2팀은 새로운 컬렉션 시안 검토로 분주했다. 하랑은 모니터 앞에서 한참이나 펜을 움직이고 있었다. 입술이 앞으로 조금 튀어나온 채였다. “박유나 씨.” “네, 주임님.” “이 부분 곡선 조금만 줄여볼까요?” 유나가 화면을 살폈다. “그러면 전체 균형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여기 간격도 같이 수정하려고요. 보세요.” 하랑이 펜으로 선을 그었다. 유나는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이해했습니다.” “좋아요! 수정하면 다시 보여주세요.” 하랑은 곧바로 자기 작업으로 돌아갔다. 정훈이 옆에서 웃었다. “이하랑 주임님.” “네!” “오늘은 결혼 이야기 안 하십니까?” 하랑은 모니터에서 눈도 떼지 않았다. “지금 일하잖아요.” “어제까지 그렇게 신나셨으면서.” “일할 땐 일해야죠!” 정훈은 기태를 바라봤다. “팀장님, 들으셨습니까?” 기태는 서류를 넘겼다. “들었습니다.” “하랑 주임님이 달라지셨습니다.” “원래 일할 때는 저렇습니다.” 정훈이 웃었다. “역시 팀장님이 제일 잘 아시네요.” 기태는 대답 대신 검토할 자료를 펼쳤다. 그때 로로가 디자인2팀으로 들어왔다. “한기태.” 기태가 고개를 들었다. “왜.” “잠깐 나와 봐.” 기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이 복도 끝 휴게 공간으로 향하는 동안에도 하랑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로로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기태의 왼손을 바라봤다. “반지 잘 끼고 다니네.” 기태도 자기 손을 내려다봤다. “응.” “하랑이가 만든 거라 좋냐?” “응.” 로로가 작게 웃었다. “아주 대답이 빨라.” 기태는 그녀를 바라봤다. “할 말이 뭐야.” 로로는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목소리를 낮췄다. “프러포즈했어, 기태야?” 기태의 시선이 멈췄다. “아직.” 로로가 눈썹을 올렸다. “아직?” “응.” “결혼하자고는 했잖아.” “했지.” “그게 끝이야?” 기태는 잠시 말이 없

  • 네 이름을 부르는 사이   238화. 저희도 상견례 했어요!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로로가 디자인실 문을 열었다. “다들 잘 있었어?” “팀장님!” 민지가 가장 먼저 일어났다. 시우와 다은도 반갑게 인사했고, 2팀에서는 정훈이 손을 흔들었다. “신혼여행 좋으셨어요?” “응. 아주.” 로로는 양손에 든 쇼핑백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자, 선물.” 하랑의 눈이 반짝였다. “우와! 저희 것도 있어요?” “네 것만 없겠냐?” “있구나!” 로로는 포장된 간식과 작은 기념품을 하나씩 나눠줬다. 민지에게는 평소 좋아하던 차, 정훈에게는 현지 과자, 시우와 다은, 유나에게는 귀여운 열쇠고리였다. 기태에게도 작은 상자를 건넸다. “네 것도.” 기태가 받아 들었다. “고마워.” “장혁이가 너한테 꼭 주래.” 상자 안에는 단정한 가죽 카드지갑이 들어 있었다. 기태가 피식 웃었다. “잘 쓰겠다고 전해줘.” “직접 연락해.” “알았어.” 하랑은 자기 선물을 펼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작은 꽃무늬 장식이 들어간 손거울이었다. “팀장님! 너무 예뻐요!” 로로가 웃었다. “너 생각나서 샀어.” “진짜요?” “응.” 하랑은 거울을 이리저리 돌려봤다. “감사합니다!” 로로는 자기 자리에 앉아 업무 자료를 확인했다. “나 없는 동안 별일 없었지?” 정훈이 기태를 슬쩍 봤다. “별일은 없었습니다.” 기태가 눈썹을 올렸다. “왜 저를 봅니까.” “그냥요.” 로로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때 하랑이 손거울을 내려놓고 벌떡 일어났다. “아! 팀장님!” “왜?” “저희도 상견례 했어요!” 순간 민지가 고개를 들었다. “어머, 진짜?” 정훈도 놀랐다. “벌써요?” 하랑은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어머니 아버지가 우리 본가에 오셨어요!” 로로가 기태를 바라봤다. “야, 한기태. 너 벌써 상견례 했어?” “가족끼리 식사했어.” 하랑이 얼른 끼어들었다. “할머니가 상견례라 생각하지 말고 식구끼리 밥 먹자고 하셨거든요.” 로로가 웃었다. “그럼 좋은 자리

  • 네 이름을 부르는 사이   237화. 미안해, 아빠

    계단 위에서 작은 발소리가 들렸다. 거실에 있던 기태가 먼저 고개를 들었다. 윤솔희의 손을 잡은 하랑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눈가는 아직 붉었지만 조금 전처럼 울고 있지는 않았다. “하랑아.” 기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랑은 그를 바라보다 작게 웃었다. “오빠…….” 기태는 계단 아래에서 기다렸다. 솔희가 하랑의 손을 가볍게 쥐었다. “괜찮지?” 하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엄마.” 솔희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두 사람이 거실로 내려오자 금희가 손녀를 바라봤다. “우리 하랑이.” “할머니…….” “괜찮아졌어?” 하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런데 무혁을 발견한 순간 걸음이 멈췄다. 아버지는 식탁에서 일어나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랑은 잠시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러더니 무혁을 향해 달려갔다. “아빠!” 무혁이 두 팔을 벌렸다. 하랑은 그대로 품에 안겼다. “미안해, 아빠…….” 무혁은 딸을 꼭 끌어안았다. “하랑아.” 하랑은 아버지의 셔츠를 움켜쥐었다. “내가…… 흑…….” 목소리가 다시 떨렸다. 무혁은 등을 천천히 토닥였다. “천천히 말해.” 하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오빠 부모님도 오셨는데…….” “응.” “내가 소리 지르고 올라가서 미안해.” 무혁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아빠도 미안해.” 하랑이 고개를 들었다. “아빠가 왜?” “오늘은 네 결혼 이야기를 하는 자리였잖아.” 하랑은 조용히 들었다. “그런데 아빠가 미리 이야기하지 않고 차 상무를 소개했어.” 무혁은 딸의 눈가를 닦아줬다. “네 마음을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어.” 하랑의 눈에 다시 눈물이 고였다. “아빠…….” “응.” 하랑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나 아빠가 행복한 거 싫지 않아.” 무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진짜야.” “응.” “아빠가 좋은 사람 만나서 웃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무혁은 딸을 바라봤다. 하랑은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 “근데 오

  • 네 이름을 부르는 사이   236화. 엄마의 자리는 그대로야

    잠시 후 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하랑은 눈물이 가득 고인 얼굴로 서 있었다. “어머니…….” 솔희는 그런 하랑을 바라보다 가만히 두 팔을 벌렸다. 그 순간 하랑의 얼굴이 무너졌다. “죄송해요…….” “아이고, 우리 하랑이.” 하랑은 솔희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으아앙……!” 솔희는 작은 몸을 꼭 안아줬다. “그래, 그래.” 하랑은 솔희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제가 너무…… 흑…….” “응.” “어머니 아버지도 계셨는데…….” 솔희는 등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괜찮아.” “저 때문에 분위기 망쳤잖아요…….” “그런 거 아니야.” 하랑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솔희는 더 말하지 않았다. 그저 하랑이 울음을 쏟아낼 수 있도록 기다렸다. 한참 뒤. 하랑의 울음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솔희는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닦아줬다. “우리 앉아서 이야기할까?” 하랑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두 사람은 침대 가장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하랑은 손수건을 꼭 쥐고 있었다. 솔희가 부드럽게 물었다. “많이 속상했어?” 하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빠가 다른 분을 만나시는 게 싫어?” 하랑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에요.” “그럼?” 하랑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오늘은…….” 눈물이 다시 차올랐다. “오빠랑 저 결혼 이야기하는 날이었잖아요.” 솔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지.” “저 진짜 좋았거든요.” “응.” “어머니 아버지도 오시고…… 할머니랑 큰아빠도 다 계시고…….” 하랑은 훌쩍였다. “근데 갑자기 아빠가 상무님 소개하니까…….” 솔희는 조용히 들었다. “엄마 생각이 났어요.” 하랑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엄마가 속상할 것 같아요…….” 솔희는 하랑의 손을 잡았다. “하랑아.” “네…….” “차 상무님이 하랑이 엄마 자리를 빼앗는 건 아니야.” 하랑이 고개를 들었다. 솔희는 부드럽게 웃었다. “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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