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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화

작가: ikkuyot
last update 게시일: 2026-09-02 19:21:16

10장

​

​

​

“하아.”

​

하지만 나는 들었다.

​

내 손가락이 발등을 지나 발목으로 올라가자, 그녀의 시선이 결국 물속으로 떨어졌다. 흔들리는 물결 아래로 내 손이 보였다 사라졌다. 그녀는 그 움직임을 따라보다가, 천천히 내 얼굴을 보았다.

​

“어머님.”

“왜.”

“첫경험 이야기 해줘요.”

“실례야, 그거.”

​

말은 차갑게 나왔지만, 목소리 끝은 와인처럼 조금 풀려 있었다.

​

나는 그녀의 발목을 살며시 잡았다.

​

도망칠 수 없을 만큼 세게는 아니었다.

​

하지만 모르는 척 빠져나가기에는 분명한 힘이었다.

​

그녀가 눈을 가늘게 떴다.

​

“뭐 하는 거야.”

“궁금해서요.”

“궁금해하지 마.”

“장인어른이 처음이에요?”

​

그 말이 나오자마자 그녀의 표정이 굳었다.

​

“그 사람 얘기는 그만.”

​

그녀는 내 손에 잡힌 발목을 빼내려 했다.

​

하지만 완전히 빼지는 않았다.

​

그 작은 망설임이 오히려 더 선명한 대답처럼 느껴졌다.

​

나는 그녀의 발목을 조금 더 끌어당겼다.

​

동시에 나도 물속에서 조금 앞으로 다가갔다.

​

우리 사이의 거리가 줄었다.

​

그녀의 발끝이 내 허벅지 위에 닿았다. 미끄러지듯, 그러나 분명히. 그리고 곧 더 위태로운 곳 가까이 멈췄다.

​

장모님이 낮게 숨을 삼켰다.

​

“하…”

​

그 숨이 와인 향처럼 물 위에 번졌다.

​

나 역시 발끝을 움직였다.

​

그녀의 무릎 안쪽을 지나, 허벅지 안쪽을 아주 천천히 스쳤다. 그녀는 순간 몸을 뒤로 물리려 했지만, 자쿠지의 둥근 벽이 더 이상 물러날 자리를 주지 않았다.

​

“자네…”

​

그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

“그만 장난쳐.”

“장난 아닌데요.”

​

나는 그녀의 발목을 놓지 않은 채 말했다.

​

“말해줘요. 궁금해요. 어머님 이야기.”

​

그녀는 나를 노려보려 했다.

​

하지만 물속에서 이어진 접촉이 계속 그녀의 표정을 흐트러뜨렸다. 말로는 밀어내면서도, 발끝은 내게서 완전히 떨어지지 않았다. 내 다리가 그녀의 안쪽을 스칠 때마다, 그녀의 잔잔하던 물결이 조금씩 크게 흔들렸다.

​

“정말…”

​

그녀는 와인잔을 내려놓았다.

​

“못 살아.”

​

나는 그녀의 발목을 조금 더 끌어당겼다.

​

이번에는 그녀도 저항하지 않았다.

​

물 아래에서 그녀의 다리가 느슨하게 풀렸다. 그 움직임만으로도 자쿠지 안의 공기가 바뀌었다. 뜨거운 물은 이미 충분히 뜨거웠는데, 이상하게 더 숨이 막혔다.

​

“장인어른이 처음이었어요?”

​

나는 다시 물었다.

​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입술을 깨물었다.

​

내 손가락이 그녀의 발목을 천천히 감싸 쥐었다. 발등, 복사뼈, 종아리 아래쪽까지. 그녀는 그 감각을 따라 눈을 감았다가 떴다.

​

“그 사람 얘기는 하지 말라니까.”

“그럼 다른 사람 얘기요.”

“없어.”

“정말요?”

​

장모님은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

그러다 피곤한 듯, 부끄러운 듯, 아주 작게 웃었다.

​

“처음이라고 할 만한 게…”

​

그녀는 말을 멈추었다.

​

물결이 그녀의 가슴께에서 작게 흔들렸다.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그녀의 발목은 아직 내 손 안에 있었다.

​

그리고 그녀의 발끝은 여전히, 물속에서 나를 모르는 척 건드리고 있었다.

​

​

​

**

​

​

​

장모님의 과거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별것 없었다.

​

아니, 별것 없었다는 말이 오히려 더 잔인할지도 몰랐다.

​

내가 알고 있던 그대로였다. 장인어른과의 이른 만남. 너무 빠른 결혼. 곧이어 태어난 두 딸. 그리고 그 뒤로는 거의 끊어지다시피 한 부부 사이.

​

장인어른은 완전한 옛날 사람이었다.

​

다정한 말도, 긴 입맞춤도, 기다림도 없었다고 했다. 아내의 몸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고 하지 않았고, 그녀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도 묻지 않았다고 했다.

​

장모님은 장인어른과의 관계가 아무 느낌도 없었던 것이 아니라, 아팠다고 했다.

​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로맨스가 없으면 열리지 않는 몸.

​

마음이 먼저 풀리지 않으면,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일 자체가 상처가 되는 몸.

​

장모님은 그런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관계만을 견디기에는 지나치게 예민했고, 지나치게 연약했다.

​

“자네랑…”

​

장모님은 물결만 바라보며 말했다.

​

“그런 기분이 들 줄은 정말 몰랐어.”

​

그녀의 목소리는 낮았다.

​

부끄러워하는 것 같기도 했고,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것 같기도 했다.

​

“방문을 열어뒀을 때부터…”

​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하고 와인잔을 들었다.

​

한 모금 마신 뒤에야 겨우 다시 말했다.

​

“이미 내가 이상하다는 걸 알았어.”

​

나는 숨을 죽였다.

​

“자네가 손을 댔을 때는…”

​

그녀의 얼굴이 물의 열기 때문인지, 고백 때문인지 더 붉어졌다.

​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어. 몸이 먼저 알아버린 것처럼.”

​

그 고백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입꼬리가 올라갔다.

​

뿌듯했다.

​

미안할 만큼.

​

그녀가 평생 모르고 살았던 문 하나를, 내가 열어버렸다는 생각이 죄책감과 함께 이상한 우월감처럼 가슴을 채웠다.

​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물속의 우리는 얌전하지 않았다.

​

뜨거운 물결 아래에서 서로의 발끝은 계속 닿았다가 떨어졌다. 처음에는 우연처럼 스쳤고, 그다음에는 모르는 척 머물렀다. 장모님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와인잔을 들고 있었지만, 물속에서 그녀의 발끝은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었다.

​

내 손도 마찬가지였다.

​

그녀의 발목을 잡고, 복사뼈를 지나, 종아리 안쪽을 천천히 쓸어올렸다. 그녀는 그때마다 와인잔을 입술에 가져갔지만, 마시지는 못했다. 잔 끝에 입술만 댄 채 숨을 삼켰다.

​

물은 모든 것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

그러나 흐릿하다고 해서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

그녀의 발바닥은 내 물건의 기둥에 완전히 밀착된채로 아래위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

장모님은 모르는 척했다.

​

하지만 그녀의 눈은 이미 물속을 보고 있었다.

​

나는 낮게 웃었다.

​

“그럼…”

​

그녀가 나를 보았다.

​

“우리 장모님이 지금도 젖었겠네요?”

​

그녀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바로 손으로 물을 퍼 내 얼굴에 뿌렸다.

​

— 촤악.

“짓궂어, 정말.”

“맞잖아요.”

“몰라.”

“모르는 얼굴이 아닌데요.”

​

그녀는 나를 흘겨보았다. 하지만 입가에는 웃음이 걸려 있었다.

​

나는 물속에서 그녀의 발목을 조금 더 단단히 잡았다. 그녀가 뺄 수 없을 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빠져나가려면 분명히 의지를 보여야 하는 정도의 힘이었다.

​

장모님은 발목을 빼지 않았다.

​

오히려 물속에서 발끝을 움직였다.

​

이번에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

그녀도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고 싶어 했다.

​

“이리 와요.”

​

내 목소리가 낮아졌다.

​

이번에는 그녀가 곧바로 고개를 젓지 않았다.

​

와인잔을 내려놓고, 나를 바라보았다.

​

잠깐의 망설임.

​

그리고 아주 작은 한숨.

​

“정말…”

​

그녀는 물속에서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

가까워질수록 물결이 더 크게 흔들렸다. 그녀의 무릎이 내 허벅지에 닿고, 가슴 아래까지 차오른 물이 출렁였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잡아당겼고, 그녀는 이번에도 밀어내지 않았다.

​

“자네한테는…”

​

장모님이 내 앞까지 다가와 낮게 말했다.

​

“이기질 못하겠어.”

​

그 말은 항복처럼 들렸다.

​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 항복을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의 것이었다.

​

​

​

**

​

​

자쿠지 안에서 우리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

이번에는 서로 마주 앉아 있지 않았다.

​

나는 장모님을 뒤에서 안고 있었고, 그녀는 내 품에 몸을 기댄 채 와인잔을 홀짝이고 있었다. 뜨거운 물은 가슴께까지 차올라 있었고, 물결이 흔들릴 때마다 서로의 맨살이 미끄럽게 스쳤다.

​

내 손은 그녀의 몸 어디든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었다.

​

조금만 움직이면 가슴을 움켜쥘 수 있었고, 조금만 더 내려가면 허벅지 안쪽을 지나 그녀가 숨을 삼킬 곳까지 닿을 수 있었다.

​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

그녀가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

처음에는 긴장으로 굳어 있던 어깨가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 와인이 한 모금씩 넘어갈 때마다 그녀의 몸은 내 품 안에서 더 느슨해졌다. 더 깊이 기대왔고, 더 오래 머물렀다.

​

이번에는 내 이야기가 시작됐다.

​

“지혜 만나는 동안…”

​

장모님이 와인잔 너머로 물었다.

​

“한 번도 바람피운 적 없어?”

“없어요.”

​

나는 바로 대답했다.

​

“정말?”

“네.”

“솔직하게 말해.”

“정말 없어요.”

​

그녀는 잠시 말이 없었다.

​

그리고 아주 낮게 중얼거렸다.

​

“착한 사위가…”

​

말끝에는 웃음인지 한숨인지 모를 것이 묻어 있었다.

​

“어쩌다가 이런 장모를 만나서.”

​

나는 그녀의 젖은 어깨에 턱을 가까이 가져갔다.

​

“장모님 같은 여자가 없었으니까요.”

“치…”

​

그녀는 작게 코웃음을 쳤다.

​

하지만 싫어하는 기색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대답이 마음에 든 사람처럼, 잔을 든 손끝이 조금 느슨해졌다.

​

“말은 잘해.”

“진심인데요.”

“그래서 더 문제지.”

​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와인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살짝 돌렸다.

​

“한 모금 줄까?”

​

와인잔이 내 입술 가까이 다가왔다.

​

나는 잔을 보다가, 그녀의 젖은 입술을 보았다.

​

“입에 있는 걸로 주세요.”

​

장모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하지만 내 품 안의 몸이 아주 작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

잠시 뒤, 그녀는 와인을 한 모금 머금었다. 그리고 천천히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나는 그녀를 더 가까이 안았다.

​

입술이 닿았다.

​

처음에는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곧 그녀의 입 안에 머금고 있던 와인이 내게로 흘러들어왔다. 떫고 달콤한 맛, 뜨거운 물의 김, 그녀의 숨이 한꺼번에 섞였다.

​

와인잔이 자쿠지 가장자리에 내려졌다.

​

그다음, 장모님의 손이 물속에서 내 손을 찾았다.

​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

그녀가 먼저 내 손가락을 붙잡았다.

​

그리고 천천히 자신의 가슴 위로 가져갔다.

​

내 손바닥 아래에서 그녀의 몸이 출렁이는 물결과 함께 부드럽게 눌렸다. 그녀의 숨이 입술 사이로 흔들렸다. 그래도 그녀는 내 손을 밀어내지 않았다.

​

오히려 조금 더 힘을 주어, 내 손이 자신의 몸을 제대로 감싸도록 이끌었다.

​

키스는 계속되고 있었다.

​

와인의 맛이 입 안에서 사라질 때쯤, 그녀의 손은 다시 내 손목을 잡았다.

​

이번에는 아래로 내려갔다.

​

물속이라 모든 움직임이 느렸다. 하지만 그 느림 때문에 더 선명했다.

​

그녀의 아랫배를 지나, 허벅지 안쪽으로.

​

나는 숨을 삼켰다.

​

장모님은 눈을 감은 채 내 손을 더 아래로 이끌었다. 말로는 도저히 꺼낼 수 없는 부탁을, 손끝으로 대신 말하는 사람처럼.

​

그녀의 다리가 아주 조금 벌어졌다.

​

그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자쿠지 안의 물결이 달라졌다.

​

나는 키스를 멈추지 않은 채 그녀를 더 단단히 안았다.

​

장모님은 내 입술에 와인의 마지막 맛을 남긴 채, 아주 작게 숨을 흘렸다.

​

그녀는 더 이상 모르는 척하지 않았다.

​

자신이 어디로 내 손을 이끌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

나 역시 알고 있었다.

​

그리고 그 사실을, 우리 둘 다 더는 숨기지 않았다.

​

“하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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