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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_최악의 여자가 되는 법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4 17:05:47

한태풍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다음 미팅 업체들에게 석고대죄의 사과 전화를 돌려야 할 자신의 처참한 미래가 그려진 탓이었다.

"퇴근 시간에 맞춰서 백제 그룹으로 가겠습니다."

[네.]

짧은 대답과 함께 통화가 끝났다.

태현은 끊긴 화면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정략결혼의 파트너 사이에서도 이런 식의 당일 통보는 금기나 다름없었다.

"팀장님, 오늘 일정... 정말 다 취소하시겠습니까?"

태풍이 울먹이며 물었지만, 태현의 시선은 여전히 휴대폰에 고정되어 있었다.

"당일 약속이라."

태현은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낮게 읊조렸다.

목소리에 서늘한 흥미가 서렸다.

"무례한 여자네."

상대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태도, 오만한 제안.

백제 그룹의 장녀가 어떤 인물인지 겪어보지 않아도 대강 짐작이 갔다.

안하무인에 제멋대로인 재벌가 아가씨.

그는 그런 타입을 가장 싫어했다.

하지만 태현은 몰랐다.

그녀가 일부러 자신을 싫어하게 만들려고, 이토록 철저한 무례를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화가 끊기자마자, 소은은 휴대폰을 책상 위로 천천히 내려놓았다.

손가락 끝에 남은 미세한 진동이 심장까지 전달되는 기분이었다.

옆에서 모든 대화를 지켜보던 김동석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경악과 공포가 뒤섞인 표정이었다.

"...지금 뭐 하신 겁니까?"

소은은 아무렇지도 않게 헝클어진 머리를 올려 묶으며 대답했다.

"당일 통보."

"...미치셨어요? 상대는 이룸그룹 후계자입니다. 아직도 그 코찔찔이인 줄 아세요?"

비명에 가까운 동석의 외침에도 소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서늘하게 바라봤다.

"팀장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동석은 잠시 침묵하다가 제풀에 꺾여 이마를 짚었다.

소은의 이 선택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가 얼마나 철저하게 계산된 '무례함'을 연기하고 있는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그 이태현이었다.

"남편 될 사람한테 이게 뭡니까. 첫인상부터 아주 바닥으로 망치려고 작정하신 거예요?"

소은은 입가에 미소조차 띠지 않은 채, 차가운 눈으로 답했다.

"남편이 될지는 두고 봐야지."

동석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평소 백제 그룹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던 눈빛이 아니었다.

지독하게 차갑고 단호한 눈빛.

"...설마, 지금."

그는 직감했다.

소은이 이 결혼을 축복으로 받아들일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다는 것을.

아니, 이 결혼을 파탄 내기 위해 스스로 악역을 자처하려 한다는 것을.

"응."

소은은 짧게 긍정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선이 창밖 너머, 안개 속에 우뚝 솟은 이룸 그룹 본사 건물을 향했다.

"엎을 거야."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내뱉는 말에 서릿발이 서렸다.

"다시는 나를,"

그녀는 책상 위에 놓인 '팀장 백가은'이라는 명패를 손가락으로 툭 쳤다.

"예비 아내로 생각지도 못하게."

이 결혼이 성사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소은은 이태현의 머릿속에 자신이 '최악의 여자'로 각인되기를 바랐다.

그가 먼저 진저리를 치며 도망가게 만드는 것.

그것이 소은이 선택한, 가장 확실하고도 아픈 파혼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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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이름으로 그를 다시 만났다   311화_지금 가장 필요한 것

    그날 저녁.소은은 태현과 나란히 소파에 앉아 있었다.소은은 태현의 어깨에 기대 있었고.태현은 그녀의 손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손가락을 하나씩 건드리다가.깍지를 끼고.다시 풀었다.소은이 물었다."오늘은 늦었네요?""응.""일 많았어요?"태현은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소은이 고개를 들었다."왜요?""너한테 할 얘기가 있어."목소리에서 평소와 다른 기색을 느꼈다.소은이 몸을 바로 했다."무슨 일인데요?"태현은 잠깐 생각을 정리한 뒤 입을 열었다."백제 전략기획본부장 만났어.""그 사람이면... 백 회장 측근인데.""응.""뭐래요?""백제 내부에서 백동우를 내치기로 했대."소은의 눈이 조금 커졌다."정말요?""아직 좋아할 단계는 아니야.""왜?""방법이 없으니까."태현은 며칠 전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설명했다.백동우와 계속 가는 것은 위험하다는 데 내부 의견이 모였다는 것.그러면서도 정작 그를 끌어내릴 결정적인 수단은 내놓지 못했다는 것.그리고.자신이 돌아서려던 순간 본부장이 했던 말까지.소은은 아무 말 없이 들었다."증거도 가지고 있는 것 같아.""그럼 끝난 거 아니에요?""아니."태현이 고개를 저었다."내놓겠다는 말을 안 해.""왜요?""자기도 같이 걸리니까."본부장이 한 말이 떠올랐다.그걸 꺼내는 순간.자신도 무사할 수 없다고."백동우 지시였다는 걸 증명할 자료가 있더라도 본인이 직접 처리한 이상 책임을 피하기 어렵겠지."소은은 입을 다물었다.이십 년 전.자신의 이름이 사라졌던 날.누군가는 서류를 바꿨다.누군가는 기록을 만들었고.누군가는 살아 있는 김소은을 죽은 사람으로 만들었다.그 일을 실제로 한 사람이 나타났다.증거까지 가지고.그런데.말하지 않는다.자신도 다칠까 봐.소은은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었다.태현이 그녀를 지켜봤다."은아.""네.""무슨 생각 해."소은은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만나야겠어요.""누구를?"태현이 묻는

  • 다른 이름으로 그를 다시 만났다   310화_평범한 일상

    움찔.소은이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안 봤는데요.""봤잖아.""안 봤어요.""눈 돌아가는 거 다 봤는데."태현이 다가왔다.소은은 슬금슬금 소파 쪽으로 도망갔다.그러나 한발 늦었다.태현이 허리를 잡아 그대로 끌어당겼다."앗!""같이 씻자.""싫어요!""아까 그렇게 봐놓고?""안 봤다고!""제대로 보게 해줄게.""뭘 보여줘요!"태현은 대답하지 않았다.소은의 등과 다리 아래로 손을 받쳐 그대로 안아 들었다."악! 이태현!""응."소은을 안아 든 채 욕실 쪽으로 향했다."놔요!""싫어.""변태!""이제 알았어?"욕실 문이 닫혔다.문 너머로 태현의 웃음소리가 들렸다.***며칠 뒤.푸른 보육원.소은은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사람을 발견했다.평상 위.누군가 대자로 누워 있었다.소은이 걸음을 멈췄다.햇빛을 정면으로 받으며 눈까지 감고 있는 사람.김동석.소은이 어이가 없다는 듯 물었다."넌 왜 맨날 여기 있어?"동석은 눈도 뜨지 않았다."광합성 중."소은이 평상 옆으로 다가갔다."일 안 구해?""안 구해.""왜?"그제야 동석이 한쪽 눈을 떴다."나 지금 인생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놀아보는 거야.""좋으시겠네.""부러우면 너도 누워."소은이 코웃음을 쳤다.동석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그러고 보니 너도 지금 백수잖아.""야! 난 아니거든?""야."동석이 평상 옆자리를 두드렸다."누워.""싫어.""백수끼리 친하게 지내자.""누가 너랑."그때 건물 안에서 수영이 나왔다.손에는 빨래 바구니가 들려 있었다."왔어?""응."소은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수영은 평상에 널브러진 동석을 보자마자 표정을 구겼다."너 또 왔냐?""어.""집 없어?""있어.""그런데 왜 맨날 여기서 이러고 있어.""여기가 햇빛이 좋아.""미친놈."수영이 빨래 바구니를 내려놓았다.소은이 주변을 둘러봤다."애들은?""다 출근이지. 오늘 평일이야, 이 백수들아.""동휘도?""응.

  • 다른 이름으로 그를 다시 만났다   309화_충전 시간

    늦은 저녁.소은은 거실 소파에 거의 녹아 있었다.한쪽 다리는 소파 위에 올리고.쿠션은 품에 끌어안은 채.TV에서는 무언가 계속 나오고 있었지만 제대로 보고 있지는 않았다.리모컨을 눌러 채널을 바꾸던 손도 어느 순간 멈췄다.평화로웠다.너무 평화로워서 어색할 정도로.패션쇼가 끝난 뒤 며칠.백제그룹에는 나가지 않았다.이룸과 함께 진행하던 프로젝트도 패션쇼를 끝으로 일단락됐다.S로 들어오는 제안들은 넘쳐났지만 당장 결정할 필요는 없었다.덕분에 정말 오랜만에.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생겼다.소은은 쿠션에 얼굴을 파묻었다.그때.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소은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뽈뽈 현관으로 향하자 막 들어오던 태현과 눈이 마주쳤다.태현이 구두를 벗다 말고 피식 웃었다."나 왔어요."소은은 대답 대신 곧장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두 팔로 허리를 끌어안았다.태현의 몸이 잠깐 뒤로 밀렸다."왔어요?""응, 다녀왔어."태현도 자연스럽게 소은을 꽉 끌어안았다.그가 고개를 숙였다.코끝이 소은의 목덜미에 닿았다.익숙한 향이 났다.태현은 아예 얼굴을 묻듯 가까이 붙어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소은이 간지러운 듯 어깨를 움츠렸다."뭐 해요.""충전."태현은 조금 더 깊숙이 얼굴을 묻었다.입술이 목덜미 가까이를 스쳤다.소은이 움찔했다."간지러워요.""안 피곤해?"소은이 그의 품에 얼굴을 부비며 웃었다."방금 퇴근한 사람이 저한테 묻는 거예요?""오늘 뭐 했어?""바빴어요.""뭐 했는데."소은이 잠시 고민했다."TV 봤어요.""또.""과자 먹고.""또.""낮잠."태현이 고개를 들었다."엄청 바빴네.""그렇죠?"뻔뻔하게 대답하면서도 소은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런데.허리를 감싸고 있던 태현의 손이 어느새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소은의 눈이 가늘어졌다.처음에는 옆구리.그다음에는 등.그리고 슬쩍.옷자락 안으로.따뜻한 손바닥이 맨살에 닿았다.소은이 그의 손목을 잡았다."

  • 다른 이름으로 그를 다시 만났다   308화_묻어두었던 무언가

    반면.백제그룹을 향한 시선은 달랐다.S의 성과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었다.소은이 오랜 기간 백제에 몸담았던 만큼 연결된 사업과 이해관계도 일부 남아 있었다.그러나 그게 오히려 문제였다.백제는 S라는 엄청난 자산을 바로 옆에 두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회사가 되어가고 있었다.더구나 최근 백동우와 소은 사이에 벌어진 일까지 세상에 알려진 상황이었다.[백제그룹, S를 품고도 놓쳤다][백가은과 백동우 회장 갈등 재조명][납치 의혹 이어 S 독립까지... 부녀 관계 사실상 파탄?][백제 떠난 S, 이룸과 손잡나]관련 기사는 계속해서 쏟아졌다.백제그룹이 S를 키웠다는 평가보다.S를 잃었다는 평가가 더 빠르게 퍼졌다.그리고 그때마다.백동우의 이름이 함께 언급됐다.백동우 회장실에서는 와장창 부서지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패션쇼가 끝난 지 이틀 뒤.태현은 한 남자를 다시 만났다.며칠 전 자신이 먼저 찾아갔던 사람.백제그룹 전략기획본부장이었다.이번에는 반대였다.먼저 만나자고 연락한 쪽은 그였다.태현이 자리에 앉자 남자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내부에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네.""회장님과 계속 가는 건 위험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태현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속으로는 긴장이 조금 풀렸다.움직였다.자신이 던진 말이 생각보다 빠르게 퍼진 모양이었다."백동우 회장을 내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됩니까?"남자가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하려고 합니다."태현은 테이블 위에 손을 올렸다."어떻게요?""......"대답이 없었다.태현은 말없이 기다렸다.몇 초.그보다 더 긴 시간이 흘렀다."방법이 있으니까 저를 찾아오신 것 아닙니까?"남자의 입이 굳게 닫혔다.태현은 그제야 상황을 알아차렸다.기가 막혔다."설마."상체를 의자에 기댔다."방법도 없이 저를 찾아오신 겁니까?""그건...""백동우를 내치기는 해야겠고."태현의 말투가 차갑게 변했다."본인들

  • 다른 이름으로 그를 다시 만났다   307화_만족스러운 미소

    "아."그게 끝이었다.차는 계속 달렸다.동석이 눈을 가늘게 떴다."형.""왜.""준혁이 형은?""알아서 오겠지."동석이 황당한 얼굴로 운전석을 쳐다봤다."일부러 두고 왔어?"태현은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만으로 충분했다.동석이 헛웃음을 흘렸다."이 형 일부러 두고 왔네..."소은이 뒤늦게 휴대전화를 꺼냈다."전화해 볼까요?""하지 마."태현의 대답은 빨랐다."바쁠 거야."태현은 아무렇지 않게 차선을 바꿨다."기자들 상대하느라."***같은 시각.이룸아트홀 1층."서준혁 씨!""이태현 팀장과 백가은 씨의 관계가 사실상 열애 관계라던데 맞습니까?""기존 약혼은 무산된 겁니까?""S의 정체를 이전부터 알고 계셨습니까?""이번 패션쇼에 관여하신 게 맞습니까?"준혁은 사방을 둘러봤다.기자.기자.또 기자.조금 전까지만 해도 옆에 있던 이태현은 보이지 않았다.그 자식이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게 분명했다.자신을 미끼로 쓰고.준혁의 입가가 천천히 비틀렸다."이태현, 이 개새ㅡ"낮은 욕설이 뒤를 이었다."서준혁 씨!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카메라가 코앞까지 들어왔다.준혁이 이를 악물었다.***패션쇼의 여파는 다음 날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바이어들이었다.쇼 직후부터 이룸그룹 패션사업부로 후속 미팅 요청이 쏟아졌다.국내 편집숍.해외 바이어.유통사.브랜드.협업 제안까지.단순히 컬렉션이 좋았다는 평가에 그치지 않았다.S가 처음으로 얼굴을 공개했다는 상징성까지 더해지며 쇼 영상은 빠르게 퍼졌다.[S : UNVEILED 성공적 마무리... 디자이너 S 첫 공식 등장][베일 벗은 S, 패션업계 러브콜 쇄도][이룸그룹 패션사업, S와 손잡고 본격 확장하나][하루 만에 쏟아진 협업 문의... S 효과 어디까지]시장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관련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이룸을 향한 관심이 높아졌고, 업계에서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그림이 만들어졌다.이룸그룹.그리고

  • 다른 이름으로 그를 다시 만났다   306화_유명해진 기분

    런웨이 끝.소은은 쏟아지는 박수 속에서 천천히 허리를 숙였다.고개를 들자 또다시 플래시가 터졌다.눈앞이 잠시 하얘질 정도였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두려웠던 공간이었다.하지만 막상 이곳에 서고 나니 이상하게 마음은 차분했다.소은은 객석을 향해 다시 한번 인사했다.그리고 몸을 돌렸다.자신이 걸어온 런웨이를 되돌아갔다.검은 막을 통과하는 순간."수고하셨습니다!""디자이너님, 축하드려요!""쇼 진짜 잘 끝났어요!"기다리고 있던 스태프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소은이 놀라 눈을 크게 떴다.곧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졌다."다들 고생하셨어요."소은도 환하게 웃었다."저보다 여러분이 더 고생했어요."소은은 주변을 둘러봤다.밤늦게까지 남아 있던 제작팀.수없이 동선을 맞춘 연출팀.몇 번이고 옷을 갈아입었던 모델들.무대 뒤를 뛰어다닌 스태프들.한 사람이라도 없었다면 오늘의 무대는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진짜 고생 많으셨어요."소은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덕분에 무사히 끝났어요.""저희야말로 영광이었어요.""맞아요. 언제 S랑 또 작업해 보겠어요.""앞으로도 하면 되죠."소은의 대답에 사람들이 웃었다.누군가 박수를 치기 시작하자 다시 한번 백스테이지가 들썩였다.그때였다."디자이너님!"한 스태프가 다급하게 안으로 뛰어들어왔다."밖에 난리 났어요.""왜요?""기자들이요."소은이 눈을 깜빡였다."기자요?""네. 원래 등록된 취재진 말고도 엄청 왔어요. 출입구마다 다 있어요.""......""디자이너님 기다리는 것 같아요."소은의 얼굴에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긴장감이 떠올랐다.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오늘 처음으로 얼굴을 공개한 디자이너 S.그것도 백제그룹 백가은이라는 이름까지 얽혀 있었다.기자들이 그냥 돌아갈 리 없었다."이태현 팀장님이랑 서준혁 이사님 쪽에도 기자들이 몰렸대요."소은이 이마를 짚었다."아..."이건 생각 못 했다.***한참 뒤.백스테이지 정리를 마친 소은은 모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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