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온하준은 오늘 완전히 그 노트에 꽂혀 있었다. 그는 노트를 다시 강지연의 눈앞에 들이밀며 윽박지르듯 말했다.“봐. 이 문장. 똑바로 보고 네가 직접 읽어.”강지연은 말문이 막혔다.“강지연, 내가 하나 알려 줄게. 이미 늦었어. 게임은 네가 시작한 거야. 그런데 끝내는 건 너 혼자 정하는 거 아니야. 빨리 읽어.”‘진짜 미친놈 같아.’강지연은 속으로 욕을 삼키며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그... 그게...”말끝이 자꾸 흐려졌다.“절대... 절대 온하준을... 좋아하지 말 것.”온하준은 강지연이 직접 읽는 걸 듣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네가 이 글을 쓸 때 머리에 뭐가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분명히 말하는데 먼저 나를 흔든 쪽은 너야. 내가 물러나려고 했는데 네가 다시 와서 건드렸잖아.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하지 말라 해 놓고 이제 와서 도망가려고? 그건 안 되지.”온하준은 그 페이지를 찢어 일부러 천천히, 조각조각 잘게 찢어 버렸다.“온하준, 잠깐만...”강지연은 이제는 정말 그와 확실히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내 말 좀 들어. 나 진짜 그런 뜻 아니야. 나는 이하나가 어떤 애인지 알고 그래서 예전에 친했던 친구로서 네가 안 속았으면 해서 그랬어. 그래서...”온하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강지연을 바라봤다. 마치 계속 지어내 보라는 눈빛 같았다.강지연은 갑자기 무력감이 몰려왔다.“온하준, 나 진짜 너를 속인 적 없어. 내가 너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이미 서른을 넘긴 그녀가 이 세계의 온하준을 좋아할 수는 없었다.그 말에 온하준의 눈빛이 한순간 어두워졌다. 강지연도 이 순간에 묵직한 분위기를 선명하게 느꼈다.그녀는 상처받은 듯 씁쓸해진 온하준의 얼굴을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다 결국 참아 냈다.온하준이 이하나를 좋아하게 되는 것만 막으면 그것으로 그녀의 임무는 끝나는 것이었다. 강지연은 언젠가 조용히 이곳을 떠날 것이고 그러면 온하준과는 다시는 엮이지 않을 테니까.강지연은 그가 이제 조용히 돌아
“안 중요하다고?”온하준은 이를 악물더니 거칠게 욕설을 내뱉었다.“제기랄, 내가 이하나랑 어떻게 되든 너한텐 아무 상관도 없다는 거야?”강지연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아니, 이야기가 왜 여기로 튀는 거지?’온하준은 숨 돌릴 틈도 없이 말을 쏟아 냈다.“안 중요하다면서 내 앞에서 울긴 왜 울어? 안 중요하면 이하나랑 같이 있는 게 싫다는 소리는 왜 했는데? 안 중요하면 스피치 대회는 왜 나간 거고 안 중요하면 왜 기어코 이하나를 내 가게에서 쫓아내려 한 건데? 그리고 내 허벅지는 왜 만진 거...”“야, 잠깐만!”강지연이 다급히 말을 잘랐다.“네 허벅지를 만진 건...”하지만 왜 그랬는지는 끝내 말할 수 없었다. 그게 더 답답했다.온하준이 말한 일들은 사실이었지만 의도는 그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달랐다.“뭔데? 이유를 말해 봐.”섬뜩할 만큼 번뜩이는 그의 눈빛이 지금 이 순간의 그를 유난히 공격적으로 보이게 만들고 있었다.‘어떻게 말해. 네가 다칠까 봐, 그런 끝을 맺지 말라고 그랬다고는 말할 수 없잖아.’“아무튼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강지연은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말했다.“또 도망가네.”온하준은 노트를 들어 그녀의 눈앞에 들이밀었다.“그러면 이것부터 말해. 나는 이하나와의 관계를 이미 너한테 분명히 말했어. 걔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어제도 내가 걜 만나러 간 게 아니라 걔가 나 붙잡고 매달린 거야. 봐 달라고.”강지연이 손을 내리며 되물었다.“봐 달라고? 네가 뭘 했길래 걔가 봐 달라고 해?”온하준은 차갑게 웃었다.“그래, 넌 당연히 내가 뭘 하는지 모르겠지. 네 눈엔 차유준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이유가 차유준 때문이야?”온하준은 노트를 든 채 한 걸음 더 다가왔다. 숨결이 강지연의 얼굴에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이미 차유준을 선택해 놓고 왜 나를 건드리는 건데? 그렇게 건드려 놓고 이제 와서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비켜!”강지연이 그의 얼굴을 밀어내며 목소리를 높였다.“난 누구도 고
순간 굳어 버린 강지연은 피가 단숨에 머리끝까지 치솟는 느낌이었다.본능적으로 노트를 주우려 손을 뻗었지만 온하준이 먼저 집어 들었다. 그의 얼굴에 잠깐 걸려 있던 웃음은 그 한 줄을 읽는 순간 그대로 굳어 버렸다.거칠게 숨을 내뱉는 온하준의 모습에 강지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이거 무슨 뜻이야?”온하준의 목소리는 심하게 잠겨 있었고 매 단어는 목구멍에서 겨우 짜내듯 흘러나왔다.“내가 그렇게 싫어?”“아무 뜻 없어.”강지연은 애써 태연한 척하며 노트를 되찾으려 손을 뻗었다. 하지만 온하준은 노트를 더 세게 움켜쥔 채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강지연, 똑바로 설명해 봐. 도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나를 이렇게까지 싫어하는 거야?”그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묻어 있었다.“네가 뭘 잘못한 건 없어.”강지연이 작게 말했다.“내 문제야. 너랑 상관없어.”정말 그랬다. 어제 그가 이하나와 무슨 이야기를 했든, 뭘 했든, 그건 오늘의 결심과는 별개였다. 이곳으로 돌아온 첫날부터 마음속으로 이미 정해 둔 목표였다.하지만 온하준에게는 그 말이 더 듣기 싫었던 모양이었다.“네 문제? 나랑 상관없다고?”온하준은 그 말에 완전히 격분한 듯 강지연의 손을 덥석 붙잡더니 그대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너무 강한 힘에 그녀의 손목은 순간 하얗게 질렸다.“온하준, 뭐 하는 거야!”최아현이 다가와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온하준은 갑자기 강지연을 홱 잡아당겨 자기 품 쪽으로 끌어넣었다. 강지연은 당황스러웠다.여긴 학교였고 이들은 아직 고등학생이었다. 이렇게 안고 있는 모습을 선생님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난리가 날 게 뻔했다.“놔. 좋게 말로 하면 되잖아.”하지만 온하준은 이미 좋게 해결할 마음이 없는 듯했다.“나 강지연이랑 할 말 있어.”온하준은 강지연을 끌어안은 채 최아현을 향해 말했다.“따라오면 강지연 그냥 메고 갈 거야.”최아현이 그 말에 얼어붙은 사이, 온하준은 이미 강지연을 끌고 멀어지고 있었다.“온하준! 돌아와!
“넌 뭐가 그렇게 두려운 거야?”온하준의 목소리가 차갑게 강지연의 등 뒤에서 울렸다.강지연은 걸음을 멈췄다.‘두렵다니? 무슨 소리지?’“선생님이 나이도 어린 애들이 연애한다고 생각할까 봐?”온하준의 말투에는 따져 묻는 기색이 섞여 있었고 한층 더 날이 서 있었다.강지연이 놀라 돌아봤다.“아니야.”“그러면 뭐가 두려운 건데?”온하준의 눈빛은 얼음장처럼 굳어 있었다.“우리 아무 사이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두려워?”강지연은 입술을 달싹였다.“난 그냥...”강지연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아까 실수한 거야. 순간 생각 없이 말이 나간 거야...”온하준은 차가운 표정으로 한참 그녀를 내려다보더니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단을 빠르게 내려갔다.강지연은 어이가 없었다. 온하준이 언제부터 거기 와 있었는지도 몰랐고 왜 왔는지도, 무슨 이유로 그런 말을 던졌는지도 알 수 없었다.그날 밤 강지연의 마음은 내내 복잡했다.모함을 당해서도 아니었고 샤워실에서 사진을 찍힌 일 때문도 아니었다. 온하준과 차유준 때문이었다.잠자리에 누우니 두 사람의 얼굴이 번갈아 떠올랐다.그렇게 뒤척이다가 어느 순간 잠이 들었다. 잠도 깊지 않았다. 어렴풋이 강희라와 강시우의 목소리가 들렸다.강희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하이고, 이번엔 지난번보다 더 오래 자네. 도대체 언제 깰까?”“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의사가 몸 상태는 좋다고 했잖아요. 매일 마사지해 주고 물리치료 하면서 근육만 살려 두면 돼요. 영양 수액도 계속 맞고 있으니 괜찮을 거예요.”“그래도 뭔가 해야 하는 거 아니야? 가서 무당이라도 좀 알아볼까?”“그래요. 제가 오늘 알아볼게요.”그 말을 듣는 순간, 강지연은 이곳이 베르덴의 집이라는 걸 알아차렸다.그 뒤에 무슨 이야기가 더 오갔는지는 흐릿했다. 할머니가 올라와 무슨 말을 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았다.강지연은 마음이 급해졌다. 이번에는 예전처럼 꿈속의 세상에서 떠나고 싶지 않았다.해결해야 할 일이 많았고 자신이 사라지면 이
차유준이 보낸 건 짧은 영상 하나였다.학교 CCTV. 아침 여섯 시 이후 통째로 먹통이 됐다고 했던 바로 그 구간이었다.강지연은 숨이 턱 막혔다.“이걸 어떻게 구했어?”차유준은 태연하게 웃었다.“내가 알아서 했어. 너는 신경 쓰지 마.”그러고는 한 박자 쉬었다가 덧붙였다.“누가 했는지만 알면 되잖아. 어떻게 해결할지는 내가 생각할게.”강지연은 차유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너 오늘 오후에 조퇴한 거 설마 이거 때문이야?”차유준은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강지연은 순간 목이 잠겨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이걸 어떻게 구한 건데? 신경 쓰지 말란다고 내가 정말 신경 안 쓰겠어?”차유준은 잠깐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학교 보안 시스템에 허점이 있어. 그걸 파고들어서 지워진 원본 데이터를 복구했지.”강지연의 눈이 커졌다.“학교 보안 시스템을 건드렸다고? 그걸 어떻게?”‘넌 문과생이잖아. 어떻게 컴퓨터를 알아.’강지연은 뒤의 말을 끝까지 잇지는 않았지만 차유준은 그 뜻을 알아차린 듯 웃으며 되물었다.“왜? 나 문과라서 컴퓨터 못 할 것 같아? 문과반이라고 컴퓨터를 못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되지. 나를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강지연이 급히 손을 내저었다.“그냥 너무 의외라서.”그 순간 강지연은 마음속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확 밀려오는 걸 느꼈다.차유준은 괜찮냐는 말로 달래지 않았고 걱정하지 말라는 말로 헛된 위로를 건네지도 않았다. 그저 지금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걸 정확히 가져다주었다.“고마워.”고마운 마음과 함께 곧바로 미안함도 밀려왔다.“그런데 너한테 문제 생기면 어떡해? 학교 네트워크를 건드린 거면...”“그럴 리 없어.”차유준이 단호하게 잘랐다.“흔적을 안 남겨서 못 찾아. 너는 그냥 나한테서 받은 거라고만 해. 어떻게 구했는지는 내가 설명할게. 답은 다 준비해 놨어.”강지연은 잠깐 입술을 달싹이다가 결국 물었다.“차유
최아현은 말을 끝내자마자 다시 뛰어갔다.마음이 너무 아팠다. 강지연이 오늘 하루 겪은 일들 때문이기도 했고 온하준과의 우정이 이제는 완전히 무너진 것만 같아서이기도 했다.강지연은 최아현이 우는 모습을 보는 순간 가슴이 아려 곧장 계단을 뛰어 내려갔고 건물 옆에서 최아현과 마주쳤다.최아현은 강지연을 보자 잠깐 놀란 표정을 짓더니 급히 손등으로 눈물을 문질렀다.우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은 듯했지만 눈물은 오히려 더 쏟아졌다. 닦을수록 번져 볼까지 흥건하게 적셨다.강지연의 마음도 같이 시큰해졌다.사실 강지연은 이곳으로 돌아오면서 최아현이나 온하준 같은 또래들과는 다른 마음이었다.대책 없이 울고 웃는 청춘의 감정, 단숨에 달아올랐다가 또 단숨에 식어 버리는 마음.강지연은 이미 그런 시절을 한 번 지나왔고 다른 시간 속에서 너무 오래 살아 버렸다.그래서 이하나의 모함도, 샤워실에서의 모욕도, 온하준의 부재도, 심지어 온하준이 이하나를 감싸는 모습까지도 그녀를 크게 흔들지는 못했다.화가 치밀지도 않았고 오히려 담담했다.그런데 최아현이 이렇게 무너지는 걸 보자 마음이 아파졌다.아무 계산도 망설임도 없이 오로지 강지연만을 위해 움직이는 그 마음이 정말 고맙고 따뜻하게 느껴졌다.강지연은 아직도 울고 있는 최아현의 손을 꼭 잡았다.“아현아, 고마워.”그 말에 최아현은 더 크게 울었다.“뭐가 고마워. 아무것도 해 준 게 없는데...”“아니.”강지연은 고개를 저었다.“넌 이미 많은 걸 해 줬어. 잘해 줘서 정말 고마워.”그녀는 최아현의 심리를 알고 있었다. 최아현은 줄곧 강지연이 무용을 전공해서 여리여리할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사실 강지연은 겉보기엔 그저 날씬해 보일 뿐, 온몸이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어 힘이 세고 단단했다.“잘해 주긴 뭘 잘해 줘. 널 지켜 주지도 못했는데.”최아현은 이를 악물고 눈물을 닦았다. 분명 강지연을 지켜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지만 그 사람은 오히려 가해자를 감싸고 있다는 생각에 더 화가 치밀었다.“너는 나한테
온하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휴대전화만 강지연에게 돌려준 뒤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입에 맞는 반찬도 아닌데 밥을 세 그릇이나 먹었다.홍순자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하준아, 너 얼마나 굶은 거야?”강지연은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아마 어젯밤부터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했겠지?’어쨌든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아픈데, 하루 밤낮 굶었으면 지금은 뭐든 맛있을 것이다.온하준은 이렇게 말했다.“할머니가 밥을 너무 맛있게 해 주셔서요.”홍순자가 웃었다.“너희가 너무 바빠서 그렇지. 시간만 있으면 여기 와. 내
강지연은 잠시 멍해졌다.온하준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녀는 한때 그를 정말 사랑했다.그 말을 온하준은 결혼식에서도 했다. 그때 강지연은 고백은 아니어도 약속이라고 믿었다. 그는 그녀에게 평생의 약속을 준 거라 여겼다.평생은 아주 길었다. 언젠가는 서로 제대로 사랑하게 되리라 믿었다. 만에 하나 그가 평생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해도 괜찮다고, 그녀가 사랑하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여겼다.“온하준.”강지연은 문득 묻고 싶은 말이 생겼다.“응?”그의 뜨거운 숨이 귓가에 흩어졌다. 술 냄새뿐이었다.“이하나가 돌아왔잖아. 너랑
어차피 끝까지 질투한다고만 믿을 거라면 굳이 해명할 필요도 없었다.그녀는 다시 이어폰을 끼었다. 반 시간쯤 지나서야 차는 집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계기판 위에는 아직도 그녀의 반지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강지연은 그 반지를 집어 들지 않고 그대로 차에서 내렸다.한 사람이 애써 소중히 여기던 물건이 다른 사람 눈에는 잡초만도 못한 가치로 보일 때, 그 노력은 결국 우스운 꼴이 된다.다리가 불편하니 걸음이 당연히 온하준만큼 빠를 리 없었다.온하준은 금방 그녀를 따라잡았고, 둘은 나란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온하준은 이
강지연은 허탈감이 극에 달했다. 이제 정말 온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는 원하지도 않았다.“온하준, 너 왜 그렇게 집착해? 꼭 내가 이 집에서 네 아내 자리 지켜야 해? 난 영원한 약속 같은 거 필요 없어. 제발 이하나가 내 자리 좀 위협하게 놔둬, 응?”온하준은 걸음을 멈추고 비웃음만 흘리더니, 그녀가 투정 부린다고 여긴 듯 아무 말 없이 안방 욕실로 들어가 씻었다.방금 일을 겪은 강지연도 온몸이 땀범벅이라 다시 샤워를 하고 티셔츠로 갈아입은 뒤 누웠다.밤에는 큰비가 내렸다. 빗소리가 유리창을 두드려 오히려 수면을 돕는 백색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