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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ผู้เขียน: Major_Canis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7-20 14:15:14

빅터는 뒷좌석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방금 전 자신과 타라 사이에 오간 대화가 그에게는 그저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였던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타라에게는 그 말을 꺼내기까지 엄청난 용기와 자존심을 건 각오가 필요했다.

타라는 한동안 룸미러 너머로 빅터를 바라보았다. 그는 차분한 자세로 앉아 눈을 감은 채, 도심 한가운데 있는 고급 아파트로 향하는 여정을 느긋하게 즐기는 사람처럼 보였다.

결국 타라가 먼저 침묵을 깼다.

“정말 애드리언에게 아버님이 돌아오셨다는 걸 숨겨야 하나요?”

타라는 다시 한번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빅터와 애드리언의 부자 관계는 다소 서먹했지만, 사업에서는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었다. 애시본 코퍼레이션에서 새로운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는 애드리언이 반드시 빅터와 상의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때문에 자신의 여러 결정이 빅터에게 가로막힌다고 생각한 애드리언이 불쾌해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

빅터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

타라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아버님 뜻이시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탁하신 자료도 바로 준비해 두겠습니다.”

타라가 말했다.

“좋아.”

빅터는 그 한마디만 남겼다.

차가 아파트 로비에 도착하자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두 사람을 맞이했다. 하지만 빅터는 차에서 내리기 직전, 타라를 향해 마지막으로 말했다.

“운전 조심해라, 타라.”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정상에 오르고 싶다면,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그 말에 타라는 멍하니 굳어 버렸다.

빅터와 그의 비서가 아파트 로비 안으로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그녀는 방금 나눈 대화를 곱씹고 있었다.

그때 휴대전화 벨소리가 그녀의 생각을 끊어 놓았다.

내 사랑.

화면에 떠오른 이름이었다.

오늘 있었던 일들을 알지 못했다면, 타라는 기쁜 마음으로 그 전화를 받았을 것이다. 애드리언이 무엇을 원하는지 묻고, 그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 주려 했을 것이다.

“여보세요.”

타라는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어디야?”

애드리언이 다소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리오라가 널 찾고 있어. 빨리 와.”

타라는 눈을 질끈 감았다.

리오라.

그래.

타라가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이유로 애드리언이 입양을 제안했던 아이.

문득 한 가지 의심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설마...

“30분 안에 집에 도착할게.”

그 말을 끝으로 타라는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휴대전화를 힘껏 움켜쥐었다.

잠시 스쳐 지나간 불길한 생각을 애써 밀어냈다.

그리고 운전기사에게 집으로 돌아가 달라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집에 도착했다.

“무슨 일이야?”

애드리언은 타라의 관자놀이에 감긴 붕대를 보는 순간 걸음을 멈췄다.

놀란 기색이 역력한 눈빛이었다.

“왜 바로 나한테 연락하지 않은 거야?”

타라는 옅게 미소 지었다.

“당신을 방해할까 봐 그랬어. 바빴잖아... 그렇지?”

그녀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애드리언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애드리언은 당황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이상했다.

오늘의 타라는 평소와 너무 달랐다.

도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물론 아니지. 전화만 했으면—”

“리오라는 어디 있어?”

타라가 그의 말을 끊으며 애시본 저택의 거실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지난 5년 동안 그녀는 이곳을 자신의 집이라 믿었다.

언제나 이곳이 자신이 돌아올 곳이며, 자신도 이 집의 일원이라고 생각해 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 줄 생각은 없는 거야?”

애드리언이 그녀의 걸음을 붙잡듯 물었다.

“넘어졌어.”

타라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사실 그녀는 애드리언의 반응이 조금 의외였다.

평소라면 그녀의 안부를 형식적으로만 묻고 지나갔을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그의 눈빛에서 분명한 걱정이 읽혔다.

“걱정 안 해도 돼.”

타라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예전에는 이 집 안으로 들어설 때마다 남몰래 뿌듯함을 느끼곤 했다.

이곳이 자신의 집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속이 울렁거렸다.

목 끝까지 무언가가 치밀어 올라 모든 것을 토해 내고 싶었다.

방금 전 애드리언이 보여 준 그 느닷없는 걱정마저도.

애드리언은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그녀를 바라보았다.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읽어 내려는 사람처럼.

“정말 괜찮은 거 맞아?”

그가 다시 물었다.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보여.”

타라는 여전히 미소를 지었다.

“안색이 안 좋을 수도 있지.”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큰일 날 뻔했으니까.”

“큰일 날 뻔했다고?”

애드리언의 미간이 깊게 구겨졌다.

“다음부터는 좀 더 조심해.”

그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일도 세소 그룹 대표를 만나야 하잖아. 내 체면을 깎는 일은 없도록 해.”

타라는 이를 악물었다.

역시 그랬다.

애드리언에게 자신은 애시본의 ‘얼굴’일 뿐이었다.

까다로운 협상과 중요한 업무는 언제나 타라가 맡아 해결했다.

그러면 애드리언은 이미 길이 닦인 결과만 아무렇지 않게 누리면 그만이었다.

“걱정하지 마.”

타라는 애드리언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을 테니까.”

애드리언은 환하게 웃었다.

“그래야 내 아내답지.”

그가 타라의 어깨를 감싸려는 순간,

타라는 반사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애드리언의 미간이 다시 좁혀졌다.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니야.”

타라는 애써 평소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속에서는 역겨움과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어떻게 저토록 완벽하게 연기할 수 있을까.

오늘 아침에는 이 집 서재에서 자신의 쌍둥이 언니와 몸을 섞어 놓고,

이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신 앞에서 다정하고 부드러운 남편인 척하다니.

더 기가 막힌 것은,

타라가 이제야 애드리언의 거짓말을 하나씩 알아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반드시 그 모든 거짓의 뿌리까지 밝혀낼 생각이었다.

“불편한 게 있으면 나한테 말해.”

애드리언이 말했다.

“아니면... 나한테 화난 거야?”

그 질문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튀어나왔다.

그가 보기에는, 타라의 미묘한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가 그것뿐인 것처럼.

타라는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화?”

그녀는 여전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내가 왜 당신한테 화를 내야 하는데?”

애드리언은 여전히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타라는 그의 의심을 거두게 하려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 일도 없어.”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좀 피곤할 뿐이야. 그게 다야.”

애드리언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얼굴에는 아직도 희미한 의문이 남아 있었다.

그는 타라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섰다.

“아, 그러고 보니 말하는 걸 깜빡했네.”

애드리언이 말했다.

“네 언니가 와 있어. 리오라가 보고 싶었다고 하더라.”

역시.

카라가 이 집에 와 있었던 것이다.

“그래?”

타라는 애써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언제 왔어?”

예전 같았으면 카라가 찾아온 것이 반가웠을 것이다.

카라는 자신에게 하나뿐인 언니라고 믿어 왔으니까.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자신을 가장 잔인하게 배신한 사람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한 시간쯤 됐어.”

애드리언이 대답했다.

거짓말쟁이.

타라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두 사람은 나란히 거실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맑은 아이의 웃음소리와 부드럽고 아름다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오라 애시본.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두 사람이 입양한 다섯 살 여자아이였다.

리오라는 거실 카펫 위에 앉아 장난감에 둘러싸여 있었다.

작은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져 있었고, 몸은 곁에 앉은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반쯤 기대어 있었다.

카라 에반젤린.

그 여자는 낮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리오라의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쓸어 넘기고 있었다.

마치 그 자리가 처음부터 자신의 자리였다는 듯이.

“어머, 돌아왔네?”

카라가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잠깐 들른 거야. 리오라가 너무 보고 싶어서.”

하지만 타라를 본 순간 카라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어머, 내 사랑스러운 동생.”

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카라는 다가와 타라의 관자놀이 상처를 만지려 했다.

하지만 타라는 그녀의 손을 거칠게 쳐냈다.

“미안해.”

타라가 곧바로 말했다.

“내가...”

놀란 것은 타라뿐만이 아니었다.

카라 역시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의 타라라면 자신의 관심을 밀어내는 일은 결코 없었기 때문이다.

“난 괜찮아, 카라. 그냥 넘어졌을 뿐이야.”

타라는 애써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세상에.”

카라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다음부터는 좀 더 조심해, 타라.”

예전 같았으면 그 말은 지극히 자연스럽게 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타라에게 그 관심은 역겨울 뿐이었다.

“응, 걱정해 줘서 고마워.”

그 사이 리오라는 곧장 애드리언을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작은 몸으로 달려갔다.

“아빠!”

아이가 환하게 외쳤다.

애드리언은 몸을 숙여 리오라를 가볍게 안아 올렸다.

옅은 미소가 그의 얼굴에 번졌고, 몇 번이나 딸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우리 딸 오늘도 착하게 있었어?”

“응!”

리오라가 힘차게 대답한 뒤, 슬쩍 카라를 바라보았다.

마치 확인을 구하는 것처럼.

카라는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오늘도 정말 착했어. 걱정하지 마, 애드리언.”

타라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줄곧 말도 안 된다고 여겼던 생각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이토록 가까운 모습을 보고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일까?

아니.

이제는 모든 것이 너무도 분명해 보였다.

정말...

자신은 너무도 어리석었다.

오늘 아침 카라가 했던 말이 맞았다.

왜 자신은 이렇게까지 쉽게 속아 넘어갔을까.

이토록 사소한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니.

“리오라.”

카라가 다정하게 아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엄마한테 인사해야지.”

엄마.

그 한마디에 타라는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

웃다가 그대로 울어 버릴 것만 같았다.

리오라는 타라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조금 전 카라를 바라보던 따뜻한 눈빛은 더 이상 없었다.

아이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싫어.”

짧고 단호한 대답이었다.

순간 거실에 어색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평소라면 이쯤에서 타라가 먼저 다가갔을 것이다.

아이 앞에 무릎을 꿇고, 다정하게 달래며, 리오라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제자리에 선 채 움직이지 않았다.

“왜?”

카라가 여전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는 무서워.”

리오라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사탕도 많이 못 먹게 하고, 안 된다는 게 너무 많아.”

평소의 타라였다면 아이를 타이르며 무엇이 리오라에게 좋은지 차근차근 설명했을 것이다.

아니면 어떻게든 아이의 마음을 풀어 주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모든 진실을 들은 뒤였고,

무엇보다 지금 자신의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된 뒤였으니까.

타라는 이제 백 퍼센트 확신했다.

리오라는 카라와 애드리언의 아이였다.

이제 그녀는 아이의 얼굴에서 부모를 닮은 흔적만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부정할 수 없었다.

리오라는 애드리언과 카라를 그대로 반씩 닮은 아이였다.

타라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 뒤 옅게 미소 지었다.

“괜찮아.”

그녀가 차분하게 말했다.

모두의 시선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향했다.

타라는 잠시 리오라를 바라보았다.

화가 난 것도,

실망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무표정한 시선이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리오라.”

그녀는 다가가 리오라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이제는 다시는 널 말리지 않을게.”

잠시 말을 멈춘 타라는 방으로 향하려다 걸음을 멈췄다.

그녀의 시선이 잠깐 카라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한마디 한마디에 힘을 실어 말했다.

“어차피… 네 엄마가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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