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카라의 입에서 그 말이 흘러나온 순간, 병실 안의 분위기가 돌연 고요해졌다. 그건 그 고발이 너무 충격적이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나 터무니없는 이야기였기에, 애드리언은 방금 자신이 들은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까지 몇 초가 필요했다.
다행히 리오라는 이미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러니 이 대화는 어린아이의 귀에 들어가지 않을 터였다.
“타라가…… 내 아버지와 바람을 피웠다고?”
애드리언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그의 눈이 불신으로 가득한 채 카라를 향했다. 어떻게 카라는 이렇게 쉽게 그런 결론을 내릴 수 있단 말인가?
월요일 아침.옅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는 가운데, 연방고등법원 앞 일대는 차량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생중계 방송 차량들이 도로를 따라 줄지어 서 있었다. 여러 방송사의 카메라는 이미 법원 건물의 중앙 계단을 향한 채 설치되어 있었고, 목에 출입증을 건 수십 명의 기자들은 각자의 플랫폼에 보도 내용을 계속해서 업데이트하고 있었다.지난 몇 주 동안 애시본 그룹이 연루된 사건은 이 나라의 재계에서 큰 관심을 받아왔다.단순히 제기된 소송 때문만은 아니었다. 십수 년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재벌 중 하나로 알려진 애시본 가문의 이름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었다."3분 남았습니다."한 기자가 카메라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저희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아드리안 애시본이 먼저 도착할 예정입니다."그가 미처 보도를 끝내기도 전에 검은색 세단 한 대가 법원 앞 광장에 멈춰 섰다."저기 옵니다!"수십 대의 카메라가 일제히 움직였다.뒷문이 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드리안이 먼저 차에서 내렸
"정말 맛있어."타라는 그저 미소를 지은 채 리오라를 바라보았다. 몇 분이 흘렀지만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 리오라는 아이스크림을 먹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러다 가끔 시험을 잘 봐서 별을 달아준 수학 선생님 이야기를 했다.새로 사귄 친구와 도시락을 서로 바꿔 먹는다는 이야기도 했다. 또 작은 토끼와 화난 늑대라는 제목의 연극을 연습했던 이야기도 했다. 리오라는 자신이 늑대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사실은 토끼 역할을 하고 싶었지만, 스펜서 선생님이 늑대 역할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고 했다.타라는 그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단 한 번도 말을 끊지 않았고, 오히려 소녀가 계속 이야기할 수 있도록 열성적으로 반응해 주었다. 학교에서 무슨 활동을 하는지, 타라는 무엇이든 더 자세하고 세세하게 알고 싶었다.전에는 타라가 물어볼 때마다 리오라는 말하기를 꺼렸다. 리오라는 이렇게 말했다."너한테는 말하고 싶지 않아. 난 카라 엄마랑 함께 있는 게 더 좋아."가끔 그 말은 타라를 무척 슬프게 만들었지만, 타라는 모든 감정을 꾹 눌러 참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 기다림은 달콤한 결실을 맺었다. 지금은 리오라가 망설임 없이 타라에게 신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었다.사실 타라에게는 리오라를 아이스크림 가게로 데려온 또 다른 목적이 있었
그 금요일 오후, 타라는 최근 몇 주 동안 처음으로 일찍 퇴근하기로 했다. 원래 집에 가져가려던 서류 몇 장을 다시 책상 위에 내려놓자, 그 모습을 본 다이애나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타라 양?""응?""아직 검토하지 않으신 문서가 세 건 있습니다." 다이애나는 그 서류들이 정말 타라에게 검토되지 않았는지까지 확인했다.타라는 작게 미소 지었다."월요일까지 기다려도 돼."다이애나는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평소에는 오늘 안에 전부 처리하시지 않나요?""이번에는 아니야." 타라는 가방을 챙긴 뒤 의자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누군가와 약속했거든."다이애나는 자신도 모르게 활짝 미소 지었다. 마치 새로 온 상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곧바로 알아챈 듯했다. 지난주 타라가 기존 최고경영자를 대신해 공식적으로 자리에 오른 뒤부터, 타라가 처리해야 할 업무는 상당히 많았다. 그러니 지금쯤은 잠시 시간을 내 개인적인 일에 쓰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만남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길 바라
"일정은 다이애나 양에게도 전달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아마 직접 보시면 아시겠지만…….""네, 첫날부터 정말 바쁘네요."타라가 농담하듯 말했다.길버트는 그저 희미한 미소로 대답했다."바쁜 일상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말씀드려야 할까요?"타라가 고개를 저었다."이 자리에 오르기 전에도 바쁜 건 마찬가지였어요. 그러니까…… 뭐가 다른가요?"사무실 문이 열리자, 정말로 책상 위에는 서류철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다이애나는 재빠르게 타라를 도와 가장 중요한 업무와 당장 처리해야 할 일부터 정리했다. 그리고 공동 합의가 필요한 사안들까지 하나씩 분류해나갔다.사무실 밖에서는 애시본 그룹의 업무가 평소처럼 돌아가고 있었다. 마치 전날 밤에 일어난 일이 애초부터 그렇게 되어야 했던 일이고, 더 이상 지나치게 크게 받아들일 필요도 없다는 듯이.정오가 가까워질 무렵, 길버트가 다시 타라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
밤이 깊어갈 무렵, 애시본 그룹의 차량 행렬이 본관 앞을 떠났다. 그동안 연회장 앞을 가득 메우고 있던 카메라 플래시는 서서히 잦아들었고, 그 자리를 길게 이어진 도시의 불빛이 대신했다.차분한 속도로 달리는 검은색 SUV 안의 분위기는 몇 시간 전과는 사뭇 달랐다. 운전기사가 일정한 속도로 차를 몰고 있었고, 길버트가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빅터와 타라는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빅터가 타라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여자는 잠시 머리를 좌석 등받이에 기대었다. 두 눈을 감고 있던 그녀는 빅터의 시선을 느끼자 다시 눈을 떴다."피곤하니?"타라가 작게 웃었다."조금요.""그럴 만하지."타라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솔직히 오늘 밤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어요.""네 말이 맞아."빅터가 자세를 고쳐 앉으며 대답했다.
사실 아드리안 역시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것을 내버려 둘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초대 손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금 빅터가 한 말까지 더해지자 그는 부정할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침묵하는 것뿐이었다.하지만 아드리안은 오늘 밤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그냥 넘기지 않을 생각이었다. 특히 타라에 관한 일은 더더욱 그랬다. 그 여자가 자신의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됐다. 아니, 자신의 자리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자신보다 훨씬 더 좋은 것을 손에 넣게 해서는 안 됐다.아드리안은 절대로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행사는 마침내 예정대로 계속되었다. 애시본 그룹과 네오 그룹 간 협력에 대한 상징적인 서명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어진 기념 촬영 역시 손님들의 박수 속에서 성대하게 진행되었다.만찬이 다시 시작되었고, 연회장 곳곳은 비즈니스 대화로 가득 찼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어느새 초대 손님들도 조금씩 작별 인사를 건네기 시작했다.한 대씩 차량이 건물 앞에 멈춰 서며 행사에 참석했던 투자자와 관계자,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태우고 떠났다.수백 명의 사람들로 가득했던 연회장은 서서히 한산해졌다. 한편 연회장 반대편에서는 타라가 막 한 외국인 투자자의 배웅을 마쳤을 때 길버트가 그녀에게 다가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