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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맹세는 거짓이었다
당신의 맹세는 거짓이었다
Auteur: 무언

제1화

Auteur: 무언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한 예은채는 아침에야 배 속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급히 병원으로 달려왔지만, 검사 결과 아이의 심장은 이미 멈춰 있었다.

“내 아이가 아들인지 딸인지도 몰랐어.”

아이 이야기를 꺼내자, 예은채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구정남 그 미친놈! 내가 당장 가서 따질 거야!”

심지민은 분을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예은채는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지민아, 아이 일은 말하지 마.”

심지민은 멈칫하더니 어렵게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건 알겠어. 그런데 너 앞으로 어떻게 할 건데?”

예은채는 창밖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독일로 돌아갈 거야.”

“그래. 네 아버지가 독일에서 가진 힘이면, 구정남은 평생 너 못 찾을 거야.”

심지민은 아쉬움을 눌러 삼키며 예은채의 손을 잡았다.

“나도 그 사람과 이혼하느라 괜히 마음 쓸 필요가 없어.”

예은채의 가족은 오래전 독일로 이주했다.

예은채는 독일 국적을 가진 재외동포였다.

그녀와 구정남은 국내에서 혼인신고만 했고, 독일에서는 별도의 혼인 절차를 밟지 않았다. 그래서 독일에서 두 사람의 결혼은 법적 효력이 없었다.

심지민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 떠날 건데?”

“여기 레스토랑 정리하고. 아마 일주일 뒤쯤.”

예은채는 어릴 때부터 국내에서 자기 이름으로 레스토랑을 운영해 보고 싶어 했다.

부모의 허락을 겨우 얻은 뒤, 그녀는 귀국해서 작은 레스토랑을 열었다.

그리고 거기서 구정남을 만났다.

2년을 사랑했고, 3년을 부부로 살았다.

예은채는 구정남이 바람을 피우리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사실은 이미 눈앞에 놓여 있었다. 지금 그녀가 원하는 건 떠나는 것뿐이었다.

심지민은 맡은 수술 시간이 곧 다가와서 한동안 친구인 예은채의 병실에 머물다 금방 자리를 떠났다.

예은채는 병상에 누워 지친 눈으로 천장만 바라봤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조해린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오늘 너희 결혼기념일이지? 정남 오빠가 루엘호텔에 방 잡아 줬어. 오늘 밤 우리가 뭘 할 것 같아?]

[오빠도 참 너무하지. 나 임신했는데도 가만히 못 둔다니까.]

예은채는 그 문장들을 바라보며 눈이 지끈지끈 아팠다.

바로 그때 구정남의 전화가 걸려 왔다.

[여보, 어디야? 결혼기념일 서프라이즈 준비했어. 내가 데리러 갈게.]

구정남의 목소리는 늘 그랬듯 다정했고, 사랑이 묻어 있는 듯했다.

예은채는 이해할 수 없었다. 바깥에 다른 여자를 두고도, 어떻게 다시 돌아와 그녀에게 저렇게 다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한참 동안 대답이 없자 구정남의 목소리에 조급함이 섞였다.

[왜 말이 없어?]

“아무것도 아니야. 어디야? 내가 갈게.”

[나 루엘호텔이야. 그래도 내가 데리러 갈까?]

구정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이틀 뒤가 당신 생일이잖아. 나도 선물 준비하고 있었어. 당신이 오면 서프라이즈가 아니잖아.”

예은채는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렸다. 눈빛은 이미 얼음처럼 식어 있었다.

[우리 여보 정말 나한테 잘한다. 그럼 호텔에서 기다릴게. 빨리 와.]

구정남은 들뜬 사람처럼 전화를 끊었다.

예은채는 핸드폰 화면에 뜬 구정남의 이름을 차갑게 바라봤다.

‘하. 아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알고도 그렇게 웃을 수 있을까?’

잠시 몸을 추스른 뒤, 예은채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자신의 레스토랑으로 돌아갔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깔끔한 정장 차림의 여자가 급히 다가왔다.

“오늘 못 온다며?”

그녀는 예은채의 동업자 강서연이었다.

예은채는 옅게 웃었다.

“너랑 상의할 일이 있어서.”

강서연은 예은채와 오래 함께 일해 왔다. 한눈에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두 사람은 사무실로 들어갔다. 예은채는 돌려 말하지 않았다.

“레스토랑을 너한테 넘기고 싶어.”

“갑자기 왜?”

강서연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나 독일로 돌아갈 거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라, 차라리 네가 맡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

예은채는 강서연이 건넨 따뜻한 물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독일? 남편은 알아?”

강서연이 미간을 좁혔다.

“몰라. 너도 말하지 마.”

예은채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느낀 강서연은 더 캐묻지 않았다.

“내가 운영하는 한, 너는 계속 이 레스토랑의 지분을 가진 사람이야. 독일에 도착하면 계좌 보내. 매달 정산해서 보낼게.”

강서연의 진심 어린 표정을 본 예은채는 더 사양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몇 가지 세부 사항을 더 의논했다.

이후 예은채는 레스토랑을 나와 루엘호텔로 향했다.

그 두 사람이 또 어떤 ‘서프라이즈’을 준비했는지 직접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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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맹세는 거짓이었다   제23화

    구정남이 귀국한 뒤, 예은채는 온전히 자신의 레스토랑에 집중했다.구정남의 소식은 가끔 심지민과 통화할 때나 들을 수 있었다.[그러게 그때 잘하지, 이제 와서 뭐 하는 거야.]예은채는 가볍게 웃었다. 심지민과 매일 통화하는 것은 이제 빠지지 않는 일상이 되었다.그녀에게 구정남의 일은 정말 귓가를 스치는 바람 같았다. 듣고 나면 그대로 흘려보내면 그만이었다.예은채가 웃기만 하고 답하지 않자, 심지민도 친구가 더는 구정남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렸다.그래서 화제를 바꿨다.[은채야, 백지훈 씨랑은 어떻게 돼 가?]백지훈 이야기가 나오자, 예은채의 뺨에 옅은 홍조가 스쳤다.예은채와 구정남이 정식으로 이혼한 지도 1년이 넘었다.그 시간 동안 백지훈은 1년 넘게 그녀 곁에서 마음을 고백했다.“지민아, 나... 지훈 씨 믿어도 될까?”구정남 때문에 예은채는 사랑에 실망하고 믿지 못하게 되었다.그래서 지난 1년 동안 백지훈이 한결같이 예은채를 아끼고 챙겨 주었지만, 그녀는 쉽게 한 걸음을 내딛지 못했다.심지민은 진지하게 말했다.[친구야, 한 번 잘못 선택했다고 해서 그렇게 무서워할 필요 없어. 그 일이 네가 행복을 다시 찾는 데 걸림돌이 되면 안 되잖아.][이번엔 구정남하고 다르잖아. 네 부모님도 백지훈 씨 마음에 들어 하시고. 그 사람 자체도 괜찮아. 구정남이랑은 달라. 사실 난 처음부터 구정남 별로였어.][네가 백지훈 씨를 좋아한다면 너 자신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줘. 이번엔 행복할 수도 있잖아.]심지민의 말을 들은 예은채는 하던 일을 멈췄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나도 다시 한번 사랑을 해보려고...”예은채는 쑥스러운 듯 웃었다.심지민도 자연스럽게 웃었다.[너희는 진작 사귀어야 했어.]...백지훈이 예은채의 전화를 받았을 때, 회의 중이었다.[지훈 씨, 오늘 제 레스토랑 가오픈하는데 와 볼래요?]예은채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귓가에 가만히 내려앉아 마음 한구석을 간질이는 듯했다.백지

  • 당신의 맹세는 거짓이었다   제22화

    구정남은 백지훈의 조치로 안전하게 국내로 돌아왔다.귀국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사람을 보내 임강훈을 붙잡아 오게 한 것이었다.구정남은 휠체어에 앉아 방 안으로 밀려들어 갔다.안에 있는 사람을 본 그의 눈동자가 수축했다.“조해린?”“외곽 집에서 임강훈을 찾았습니다. 그때 조해린 씨도 임강훈의 침대에 함께 있어서 둘 다 데려왔습니다.”구정남은 바보가 아니었다. 그 자리에서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그는 그저 웃었다.“누구부터 말할래?”임강훈은 애써 웃으며 말했다.“정남아, 무슨 소리야. 내가 그렇게 애써 널 독일까지 보냈는데, 돌아오자마자 왜 이래?”구정남은 자기 다리를 가볍게 두드리며 냉소했다.“이 두 다리가 네가 준 선물이라면, 나도 뭔가 돌려줘야 하지 않겠어?”그 말이 끝나자, 경호원은 몽둥이를 들고 임강훈의 다리를 내리치기 시작했다.곧 구정남은 고개를 돌려 조해린을 바라봤다.“너는? 어떻게 된 거야?”“오빠, 알잖아. 나 아무 빽도 없어. 오빠가 날 버리니까 임강훈이 억지로...”조해린은 말하며 눈물을 닦았다.“누가 억지로 뭘 했다는 거야!”임강훈은 그 말을 듣자 발끈했다.“정남아, 나 때리지 마. 이 모든 건 저 여자가 낸 생각이야.”“저 여자가 말했어. 네가 독일에 가서 예은채에게 모욕당하게 만든 뒤, 죽여 버리자고.”“거짓말하지 마! 오빠, 저 사람 말 믿지 마.”조해린은 곧바로 책임을 떠넘기기 시작했다.순식간에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임강훈, 너 진짜 염치도 없는 인간이야! 처음에 네가 나보고 정남 오빠를 유혹하라고 했잖아. 정남 오빠가 돈 많다고. 내가 네 아이까지 가졌는데 이제 와서 이렇게 나온다고?”“헛소리하지 마. 네가 그 아이가 내 아이라고 하면 내 아이가 되는 거야? 네가 누구 침대에 올라갔는지 누가 알아?”“오빠, 내 말 들어. 임강훈은 오빠가 해외 가기 전부터 오빠를 죽이려고 했어. 예전 그 교통사고 기억하지? 이번 사고도, 지난번 그 사고도 모두 이 사람이

  • 당신의 맹세는 거짓이었다   제21화

    예은채는 집 앞에 도착하고 나자 겨우 정신을 차렸다.“은채야!”뒤쪽에서 채화정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예은채가 돌아보자, 채화정이 미간을 찌푸린 채 달려오고 있었다.“구정남 그놈이 너를 찾아왔다며?”채화정은 딸의 몸을 위아래로 살폈다.예광식도 뒤에서 걸어오고 있으며 표정은 굳어 있었다.“그놈이 어떻게 내 사람들을 피해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구나.”부모의 걱정 어린 얼굴을 본 예은채는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때 지훈 씨가 제 옆에 있었어. 구정남은 나한테 닿지도 못했어. 아빠, 엄마. 걱정하지 마.”예광식은 미간을 좁힌 채 고개를 끄덕였다.“들었다. 내일은 백 회장 댁에 가서 지훈이에게 제대로 감사 인사하자.”예은채는 웃으며 부모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정말 괜찮아. 아무 일도 없었어.”...한편, 구정남은 예씨 집안 경호원에게 차에 실려 공항으로 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병원에서 눈을 떴을 때, 그 앞에 있는 사람은 백지훈이었다.구정남은 몸을 일으키려 했다.백지훈이 다가왔다.“구정남 씨, 두 다리는 마비됐습니다. 지금은 움직이지 않는 게 좋습니다.”그제야 구정남은 다리에 아무 감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너야?”그는 백지훈을 노려봤다.백지훈 곁의 경호원이 불쾌한 듯 말했다.“우리 도련님이 목숨을 구해 줬는데 태도가 그게 뭡니까?”백지훈은 손을 들어 그 말을 막았다.“구정남 씨. 당신을 공항으로 돌려보내던 차량에 누군가 손을 댔습니다. 제 사람이 당신을 구한 겁니다.”“하지만 부상이 심했습니다. 신경 손상이 왔고, 목숨은 살렸지만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구정남은 그대로 무너졌다.“말도 안 돼! 누가 그랬어! 누가 나를 죽이려 했어!”백지훈은 한숨을 쉬었다.“당신이 독일에 온 걸 알고, 당신에게 접근할 수 있었던 사람이겠죠.”구정남은 그 자리에서 굳었다.그러다 무언가를 떠올린 듯 이를 갈며 한 이름을 내뱉었다.“임강훈.”백지훈은 누가 구정남을 해쳤는지에 큰 관심이 없었다.그가 조금 진

  • 당신의 맹세는 거짓이었다   제20화

    예은채는 몸을 돌려 이미 주변으로 모여든 경호원에게 고개를 끄덕였다.경호원이 곧장 다가와 구정남을 끌어냈다.구정남은 정말 충격을 받은 듯 한마디도 못 하고 차에 태워졌다.“아가씨, 죄송합니다. 이 사람이 비행기로 들어온 게 아니라서 저희가 위치를 발견했을 땐 이미 독일에 들어온 뒤였습니다.”구정남을 끌어낸 뒤 경호원이 급히 다가와 사과했다.“저희의 실수입니다. 놀라게 해 드렸습니다.”예은채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고생하셨어요.”경호원장이 고개를 숙이고 물러나자, 예은채는 백지훈을 향해 미안한 듯 웃었다.“죄송해요. 이상한 모습을 보이게 됐네요. 전남편이에요. 저한테 외도를 들켰고요.”백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는 뜻을 보였다.“은채 씨가 놀라지 않았다면 그걸로 됐어요.”구정남 때문에 기분이 흐트러져, 예은채는 더는 상가를 볼 마음이 없었다.“지훈 씨, 죄송해요. 오늘은 입지 볼 기분이 아니에요. 먼저 집에 갈게요.”그녀가 돌아서려던 때, 백지훈이 그녀를 붙잡았다.예은채는 놀라 그를 바라봤다.백지훈은 급히 손을 놓았다.“입지를 볼 기분이 아니라면, 저와 다른 곳에 가 보시겠어요?”예은채는 거절하려 했다. 하지만 백지훈의 얼굴을 보자, 차마 거절하기 어려웠다.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백지훈은 바로 차에 태우고 출발했다.백지훈은 베를린 장벽공원 근처의 오래된 시장 앞에 차를 세웠다.“처음 입지를 고를 때, 어떤 인테리어가 어울릴지도 같이 생각했어요.”백지훈과 예은채는 시장 안을 걸었다.“우연히 여길 둘러보다가 오래된 식기들을 많이 봤어요. 은채 씨가 좋아하실 것 같았는데, 한번 보시겠어요?”예은채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어릴 때 주말마다 여기 오는 걸 좋아했어요. 5년 만에 왔더니 정말 많이 바뀌었네요.”그녀가 좋아하는 걸 확인하자, 백지훈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시장에 들어선 예은채는 마치 구정남을 머릿속에서 지워 버린 사람처럼 변했다.그녀는 들뜬 얼굴로 여러 가게 사이를 돌아다녔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 당신의 맹세는 거짓이었다   제19화

    예은채와 백지훈이 연락처를 교환한 뒤로, 백지훈은 자문을 구한다는 핑계로 종종 그녀를 불러냈다.백지훈의 부모도 아들의 마음을 모르는 척하지 않았다. 그래서 굳이 말리지 않았다.이날은 예은채가 먼저 백지훈에게 새 레스토랑 입지를 봐 달라고 부탁했다.백지훈은 이른 시간부터 예씨 저택 앞에 도착했다.“회장님, 은채 씨를 모시러 왔습니다.”그는 예광식 부부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가사도우미에게 건넨 뒤, 소파에 앉아 있던 예광식에게 인사했다.예광식은 백지훈을 한 번 올려다보고 고개를 끄덕였다.마침 예은채가 위층에서 내려오다 백지훈을 보고 조금 놀랐다.“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하지 않았어요?”“아침에 처리할 일이 있어서 지나가는 길이었어요. 겸사겸사 모시러 왔습니다.”백지훈은 일부러 온 것이었지만, 워낙 진지하게 말해 예은채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간단히 준비를 마친 뒤, 그녀는 백지훈과 함께 출발했다.“각 구역의 상가를 살펴봤는데, 역시 도심 쪽이 은채 씨 레스토랑에 가장 맞을 것 같아요. 몇 군데 추려 두었으니 함께 가서 보시죠.”백지훈은 운전석에 앉아 자신이 고른 후보지를 업무적으로 설명했다.“네.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고마워요.”예은채는 그가 준비한 자료를 넘겨 보며 놀란 얼굴이었다.백지훈은 몰래 그녀의 옆모습을 바라봤다. 입가에는 아주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그 무렵 구정남은 임강훈의 도움으로 몇 차례 길을 바꿔 예광식이 배치한 감시를 피하고 베를린에 도착했다.예은채는 전에 구정남을 예씨 저택에 데려간 적이 있었다.그래서 구정남은 베를린에 도착하자마자 예씨 저택으로 향했다.그가 도착했을 때, 마침 예은채는 백지훈의 차에 오르고 있었다.구정남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은채에게 벌써 남자가 생긴 거야?”그는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어. 은채는 나를 그렇게 사랑했는데.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다른 남자를 만나?”구정남은 신경질적으로 혼잣말했다.백지훈의 차가 멀어지자, 그는 급히 택시에 올라 뒤를 따

  • 당신의 맹세는 거짓이었다   제18화

    구정남은 차에 부딪혀 그대로 튕겨 나갔다. 놀란 행인들이 급히 119를 불렀다.구정남이 병원으로 옮겨질 때는 이미 의식을 잃은 뒤였다.다행히 그는 도로 옆 화단으로 떨어져 목숨은 건졌다.구수한은 급히 병원으로 달려와 병상에 누운 아들을 보고 힘이 풀린 듯 의자에 주저앉았다.구정남이 눈을 떴을 때, 걱정으로 굳은 아버지의 얼굴이 보였다.“아버지.”구수한 회장은 곧장 그 곁으로 다가갔다.“이놈아, 네가 나를 놀라 죽게 하려고 작정했구나.”“아버지, 제발 부탁드립니다. 은채를 찾아 주세요.”구정남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구수한은 아들이 안쓰러워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외곽의 한 집 안.조해린은 소파에 누워 있었고, 머리는 한 남자의 무릎에 베고 있었다.그 남자는 담배를 문 채 음울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봤다.그는 조해린을 구정남에게 소개해 준 임강훈이었다.“안 죽었다고?”구정남이 죽지 않았다는 말을 듣자, 그는 재떨이를 들어 보안팀 직원에게 던졌다.“일을 어떻게 처리한 거야!”[구정남은 화단으로 떨어져 목숨을 구했습니다.]“다시 방법 찾아.”임강훈은 이를 악물고 지시했다.부하들이 나간 뒤, 조해린은 몸을 일으켜 임강훈의 팔을 감싸안았다.“자기야, 우리 아기 원수 갚아 줘야지.”조해린은 남자의 팔에 매달린 채 독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조해린은 임강훈의 먼 친척이 아니었고, 밖에서 만난 임강훈의 애인이었다.임강훈이 그녀를 구정남에게 소개한 이유는 구씨 집안의 돈과 권세를 노렸기 때문이다.조해린의 뱃속 아이도 구정남이 아니라 임강훈의 아이였다.구정남이 조해린을 끌고 가 아이를 지웠다는 걸 알고 임강훈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이번에는 구정남의 운이 좋았던 거야. 다음번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다.”“그런데 너도 이번에는 말을 너무 안 들었어. 얌전히 구정남의 여자로만 있으면 됐잖아.”임강훈은 실망한 눈으로 조해린을 내려다봤다.“나는 내가 구씨 집안 사모님이 되면 자기한테 더 도움이 될 줄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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