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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 화

Auteur: 유리눈꽃
백시후의 몸에서 매서운 냉기가 쉼 없이 번져나갔다. 자신의 연락처를 받아 간 건 엄수아였고 자신을 좋아한다고 고백했던 것도 엄수아였으며 오늘 약속을 잡고 싶어 했던 것도 엄수아였다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 기대를 무참하게 짓밟았다. 모두 착각이었다. 혼자서 만들어낸 우스꽝스러운 독백이었을 뿐이었다. 스스로가 너무 한심했다.

조서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저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백시후의 시선이 차갑게 스쳐 갔다.

“데리고 나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으니까.”

검은 옷을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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