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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0화

Author: 금추
정원에서 성연희는 나른하게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표정만은 억울한 기색이었다.

“내가 뭐가 이성적이지 않다는 거야?”

소희는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부드럽게 웃었다.

“네 남편이 아이를 신경 쓰는 건, 그 아이가 네 뱃속에 있기 때문이야. 아이는 엄마로 인해 더 귀해지는 거니까.”

연희는 또렷한 눈동자를 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말하니까, 좀 납득되는 것 같기도 하고.”

소희는 이어 말했다.

“연희야, 네가 계속 막무가내로 행동하다가 아이에게 무슨 일 생기면 제일 후회하고 괴로워할 사람도 너잖아.”

“네 남편은 그런 일을 미리 막으려고 그러는 거야. 너한테 후회할 기회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연희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철이 없는 거지?”

소희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없이 웃었는데, 그건 네가 잘 알 거라는 표정이었다. 연희는 소희를 유심히 살피며 말했다.

“같은 임산부인데, 넌 어쩜 그렇게 침착하냐?”

소희는 레몬티를 들고 어깨를 으쓱였다.

“이미 포기했거든. 반항해봤자 의미가 없다는 걸 알았지.”

그 말에 연희는 박장대소했다. 잠시 후 연희는 말했다.

“여기 오기 전에 도경수 할아버지 댁에 다녀왔어. 아심이 웨딩드레스도 봤는데, 진짜 눈이 확 트이더라.”

소희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초안은 내가 그렸고, 뒤는 화영이 덕분이야.”

“아심이랑 너무 잘 어울리더라.”

연희는 감탄했다.

“도도희 이모도 이미 돌아왔고, 이번에 학생들도 많이 초대해서 집이 아주 활기차더라고.”

“할아버지는 원래 북적이는 걸 좋아하니까 이번엔 정말 신났지!”

소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 도착하기 전날까지도 아심이는 계속 일하고 있었어.”

“진짜 일중독이야!”

연희가 웃으며 말했다. 이에 소희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원래 아주 대단한 사람이야. 오빠 앞에서만 좀 부드러워지는 거고.”

“유진아!”

연희가 갑자기 유진을 불렀다. 유진은 땀이 송골송골 맺힌 얼굴로 정원으로 뛰어왔다. 운성은 따뜻해서 이마가 약간 벌게진 채였다.

“언니!”

유진이 해맑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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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90화

    정원에서 성연희는 나른하게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표정만은 억울한 기색이었다.“내가 뭐가 이성적이지 않다는 거야?”소희는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부드럽게 웃었다.“네 남편이 아이를 신경 쓰는 건, 그 아이가 네 뱃속에 있기 때문이야. 아이는 엄마로 인해 더 귀해지는 거니까.”연희는 또렷한 눈동자를 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말하니까, 좀 납득되는 것 같기도 하고.”소희는 이어 말했다.“연희야, 네가 계속 막무가내로 행동하다가 아이에게 무슨 일 생기면 제일 후회하고 괴로워할 사람도 너잖아.”“네 남편은 그런 일을 미리 막으려고 그러는 거야. 너한테 후회할 기회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연희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철이 없는 거지?”소희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없이 웃었는데, 그건 네가 잘 알 거라는 표정이었다. 연희는 소희를 유심히 살피며 말했다.“같은 임산부인데, 넌 어쩜 그렇게 침착하냐?”소희는 레몬티를 들고 어깨를 으쓱였다.“이미 포기했거든. 반항해봤자 의미가 없다는 걸 알았지.”그 말에 연희는 박장대소했다. 잠시 후 연희는 말했다.“여기 오기 전에 도경수 할아버지 댁에 다녀왔어. 아심이 웨딩드레스도 봤는데, 진짜 눈이 확 트이더라.”소희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초안은 내가 그렸고, 뒤는 화영이 덕분이야.”“아심이랑 너무 잘 어울리더라.” 연희는 감탄했다.“도도희 이모도 이미 돌아왔고, 이번에 학생들도 많이 초대해서 집이 아주 활기차더라고.”“할아버지는 원래 북적이는 걸 좋아하니까 이번엔 정말 신났지!”소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 도착하기 전날까지도 아심이는 계속 일하고 있었어.”“진짜 일중독이야!”연희가 웃으며 말했다. 이에 소희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원래 아주 대단한 사람이야. 오빠 앞에서만 좀 부드러워지는 거고.”“유진아!”연희가 갑자기 유진을 불렀다. 유진은 땀이 송골송골 맺힌 얼굴로 정원으로 뛰어왔다. 운성은 따뜻해서 이마가 약간 벌게진 채였다.“언니!”유진이 해맑게 웃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9화

    은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예전엔 내가 그만한 사람이라는 자신이 없었거든요.”시언이 잔잔하게 받아쳤다.“자신을 깎아내리지 마. 지난 일은 이제 다 지난 일이야.”은정은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다들 도착했어요?”“시야는 일이 있어서 모레 밤영이랑 같이 올 거고, 시경이랑 시온은 먼저 도착했어.”“밤영도 와요? 입양한 그 아이는 아직 못 봤는데.”“아주 똘똘하고 귀여워. 직접 보면 알 거야.”은정은 깊은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백협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요. 진심으로.”시언은 긴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담담하게 말했다.“2년만 더 기다려. 삼각주 상황이 더 안정되면, 너도 소희도 돌아갈 수 있을 거야.”“그래요, 알겠어요.”은정은 짧게 대답했다. 그러다 문득 뭔가 생각이 났다.“아, 저 이번에 들러리예요?”“소희가 그렇게 정했어. 처음 정할 땐 너랑 유진이 아직 사귀기 전이라서, 지금은 유진이도 들러리로 같이 세우면 딱 맞겠지.”그 말을 들은 순간, 구정의 머릿속엔 유진이 그 얘기를 들었을 때 환하게 뛰어오를 모습이 먼저 떠올랐다.그리고 역시나, 그가 유진에게 들러리를 부탁했다고 전하자, 유진은 그대로 그 품에 뛰어들었다. 두 눈이 반짝이며 설렘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그러면 우리 결혼식장에서 당당하게 춤출 수 있는 거야!”은정은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음 날, 성연희와 노명성도 운성에 도착했다. 연하가 도착하자 강씨 집안은 원래도 들썩였지만, 더더욱 재미있어졌다.연희는 먼저 강재석의 기분을 한껏 띄워놓고, 손님이 올 무렵에는 소희를 붙잡고 후원으로 빠졌다. 소희는 살짝 눈치를 보며 물었다.“또 남편이랑 싸운 거야?”두 사람의 분위기는 확실히 어색했고, 연희는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그 사람, 이제 나 안 사랑하는 것 같아!”소희는 할 말을 잠시 잃었다가, 눈썹을 치켜올리고 웃으며 물었다.“그 이유가 뭔데?”연희는 억울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토로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8화

    가끔 유진과 은정은 퇴근이 일찍 끝나면 애옹이를 데리고 샤브샤브 가게에 들러 야옹이를 보곤 했다.야옹이는 애옹이를 보자마자 달려들었고, 애옹이는 재빠르게 계수나무 위로 뛰어올랐다. 야옹이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애옹이는 다시 야옹이의 등 위로 폴짝 뛰어내렸다.개와 고양이 둘이 서로 쫓고 쫓기며 장난쳤고, 야옹이는 애옹이를 잡을 수 있을 듯하면서도, 막상 잡으면 일부러 놓아주곤 했다.몇 달을 떨어져 있었지만, 한때 같은 마당에서 지냈던 그 정은 여전했다.유진은 한때 야옹이도 데려갈까 생각했지만,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오현빈이 단호하게 반대했다.“유진아, 너랑 사장님 둘 다 가버리면 우리한테 남는 게 없잖아. 야옹이라도 있어야지.”게다가 야옹이는 샤브샤브 가게 생활에 더 익숙해져 있었다. 그 말에 유진도 수긍했다.“그래요, 데려가지 않을게요. 야옹이는 여기 남는 게 맞죠.”어차피 앞으로도 매주 한 번쯤은 들를 테니까.손님이 많지 않을 때면 유진은 뒷마당에 나가 꽃을 다듬거나, 애옹이의 고양이 집을 예쁘게 꾸며주었다.은정은 덩그러니 라탄 의자에 기대어 그녀를 지켜보다가, 그녀가 가지치기하려 하면 조용히 다가가 사다리를 옮겨주거나, 사다리 아래에서 조심스레 지켜보았다.깊은 가을이 다가오고 있었고, 장미꽃은 이제 듬성듬성 피어 있었지만 계수나무는 한창이었다.바람이 불어오면, 잘게 부서진 노란 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유진의 머리와 어깨, 온몸에 내려앉았다.은은한 계수나무 향 사이로 유진의 특유의 달콤한 향이 어우러져, 늦가을의 쓸쓸함을 누그러뜨리고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더했다.유진이 직접 심은 계수나무는 이제 훌쩍 자라 큰 나무가 되어 있었다. 그녀의 머리 위에서 바람을 막아주고, 그녀 곁에서 향기를 더해주는 존재였다.애옹이는 사다리 꼭대기에 엎드려, 앞발을 들어 허공의 꽃잎을 잡으려 안간힘을 썼고, 유진은 사다리에 엎드려 그 모습에 눈을 반짝이며 웃음을 흘렸다.은정은 사다리에 기대어 위를 올려다보았다.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그녀의 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7화

    [언제부터 계획한 거야?]진구가 묻자, 연하가 대답했다.“꽤 오래전에 신청했어요. 이제 막 승인 난 거예요.”이에 진구의 목소리가 갑자기 날카로워졌다. 마치 어딘가 화가 난 것처럼 들렸다. 연하는 일부러 장난스럽게 말했다.“배웅은 필요 없어요. 그런 이별 의식, 너무 진부하잖아요?”[누가 널 배웅하겠다고 했어?]진구는 퉁명스럽게 한마디 내뱉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연하는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아직도 그날 일로 화가 난 건가? 화났으면 전화를 왜 했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남자야.’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누웠지만, 한 번 깬 잠은 쉽게 다시 오지 않았다.다음 날.임유진과 구은정은 함께 공항으로 연하를 배웅하러 갔다. 연하의 부모님도 나와 있었고, 그녀의 짐을 부치고 이것저것 걱정하며 마지막 당부를 하고 있었다.“왜 가족한테 상의도 안 하고 이런 결정을 해버리는 거니!”연하 어머니가 단단히 화가 난 듯 말하자, 연하는 웃으며 대꾸했다.“엄마, 이 말만 벌써 열 번째야!”연하 어머니는 목소리를 높였다.“열 번? 백번을 말해도 네가 한 번이라도 귀에 새기면 내가 다행이라고 생각하지!”연하는 유진을 돌아보며 중얼거렸다.“왜 내가 목숨 걸고 외국 나가야 하는지 이제 알겠지?”이에 주변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전날 밤 전화 때문에 잠을 깊이 못 잔 연하는 아침에 늦잠까지 자는 바람에 급하게 공항으로 나와야 했다. 화장도 못하고 선글라스를 쓰고 나왔더니 얼굴이 더 작아 보였다.연하는 유진을 와락 끌어안고 웃으며 말했다.“공주님, 몸조심하고, 시간 나면 너희 남자친구 데리고 놀러 와. 단, 비행기 값이랑 숙박은 스스로 해결해!”유진은 장효성이 나타나지 않아 혹시 연하가 상심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녀가 이렇게 농담까지 할 정도면 괜찮아 보여 안심이 됐다.유진은 연하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괜찮아, 우리 삼촌 회사에 전용기 있어. 비행기표 필요 없고, 거기에 내 집도 있으니까 먹고 자는 건 문제없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6화

    밤은 길었다. 하룻밤 사이, 수많은 별들이 자리를 바꾸고 해가 바뀐 듯했다.그러면서도 또 짧았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되지 않는 혼미한 순간들이 스쳐 가는 사이, 창밖은 어느새 희뿌연 새벽빛으로 물들어 있었다.유진은 간간이 정신이 들었다가도, 다시금 깊은 혼란 속으로 빠졌다. 그 밤은 마치 거친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와 같았고, 유진은 눈부신 별 무리와 거센 파도 속을 지나, 고요한 수면 위에서 잔물결이 퍼지는 것을 보았다.물결이 일렁이며 유진의 몸을 두드렸다. 어쩔 땐 급하고, 또 어쩔 땐 느릿하게, 거칠기도 했고 따뜻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결같이, 그녀를 아껴주는 감정만큼은 변하지 않았다.날이 밝았지만, 해는 뜨지 않았다. 짙게 흐린 하늘, 그리고 창밖에 들리는 빗소리가 유진의 꿈결 속을 두드렸다. 하지만 유진은 아무것도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저 이대로, 더 자고 싶었다.은정은 유진을 품에 안은 채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유진은 눈을 감은 채 베개 아래를 더듬다가, 은장식이 달린 가죽 팔찌를 꺼내 그의 손목에 끼워주었다. 하지만 이내 그 팔찌가 자기 허리에 닿는 게 신경 쓰인다는 듯, 살짝 벗겨냈다.그 모습을 본 은정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비 오는 날은 원래 더 잘 자는 법이었다. 그랬기에 하루 종일, 유진은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그 시각 밤, 여진구는 모임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식당에서 우연히 장효성을 마주쳤다.효성은 친구들과 식사 중이었고, 진구를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하며 다가왔다. 진구는 짧게 인사를 건네고는 자리를 뜨려 했지만, 효성은 갑자기 연하에 대한 말을 꺼냈다.“선배, 연하 그 애 원래 그래요. 절대 진심으로 대해주지 않아요. 괜히 감정 쏟지 마요. 아니면 완전 당해요.”진구는 시선을 돌리지도 않고 물었다.“걔, 예전에 남자 많이 만났어?”“만났다기보다 그냥 갖고 논 거죠.”효성은 콧방귀를 뀌듯 말했다.“사귀었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상대들이었어요. 본인은 연애라고 생각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5화

    촉감이 정말 좋았다.유진은 눈을 감은 채 나직이 감탄했다. 비교할 대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녀는 알 수 있었다.은정은 그녀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목소리는 한층 더 낮아져 있었고, 살짝 갈라져 있었다.“안 자고 있었어?”“깼어요.”유진이 작게 대답했다. 은정의 손이 자연스레 유진의 얼굴을 쓸고 내려왔다. 입술이 닿는 순간, 유진의 몸에 밴 은은한 달큰한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그건 바디로션이나 향수 때문이 아니었다. 유진에게서만 나는 독특한 향이었는데 그 향은 은정을 늘 자극했다.자기도 모르게 숨을 거칠게 만들고, 이성의 끈을 위태롭게 했다. 유진은 마치 빠져나올 수 없는 중독처럼, 은정을 유혹하고 있었다.입맞춤이 길어졌고, 은정은 이내 숨을 고르고는 섹시하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유진아, 이제 자자.”그러나 유진은 은정의 셔츠를 가볍게 쥔 손을 놓지 않은 채 말했다.“불 꺼요.”은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스탠드의 불을 껐다. 방 안은 달빛만이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 틈에 유진은 조용히 은정의 품으로 파고들었다.유진의 얼굴은 익숙한 듯 수줍게 붉어졌고, 목소리는 얇게 떨렸다.“명분 생길 때까지 기다려준다고 말했잖아요.”그 말에 은정은 단숨에 숨을 멈춘 듯 몸을 굳어졌고, 마른침을 삼켰다. 유진의 허리에 댄 손은 점점 뜨거워졌다.유진은 조심스럽게 그의 목덜미에 입술을 댔다. 유진의 입맞춤은 수줍지만 대담했고, 또 누구보다 뜨거웠다.은정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유진을 자신의 밑으로 깔았다. 분명 아주 급했지만 간신히 억제하면서 키스를 퍼부었다. 은정의 호흡은 거칠어졌지만,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졌다. 심장을 터질 것 같이 뛰고 있었고, 몽롱함과 기대감 그리고 긴장 속에서 유진은 호흡을 하는 방법을 잊어버렸다.그리고 숨이 차오를 때야 긴장한 손은 벌벌 떨었다. 은정의 몸은 굉장히 딱딱했는데, 마치 곧 폭발할 것 같았다. 이전에 비해서 극도로 자신을 제어하는 모습이 유진으로 하여금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은정이 불을 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4화

    우정숙은 웃으며 말했다.[다녀와. 이제부터는 주말마다 은정이도 함께 데리고 와서 밥 먹어.]임유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대답했다.“알겠어요!”전화를 끊고 난 뒤에도 유진의 뺨은 여전히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두 손으로 뺨을 톡톡 두드린 후, 그녀는 가볍게 숨을 내쉬고 다시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문을 열자 구은정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자, 유진은 먼저 말했다.“엄마한테 온 전화였어요.”은정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집에 오라고 하셔?”유진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아니요. 주말에 집에 올 거면 사장님도 같이 오라고요. 엄마가 사장님 좋아하는 음식 해주신대요.”물론 조심하라는 충고는 차마 전하지 못했다.은정의 눈빛엔 오랜만의 따뜻한 기운이 돌았다.“너희 가족들, 정말 따뜻하신 분들이야.”유진은 은정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이제부터는 사장님 가족이기도 하죠.”그 말에 은정의 눈빛이 깊어졌고 가볍게 웃음을 지었다.이경 아파트로 돌아가는 길. 단지를 지나던 중 유진이 말했다.“잠깐 멈춰줘요. 맞은편 편의점에서 뭐 좀 사야 하니까, 사장님은 먼저 올라가 있어요.”은정이 핸들을 돌리며 말했다.“같이 가자.”유진은 손사래를 쳤다.“아냐, 괜찮아요.”은정은 유진이 여성용품이라도 사려는 줄 알고는 말했다.“그럼 차 안에서 기다릴게.”유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차 문을 열고 내렸다.무려 30분이 지나서야 그녀가 돌아왔다. 손엔 커다란 봉지 하나를 들고 있었다. 은정은 멍하니 그걸 바라봤다.“그게 다 뭐야?”유진은 봉지를 꽉 움켜쥐며 대답했다.“왜요? 뭐가 어때서요?”은정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긴장하긴. 내가 그걸 뺏어 먹을까 봐 그래?”이번엔 유진이 말이 없었다.집에 도착해 주차를 마치고, 은정은 봉지를 들어주며 유진의 손도 함께 잡았다.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그의 집으로 들어갔다.사실상 두 사람은 이미 동거 중이었다. 유진의 생필품은 모두 옮겨졌고, 유진이 쓰던 옆집은 더 이상 불이 켜질 일 없었다.유진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3화

    도로 위에서, 유진은 유난히 들뜬 얼굴이었다.“봐, 내가 말했잖아요. 사장님이 걱정하던 거, 하나도 안 생겼죠? 우리 집 사람들이 전혀 반대 안 했어. 오히려 시원하게 허락해 주셨다니까!”“괜히 걱정한 거예요. 나 삼촌이랑도 얘기했어요. 우리 둘은 따로따로 보면 된다고 했고, 굳이 자기한테 삼촌이라고 안 해도 된대요!”“소희는 말할 것도 없고.”그때, 은정이 갑자기 유진의 손을 꽉 잡았다. 마침 신호등 앞에 멈춰선 차 안에서, 그는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그런 거, 이제 신경 안 써.”유진의 눈동자엔 반짝반짝 별빛이 담겨 있었고, 유진도 손을 더욱 꼭 쥐며 말했다.“나 오늘 정말 기뻐요.”눈꼬리가 살짝 올라간 유진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부터 우리, 진짜 연애 시작한 거니까!”은정은 얕게 웃으며 물었다.“정식 연애랑 그전이랑 뭐가 달라?”“당연히 다르죠!”유진은 눈망울을 반짝이며 말했다.“이제는 거리 걱정도 없고, 데이트도 마음껏 할 수 있고, 눈치 안 보고 쇼핑도 가능하고!”“그래서 뭐 하고 싶어?”유진은 잠시 고민하더니,“첫 데이트니까 쇼핑하고, 영화 볼래요!”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다 좋아.”서로 손을 꼭 잡은 채, 유진은 더 환한 웃음을 보였다.은정이 평소 말수가 적은 걸 감안해, 유진은 굳이 쇼핑은 하지 않기로 하고,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 주말이라 극장에 사람이 많을 걸 예상한 유진은 휴대폰으로 예매를 시작했다. 상영 시간표를 보던 유진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멜로 볼까요, 코미디 볼까요?”은정은 운전하며 짧게 말했다.“네가 골라.”“그럼 멜로로 할게요!”유진은 기분 좋게 웃었다. 마음껏 멜로 영화 고를 수 있다는 게 왠지 신나는 일처럼 느껴졌다. 심지어 커플석까지 예매했다.두 사람은 영화관에 도착했다. 유진이 표를 찾아오는 동안, 은정은 매점에서 팝콘을 사고 있었다.유진은 그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영화를 보러 온 건지, 저 장면을 보기 위해 온 건지 모를 정도였다.조용히 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2화

    우정숙은 단정히 뒤로 빗어 넘긴 머리에 연한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지닌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래. 너희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는, 우리 두 집안이 훨씬 가까웠어.”“내가 임씨 집안으로 시집왔을 때, 집에 자주 오셔서 나한테도 이것저것 많이 가르쳐 주셨어.”“그분은 명문가에서 자라셨고, 몸이 좀 약하셔서 성격도 조용하고 유순했어. 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분이셨고, 정말 교양 있는 분이셨거든.”“내가 들은 바로는, 의사들은 원래 임신을 권하지 않았대. 그런데도 아이를 낳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분이셨지.”“내가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네 나이가 여섯, 일곱쯤이었는데, 그때 몇 번 데리고 오셨어.”“그때 넌 지금보다도 네 어머니를 더 많이 닮았었어. 하얗고 여윈 얼굴에, 키도 남보다 크고 마른 느낌이었거든.”“그래서 내가 최근에 다시 봤을 땐, 처음엔 정말 몰라봤어. 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나한테 널 잘 부탁한다고 하셨어.”“그래서 몇 번 구씨 저택에 찾아가 봤는데, 그땐 서선영 씨가 널 참 잘 보살피고 있더라고. 마치 친어머니처럼.”“그래서 안심하고 그다음부턴 조금 마음을 놓았던 것 같아. 그리고 네가 집을 나갔을 때, 나랑 유진이 할머니가 구은태 회장님을 찾아갔었어.”“그땐 그분 말씀이, 젊을 때 한 번쯤 밖에 나가서 부딪쳐 보는 것도 괜찮다고 하더라고. 근데 정말 그때는 몰랐어. 그렇게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을 줄은.”“생각해 보면, 네 어머니의 마지막 부탁을 내가 다 지키진 못한 셈이지.”은정은 고개를 저었다.“그걸 어떻게 장모님 탓으로 돌릴 수 있겠어요. 제 보호자도 아니었고, 그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지실 일이 아니에요.”우정숙은 더 부드럽게 웃었다.“그래도 앞으로는 달라. 앞으로는 유진이 아끼듯, 너도 똑같이 아껴줄게.”은정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언젠가 기억 저편에 남아 있던 어머니의 모습이, 지금 이 순간 눈앞의 우정숙과 겹쳐졌다. 목이 메인 듯, 그는 조용히 말했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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