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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5화

Aвтор: 금추
유정은 국을 받아 들고 단숨에 반 그릇을 들이켰다. 속이 따뜻해지자, 비로소 살 것 같았다.

조백림은 냅킨을 집어 유정의 입가를 조심스레 닦아주며 낮게 물었다.

“거기에는 먹을 건 없었어?”

“있었지.”

유정은 입안 가득 음식을 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다 나눠줬어.”

“바보.”

백림은 낮게 한숨을 쉬었다.

“그 와중에도 네 몫은 안 챙겨놨냐?”

서정후도 처음엔 한마디 하려다, 백림이 대신 나무라자 입을 다물고 헛기침만 했다.

이때 고효석이 웃으며 말했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유정은 효석에게 반찬을 하나 집어 주며 말했다.

“아니야. 너 나한테 빵 하나 남겨줬었잖아. 내가 그걸 또 누구한테 줬지. 네 잘못 아냐.”

백림의 시선이 유정의 젓가락을 따라갔다가 조용히 눈을 내렸다. 유정은 잠깐 멈칫하더니, 남자에게도 반찬을 하나 집어 올려줬다.

그런 모습에 백림은 유정을 힐끗 보더니, 얇게 다문 입가에 미세한 곡선을 그렸다.

식사를 마치자, 서정후는 세 사람을 거실로 불러 앉혔다. 차를 따라주던 가사도우미에게는 그만 쉬라고 일러둔 뒤,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잘 됐다. 오늘 이렇게 다들 모였으니, 이참에 할 말을 확실히 해두자.”

유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또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는 거야, 할아버지는...’

서정후는 조백림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하고 유정이 파혼했잖아. 그리고 난 유정이랑 효석이를 허락했어. 그러니 넌 돌아가.”

유정은 눈을 확 뜨며 자리에서 고개를 들었다.

“할아버지!”

효석이도 놀라서 나직이 외쳤다.

“할아버지, 농담이죠?”

서정후는 눈을 부릅떴다.

“넌 우리 유정이 마음에 안 드냐?”

“그런 거 아니예요!”

효석은 반사적으로 대답한 뒤, 급히 말을 이었다.

“유정이는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일 뿐이에요. 저한텐 소중한 친구죠.”

서정후는 손을 내저으며 말을 자르듯 말했다.

“그런 말 말고, 딱 잘라서 말해. 좋아해, 안 좋아해?”

효석은 잠시 얼어붙었고, 백림은 남자를 잠시 스쳐보더니 조용히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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