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동탁상인회가 무너진 지 일주일.동대문 시장은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사람들은 동탁의 몰락을 이야기했지만.정작 큰손들은 이미 다음 판을 보고 있었다.---원소패션그룹 본사.최상층 회장실.원소는 보고서를 넘기고 있었다.동탁상인회 해체.거래처 재편.인력 이동.모든 내용이 정리되어 있었다.심배가 입을 열었다."예상보다 충격이 작습니다."원소는 피식 웃었다."시장은 원래 그런 곳이다.""......""왕이 죽어도 장사는 계속되지."심배는 고개를 끄덕였다.원소는 보고서를 덮었다."동탁은 끝났다.""예.""이제 문제는 조조다."순간 심배의 표정이 진지해졌다.원소의 시선은 이미 동탁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같은 시각.위나라텍스타일 본사.조조 역시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하후돈이 말했다."원소가 움직이고 있습니다."조조는 미소를 지었다."안 움직이는 게 이상하지.""이번 기회에 세력을 넓히려 할 겁니다."조조는 의자에 몸을 기댔다."원소는 항상 똑같다.""......""가지고 있는 게 많으니 더 가지려 하지."하후돈은 물었다."대응하시겠습니까?"조조는 창밖을 바라봤다."당연하지."그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이번에는 내가 양보할 생각이 없다."---한편.여포의 회사.사무실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동탁상인회 출신 직원들.신규 거래처 관계자들.각종 투자 제안서.며칠 사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장료는 쌓여 있는 명함을 바라보며 말했다."전부 대표님을 찾는 사람들입니다."여포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시장이 이제야 보는 눈이 생겼군."장료는 잠시 말이 없었다.예전 같으면 하지 않았을 말이었다.진궁도 같은 생각이었다.최근 여포는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그때.비서가 들어왔다."대표님.""무슨 일인가.""오늘 저녁 약속 세 건 추가됐습니다."여포는 웃었다."전부 잡으시오.""예?""전부."비서가 나가자 진궁이 입을 열었다."대표님.""말
늦은 밤.여포의 사무실.휴대전화 진동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한 여포의 눈빛이 잠시 멈췄다.동탁.잠시 망설인 끝에 전화를 받았다."말씀하십시오."수화기 너머로 동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평소보다 낮고 무거웠다."얼굴 좀 보자."짧은 한마디.여포는 잠시 생각했다."어디로 가면 됩니까.""본부로 와라."통화는 그렇게 끝났다.장료와 고순은 여포의 표정을 보고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렸다."고민되십니까?"장료가 물었다.여포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아마 마지막일 것 같다."고순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한 시간 후.동탁상인회 회장실.문이 열리고 여포가 들어왔다.동탁은 창가에 서 있었다.예전 같으면 회장실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넓은 공간이 유난히 허전해 보였다."오랜만입니다."동탁은 천천히 돌아섰다."앉아라."두 사람은 마주 앉았다.잠시 동안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먼저 입을 연 것은 동탁이었다."내가 널 처음 만났을 때 기억하나."여포는 고개를 끄덕였다."기억합니다.""남들 다 포기한 거래처를 혼자 살려냈지."동탁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스쳤다."그때부터였을 거다.""......""내가 널 믿기 시작한 게."여포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변명도.반박도 하지 않았다.동탁은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바라봤다."내가 잘못했다."그 말에 여포의 눈빛이 흔들렸다.동탁에게서 들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말이었다."회장님.""듣기 싫어도 들어라."동탁은 한숨을 내쉬었다."나는 내가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사람들 마음이 떠나는 걸 보지 못했어."회장실 안이 조용해졌다.잠시 후.동탁이 여포를 바라봤다."그래도.""......""널 적으로 생각한 적은 없다."여포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동탁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창밖을 바라봤다.수십 년 동안 지켜온 시장.수많은 거래.수많은 사람.모든
동탁상인회 본부.최상층 회장실.동탁은 창밖을 바라보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비서가 조용히 말했다."초선 대표님 오셨습니다."동탁은 미소를 지었다."들어오시라 해."잠시 후.초선이 회장실 안으로 들어왔다.동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오랜만이군.""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두 사람은 마주 앉았다.차가 준비되고 잠시 안부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분위기는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동탁은 최근 들어 보기 드물게 여유로운 표정이었다."사업은 어떤가.""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좋은 일이지."동탁은 고개를 끄덕였다."젊은 사람들이 잘돼야 시장도 살아나는 법이니까."초선은 잠시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최근 시장에서 들리는 동탁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잠시 후.동탁이 웃으며 말했다."요즘 사람들은 나를 너무 나쁘게만 보는 것 같군."초선은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동탁도 굳이 답을 요구하지 않았다.한참 동안 사업 이야기가 이어졌다.그러다 동탁이 문득 말했다."여포는 어떤가."초선의 시선이 잠시 멈췄다."잘 지내고 있습니다.""그 친구답군."동탁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솔직히 말하면.""......""아직도 아쉽다."초선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동탁의 목소리에는 분노보다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능력도 있었고.""......""믿음도 있었지."동탁은 씁쓸하게 웃었다."하지만 결국 떠났군."그 순간.회장실 문이 급하게 열렸다.비서가 허둥지둥 뛰어 들어왔다."회장님!"동탁의 표정이 굳었다."무슨 일이냐.""큰일 났습니다."비서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감사 자료가 외부로 넘어갔습니다."순간 회장실 공기가 얼어붙었다.동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뭐라고?""언론사와 협회 쪽에도 전달된 것 같습니다."초선 역시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동탁은 서류를 낚아채듯 받아들었다.그리고 첫 장을 보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내부 거래.차명 계약.비자금 내역.절대로 밖으로 나가
다음 날 저녁.조용한 찻집.창가 자리에 여포와 초선이 마주 앉아 있었다.평소라면 사업 이야기부터 시작했을 것이다.하지만 오늘은 달랐다.초선은 찻잔만 바라보고 있었다.여포도 재촉하지 않았다.한참 후.초선이 먼저 입을 열었다."왕윤 회장님을 만났어요."여포의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무슨 일 때문이지?"초선은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그리고 천천히 말했다."동탁 회장을 만나 달라고 하셨어요."여포는 예상하지 못한 듯 잠시 말이 없었다."동탁을?""네.""이유는?"초선은 고개를 저었다."정확하게 말씀하시지는 않았어요."하지만 둘 다 알고 있었다.왕윤 정도 되는 사람이 이유 없이 움직일 리 없다는 것을.여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초선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어떻게 생각하세요?"여포는 곧바로 답하지 않았다.대신 질문을 던졌다."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지?"초선은 창밖을 바라봤다.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가고 있었다."솔직히 모르겠어요.""......""도와야 하는 건지.""거절해야 하는 건지."여포는 고개를 끄덕였다.충분히 이해되는 고민이었다.잠시 후.그가 조용히 말했다."내가 결정해 줄 수는 없다."초선은 씁쓸하게 웃었다.예상했던 답이었다."그럴 줄 알았어요.""하지만."여포가 말을 이었다."하기 싫은 일이라면 하지 마라."초선은 그를 바라봤다."......""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 때 움직여."짧은 말이었다.하지만 초선은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그 순간.왕윤의 말보다 여포의 말이 더 크게 남았다.식사가 끝난 뒤.두 사람은 함께 밖으로 나왔다.초선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여포.""왜?""만약."잠시 망설임."정말 큰일이 벌어질 것 같다면?"여포는 잠시 생각했다.그리고 담담하게 답했다."언젠가는 벌어질 일이라면 막을 수 없겠지."초선은 고개를 끄덕였다.그 말이 이상하게 가슴에 남았다.그날 밤.왕윤의 집.
왕윤의 사무실.늦은 밤.불이 켜진 방 안에는 왕윤과 진궁만 남아 있었다.탁자 위에는 동대문 시장 관계도가 펼쳐져 있었다.동탁상인회.위나라텍스타일.강동패브릭.그리고 여포.왕윤은 한참 동안 지도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시장 분위기는 어떤가."진궁이 답했다."변하고 있습니다.""동탁은?""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왕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예상했던 답이었다.동탁은 쉽게 쓰러질 사람이 아니다.그가 지금 위치까지 올라온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하지만.한 번 흔들린 조직은 예전과 같을 수 없다.왕윤은 창가로 걸어갔다."동탁이 가장 강했을 때가 언제인지 아나."진궁은 잠시 생각했다."사람들이 그를 믿었을 때입니다."왕윤은 미소를 지었다.역시 진궁다운 대답이었다."맞네.""......""사람은 돈보다 신뢰를 잃었을 때 무너지지."잠시 정적이 흘렀다.왕윤은 결심한 듯 말했다."초선을 불러오게."진궁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얼마 후.문이 열리고 초선이 들어왔다."부르셨어요?"왕윤은 의자를 가리켰다."앉거라."초선은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분위기가 평소와 달랐다.왕윤은 잠시 말을 고르다가 입을 열었다."초선.""예.""자네에게 부탁이 하나 있다."초선은 조용히 기다렸다.왕윤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동탁을 만나거라."순간.초선의 표정이 굳어졌다.진궁은 아무 말 없이 상황을 지켜봤다.초선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왕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왜 저여야 하죠?"왕윤은 담담하게 답했다."지금 동탁은 누구도 믿지 않는다.""......""하지만 자네 정도라면 경계를 풀 수 있겠지."초선은 시선을 내렸다.이 부탁이 단순한 사업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왕윤도 그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위험할 수도 있다.""......""그래서 강요하지는 않겠다."방 안이 조용해졌다.진궁 역시 입을 열지 않았다.결국 결정은 초선이 내려야 했다.잠시 후.
초선 패브릭 아트.늦은 저녁.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에도 초선은 사무실에 남아 있었다.책상 위에는 디자인 시안들이 놓여 있었지만 집중이 되지 않았다.오늘 아침.왕윤에게서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시간 되면 한번 들르거라."짧은 한마디였다.하지만 초선은 알고 있었다.왕윤은 특별한 이유 없이 사람을 부르는 인물이 아니다.잠시 후.초선은 의자에서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았다.어느새 익숙해진 동대문의 야경.그리고 자연스럽게 한 사람이 떠올랐다.여포.처음에는 단순히 동탁상인회의 유능한 실장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독립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오히려 더 단단해지고 있었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미씨였다."언니, 아직 안 들어갔어요?""응.""또 일하는 거죠?"초선은 피식 웃었다."반은 맞고.""반은 틀리고요?"초선은 잠시 망설였다."생각 좀 하고 있었어.""여포 대표님?"초선은 대답 대신 웃었다.그 반응만으로도 미씨는 충분히 이해했다."언니.""왜?""너무 늦으면 뺏겨요.""뭘?""사람이요."초선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쓸데없는 소리.""진심인데."미씨는 한참 떠들다가 전화를 끊었다.사무실은 다시 조용해졌다.하지만 초선의 마음은 조금 더 복잡해졌다.다음 날.왕윤의 사무실.초선은 차를 마시며 왕윤과 마주 앉아 있었다.잠시 안부를 나눈 뒤.왕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요즘 여포는 어떤가."초선은 예상했던 질문이라 놀라지 않았다."잘 지내고 있어요.""사업은?""생각보다 빨리 자리를 잡고 있어요."왕윤은 고개를 끄덕였다."그 친구답군."잠시 정적이 흘렀다.왕윤은 초선을 바라보았다."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무엇을요?""여포 말일세."초선은 선뜻 답하지 못했다.왕윤은 미소를 지었다."사업가로서도 좋고.""......""사람으로서도."초선은 시선을 살짝 피했다.왕윤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대신 차를 한 모금 마셨다.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