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신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여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네요. 그들은 밖에 있으면 더 쉽게 우리에게 추월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거예요. 그래서 아예 쌍방의 차이가 크지 않을 때 우리와 싸우려는 거죠. 비록 우리 두 사람의 실력이 그 김석현이라는 자보다 높지만, 그들 저의당은 우리보다 더 오래 존재했어요. 그들에겐 무황의 내공을 지닌 강자가 우리보다 많아요.”“사람들에게 준비를 잘하라고 하고 대가를 좀 더 치르면 돼. 그들이 도전장을 냈으니, 우리는 이 기회에 아예 그들을 멸망시키자.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는 싸울 이유를 찾기 어려울 거야.”용신은 생각해 본 후 말했다.“그 김석현 등은 6품 무황에 도달했으니 우리의 실력으로 단번에 죽이지 못해.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해도 그들 역시 편치는 않을 거야. 우리 둘은 상황이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도망가도 되니 그가 우리를 쫓아올 수는 없을 거야.”용신은 저의당에 7급 무왕 수련의 강자가 있다고 해도 그들을 죽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스스로 도망갈 기회는 많을 것이라고 믿었다.게다가, 이제 용호당은 천란시에서 일류 가문이 되었으니 다른 일류 가문들도 스스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이전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 가문들은 파벌 간의 싸움에 전혀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이런 생각에 용호당의 두 강자는 더는 걱정이 없어졌고, 이 저의당이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보고 싶어졌다.이튿날 아침, 저의당 사람들은 이미 산 중턱의 거대한 광장에 서서 하나같이 엄숙하고 살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들은 이미 드래곤 신전 주인의 일을 듣고 마음속으로 모두 이 신전 주인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었다.“당주님, 이 용호당 사람들이 아직 안 왔는데, 설마 우리가 속임수를 쓸까 봐 못 오는 건 아니겠죠?”대장로는 천란시 쪽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김석현은 몇 초 동안 침묵을 지킨 후 대답했다.“천란시 안에는 그들보다 높은 내공을 지닌 사람이 별로 없으니 그들이 오만해진
“하하, 이 자식. 넌 누구야? 너희 당주도 이렇게 나대지는 못하는데 감히 이렇게 시건방을 떨어?”용호당의 대장로가 크게 웃었다. 4급 무황 내공인 그가 손을 휘두르자 거대한 영기가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허허!”상대방의 공격에도 이태호는 그저 웃기만 할 뿐이었다. 그는 상대방이 안중에도 없었다. 이태호도 그와 똑같이 손을 휘둘렀고 그의 것보다도 더 크고 긴 영기가 나타나서 상대방의 영기와 맞부딪혔다.쿵!엄청난 굉음과 함께 다음 순간 모든 이들의 예상을 벗어난 일이 벌어졌다. 용호당의 대장로가 시전한 영기는 손쉽게 파괴됐고, 이태호의 영기는 남은 에너지를 품고 대장로를 향해 날아들었다.“뭐야?”“이럴 리가 없는데?”용호당의 호신과 용신은 그 공격을 본 순간 겁을 먹었다. 이태호의 공격은 6급 무황과 견줄 정도였다.쿵!대장로의 앞으로 날아간 호신이 영기로 이루어진 거대한 벽을 만들어 앞을 막아서야 겨우 이태호의 영기를 막아냈다.비록 호신이 막아낸 건 남은 에너지를 품은 영기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압력이 상당하여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흥, 이제 알겠네. 네놈들이 이렇게 건방졌던 건 고수를 불러와서였어.”호신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주먹을 꽉 쥐었다.용호당의 대장로는 앞으로 한 걸음 나서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저놈 얼굴이 낯선 걸 보니 우리 섬의 사람이 아닌 듯합니다. 어쩌면 다른 섬에서 온 놈일지도 모릅니다.”호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6급 무황의 강자는 물론이고 4급 무황이라고 해도 이 섬의 사람이었다면 다들 알고 있었을 것이다.“흥, 우리 쪽수가 더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두 명의 6급 무황이 있는데 두려울 게 뭐가 있어요? 한 번 붙어보자고요.”용신은 주먹을 꽉 쥐면서 분노에 찬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았다.이태호는 느긋하게 손바닥을 뒤집어 보검 하나를 꺼내 그 안에 영기를 주입했다.“우리 저의당 제자의 사상자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내가 그쪽에 있는 강자들을 단번에 죽여야겠어.”이태호의 입가에 호선이 그려졌다. 그의
장미꽃비를 바라보던 임씨 가문 가주 역시 감탄을 금치 못했다.“무슨 무기지? 이 파동, 아주 막강해.”호신은 미간을 구기고 손을 휘적였다. 그러자 거대한 호랑이가 울부짖으면서 앞으로 튀어 나갔다.“가!”이태호가 손을 휘두르자 장미꽃잎들은 기괴한 궤적을 그리며 앞으로 날아갔다. 속도가 아주 느려 보였지만 사실 아주 빨랐다. 그것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호랑이의 앞에 나타났다.“죽여!”김석현이 손을 휘두르며 공격 명령을 내리자 양측의 사람들이 팽팽히 대립하여 싸우기 시작했다.쿵쿵쿵!굉음들이 연이어 울려 퍼졌고, 이태호가 시전한 장미꽃비들도 이때 폭발하기 시작했다.거대한 호랑이와 거대한 용은 겨우 4, 5개 정도 되는 장미꽃잎들의 공격을 받고 가루가 되어버렸다.“말도 안 돼. 저 자식 내공이 대체 뭐야? 왜 우리의 공격이 먹혀들지 않는 거지?”호신은 순간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가 시전한 무기는 그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무기 중 하나였고 본인도 수준이 낮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태호가 시전한, 영기가 응집되어 만들어진 장미꽃잎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저 자식의 무기를 보니 만만치 않은 것 같은데. 혹시 지품 무기인가?”용신의 안색도 좋지 않았다.이때 4, 50여 개 돼 보이는 장미꽃잎들이 다시 날아와서 그들의 앞에 서 있던 강자들을 전부 포위했다. 장미꽃잎들로 뒤덮인 공간은 아주 컸다.“빌어먹을, 우리 포위당했어.”용호당 대장로의 공격 또한 장미꽃잎들에 의해 와해하였다. 그는 원래 도망갈 생각이었지만 그가 반응했을 때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어떡하죠? 어떻게 해야 합니까?”나장로는 겁을 먹어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고 목소리가 떨렸다. 목숨을 위협당하는 느낌이었다.“너무 강해요. 저희 신전 주인님 정말 너무 강해요.”저의당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에 다들 자극을 받고 무척 흥분했다. 그들은 자기들이 이길 거라고 확신했다.쿵쿵쿵!굉음 속에서 여러 장로들과 용호당의 호신, 용신 두 사람은 허공에서 뚝 떨어졌고, 그대로 피투성
“아니, 난 죽고 싶지 않아!”용호당의 제자들은 조무래기들이라 다들 무기와 갑옷들을 버리기 시작했다. 일부 사람들의 눈동자에는 절망이 가득했다.“죽여, 빌어먹을. 예전에 네놈들이 우리를 어떻게 괴롭혔는데?”이때 김석현은 무자비한 전쟁의 신이 되어 상대측 진영으로 뛰어 들어가서 사람들을 마구 죽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동안 용호당에게 시달리며 오랫동안 참아왔었다.쿵쿵쿵!전투는 시작도 빠르고 끝도 빨랐다. 겨우 20분도 되지 않아 전투가 끝났다.전투는 완전히 일방적이었다. 저의당 사람들은 전례 없는 승리를 거두었고 용호당의 사람들은 전멸했다. 저의당 쪽은 2, 300명 정도 상처를 입었지만 죽은 사람은 없었다.“세상에, 우리가 이겼어요!”“아, 우리가 이겼어요!”저의당 제자들은 하나같이 소리를 지르면서 흥분한 기색을 보였다.“자, 자. 다들 전장을 정리해. 이렇게 급히 축하할 필요는 없어.”저의당의 대장로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어제까지 그들은 용호당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고뇌했었고,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언젠가는 용호당에게 먹힐 거라는 생각에 두려웠었다. 그런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그들은 오늘 승리를 거머쥐었고 용호당은 이렇게 사라졌다.“이렇게 빨리 끝나다니, 참 강한 사람들이네요.”임씨 가문 사람들은 저쪽 상황을 보면서 마침내 미소를 드러냈다.성 밖의 많은 수사들이 싸우는 소리를 듣고 날아와서 구경했다. 그들도 감탄했다.특히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용호당과 저의당이 결전을 치를 거란 걸 알았을 때, 저의당이 질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모든 건 그들의 예상을 크게 벗어났고 저의당은 거의 절대적인 승리를 얻었다고 할 수 있었다. 저의당 사람들은 이내 전리품을 챙기고 전장을 치웠다.그날 밤, 영천시의 함씨 가문. 함씨 가문 가주는 드디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그는 예전에 자주 함운성의 곁에 있었던 경호원들을 마당으로 불렀다.“우리 아들 어디로 간 거야? 왜 어제 낮부터 보이지 않는 거야?”함씨 가문
사실 그들도 조금 걱정되었다. 도련님이 외출해서 나쁜 짓을 저질렀다면 어젯밤에 돌아왔어야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은 걸 보면 이상했다.함태영은 멍청하지 않았다. 경호원들의 표정을 살피던 그는 이내 수상한 낌새를 눈치챘다.“라서훈, 나와...”그가 한 경호원을 불렀다.라서훈이라고 불린 경호원은 그 말을 듣더니 화들짝 놀라면서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그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말했다.“가, 가주님. 도, 도련님은 여행 가셨습니다.”함태영은 차갑게 웃었다.“라서훈, 솔직히 말할 기회를 한 번 더 줄게. 그렇지 않으면 널 죽일 거야.”거기까지 말한 뒤 함태영은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어갔다.“내 아들이 어떤 놈인지 내가 모를 것 같아? 걔가 여행을 좋아하는 애였던가? 얼른 솔직히 얘기해.”라서훈은 겁을 먹고 바닥에 털썩 꿇어앉았다.“가주님, 살려주십시오. 도련님, 도련님께서는 방 장로와 함께 외출하셨습니다. 그날 한 산수가 세 명의 미녀를 데리고 영천시를 지나던 길이었는데 도련님은 그들이 보기 드문 엄청난 미녀라면서 마음에 들어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저희에게 그들의 뒤를 밟으라고 했고 그들의 거처를 알게 되자 어제 아침 고수들과 방 장로를 데리고 떠났습니다.”함태영은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쥐었다. 얼마나 세게 주먹을 쥐었는지 뼈 소리가 들렸다.“이 빌어먹을 자식, 그 고약한 버릇을 아직도 고치지 못하고 또 나갔다고? 이 자식, 언젠가는 여자 때문에 죽고 말 거야.”비록 자기 아들이 또 나쁜 짓을 저지르러 나갔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함태영은 아들이 이미 죽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라서훈의 말대로라면 상대방은 산수일 뿐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함태영은 그 일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옆에 있던 중년 여성은 함운성의 엄마였는데 그녀가 함태영에게 말했다.“운성이는 아직 어려서 그래요. 노는 걸 좋아하는 것뿐이니까 너무 화내지 말아요. 언젠가 놀다가 힘이 들면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그만하지 않겠어요?”함태영은 그녀를
그 말을 들은 중년 여성은 안색이 흐려진 채로 함태영에게 말했다.“무슨 그런 재수 없는 소리를 해요? 좋은 얘기도 아니고 말이에요. 방 장로가 같이 있다잖아요? 그런데 뭐가 두려운 거예요? 걱정하지 말아요. 내일은 분명 돌아올 거예요.”저녁이 되자 김석현은 이태호 등 사람들을 불러와서 오늘 얻은 전리품을 그에게 건넸다.이태호는 공법과 무기 같은 것들에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김석현에게 그것들을 제자들에게 나눠주라고 했다. 대신에 그는 연단에 적합한 영초들을 골라서 단약을 만들 생각이었다.전리품을 나눈 후, 저녁이 되자 사람들은 다들 기뻐서 축하 파티를 했다.다음 날 아침, 이태호는 그제야 김석현과 장로들을 불렀다.“3품 저급 단약들인데 내공을 쌓는 데 도움이 될 거야. 가져가서 내공을 쌓아.”이태호는 김석현 등 사람들에게 단약을 건넸다.“3급 단약이라뇨. 신전 주인님, 이렇게 귀중한 단약들을 한꺼번에 꺼내시다니, 너무 대단한 거 아니세요?”대장로는 손에 들린 단약을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이런 단약은 예전에 꿈도 못 꿨다.5급 무황 경지에 오래 머물렀던 그로서는 이 단약으로 6급 무황이 되는 건 문제 없었다.옆에 있던 백지연이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태호 오빠는 3품 중급 연단사예요. 다른 사람들이었다면 이런 단약을 꺼내놓거나 얻기가 아주 어려웠겠지만 태호 오빠는 연단 재료만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요.”그 말에 저의당 사람들은 더욱 흥분했다. 3품 중급 연단사라니. 이런 연단사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존재인데, 그들의 신전 주인이 바로 그런 존재였다.이때 이태호는 잠깐 고민하다가 그들에게 말했다.“김 당주, 앞으로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김석현은 그제야 말했다.“저희는 우선 시내로 갈 생각입니다. 그곳에서 나오긴 했지만 아직 여러 사업이 정리가 안 됐거든요. 그리고 지금 우리가 용호당을 이긴 건 맞지만 아직 그들의 사업을 이어받지는 못했잖아요. 그래서 시내로 가서 그 사업들을 전부 처리할 생각입니다.”
함씨 가문 대장로는 잠깐 생각한 뒤 함태영에게 말했다.함태영은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요즘 자꾸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요. 한 번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시간을 보면 어제 이미 돌아왔어야 했잖아요. 그런데 어제도 돌아오지 않았고 오늘 오전에도 돌아오지 않았어요. 이젠 오후 한 시가 되었는데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걸 보면 틀림없이 무슨 일이 생긴 걸 거예요.”“나도 가볼래요!”이때 함태영의 아내가 밖에서 들어오며 덤덤히 웃었다.“난 내 아들이 무사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으니 한번 가보고 싶네요. 그 세 여자가 얼마나 예쁘길래 내 아들이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지 궁금하네요.”“그래. 그러면 잠시 뒤에 우리 함씨 가문의 무황급 내공의 강자들을 전부 데리고 같이 가는 거야. 최고 실력자들이 함께 간다면 임씨 가문도 겁을 먹겠지.”함태영은 잠깐 고민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이내 함태영은 아내 장경순과 십여 명의 무황급 강자들을 데리고 천란시로 향했다.30분도 되지 않아 함태영 등 사람들은 임씨 가문 별장 밖의 허공에 나타났다.눈앞의 별장을 바라보던 함태영은 차갑게 웃더니 아래를 바라보며 말했다.“임씨 가문 가주, 여기 나와보시죠.”함태영은 임씨 가문 사람들이 안중에도 없었다. 8급 무황인 그는 혼자서도 임씨 가문을 이 천란시에서 사라지게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는 함씨 가문의 모든 강자를 다 데리고 왔다.이태호 등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 임건웅은 예의 없는 상대의 태도에 화가 났다.그는 이태호를 포함해 임씨 가문의 강자들과 함께 날아서 밖으로 나가 상대방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가주님, 저 남자와 미녀 세 명입니다. 저 사람들이 다 임씨 집안에 있었다는 건...”상대방을 알아보기 위해 라서훈도 동원되었다. 함태영이 묻기도 전에 라서훈은 이태호 등 사람들을 알아보고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이때 이태호와 세 명의 여자가 다 임씨 집안에 있다는 건, 그들의 도련님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 의미했다
함태영이 강하게 나오자 임건웅은 비록 마음속으로 무척 분노했지만 반박할 수는 없었다.옆에 있던 장경순이 참지 못하고 임건웅에게 따져 물었다.“임건웅 씨, 우리 아들은 어디 있죠? 그리고 방 장로와 다른 사람들은요?”임건웅은 어깨를 으쓱이면서 손바닥을 뒤집어 보였다.“장경순 씨, 당신 아들이 어디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아들이 안 보인다고 날 찾아온 건가요? 하하, 여기가 유치원도 아니고 말이에요.”임건웅은 일부러 목청을 높여서 말했다. 적지 않은 천란시 사람들이 먼 곳에서 구경하고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했다.장경순은 화가 나서 이를 악물며 말했다.“임건웅 씨, 시치미 떼지 말아요. 내 아들은, 내 아들은...”장경순은 자기 아들이 그런 짓을 하려고 외출했다는 걸 말하기가 껄끄러웠다. 게다가 지금 적지 않은 천란시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어떻게 입을 열겠는가?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여사님, 아드님이 뭘 어쨌다는 거죠? 아들이 보이지 않는데 왜 임씨 집안을 찾아와서 사람을 찾는 거죠? 우리는 아드님을 본 적이 없는데 말이죠.”“말도 안 돼!”함태영은 주먹을 쥐면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이 자식, 네가 내 아들을 죽였지? 솔직히 얘기하는 게 좋을 거야. 내 아들은 너와 네 곁의 세 미녀를 찾으러 왔다가 소식이 끊겼어. 솔직히 얘기하지 않는다면 아주 비참하게 죽게 될 거야.”“아, 드디어 말했네요. 당신 아들이 제 곁에 있는 미녀들을 넘봤군요.”이태호는 시치미 떼기가 귀찮아서 직설적으로 말했다.“안타깝게도 그에게는 그럴만한 능력이 없었어요. 그와 함께 온 다른 사람들도 전부 내 손에 죽었죠.”“정, 정말 운성이를 죽였다고?”함태영은 안색이 파랗게 되어 분노엔 찬 얼굴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설마요. 저 자식이 누군데요?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요. 함운성을 죽였다고요?”“세상에, 저 사람 곁에 있는 세 미녀 확실히 아름답네요. 함운성이 눈독을 들인 이유가 있어요. 하지만 간도 참 크죠.
지금 이태호가 선연을 얻어 성지 장로의 눈에 들어갔고 머지않아 그는 온 창란 세계에 이름을 떨칠 것이다.아마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도 있다....이태호는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신수민 등 아내들과 말하고 나서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다.이번에 그는 먼저 연단술을 진급시킨 다음 내공의 경지를 돌파하고 마지막으로 단탑에 가서 제9층에 있는 보물을 가져오기로 결정했다.그는 마음을 가다듬고 신식을 사물 반지로 방출한 후 손을 가볍게 흔들자 보물 내에 있던 수십 개의 영약이 순식간에 그의 앞에 나타났다.20여 가지의 7급 영약은 다양한 빛을 발산하였고 은은한 향기를 풍기고 있었다.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은월초, 만년주과, 옥수영액이었다.이 세 가지 8급 영약은 모두 8급 파성단을 정제하는 원재료이었다.이태호가 성왕 경지로 되려면 아직 멀었다.그는 이 세 가지 8급 영약들을 잘 보관한 후 20여 개의 7급 영약 중에서 7급 고급 단약 강진단(降塵丹)을 정제하는 원재료들을 골라냈다.강진단는 태을 영단과 비슷한 약효를 가졌고 모두 성자급 수사가 경지를 돌파할 때 사용한 영단이었다.많은 중급 연단사 7급이 연단술을 높이기 위해 강진단을 정제하였다.7급 영약들을 모으고 나서 그는 왼손을 가볍게 휘젓자 단전 내에 있는 연천로를 꺼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연천로가 바닥 위에 나타나자 청련 이화가 순식간에 달려갔다.찌르륵.큰불이 단로를 감싸자 단로가 순식간에 달아올랐고 주변에 뜨거운 열기가 번졌다.단로가 거의 준비되자 이태호는 손을 뻗어서 만근이나 무거운 뚜껑을 향해 잡는 시늉을 하자 뚜껑이 허공에 떠 있었다.그러고 나서 신식으로 영약들을 조종해서 단로 안에 넣은 후 뚜껑을 닫았다.연천로 안의 영약은 영화에 의해 한순간에 순수한 영액으로 되었다. 이태호는 한눈도 팔지 않고 신중한 표정으로 연천로를 바라보았다.이렇게 두 시진이 지난 후 연천로 앞에 앉은 이태호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하면서 큰소리를 질렀다.“응결하라!”곧이어 그는 단로를 향해
이태호가 연장생에게 나쁜 인상을 남길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연장생은 개의치 않았고 심지어 이태호가 태일종에 더 오래 있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이 광경에 선우정혁은 어안이 벙벙해졌고 동시에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다급히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허허. 대장로님께서 원하신다면 태일종에 좀 더 오래 계셔서 못난 봉주, 장로들에게 가르침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이에 연장생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웃었다.“알았네. 자네의 속셈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태일종은 어쨌든 우리 태일성지의 세력이니까. 만 년 전에 제9맥의 곽운정 사형이 성지를 떠나 천남에 와서 태일종을 세운 후로, 우리 두 곳은 그동안 자주 연락을 해왔지. 내가 모처럼 천남에 왔으니 당연히 문하 제자들에게 조언을 해줘야지.”이 말을 들은 선우정혁은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태일종은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이지만 천남은 외진 곳에 있어서 성지의 고수들이 오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만 년 전에 종문을 세울 때도 조사(祖師)가 있는 제9맥의 사람들이 많이 왔다.그 후로 종문 내의 천교 제자들은 성지에 가서 수련할 자격이 있으나 자질이 특별히 출중한 제자 외에 기타 사람들은 성왕 경지로 돌파하면 다시 천남으로 돌아와서 신임 종주나 장로로 되었다.천남은 중주에 비하면 산간벽지라 할 수 있고 영기의 농도도 매우 옅기에 성지는 천남을 개발하는 데 그다지 열정적이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일성지의 역대 종주들은 태일종을 독립시킬 생각은 없었다.적어도 지금의 상황에서 성지는 그들을 지키고 있었다.신소문처럼 독립된 종문으로 된다면 성왕이 죽어도 복수해 줄 사람이 없었다.이태호는 이런 복잡한 상황을 몰랐고 연장생이 허락한 것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그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중주로 갈 생각이었다.지금 그는 머지않아 곧 돌파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른다.그는 연장생을 향해 포권을 취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양해해 주셔서 감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