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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2편 제목: 얼굴 천재 알바생의 달콤한 사정>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1 08:41:45

골목 구석에 위치한 카페 라떼르는 오늘도 한산했다.

사장이자 유일한 직원인 한연서는 파리가 낙하산 없이 번지점프를 해도 모를 정도로 고요한 매장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달 월세는 도대체 무슨 수로 내야 할까? 통장 잔고는 이미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였다. 인근에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선 이후로 손님의 발길이 완전히 끊겼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연서는 결국 떨리는 손으로 가게 문 앞에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를 붙였다. 시급은 법정 최저시급이었지만 양심상 성실하고 용모 단정한 사람을 원한다는 문구를 큼지막하게 넣었다. 사람이 한 명 더 있으면 주말이라도 숨통이 트일 것 같았다.

공고를 붙인 지 딱 세 시간 만에 딸랑거리는 맑은 종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연서는 늘 하던 대로 기계적인 인사를 건네려다 그 자리에 석상처럼 굳어버렸다.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는 평범한 인간의 범주를 한참 벗어나 있었다.

아니, 인간의 형상을 한 완벽한 조각상 같았다. 185센티미터는 가볍게 넘을 것 같은 훤칠한 키에 모델 같은 비율, 그리고 소멸하기 직전의 작은 얼굴에 꽉 들어찬 이목구비가 비현실적였다.

오뚝한 콧날과 짙은 눈썹, 그리고 흑발의 머리칼 사이로 보석처럼 빛나는 눈동자가 정확히 연서를 향했다. 연서는 순간 자신이 낡은 카페가 아니라 밀라노 패션쇼 런웨이 한복판에 앉아 있는 줄 알았다.

남자가 연서의 앞으로 천천히 다가와 싱긋 웃었다. 그 순간 어두컴컴하던 매장 안에 보이지 않는 하얀 꽃가루가 날리고 사방이 환해지는 환각이 보였다.

"구인 공고 보고 왔는데요."

목소리마저 낮고 부드러운 중저음의 동굴 목소리였다. 연서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이 남자는 도대체 왜 이런 구석진 골목 카페에 발을 들인 걸까? 혹시 거액을 노리는 사기꾼인가? 아니면 방송국에서 찍는 몰래카메라인가? 연서는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남자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희 카페는 보시다시피 시급이 아주 짠데요? 그리고 일도 생각보다 험하고 힘든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남자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시원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돈은 전혀 상관없습니다. 그냥 사회 경험을 쌓고 일을 배워보고 싶어서요. 이름은 강태오라고 합니다."

돈이 상관없다니. 연서는 이 남자가 백 퍼센트 수상하다고 확신했지만, 그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순간 이미 손가락은 합격 도장을 쾅 찍고 있었다. 이 정도 외모라면 카페 홍보 효과는 우주를 뚫고 나갈 것이 분명했다. 적자 인생을 탈출할 기회가 마침내 신의 계시처럼 찾아온 것이 틀림없었다.

"그럼 당장 내일부터 출근하세요. 보건증은 가지고 있죠?"

"네, 내일 아침에 바로 챙겨오겠습니다."

다음 날 아침, 태오는 약속한 출근 시간보다 무려 십 분 먼저 도착했다. 연서는 어젯밤 밤새도록 고심해서 고른 갈색 앞치마를 태오에게 건넸다. 시장에서 몇 천 원 주고 산 평범한 앞치마였는데, 태오가 몸에 매자마자 명품 브랜드의 오트쿠튀르 한정판 에이프런처럼 변했다.

패션의 완성이 얼굴이라는 말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절대적인 과학이었다. 연서는 속으로 연신 비명을 지르며 태오에게 포스기 조작법과 커피 레시피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늘은 공평한 법이었다. 태오는 신이 외모에 모든 능력을 올인한 나머지, 지독한 기계치에 상상을 초월하는 덜렁이였다.

"사장님, 얼음이 다 쏟아졌어요."

콰당탕 소리와 함께 제빙기 주변으로 둥근 얼음들이 사방팔방으로 요란하게 흩어졌다.

태오는 당황한 표정으로 얼음을 주우려 허리를 숙이다가 머리를 싱크대 모서리에 쿵 부딪혔다.

아픔을 참으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눈가를 찡그리는 모습마저 애절한 영화 속 미소년 그 자체였다. 연서는 속에서 천불이 나며 화를 내려다가도, 그의 얼굴을 대면하면 분노가 봄눈 녹듯 사르르 사라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얼굴이 용서의 이유이며, 얼굴이 곧 도덕이며, 복지였다.

"괜찮아요, 태오 씨. 어디 크게 다치지는 않았어요? 얼음은 내가 치울 테니까 태오 씨는 그냥 저기 서서 손님 오면 인사나 해요."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게 분명해. 아니, 일은 내가 다 해도 좋으니 얼굴만 봐도 배가 부르네.'

연서는 홀린 듯 속으로 생각하며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쓸었다.

정오가 되자 평소라면 한두 명의 손님이 올까 말까 한 카페 라떼르에 전무후무한 기적이 일어났다. 인근 여고의 학생들과 근처 오피스텔의 직장인 여성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매장 안이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여고생들의 단톡방을 시작으로 소문은 빛보다 빠르게 퍼져나갔다. 구석진 라떼르 카페에 걸어 다니는 다비드 조각상이 서서 커피를 탄다는 목격담이 지역 커뮤니티를 강타한 것이었다.

"어서 오세요. 라떼르입니다. 주문하시겠습니까?"

태오가 카운터에 곧게 서서 환하게 웃으며 손님을 맞이했다. 주문을 하려던 대학생 무리는 태오의 얼굴을 가까이서 직시하자마자 짧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자빠질 뻔했다.

"어머, 미쳤다! 진짜 미모 실화야?"

"저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랑, 혹시 그쪽 전화번호 좀 주시면 안 돼요?"

여대생의 적극적인 대시에도 태오는 그저 순진무구하게 눈만 깜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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