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문 연무장에서 네 명의 장로는 대전 외부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한참 지나도 소식이 없자 그들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몇 명이 안절부절못하던 그때 갑자기 한 제자가 빠르게 달려와 보고했다.“보고합니다...”병사는 큰 소리로 외치며 연무장 휴게실로 뛰어 들어왔고 온몸이 떨렸으며 얼굴은 창백했다. 마치 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그는 땅에 무릎을 꿇고 꼭두각시처럼 굳어 있었다.잠시 후, 그가 겨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보고드립니다... 장로님들... 문주님이... 문주님이 이도현에게 살해당했습니다!”그 말을 듣자마자 네 명의 장로는 벌떡 일어나 눈이 휘둥그레져 그 제자를 둘러쌌고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충격에 차서 물었다.“진...진짜인가! 문주가 정말 죽었다는 말인가?”“네 눈으로 직접 봤느냐?”“어떻게 죽였느냐? 시신은 있는가? 사진은 찍었느냐?”“이도현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 정말 김등이 죽은 게 확실한가?”네 명의 장로는 거의 동시에 이 질문들을 쏟아냈다. 그들은 비록 이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막상 이 소식이 전해지자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믿기지 않았다.동시에 그들의 마음은 이도현이 김등을 죽였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고 너무나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죽었습니다! 백 퍼센트 확실합니다. 이도현의 한 검으로 김등을 죽었고 몸이 그대로 폭발해 혈안개가 되었습니다! 이도현은 떠났습니다! 이미 산을 내려갔고 그를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는 너무 겁이 나서 사진을 찍는 걸 깜빡했습니다!”이미 어느 정도 진정된 제자가 네 명의 장로의 질문에 답했다.“막으라고? 도대체 누가 그를 막겠느냐! 빨리 명령을 전해라. 절대 이도현을 막지 말고 그가 자유롭게 떠나도록 해라! 절대로 그를 방해하지 말도록 해! 아니, 이렇게 전해라. 길목에 있는 모든 제자들에게 오늘 할 일 없으면 집에 가서 아내와 함께 잠이나 자라고 전해라. 아내가 없는 자들은 아무 여자나 찾아가 놀라고 전해라. 절대로 이도현이 산을 내려가는 것
“조성문 문주 김등이 죽었으니 우리는 문주 자리를 서둘러 회의를 열어 박탈하고 김등의 모든 가족을 성문에서 추방해야 해! 또한 김등과 김등의 아들이 예전에 했던 모든 일은 그들 개인의 행동일 뿐이며 복수를 원한다면 가족을 찾아가도록 하고 우리 조성문과는 무관하다고 세상에 공표해야 해.” 전공장로가 냉정하게 말했다. 그의 이 말은 김등이 조성문에서 했던 모든 일을 완전히 지우겠다는 의도였다.“맞아... 그렇게 해야 해! 그리고 우리는 김등의 문주 자리를 폐지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주도 선출해야 한다. 이 일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어. 여러 장로님들, 어떻게 생각해?” “맞아! 반드시 심사숙고해야 해! 새로운 문주는 반드시 우리 네 명 장로의 의견을 따르는 사람이어야 해. 이게 아주 중요해!” “맞아! 이게 매우 중요하다. 우리 조성문은 다시는 김등처럼 독단적인 문주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문주여야 한다!”“좋아! 그렇게 하자...”네 사람은 몇 마디 말로 조성문의 장래를 좌지우지할 새로운 지도자가 누가 될지를 이미 결정했다. 이 순간부터 조성문은 더 이상 문주가 주도하는 곳이 아니라 네 명의 장로가 실질적인 권력을 쥐게 된 것이다.... 조성문 문주 김등이 죽었고 조성문은 그를 직접 제명했다. 이 소식은 마치 바다의 바람처럼 삽시간에 온 세상에 퍼져나갔다. 단번에 수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조성지 전체가 완전히 들끓었다. 조성지 사람들의 첫 번째 반응은 그럴 리가 없다고 믿지 않는 것이었고 곧이어 모두 미친 듯이 소식을 확인하며 이 일이 사실인지 증명하려고 했다. “헐!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김등이 죽었다고? 이건 절대 말이 안 돼! 김등은 조성문 문주였잖아! 이 이도현이란 영웅은 대체 누구야! 어떻게 이렇게 대단한 거지?”“그래! 김등과 김등의 아들, 그 악랄한 부자가 드디어 죽었어! 듣자 하니 김등의 아들도 이도현에게 죽었고 이번에는 김등까지 죽였다고 하더라고. 이게 바로 업
“아이고! 이 녀석아, 좀 천천히 뛰면 안 되니! 네가 여자 아이면서 이렇게 호들갑을 떨고 침착하지 못하면 대체 어떤 남자가 너를 좋아하겠니!” 동방씨 가문 어르신은 손녀를 보며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조금 전까지도 자신의 소중한 손녀를 이도현에게 소개해 그와 결혼시키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성격이 급한 손녀를 내놓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알다시피 강자의 여자가 되려면 단순히 예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기품 같은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의 손녀는 너무 활발했다. 분명히 예쁘장한 미인인데도 불구하고 하는 행동은 마치 남자아이 같았다. 이런 여자를 누가 좋아할까? 남성적인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진 않지만 그런 취향을 가진 남자는 많지 않다. 그는 진심으로 손녀를 내놓기가 망설여졌다. “할아버지! 지금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에요. 이도현 오빠가 조성문 문주를 죽였다고요!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아요! 이 소식이 벌써 퍼졌어요. 할아버지, 이제 어떻게 해야 해요?”동방가요의 말에 동방 어르신은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잠시 후, 그는 갑자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가요야! 네가 뭐라고 했니? 이도현이 누구를 죽였다고?”“조성문 문주 김등이요!” “조성문 문주를? 김등이 죽었다고? 그게 어떻게 가능해?! 가요야! 이게 확실한 소식이니? 이 말을 함부로 퍼뜨려선 안 돼. 그 사람이 조성문 문주였잖아! 조성문 문주라니!”동방 어르신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동방가요는 아직도 숨을 고르며 말했다. 그녀가 돌아오는 길에 얼마나 급히 달려왔는지 알 수 있었다. “할아버지! 밖에 사람들이 다 이 얘기를 하고 있어요. 저도 조성문에 있는 친구한테 전화를 걸어 물어봤는데 조성문 전체가 난리가 났대요! 조성문에서는 이도현 오빠가 조성문 문주의 아들을 먼저 죽였고 김등이 복수를 하려다가 이도현을 이기지 못했대요. 그래서 사람을 보내 암살을 시도했는데 그게 이도현을 화나게 해서 결국 조
이때 조성지의 한 여관에서 현연왕은 창밖의 흥분한 사람들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도현이 조성문 문주 김등을 죽였고 조성문이 그러한 결정을 내린 것을 보며 더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공작제국의 국사로서 이번에 공작제국의 구황자가 살해된 사건을 조사하러 온 것이었지만 이도현을 본 후에는 이 사건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원래 며칠 동안 이도현을 관찰한 후에 공작황제의 요구에 따라 그를 데려갈지 말지 결정하려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도현의 모든 행동이 그의 예상을 초과했으며 만약 공작황제의 지시대로 이도현을 데려간다면 공작제국에도 조성문과 같은 재앙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염려되었다.현연왕이 여기서 고민하고 있는 사이 그의 소중한 손녀 현유정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정말 대단해! 진짜 대단해, 이도현 이 녀석은 정말 하늘을 거스를 정도로 강해! 너무 대단해, 고무계의 다른 청년들과는 비교도 안 돼! 인품도 좋고 무공도 뛰어나며 잘생기기까지 했어! 그리고 이렇게 용감하기까지 하니 너무 완벽해!”현유정은 흥분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이도현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그야말로 남자의 표준이라 여길 정도였다.“얘야! 조용히 좀 해라!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니? 여자아이가 이렇게 남자를 칭찬하다니,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뭐라고 하겠냐!” 현연왕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손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손녀가 남자를 칭찬하는 것은 좋지만 이렇게 과하게 칭찬하는 건 도가 지나치지 않은가. 이건 남자를 칭찬하는 게 아니라 남편을 칭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뭐가요! 이도현 오빠가 원래 대단하니까 칭찬하는 거잖아요! 할아버지, 혹시 질투하는 거 아니에요?” 현유정은 입을 내밀며 말했다.“할아버지가 이도현을 질투한다고? 얘야, 너 말 좀 제대로 해라. 너 할아버지 같은 위치와 인품으로 무슨 그 젊은이를 질투하겠냐? 게다가 생각 없이 행동하는 무지한 아이를 질투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외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대해 이도현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마치 이 모든 것이 그와 무관한 일인 것처럼 그는 혼자서 이전에 머물렀던 여관으로 돌아갔다.여관 입구에 도착하자 갑자기 이도현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고 아주 불길한 예감이 마음을 덮쳐왔다. 이도현은 신기로 여관 안에 몇 명의 강력한 고수들이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그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여관 문을 열고 들어갔다.그는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여관이니 여러 사람들이 오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단지 이들이 자신을 건드리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가 여관 안으로 들어갔을 때 분위기가 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바로 느꼈다. 여관의 로비는 평소에 시끌벅적한 곳이었는데 오늘은 유난히 고요했다. 식사를 하는 사람도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로비 중앙에는 노자가 한 명 앉아 있었고 그의 곁에는 여러 사람들이 서 있었다. 이도현이 밖에서 느꼈던 강력한 기운은 바로 이들로부터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그들의 앞에는 세 사람이 서 있었는데 도광, 신영성존, 그리고 이도현의 시중을 들던 하녀인 등자월이었다. 이 모습을 본 이도현은 곧바로 이들이 자신에게 문제를 일으키러 온 사람들임을 알아차렸다.그는 다시 노자를 주시했다. 노자의 몸에서는 차가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이도현이 들어온 순간부터 그를 향해 맹렬한 눈빛을 던졌다. 그 눈빛은 마치 이도현을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은 듯했다. 이 눈빛만으로도 이도현은 이들이 자신을 찾아온 적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이도현이 들어서자 등자월이 가장 먼저 그에게 달려가며 서러움 가득한 목소리로 외쳤다. “도련님! 돌아오셨군요!”신영성존과 도광도 뒤이어 이도현의 곁으로 다가왔다. 신영성존은 곧바로 외쳤다.“주인님!”이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무슨 일이지?”신영성존이 설명했다. “주인님, 그들은 자신들을 고무계 귀령문의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인님께서 그들의 미래 장문 후보와 몇몇 장로들을 죽였다고 책임을
“흥! 네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알 게 뭐냐. 내가 아는 건 단 하나다, 네가 우리 귀령문의 문주 후보를 죽였으니 넌 죽어야 마땅하다는 거다!” 노자는 이성을 잃고 소리쳤다.“하하하! 잘도 말을 하네. 그럼 나도 한마디 하지. 나 역시 네놈 귀령문의 놈들을 죽이는 데 이유가 필요 없다. 앞으로 네놈들이 한 명씩 나타날 때마다 한 명씩 죽일 거고 두 명이 오면 두 명 다 죽여주마! 언젠가는 내가 고무계에 가서 너희 귀령문을 멸문시키고 말겠다!”이도현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노자의 비합리적인 태도에 격분한 이도현은 자신이 아직 귀령문에 대한 복수를 하지 않았음에도 그들이 먼저 찾아와 오만한 말을 내뱉는 것에 참을 수 없었다.“지금부터 네놈들부터 죽여주마!”말이 떨어지자마자 음양검이 그의 손에 나타났고 귀령문의 사람들이 반응할 새도 없이 이도현은 칼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무수한 검기와 살기가 마치 거센 파도처럼 귀령문의 사람들을 덮쳤다.“전부 죽어라! 인간 말종의 짐승 같은 놈들! 스스로 잘난 척하는 오만한 놈들! 모두 죽어라!”이도현이 자신에게 공격을 가하자 귀령문의 노자는 분노로 광분했다.그는 오늘 복수하러 온 것인데 아직 자신이 공격하기도 전에 이도현이 먼저 나선 것에 기가 막혔다.“건방진 놈! 내가 너에게 차라리 고통 없이 죽게 해줄 기회를 줬는데 네놈이 그것을 거부하고 감히 나에게 덤비다니, 이게 말이 되냐?”귀령문의 노자는 화가 나서 얼굴이 시커멓게 변했다.그러나 그를 놀라게 한 것은 이도현이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는 사실이었다. 이도현이 대수롭지 않게 휘두른 한 검이 자신에게 강력한 압박감을 주었다.노자는 긴장을 놓지 않고 손바닥을 내질렀고 강력한 장력이 이도현의 검기를 부수었다. 이후 그는 공중으로 날아올라 또 다른 손바닥을 이도현의 머리 위로 내리쳤다.“건방진 놈, 우리가 얼마나 무서운지도 모르고 감히 우리 귀령문에 도전하다니, 내가 너를 지옥으로 보내주마!”그러나 노자가 미친 듯이 달려드는 것을 본 이도현은 여전
“아...” 노자는 땅에서 몸을 일으키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포효했다. “아... 이놈! 감히 나를 이렇게 대하다니! 내가 너를 죽여버리겠다!”그러나 그가 움직이기도 전에 이도현의 모습이 순식간에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그리고 곧바로 노자의 가슴을 걷어차 그를 땅에 넘어뜨린 후, 그의 얼굴 위에 발을 내리찍었다. “이 늙은이야! 네 놈 실력이 고작 이 정도냐? 나를 죽이겠다고?” 이도현의 경멸하는 말투에 노자는 피를 토했다. 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이도현의 발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오장육부가 폭발할 것 같았고 입가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흘러나왔다. 그는 성급 강자이자 귀령문의 장로였다. 이도현이 그의 제자를 죽이지 않았다면 그는 다음 문주의 스승이 될 인물이었는데 이렇게 명망 높은 자신이 이제는 한낱 인간에게 얼굴을 짓밟히며 모욕을 당하다니, 이보다 더 큰 수치가 있을까. “이 개 같은 놈아! 이도현, 당장 장 장로님을 풀어줘라!”귀령문의 몇몇 제자들이 스승이 모욕당하는 장면을 보고 분노하며 소리쳤다. 몇몇은 스승을 구하려고 돌진하기도 했으나 이도현은 그들을 아예 신경 쓰지도 않았다. 그들의 오만한 소리에도 그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음양검을 반대로 휘둘렀다. 쾅! 쾅! 쾅! 몇 번의 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귀령문에서 이도현을 비난하며 달려들던 제자들은 그 자리에서 검기에 의해 혈안개로 변했다. 이 장면을 본 나머지 제자들은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고 얼굴에는 순식간에 공포가 가득 찼다. 그들은 이도현을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두려워했다. 너무 잔혹했고 너무나도 무시무시했다! 말 한마디 했다가 바로 죽임을 당하다니! 이도현의 발아래 깔린 노자는 자신의 제자들이 또다시 몇 명이나 죽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고 동시에 이도현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졌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몸부림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비스듬히 눈을 치켜뜨고 차가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도현...
“네가 감히 나를 죽이겠다고? 하하하... 이놈아! 내가 너에게 백 번의 목숨을 줘도 감히 나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으냐? 한번 해보라고!” 로자의 완강한 태도에 이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대신 행동으로 그에게 자신이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했다. 음양검이 들어 올려졌고 가볍게 내려쳤다. 푹! 로자의 오만한 머리가 검이 내려오면서 그의 목에서 떨어져 나갔다. 죽는 순간까지도 그는 자신이 이렇게 죽을 것이라고는 믿지 못했다. 세속세계의 젊은이 손에 죽다니, 그것도 얼굴이 짓밟힌 채로 목이 잘려 죽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이 광경에 귀령문의 다른 제자들은 혼비백산하여 잠시 충격에 빠졌다가 곧 도망치기 위해 창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나 그들이 몇 걸음 나아가기도 전에 이도현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들을 제지했다. “한 발짝이라도 더 나아가면 죽는다!”마치 사신이 말하는 듯한 목소리에 그들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다. 마치 나무 인형처럼 그 자리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우리를 죽이지 말아주십시오!”“제발 우리를 살려주십시오! 우리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우리 스승님이 데려온 거지 우리와는 상관없습니다. 당신이 우리를 죽이면 안 됩니다!”그들의 애원에 이도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난 사람 죽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이 말을 들은 모든 사람은 속으로 할 말을 잃었다. 특히 귀령문의 제자들은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네가 사람 죽이는 걸 안 좋아한다고? 그 말을 너 스스로도 믿고 있냐?” 몇십 년을 살면서 눈도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악당을 많이 봐왔지만 이도현과 비교하면 그들이야말로 선량한 사람들이었다. 사람 죽이는 걸 안 좋아한다고? 그 말이 이도현의 입에서 나올 줄은 몰랐다.이도현은 그들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든 상관하지 않았고 그는 진심으로 사람을 죽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가 사람을 죽인 적은 언제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였을 뿐 스스로 먼저 죽인 적은 없었
푸르른 거대한 청룡이 하늘을 휘감고 백호가 포효하며 달려들더니 온 세상을 불태울 듯한 주작이 삼면에서 장우를 협공했다.이 순간 이도현의 내공은 그 누구도 가늠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으며 심지어 그 자신도 어느 정도로 강해졌는지를 알지 못했다.원래의 내공 도행을 제외하더라도 용주과 하나를 먹으면 500년의 원력을 얻을 수 있다. 이 500년 원력만으로도 수많은 고수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쿠웅!강대한 힘이 공중에서 장우와 충돌했다.순간 장우는 벼락에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마치 산악 하나가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에 그의 몸은 저도 모르게 뒤로 날아갔다.그 찰나 그는 오장육부가 으스러질 듯한 고통에 휩싸였고 체내의 원력이 완전히 뒤틀리기 시작했다.“도련님...”천현문의 사대 법왕은 놀라움에 휩싸여 절규하듯 소리치며 장우를 향해 달려갔다.이 장면을 본 모든 사람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몇몇 여인들은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그에게 빠져들 것만 같았다.그녀들은 강렬한 기운에 압도되어 그대로 주저앉았다.쾅!거대한 굉음과 함께 궁전 전체가 흔들렸다.장우는 대전 바닥에 깊이 박힐 정도로 심하게 떨어졌다.최고급 재료들로 지어진 이 대전은 넷째 황자의 저택이다. 지반은 더욱이 화강암으로 다져진 터라 일류 고수라도 구멍 하나 뚫으려면 힘이 필요했다.하물며 지반이 장우에 의해 인형이 새겨질 만큼 함몰되었으므로 이도현의 주먹이 얼마나 강한지 짐작할 수 있다.“도련님...”이 장면을 목격하고 혼비백산한 천현문 풍우뇌전 사대 법왕은 황급히 인형이 새겨진 구덩이에서 장우를 구출했다.그러고는 제일 먼저 생사를 확인하였다.당황한 나머지 그들이 무사라는 사실조차 잊은 채 제일 간단한 방법으로 손을 코 밑에 대고 숨소리가 나는지 확인했다.손가락에 미약한 숨결이 느껴지자 그들은 그제야 안심하고 황급히 공간 반지에서 담약을 꺼내 장우에게 먹였다.그들은 명령을 받고 장우의 안전을 위해 따라나선 것이었다.원래 그들은 장우의 무술 실력으로 성역 전체를 가로지
이 장면을 보고 현장에서 제일 분노한 사람은 두 명뿐이었다. 한 명은 장우이고 다른 한 명은 넷째 황자였다.장우는 무시당한다는 굴욕감에 치가 떨렸다. 방금까지 놀림 받았던 그는 이제 아예 공기 취급까지 당하니 아주 치욕스러웠다.넷째 황자는 순수하게 질투심에 불타고 있었을 뿐이다. 그가 양주희에게 반한 뒤로 갖은 아양을 떨며 그녀의 환심을 사려고 온갖 수단을 다 쓰던 참이었다.그러나 이 며칠 동안 그가 무슨 짓을 하든,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이든, 어떤 방법을 쓰든, 양주희는 그를 비웃으며 상대도 해주지 않았다. 심지어 그를 보는 눈빛마저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그런데 현재 그녀는 이 찌질한 자식을 완전히 다른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에서 흘러나오는 애틋한 감정은 먼 거리에서도 느껴졌고 그들의 친밀한 행동은 그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아니,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저 찌질한 자식이 뭐가 좋다고? 그냥 너한테 꼬리치고 순종적이니 그런 거 아니야? 그런 놈에게 홀딱 반해 버리다니! 그딴 찌질한 자식 따위가 대진제국 넷째 황자인 나와 비교할 수 있어? 찌질한 자식이 감히 대진제국 넷째 황자와 견주려고 하다니! 왜 그딴 찌질한 어린놈을 선택하고 넷째 황자인 나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 거야? 이건 대체 어찌 된 도리인가? 설마 순종적인 어린놈이라 선택한 건가? 만약 그게 이유라면 내가 저 찌질한 자식보다 더 잘할 수 있어. 이 분야에서 내가 전문가라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말이지!’이렇게 생각한 넷째 황자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평생 남의 여자를 빼앗기만 했던 그는 자신이 마음에 둔 여자를 다른 놈에게 뺏긴 건 처음이었다. 이런 굴욕을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하지만 사람들은 이도현과 양주희의 대화에서 지금 이 순해 보이는 어린 남자는 다름 아닌 이 여자의 후배이자 천현문 장우의 동생인 장선을 죽인 범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네가 이도현이야?”장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쏘아보며 냉담하게 말했다.“그래 맞아! 나야!”“내 동생 장선을 네가 죽
“저 사람 누구예요?”“어떻게 들어온 걸까요?”“와. 저 사람 뭐예요? 어떻게 들어온 거죠? 아니면 처음부터 이곳 어딘가에 숨어있었던 걸까요?”“그건 말이 안 돼요. 우리가 들어올 때 이곳에 분명히 아무도 없었어요. 저렇게 큰 사람이 숨어있었다면 우리가 몰랐을 리가 없어요.”“그건 모르죠. 만약 엄청 강대한 사람이라면 기운을 완전히 숨기고 들어왔을 수 있죠. 그래서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거고...”“에이, 설마요. 장우 씨처럼 강대한 사람도 기운을 숨기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그걸 해내요.”“성역에 이렇게 대단한 인물이 나타났는데 우리가 여태까지 몰랐다는 게 말이 돼요?”“보아하니 넷째 황자 쪽 사람인데 우리는 저런 사람이 있다는 걸 왜 전혀 몰랐을까요?”“나이가 어려 보이는데 강하면 얼마나 강하겠어요.”사람들은 소곤거리며 새로 나타난 인물의 정체를 추측했다.하지만 정체를 이미 알아본 사람은 얼굴색이 순간 창백해지더니 경악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이도현은 사람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재빨리 양주희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고 강대한 원력을 건네주었다.양주희를 구속하던 힘은 이도현의 강대한 원력을 만나자 바로 온데간데없어졌다.“이 나쁜 녀석아, 이곳에는 뭐 하러 왔어?”자유를 되찾은 양주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그녀는 반가운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감추지 못한 기쁨과 감격이 가득했다.“선배, 고생했어요... 다 저 때문이에요.”이도현이 연신 사과했다.“그러지 마. 너 설마 이 선배를 너의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는 거야?”양주희는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이도현의 귀를 잡아당기며 꾸짖었다.“아파요... 선배, 손 놓으세요...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 그냥 선배가 너무 걱정돼서... 선배는 제 가족이에요. 저의 가장 소중한 가족...”이도현이 대답했다.그는 과장해서 비명을 지르며 선배에게 용서를 구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선배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모
방금까지 말하던 사람들은 장우의 무서운 기세에 눌려 입을 꾹 다물었다.넷째 황자를 도와 장우를 설득하려면 목숨까지 바쳐야 하니 아무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이 천한 것. 오늘 너를 죽이는 것은 복수의 시작에 불과하다. 어디 너희같이 비천한 놈들이 내 동생을 죽여. 난 너의 선후배를 모두 지옥으로 보낼 것이다.”장우는 양주희를 노려보며 말했다.양주희는 움직일 수도, 말할 수도 없어 그저 분노와 경멸에 찬 눈빛으로 장우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종래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단지 이렇게 죽는 것이 조금 억울할 뿐이다.“죽어라, 이 천한 년. 지옥으로 내려가 내 동생에게 사죄해. 그리고 머지않아 태허산 전체를 지옥으로 보낼 거니까 먼저 내려가서 기다리고 있어. 우리 천현문이...”장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한 줄기의 푸른빛이 대전 밖에서 날아 들어왔다. 푸른빛은 강력한 힘이 담겨 있었고 쏜살같이 장우의 미간을 향해 날아갔다.장우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푸른빛을 보고 화를 내더니 강대한 손바닥 힘을 내밀어 푸른빛을 막으려 했다.그러나 푸른 빛은 손바닥 힘을 꿰뚫고 곧장 장우를 향해 날아갔다.장우는 자신의 강력한 한 방이 작은 은바늘 하나를 막아내지 못한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다른 사람이 제대로 봤을지 모르지만, 그는 푸른빛 안에 작은 은바늘이 들어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그는 은바늘 하나에 이렇게 강력한 힘이 담겨 있을 줄은 몰랐다. 그의 손바닥 힘으로 은바늘을 막지 못했을뿐더러 속도도 늦추지 못했다. 이로부터 이 은바늘의 소유자가 얼마나 무서운 실력을 갖춘 사람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 은바늘은 장우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그는 손을 들어 두번째 공격을 날릴 시간조차 없었다.바로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이 은바늘은 나를 노리고 온 거야. 그럼 대진제국의 사람이 아니라 저 여자를 구하고 싶은 사람이 보낸 것이 분명해. 내가 이 은바늘을 빌어 저 여자를 죽인다면 복수도 할 수 있고 대진제
풉.넷째 황자는 장우의 발길질에 피를 토하고 말았다.“이건 경고입니다. 계속 막무가내로 나온다면 더 이상 봐주지 않겠습니다...”장우는 경멸에 찬 눈빛으로 넷째 황자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그러고는 넷째 황자를 제쳐놓고 양주희를 향해 몸을 날렸다.“장우 씨, 멈추게...”크게 당황한 넷째 황자는 자신의 상처를 아랑곳하지 않고 즉시 몸을 날려 장우를 막으려 했다.“저자를 막아라. 무슨 일이 있어도 양주희 씨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 이건 아바마마의 명령이다. 빨리 막아라.”넷째 황자가 소리쳤다.명령이 떨어지자 넷째 황자의 부하들은 즉시 싸우던 상대를 버리고 장우를 향해 빠르게 돌진했다.“죽고 싶으냐...”장우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고수를 보고 귀찮다는 듯이 외치며 보검을 휘둘렀다. 순간 그의 검에서 강력한 검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사람들을 향해 거세게 덮쳤다.펑. 펑. 펑.검기가 닿은 곳에 폭발음이 들리더니 장우를 향해 달려온 몇몇 고수가 모두 피안개로 되었다.“주제도 모르는 놈들.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거다. 날 원망하지 마라.”장우는 차갑게 말하며 곧바로 양주희 앞에 도착했다.“장우 씨, 멈춰요. 한 걸음만 더 나아가도 후회하게 될 거예요. 본 왕이 천현종을 성역에서 사라지게 할 거니까 각오하세요. 저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에요.”넷째 황자가 필사적으로 외쳤다.이 소리에 모두가 싸움을 멈추고 장우 쪽을 바라보았다.넷째 황자가 불러온 사람들도 장우를 설득하기 시작했다.“장우 씨, 충동하지 말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오.”“맞아요. 저도 장우 씨 동생이 살해된 사건에 대해 조금 알고 있어요. 진정한 범인은 이 아가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에요.”“장우 씨, 동생의 복수를 위해 이 아가씨를 죽이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제가 알기로 장우 씨의 동생을 죽인 사람은 이 아가씨의 후배예요. 그러니 무고한 여인을 잡지 말고 그 후배를 찾아가 복수하세요. 그래야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 답죠.”“진정한 사나이라면 잘못한 사람에게 찾아가
대전 전체가 강력한 기운으로 가득 찼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그 강대한 기운의 영향을 받아 미간을 찌푸리며 스스로 내공을 다스리기 시작했다.다행히도 다들 각 세력의 젊은 영재라 내공이 뛰어나기에 별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만약 내공이 낮은 사람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벌써 다리에 힘이 풀리고 바닥에 주저앉았을 것이다.“죽을 놈... 한 사람도 남기지 말고 다 죽여라... 뒷감당은 내가 할 테니까 이 반역자들을 전부 죽여라.”넷째 황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그는 공간 반지에서 보검을 꺼내더니 장우를 향해 몸을 날려 검을 휘둘렀다.하지만 그와 장우의 실력 차이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장우는 넷째 황자의 공격을 단번에 막아냈다.“실력이 없으면 얌전히 계세요. 저는 황자님을 죽이고 싶지 않아요. 더 이상 저를 자극하지 마세요.”장우가 엄숙한 말투로 말했다.“장우, 네 이놈. 오늘 한 사람도 여기서 빠져나갈 생각 하지 마. 오늘 우리 대진제국을 함부로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본때를 보여주겠다. 다 죽어라...”넷째 황자 진정이 분노하며 다시금 달려들었다. 그는 당차게 보검을 휘둘렀다.이 상황에서 그는 용맹한 모습으로 싸울 수밖에 없었다.넷째 황자도 그와 장우 사이의 실력 차이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목숨을 걸고 싸워야만 했다.그는 대진상제에게 자신의 용감한 모습을 보여야 했다. 상제가 맡긴 일을 완수하기 위해 강적인 걸 뻔히 알면서 맞서 싸우는 모습 말이다.넷째 황자는 상제의 자리를 위해서 목숨까지 걸 수 있었다.“미련하게 굴지 말고 물러나세요.”장우는 화를 내며 말했다. 그는 목숨을 아끼지 않는 넷째 황자의 모습이 너무 꼴 보기 싫었다.솔직히 말해서 장우도 이런저런 염려가 있어 일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 싶지 않았다. 조금 전에 심한 말을 하기는 했지만, 그는 정말로 넷째 황자를 죽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황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의 앞에서 이렇게 거만하게 굴었다면 그는 벌써 상대의 목을 베었을 것이다.하지만 넷째 황
장우의 이 말은 분명히 대진제국과 대진상제를 도전하겠다는 뜻이었다.이로부터 천현문이 아주 대단한 종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 장우는 그토록 대담한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이를 뒷받침할 실력이 못 된다면 그의 종파는 끝없는 불행을 맞이할 것이다.하지만 실력이 있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황제에게 맞설 수도 있고 황제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좋아요. 아주 좋아요. 장우 씨, 역시 대단한 사람이네요. 우리 대진제국이 안중에도 없고 아바마마도 감히 무시하다니. 잘 알겠어요.”넷째 황자는 장우의 거만한 태도에 기가 차서 웃으며 말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은 사나워졌고 목소리에는 살기가 가득했다.“본 왕은 당신이 오늘 양주희 씨를 어떻게 죽이는지 똑똑히 지켜보겠어요. 미리 경고하는데 오늘 양주희 씨를 건드리면 내일 대진제국의 십만 대군이 천현문을 포위할 거예요. 그때 천현문이 얼마나 강한지 두고 보죠. 무슨 배짱으로 감히 우리 대진제국을 건드리는지 똑똑히 지켜볼 거예요.”“우리의 십만 대군이 모두 뛰어난 강자는 아니지만 다 무예를 익힌 자들이에요. 천현문 전체가 설령 도급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우리를 얼마나 죽일 수 있을까요? 천만 대군을 전부 죽일 수 있나요? 어디 한번 두고 보죠.”넷째 황자도 대놓고 위협했다.장우는 넷째 황자를 바라보며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다음 행동은 모든 사람에게 이런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풍우뇌전 사대법왕에게 명한다.”장우는 넷째 황자를 바라보며 갑자기 큰 소리로 명령했다.“네.”장우 뒤에 있던 네 명의 노자가 즉시 대답했다.“지금 당장 이 계집애를 갈기갈기 찢어 폐인으로 만들어라. 나서서 막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누구든 상관하지 말고 모조리 죽여라.”“네.”네 명의 노자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곧이어 풍우뇌전 사대법왕은 몸을 돌려 양주희 쪽으로 갔다.넷째 황자는 급해서 안달이 날 지경이었다. 그가 양주희를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상제가 그녀를 반드시 살
“흥. 장우 씨, 과감한 발언이네요. 오늘 본 왕은 장우 씨가 양주희 씨에게 손을 대지 못하도록 막을 거예요. 배짱이 있으면 저를 죽여보세요.”넷째 황자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장우를 노려보며 소리쳤다.“그럴 생각은 없지만, 황자님께서 저를 방해하신다면 저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장우는 넷째 황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그는 애당초 이 넷째 황자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극도로 긴장한 분위기를 조성했다.현장에 있던 젊은 영재들과 다른 세 제국의 황자들은 서로 눈치를 보았지만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세 황자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관전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거나 긴장과 걱정이 담긴 눈으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물론 내심 기뻐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찌 됐든 사람들의 표정이 매우 다채로웠다.“장우 씨, 넷째 황자님, 그만하시지요.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오랜 친구끼리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 얼굴을 붉힐 필요가 있을까요?”“맞아요, 두 분. 왜 이러시는 겁니까? 우리는 무사로써 마음이 넓어야 합니다. 일반인처럼 여자 문제로 우정에 금 가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무슨 일이든 앉아서 말로 해결하면 될 것을 왜 싸우려고 합니까?”“장우 씨, 제 얼굴을 봐서 이쯤에서 그만하시지요. 넷째 황자님과 무슨 모순이 있든 앉아서 천천히 이야기 나누면서 푸십시오. 왜 이렇게 날이 선 겁니까?”“맞아요. 두 분 왜 여자 때문에 싸우려고 그래요? 앉아서 이야기하다 보면 분명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이 여자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놓아준 후 두 분이 각자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겁니다. 그리고 죽이든 살리든 그 결과에 대해 아무도 불만을 품지 않으면 됩니다.”헛똑똑이 한 명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양쪽에서 모두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덥석 말했다.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경이 곤두서 있던 넷째 황자와 장우는 그에게 시선을 홱 돌렸다.“닥쳐...”두 사람
장우는 홧김에 말을 가리지 않았다.“장우 씨, 말조심하세요. 장우 씨 동생의 죽음은 저 여자와 상관이 없다고 했잖아요. 왜 사리를 따지지 않아요?”넷째 황자는 얼굴색이 어두워졌다.“상관이 없다고요? 넷째 황자님, 제가 이 일을 조사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세요? 제 동생이 고무계의 비경에서 이 계집애와 다른 한 계집애를 마주친 후 비경에서 나오지 못했는데 어떻게 상관이 없어요?”장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장우 씨의 동생이 비경에서 이 여자를 만난 것은 맞지만 당시 동생이 강제로 두 사람의 기억을 읽으려 했다는 사실은 조사하지 않았나 봐요. 따지고 보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장우 씨의 동생이에요.”넷째 황자 진정도 격분하며 소리쳤다.넷째 황자는 진작에 양주희의 미모에 반했다. 하지만 그는 강압적인 수단으로 여자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 쪽에서 동의할 때까지 기다리는 성격이었다.그는 한 여자를 강제로 차지하는 것은 예의가 없는 행위라 생각했다.그렇기에 그는 양주희를 잡은 후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덕분에 그녀는 몸을 지킬 수 있었다.“흥. 감히 제 동생의 요구를 거절하다니... 죽어 마땅한 여자군요. 이 계집애 때문에 제 동생이 죽은 게 분명해요. 오늘 저는 반드시 이 계집애를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예요. 아무도 저를 막지 말아요. 넷째 황자님도 마찬가지예요.”장우가 냉랭하게 말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말에 소름이 돋았고 내공이 낮거나 겁이 많은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자네 지금 나를 위협하는 거요?”넷째 황자 진정이 노기등등하게 물었다.“위협이요? 그렇게 느껴졌다면 위협이라 해두죠.”장우는 넷째 황자의 체면 따위 전혀 개의치 않고 냉랭하게 말했다.“저기... 장우 씨... 말이 심하네...”넷째 황자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가 손짓 한 번 하자 대전 뒤편에 강력한 기운을 가진 노자 네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뭐 하는 짓이에요. 물러나세요...”넷째 황자가 사람을 부르자 장우 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