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약혼자의 첫사랑과 동시에 건물에서 떨어지고 의사였던 약혼자는 먼저 첫사랑부터 구했다. 출혈이 심한 나는 구급차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죽기 전까지 나는 그에게 날 혼자 두고 가지 말아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유지환은 간절하게 뻗은 내 손을 발로 차버렸다. “임혜원, 좀 더 착하게 살 수 없어? 아진이가 쓰러진 거 안 보여? 네가 아진이를 계단으로 밀어버린 것도 전부 나중에 내가 대가를 받아낼 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이 대가를 유지환은 어떻게든 받아낼 생각이다. 첫사랑만 안고 간 유지환 탓에 나와 아직 태어나지도 못한 아기는 죽고 말았다.
View More그날은 화창한 오전이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내가 있을 법한 곳을 향해 중얼거렸다.“혜원아, 보고 싶어. 정말 너무 보고 싶어...”말을 마친 그는 창가로 가더니 그대로 뛰어내렸다.12층 높이었던지라 사망하고 말았다.경찰이 도착했을 때 유지환의 시체는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나의 아빠는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았을 것이다.그러나 이 비극은 원래부터 고통 속에서 살고 있던 유성일과 한정연에게 또 한 번 고통을 안겨주었다.두 사람이 영안실에 주저앉아 비통하게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는 그저 두 사람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는 수밖에 없었다.‘다음 생에도 제 어머님, 아버님이 되어주세요. 그땐 더 많이 효도할게요.'-끝-
유지환은 걸어 다니는 송장이 되어버렸다.그는 매일 눈을 뜨면 집 안을 청소했다.나의 옷을 하나씩 꺼내 곱게 개인 뒤 넣어두곤 옷장 앞에서 한참 멍하니 있었다.대부분 시간을 안방에서만 보내며 내가 쓴 일기장을 읽어보았다.그는 읽으면서 가끔 멍청하게 웃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그리고 매일 어둠이 찾아오면 그는 나의 일기장과 잠옷을 끌어안고 나서야 잠들었다.꼭 이 두 물건이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처럼 말이다.그 외에도 집안일이라곤 전혀 하지 않던 그는 걸레를 들고 집안 이곳저곳을 청소했다.그의 청소 덕에 장식용 도자기엔 먼지 한 톨 없었다.내가 관리하던 화분도 그가 관리하기 시작했고 정성 들여 물도 주고 비료를 주어 아주 잘 자라고 있었다.특히 내가 썼던 생활용품은 매일 깨끗하게 닦으면서 중얼거렸다.“혜원아, 봐. 깨끗하지?”“나 집안일 아주 잘해. 나중에 우리 결혼하고 나면 꼭 행복하게 해줄게.”거울 속에 비친 유지환의 모습은 아주 초췌했지만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그의 모습을 보니 통쾌한 마음도 들지 않았고 동정하고 싶지도 않았다.그냥 그가 비참해 보였다.유지환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않았다.배고프면 대충 집안에서 라면이나 간식을 꺼내 대충 먹었다.그리고 라면과 간식이 다 떨어지면 물만 마시면서 배를 채웠다.끼니도 제대로 챙겨 먹지도 않으면서 매일 엄청난 양의 음식 재료를 사 오며 주방을 어지럽혔다.“갈비찜. 그래, 오늘은 네가 제일 좋아하는 갈비찜을 만들어 줄게...”“반드시 네가 입맛에 맞는 갈비찜을 만들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돌아와서 맛이라도 좀 봐줘...”유지환은 자주 주방을 잔뜩 어지럽혀 놓곤 새까맣게 타버린 냄비를 보며 통곡했다.“난 정말 멍청한 놈이야. 갈비찜도 만들 줄 몰라...”한바탕 울고 난 뒤 그는 눈물 닦고 다시 주방을 깨끗하게 청소했다.
서아진의 계략이 전부 들켜 모든 사람이 알게 되었다.나의 아빠는 서아진을 법정까지 끌고 갔고 재판 당일 유지환도 출석하게 되었다. 서아진은 징역 30년을 받게 되었다.재판이 끝난 후.유지환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나와 같이 살던 집으로 돌아왔다.유지환과 다툰 후로 유지환은 두 달이 넘게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었다.그는 마치 딴 세상에 있는 사람처럼 집을 보았다. 지금 느껴지는 이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몰랐다.나는 유지환이 미친 사람처럼 집안을 뒤적거리는 모습을 보았다. 뭔가를 꼭 찾아내겠다는 듯 내 물건을 전부 뒤져보고 있었다.집안은 어느새 아수라장이 되었다. 유지환은 내 옷을 끌어안고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았다.“혜원아, 넌 늘 날 이해해주고 있었어.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용서해주고 있었어. 그런데 나는...”“이번에도 날 이해해주면서 돌아와 주면 안 될까? 제발 용서를 구할 기회를 줘...”유지환은 나의 옷을 꼬옥 끌어안은 채 중얼거렸다.그 순간 무언가가 그의 시선을 끌었다.그는 앞으로 기어가 책꽂이 밑에 있던 예쁜 수첩을 주웠다.그것은 내가 유지환과 연애하면서 쓴 일기였다.일기장엔 그와 했던 데이트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함께 봤던 영화는 티켓을 버리지 않고 전부 소중히 일기장에 끼워 넣었다.하지만 이 데이트 기록은 뒤로 넘기면 넘길수록 점차 적어졌다.유지환이 더는 나와 데이트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다 나중엔 일기장엔 내 혼잣말만 적게 되었다.[오늘 또 혼자 병원으로 가서 링거를 맞았다. 총 네 병이라 손등도 부어버렸다. 너무 아프다.][그래도 이건 지환 씨에게 나중에 말해주자. 지금은 일에 집중해야 하니까 내가 방해되면 안 되잖아. 나중에 지환 씨가 승진하면 명품 시계를 선물해야지! 엄청 기뻐할 거야!][어머님이 오늘 담낭염으로 입원하게 되셨다. 아파서 괴로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그래도 내일 바로 수술할 수 있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수술이 잘 됐으면 좋겠다!][오늘 어머님의 곁을 지켜드리고 있을
서아진에게 이미 모함당한 적 있었던 나는 그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갔다. 미리 손목시계에 아주 작은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두었고 전부 녹화했다.내가 그런 사고를 당한 후 아빠는 미친 사람처럼 내 행적을 찾아보았다.그러다가 초소형 카메라를 구매한 기록을 발견했다.그 후 아빠는 내 유품에서 그 시계를 찾아냈다.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아빠는 그날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그 진실을 전부 핸드폰으로 백업해 주었다. 나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 말이다.유지환은 그 영상을 틀어 보았다.비록 각도는 조금 좋지 못했지만 나와 서아진의 모습이 전부 나왔다.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서아진은 훌쩍이며 눈물을 흘렸다.“언니, 저랑 지환 오빠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전 절대 먼저 지환 오빠한테 연락한 적 없다고요. 전부 지환 오빠가 먼저 연락한 거란 말이에요...”“혜원 언니, 오빠랑 언니 사이의 문제는 알아서 해결해요. 자꾸 저 찾아오지 말라고요.”서아진의 말에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 피식 웃어버렸다.여전히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서아진은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언니, 왜 때리시는 거예요!”화면 속에는 분명히 기록되어 있었다. 서아진이 스스로 손을 들어 자기 뺨을 치는 모습이 말이다.그리고 이내 울기 시작했다.“아파요, 언니. 대체 왜 저한테 발길질까지 하세요...”서아진이 이렇듯 연기할 줄 알았던 나는 차갑게 픽 웃었다.“서아진 씨, 그런 연기는 번마다 통하지 않아요.”냉담한 내 모습이 아마도 서아진에게 자극이 된 것 같았다.“그래요?”“그럼, 이런 연기는 어떨까요?”말을 마친 서아진은 이내 벽에 걸린 시계를 보았다.곧이어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계단 아래로 뒷걸음질 쳤다.나는 서아진이 내가 밀어버린 것처럼 상황을 만들려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이렇게 높은 계단 아래서 굴러떨어진다면 아주 위험할 것이었다.나는 서아진이 정말로 스스로 굴러떨어질 담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몸을 기울이고 있었다. 내가 손을 뻗어 구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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