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이창욱 감독의 눈이 다시 한번 날카롭게 빛났다.
"내일 대본 리딩에서, 안성현을 압도해봐. 네가 왜 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지, 연기로 증명해내란 말이다. 만약 네가 그 앞에서 주눅이 들거나, 그의 기에 눌려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다면... 오늘의 이 제안은 없었던 일이 될 거다."
그것은 마지막 시험이자, 가장 혹독한 관문이었다.
결국 현준과 김동진은 '아수라'의 시나리오를 들고 제작사를 나섰다. 엘리베이터에 타는 내내, 차를 타고 돌아오는 내내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김동진은 앞으로 닥쳐올 거대한 폭풍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머릿속으로 수만 가지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었고, 현준은 여전히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헤매고 있었다.
자신의 좁고 어두운 반지하 방으로 돌아온 현준은, 묵직한 시나리오 뭉치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표지에 박힌 '아수라'라는 강렬한 두 글자가 그의 심장을 내리쳤다.
주인공, 이현준.
자신의 이름 앞에 '주인공'이라는 단어가 붙는 것을 10년간 꿈꿔왔다. 하지만 지금 그 단어는 기쁨이 아닌,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안성현을... 압도하라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까마득한 하늘 위의 태양 같은 존재. 그런 사람 앞에서 내가 과연 제대로 서 있기나 할 수 있을까.
그때,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이 진동했다. 발신자는 '김동진 실장'이었다.
[내일 리딩, 다른 생각 아무것도 하지 말고 딱 하나만 생각해. 당신은 이제 막 데뷔하는 신인 이현준이 아니야. 당신은 이미 완성된 괴물, '남규-만'이야. 괴물은 전설을 두려워하지 않아. 그저 또 다른 사냥감으로 볼 뿐이지. 내일, 당신의 첫 사냥을 시작해.]
김동진의 메시지는 현준의 흔들리던 마음을 붙잡는 굳건한 닻과 같았다. 그래, 맞다. 내일 그 자리에 서는 것은 이현준이 아니다.
현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방 중앙에 앉았다. 그리고는 '아수라'의 시나리오 첫 장을 펼쳤다.
'SC#1. 폐공장. 밤.'
글자들이 그의 눈 속으로 빨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의 주변 공기가 다시 한번 차갑게 변해가고 있었다. 전설을 사냥하기 위해, 괴물이 다시 눈을 뜨고 있었다.
* 전설과의 독대
이틀 연속으로 찾은 청룡 필름의 사옥은, 어제와는 전혀 다른 무게로 이현준을 짓눌렀다. 어제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긴장감이었다면, 오늘은 목에 칼이 들어온 듯한 실질적이고도 잔혹한 압박감이었다. 그의 손에 들린 시나리오는 더 이상 기회의 상징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모든 것을 증명해야만 하는 시험지이자, 그의 목숨 줄이었다.
밤사이 이현준은 시나리오를 읽고 또 읽었다. 그는 잠을 자지 않았다. 아니, 잘 수 없었다.
남규만'이라는 인물은 단순한 사이코패스가 아니었다. 그는 세상의 모든 규칙과 감정 위에서 군림하려는 오만한 신(神)이었고, 인간을 자신의 유희를 위한 장난감으로 여기는 완벽한 포식자였다.
이현준은 그의 광기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그저 받아들였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그는 남규만의 영혼을 자신의 텅 빈 그릇 안으로 온전히 옮겨 담았다.
약속 장소인 작은 회의실에 들어섰을 때, 이창욱 감독은 이미 말없이 앉아 있었다. 그의 눈은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심연과 같았다.
김동진은 마른침을 삼키며 현준의 등 뒤에 섰고, 현준은 감독의 맞은편에 기계처럼 앉았다. 그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이미 '이현준'이 아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회의실 문이 조용히 열렸다.
평범한 남색 재킷에 면바지. 꾸미지 않은 머리와 수수한 안경. 하지만 그가 들어서는 순간, 회의실의 공기가 압축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모든 소음이 사라지고, 모든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안성현.
대한민국 영화의 살아있는 역사. 이름 석 자만으로도 화면을 장악하는 배우 중의 배우. 그는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을 가볍게 훑어보았다. 이창욱 감독에게는 짧게 목례를, 김동진에게는 가벼운 눈인사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시선이 현준에게 닿았다.
그의 눈에는 어떠한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 하지만 현준은 느낄 수 있었다.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느껴지는 거대한 산과 같은 관록. 그리고 무명의 신인인 자신을 향한, 어쩔 수 없는 의구심과 냉정함. 안성현은 감독의 고집으로 끌려온 이 자리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시간 맞춰 오셨네요, 선배님. 앉으시죠."
이창욱 감독의 말에 안성현은 현준의 맞은편, 감독의 옆자리에 앉았다. 두 거장이 좌우에 앉자, 현준은 마치 취조실에 앉은 범죄자처럼 완벽하게 고립되었다.
"바로 시작하지. 시나리오 47페이지, 12번 씬. 오기철과 남규만의 첫 번째 취조실 장면."
이창욱 감독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안성현은 안경을 고쳐 쓰고 시나리오를 펼쳐 들었다. 그리고 그가 첫 대사를 읽는 순간, 회의실은 더 이상 회의실이 아니었다.
"담배, 하나 피워도 되겠나?"
목소리 톤, 호흡, 시선 처리. 단 한마디였지만, 그곳에는 수십 년간 범죄자들의 밑바닥을 뒹굴며 닳고 닳아버린 베테랑 형사, '오기철'이 앉아 있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세상 모든 것에 대한 피로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향해 나아가려는 희미한 집념이 동시에 배어 있었다.
김동진은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시작부터 차원이 달랐다. 이것은 연기가 아니었다. 그냥 오기철 그 자체였다. 저런 거대한 존재 앞에서, 과연 현준이 버텨낼 수 있을까?
"마음대로."
하지만 이 변화는, 현준에게 또 다른 종류의 압박감으로 다가왔다.이전에는 그를 증명해야 한다는 '투쟁심'이 그의 연기를 불태웠다면, 이제는 모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모두가 그의 연기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었고, 그의 작은 손짓 하나, 눈빛 하나에 감탄사를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역시... 현준 씨 연기는 국보급이야.""저 눈빛 좀 봐. 어떻게 사람이 저런 눈빛을 가질 수 있지?"칭찬의 홍수 속에서, 현준은 오히려 더 깊은 고독 속으로 침잠했다.그들은 '이현준'을 보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남규만'이라는 괴물을 보고 열광하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들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기 위해, 더욱 완벽한 괴물이 되어야만 했다.로드 매니저 박성철은 그런 현준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며,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균열의 징조"선배님, 식사는 안 하십니까?"촬영이 없는 날, 현준의 오피스텔을 찾은 박성철은 식탁 위에 그대로 놓인 음식을 보고 물었다. 현준은 소파에 앉아, 태블릿PC로 무언가를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아, 괜찮아. 배가 별로 안 고프네."현준의 대답은 평소와 같았지만, 박성철은 그의 눈이 모니터에서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그가 보고 있는 것은 낡은 흑백 영상이었다. 1940년대에 행해졌던, '전두엽 절제술'이라는 정신외과 수술에 대한 기록 영상이었다.얼음송곳 같은 기구를 환자의 눈구멍으로 집어넣어 뇌의 일부를 끊어내는, 끔찍하고 야만적인 수술."선배님... 왜 이런 걸 보고 계십니까?""재미있어서."
* 5분의 쓰나미그리고 마침내 운명의 그날 밤, 드라마 '복수의 코드' 12회가 방영되었다.스타 컴퍼니의 회의실에는 김동진과 홍보팀 전원이 모여, 실시간 시청자 반응을 체크하기 위해 모니터 앞을 지키고 있었다. 반면 현준은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TV를 켜지 않은 채 남규만에 대한 자료를 읽으며 평소와 같은 밤을 보내고 있었다.드라마가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마침내 현준이 등장하는 5분이 시작되었다.실시간 톡 게시판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엥? 저 배우 누구? 처음 보는데.▷ 그냥 행인 아니냐? 되게 평범하게 생겼네.▷ 강지한이랑 붙는 씬인데 신인한테 너무 큰 역할을 준 거 아닌가?초반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그의 존재감 없는 연기에, 시청자들은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그리고, 그가 강지한의 목에 볼펜을 겨누는 바로 그 순간.게시판이, 폭발했다.▷ !!!!!!!!!!!!!!!!!!!!!!!!!!!!!▷ 미쳤다 미쳤다 미쳤다 미쳤다 미쳤다▷ 와 나 지금 현실로 소름 돋았어. 저 눈빛 뭐야??????▷ 방금 연기임? 진짜 죽이려는 거 아니었음???? 강지한 표정 ㄹㅇ 찐이던데▷ 아니 저 평범한 얼굴에서 어떻게 저런 살기가 나옴? 배우 이름 뭔데!!!! 빨리 알려줘!!!!▷ 와... 존재감 없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목 따는데... 진짜 킬러 같다. 카멜레온이냐고...단 1분 만에, 실시간 톡 게시판은 '이현준'이라는 세 글자로 도배되었다. 그의 이름은 방송이 끝남과 동시에, 모든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장악했다. 2위는 '복수의 코드 킬러', 3위는 '아수라 이현준'이었다.단 5분
그는 분명히 세트 중앙에 서 있었지만,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없었던 것처럼, 배경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이것은 '남규만'의 압도적인 존재감과는 정반대의, 소름 끼치는 '무(無)존재감'이었다.강지한이 연기하는 주인공이 긴장된 얼굴로 들어서고, 두 사람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현준은 강지한의 불꽃 튀는 연기 앞에서, 그저 평범하고 무미건조하게 대사를 내뱉었다."...시키는 대로 하는 것뿐입니다."그의 목소리, 표정, 자세... 그 어디에도 특별한 점은 없었다. 드라마 감독의 미간이 좁아졌다. '뭐야, 저게 다야? 역시 별거 없잖아.'바로 그 순간이었다.강지한의 등 뒤로 다가간 현준은, 그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목표를 제거하는 데는... 1초면 충분하죠."그리고 그는, 대본에도 없던 행동을 했다. 그는 품속에서 볼펜 한 자루를 꺼내, 눈 깜짝할 사이에 강지한의 목젖 바로 아래 급소를 찌르는 시늉을 했다. 그의 움직임은 너무나도 빠르고 간결해서, 마치 수천 번은 반복한 암살자의 몸짓 그대로였다.강지한은 연기가 아니라, 진짜 살기를 느끼고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의 눈동자가 공포로 격렬하게 흔들렸다.현준은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볼펜을 품에 넣고, 한 걸음 물러섰다. 그는 강지한을 향해, 처음으로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감정이 실리지 않은, 오직 '업무'가 끝났다는 만족감만이 담긴, 프로페셔널한 미소였다."......컷..."드라마 감독은 '컷'을 외치는 것조차 잊어버린 채, 넋을 잃고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모니터 속에는,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위험한, 완벽한 '킬러'가 서 있었다.'남규만'과는 전혀 다른, 또 다른 괴물의 탄생이었다.
* 뜻밖의 지원군김동진의 휴대폰이 낯선 번호로 울린 것은 바로 그때였다."여보세요.""김동진 실장님 되십니까? 저, 배우 강지한입니다."강지한. 이현준이라는 원석을 처음으로 발견해주었던, 바로 그 톱스타였다. 김동진은 놀라움을 감추며 정중하게 답했다."아, 강지한 배우님. 오랜만입니다. 어쩐 일이십니까?""하하, 실장님이야말로 요즘 정신없으시겠어요. 온통 이현준 씨 얘기뿐이던데."강지한의 목소리에는 진심 어린 즐거움이 묻어 나왔다."어제 인터넷에서 그 현장 썰, 저도 봤습니다. 그걸 보고 확신했죠.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다고. 그 친구, 진짜 괴물이 맞았다고 말입니다.""과찬이십니다.""과찬이라니요? 사실, 제가 오늘 실장님께 염치없는 부탁을 하나 드리려고 전화를 했습니다."강지한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는 현재 시청률 20%를 넘나드는 국민 드라마 '복수의 코드'에 주인공으로 출연 중이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주에 촬영할 에피소드에, 모든 판을 뒤흔드는 미스터리한 킬러 '조커' 역할이 딱 한 회 등장한다는 것이다."원래는 다른 배우가 맡기로 되어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하차하게 됐습니다.단 한 씬, 등장 시간은 5분 남짓이지만 임팩트가 어마어마한 역할입니다. 감독님도 지금 대체할 배우를 못 찾아서 골머리를 앓고 계시고요."강지한의 목소리에 흥분이 실렸다."그래서 제가... 감독님께 이현준 씨를 강력하게 추천했습니다. '아수라'가 개봉하려면 아직 한참 남았잖습니까. 그전에, 이 친구의 진짜 실력을 아주 조금이라도 세상에 보여주고 싶어서요. '이현준'이라는 이름에 대한 모든 의심을, 단 5분 만에 잠재워버릴 수
스크린 가득 채운 그의 얼굴. 그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는 텅 빈 눈동자. 하지만 그 공허함 속에서,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경멸하는 듯한 절대적인 악의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그는 천천히, 아버지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그의 귓가에, 오직 그에게만 들릴 듯한 목소리로 속삭였다."권력은... 물려받는 게 아니에요, 아버지."그의 입가에 소름 끼치는 미소가 걸렸다."빼앗는 거지. 그것을 지킬 힘도 없는, 늙고 나약한 자에게서."그 대사는, 아버지를 연기하는 원로 배우뿐만 아니라, 모니터 뒤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투자자 최 이사의 심장을 향해 쏘아진 화살이었다. 아버지의 돈으로 거들먹거리던 자신의 현실과 완벽하게 겹쳐지는 대사."커... 컷...!"이창욱 감독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는 '오케이'를 외치지 못했다. 그 자신조차, 방금 모니터를 통해 본 압도적인 광기에 전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릎 꿇은 자들촬영이 중단된 현장은 적막에 휩싸였다. 최 이사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방금 연기를 본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가장 치욕스러운 부분을 들킨 채, 진짜 괴물에게 심장을 저격당했다. 공포가 온몸을 지배했다.그리고 그의 옆에 앉은 강민혁.대한민국 톱스타의 얼굴은, 참담함 그 자체였다. 그의 완벽하게 관리된 표정은 무너져 내렸고, 미세하게 떨리는 손끝이 그의 충격을 증명하고 있었다.그는 배우로서 완벽한 패배를 인정해야만 했다. 자신은 결코 다다를 수 없는 경지. 계산된 연기가 아닌, 영혼 그 자체를 불태우는 진짜 '접신'의 경지를, 그는 방금 목격했다
그의 연기는 더 이상 '연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일종의 '현상'이었다."젠장, 저놈이랑 연기할 때마다 수명이 1년씩 주는 것 같아."안성현과의 격렬한 대치 씬을 끝낸 조민극이 헉헉거리며 내뱉은 말은, 현장에 있는 모든 배우들의 심정을 대변했다. 이현준과의 연기는 단순히 대사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었다.그것은 영혼을 건 서바이벌이었다. 그의 예측 불가능한 애드리브, 상대의 가장 깊은 곳을 찌르는 듯한 시선은 베테랑 배우들조차 자신의 페이스를 잃고 진짜 감정을 끄집어내게 만들었다."호랑이를 잡으러 왔다가, 내가 호랑이가 된 기분이야. 저놈은 단순한 배우가 아니야. 상대 배우를 진짜 그 캐릭터로 만들어버리는 조련사지."국민 배우 안성현의 이 한마디는, 현장에서 이현준의 위상을 결정지었다. 스태프들은 그가 근처를 지나갈 때면 저도 모르게 말을 낮추었고, 동료 배우들은 그와 연기하는 날이면 전날부터 극도의 긴장감 속에 자신을 가다듬었다.이현준은 완벽하게 현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연기라는 가장 본질적인 무기 하나만으로.하지만 이 견고한 성 안의 평화와는 달리, 성 밖의 세상은 여전히 그를 향한 의심과 조롱으로 들끓고 있었다.* VIP, 사냥터를 방문하다"젠장! 어떤 놈이 이런 쓸데없는 짓을!"스타 컴퍼니 사무실, 김동진의 입에서 거친 욕설이 터져 나왔다.'아수라'의 메인 투자사인 '대성 캐피탈'의 최 이사가, 촬영 현장을 '격려 방문'하겠다는 통보를 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대성그룹 최 회장의 망나니 아들로, 영화에 대한 이해도 없이 오직 돈의 논리로만 움직이는 인물이었다."최 이사 놈이 언론의 부정적인 반응에 잔뜩 쫄아서는, 자기가 투자한 상품이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