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부드러운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 다가왔다.고개를 든 심여은의 눈앞에는 사경원 공자가 직접 찻주전자를 들고 서 있었다.그는 심여은의 빈 찻잔에 따뜻한 차를 천천히 따라주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오늘 연회복이 참 아름답습니다.”갑작스러운 칭찬에 심여은의 얼굴이 금세 붉어졌다.사경원은 그녀의 수줍은 표정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심소저께서 연희전으로 들어오시는 순간, 좌중의 모든 시선이 소저께 머물더군요. 저마다 어느 집 규수인지 궁금해하며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심여은은 부끄러운 나머지 시선을 떨구며 조그맣게 웃었다.“과찬이세요. 다 옷이 아름다웠을 뿐인걸요.”그러자 사경원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잠시 심여은의 눈을 바라보던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덧붙였다.“저 또한 같은 마음이었습니다.”순간 심여은의 두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곧이어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약속이라도 한 듯 수줍게 웃음을 터뜨렸고, 늦봄의 따뜻한 바람은 두 사람 사이에 피어오르기 시작한 풋풋한 인연을 조용히 감싸 안고 있었다.하지만 심여은의 입에서 장락사라는 이름이 흘러나온 순간, 현정태후의 표정은 눈에 띄게 일그러져있었다.조금 전까지 연신 감탄을 쏟아내던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만이 남아 있었다.곁에 앉아 있던 초영황후 역시 심기가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였다.하지만 황후는 애써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찻잔을 들어 천천히 차를 마실 뿐, 한마디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묘한 정적이 상석을 감싸고 돌았다.그 미묘한 분위기를 아는 것인지, 혹은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 연각은 태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장락사라고…...?”연각은 뜻밖이라는 듯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이내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흘렸다.“그 정도 솜씨라면 나도 다음번 잠행에 입고 나갈 편복을 한 벌 맞춰야겠군.”하지만 그 말을 들은 현정태후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역력하게 떠올랐다.“황상!”태후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연각을 돌아보았지만,
은은한 옥빛을 머금은 최고급 천명사로 지은 연회복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여러 겹의 치맛자락이 나비의 날갯짓처럼 부드럽게 흩날렸다.과하지 않으면서도 우아한 선은 어린 규수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치맛자락과 소맷단에는 진심과 변치 않는 마음, 그리고 풍성한 행복을 뜻하는 수국이 분홍빛과 하늘빛이 은은하게 번져 나가듯 정교하게 수놓아져 있었다.지금껏 누구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자수 기법이었다.무엇보다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옷감 자체였다.걸음을 옮길 때마다 끝단에 섞어 짜 넣은 은사가 은은하게 빛을 받아 반짝였고, 그 빛은 마치 비단신을 신은 듯 심여은의 걸음걸이마저 한층 더 우아하게 돋보이게 만들었다.한참 동안 넋을 잃고 연회복을 바라보던 심문경이 마침내 설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진심으로... 이 옷이 광목으로 만든 옷이란 말이오?”설아는 공손히 반절을 올리며 차분하게 대답했다.“예, 그렇습니다, 어르신. 만가직방에서 직접 짠 광목으로 만든 연회복입니다. 부디 심소저를 어여삐 여기시어, 기로연에 이 옷을 입고 참석할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심문경은 말없이 천명사를 다시 한번 손끝으로 쓸어보았다.이윽고 수염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감탄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평생 검소한 옷차림과 소박한 몸가짐으로 사치를 경계하며 살아왔소. 그런데 수수한 광목으로도 이토록 아름다운 멋을 낼 수 있다니... 세상은 역시 견문을 넓히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법이구려.”그는 설아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내 시야를 넓혀 준 장락사에는 그에 걸맞은 보상을 하리다.”그 말을 들은 심여은의 얼굴에도 환한 웃음이 번졌다.조부의 허락을 받은 그녀는 이제 이 아름다운 연회복을 입고 기로연에 참석할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듯했다.며칠 뒤.마침내 황실이 주최하는 기로연이 열리는 날이 밝았다.황궁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정원을 품고 있다는 어화원 연희전.연회가 열리는 전각 주변에는 수천 개의 홍등과 궁등이 장대하게 불을 밝히고
손끝을 스치는 감촉은 광목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부드러웠고, 은은한 윤기는 비단과는 또 다른 고급스러움을 품고 있었다.설아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정말 고마워요, 만소저.”그녀는 진심 어린 눈빛으로 만수수를 바라보았다.“덕분에 정말 아름다운 옷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천명사를 품에 안은 설아는 곧장 장락사로 돌아왔다.돌아오자마자 심여은에게 사람을 보내 소식을 전했고, 연락을 받은 심여은은 약속한 날보다도 더 들뜬 얼굴로 서둘러 장락사를 찾아왔다.설아는 다실로 심여은을 안내한 뒤, 정성스레 천명사를 펼쳐 보였다.“이 옷감은 제일 고운 최고급 면사에 광택이 살아 있는 명주실을 더해 만들어 낸 천명사라는 광목이에요.”심여은은 처음 보는 옷감을 신기한 듯 손끝으로 조심스레 매만졌다.설아는 천을 들어 등불 앞으로 가져갔다.“그냥 보기에도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이 옷감의 진짜 장점은 바로 빛에 있답니다.”“빛이요?”설아는 대답 대신 천명사를 천천히 움직여 보였다.등불 아래에서 결을 따라 은은한 윤기가 흐르더니, 움직일 때마다 명주실이 빛을 받아 부드럽게 반짝였다.심여은의 두 눈이 저절로 커졌다.설아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설명을 이어 갔다.“이것이 비단보다도 더 고상하고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명주실만의 장점이에요.”그녀는 천의 끝단을 살며시 들어 보였다.“게다가 끝단에는 은사를 함께 섞어 짜 넣었어요. 걸음을 옮길 때마다 은사가 빛을 받아 심소저의 발걸음을 더욱 돋보이게 해 줄 거예요.”잠시 심여은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 본 설아가 자신 있게 말을 이었다.“그러니 사공자께서도 심소저를 그냥 지나치실 수는 없겠지요.”설아의 설명을 듣는 내내 넋을 잃고 천명사를 바라보던 심여은은, 끝내 두 손을 꼭 맞잡으며 환하게 웃었다.“정말 고마워요!”기쁨을 감추지 못한 목소리였다.“이 정도라면 저희 조부님께서도 절대 반대하실 수 없을 거예요!”그녀의 얼굴에는 며칠 전 눈물을 글썽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설렘과 기대만이
끝내 말을 다 잇지 못한 심여은의 눈시울이 다시 붉게 젖어 들었다.설아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찻잔을 손끝으로 가만히 매만지다가, 문득 심여은을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비단옷만 아니면 되는 거지요?”“네? 네에…….”심여은은 설아의 의도를 알 수 없다는 듯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그 어떤 옷감이 비단옷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실낱같이 품었던 기대마저 금세 사라진 듯 심여은의 낯빛이 다시 어두워졌다.설아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가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기본적으로는 비단을 이길 옷감은 없지요.”설아의 말을 들은 심여은의 어깨가 축 처졌다.하지만 설아는 여유를 잃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그렇다고 해서 비단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랍니다.”심여은의 눈동자가 다시 설아를 향했다.“옷은 옷감 하나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색과 바느질, 장식과 어울림까지 모두 갖춰지면, 비단이 아니어도 충분히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심여은의 두 눈이 조금씩 커졌다.“그, 그게 정말 가능한가요?”“노력은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설아는 자신 있게 미소 지었다.“일주일 뒤에 다시 찾아오세요. 그때까지 심소저께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제가 한번 궁리해 볼게요.”심여은은 한동안 설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절망뿐이던 마음속에, 작은 희망 하나가 조심스레 피어오르는 듯했다.“정... 정말 감사합니다.”심여은은 연신 허리를 숙여 인사했고, 설아는 그런 그녀를 다정한 눈빛으로 안심시켜 준 뒤 배웅했다.“비단옷을 이길 수 있을 만한 최고급 광목이라...... 아무래도 스승님께 여쭤봐야겠어.”설아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곧장 운수현에 있는 만가직방으로 향했다.만가직방은 오늘도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이곳저곳에서 베틀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고, 갓 짜낸 광목들이 가지런히 널려 바람을 타고 흔들리고 있었다.직물의 결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품질을 점검하던 만수수는 인기척을 느
어제 다녀갔던 그 소녀가 다시 장락사를 찾아왔다.이번에는 광목이 아닌 명주와 아사 광목이 진열된 곳에서 한참을 서성였다.곱게 짜인 명주와 부드러운 결을 손끝으로 매만져 보면서도, 이따금 설아를 힐끔거리며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무언가 할 말이 있는 사람처럼 몇 번이고 입을 떼려다 말기를 반복하는 모습에, 설아는 그제야 소녀에게 남모를 사정이 있음을 직감했다.손님을 응대하던 일을 마무리한 설아는 조용히 소녀에게 다가갔다.“소저, 찾으시는 옷감이 있나요?”갑작스러운 물음에 소녀는 흠칫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이내 주위를 한 번 둘러보며 혹시 누가 듣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피더니, 한참을 망설인 끝에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이런 옷감 말고... 좀 더 고운 옷감은 없을까요?”“어디에 쓰시려는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함께 찾아드릴게요.”하지만 소녀는 금세 입을 다물고 말았다.입술만 몇 번 달싹일 뿐, 끝내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었다.설아는 잠시 소녀를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이곳은 손님이 많아 편히 말씀하시기 어려우실 것 같네요.”그녀는 안쪽을 손으로 가리켰다.“잠시 다실로 들어가시겠어요?”소녀는 시녀들과 눈빛을 주고받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설아는 세 사람을 안쪽 다실로 안내한 뒤, 직접 따뜻한 차를 한 잔 내려 소녀의 앞에 놓아주었다.은은한 차향이 방 안을 가득 메우자, 긴장으로 굳어 있던 소녀의 얼굴도 조금씩 풀어지는 듯했다.설아는 마주 앉아 찻잔을 조심스레 밀어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제는 편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무슨 사정이 있으신지 차근차근 들려주세요.”소녀는 말없이 찻잔을 감싸 쥔 채 한동안 시선을 떨구고 있었다.이윽고 길게 한숨을 내쉰 그녀는, 어렵게 마음을 다잡은 듯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저는 전 한림원 대학사 심문경의 손녀, 심여은이라 합니다.”소녀가 조심스레 신분을 밝히자, 설아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대학사 어른의 손녀 따님이셨군요.
영묘와 소채가 묵고 있는 별채는 아직 불이 켜지기 전이었다.얇은 덧옷을 걸치고 안채 문을 열자 푸르스름한 새벽 한기가 뺨을 스쳤다. 설아는 복도 회랑에 놓인 커다란 도기 물 항아리로 걸어갔다.하인들이 어젯밤 채워둔 물은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 있었다. 작은 바가지를 밀어 넣어 구리 대야에 조심히 물을 담은 설아는, 가볍게 찬물로 세수를 하며 정신을 맑게 깨웠다.설아는 씻은 물을 버리러 대야를 들고 밖으로 내려갔다.화단 구석에 물을 비워내고 돌아서자, 푸르스름한 새벽녘의 청량한 아침 공기가 온몸을 감싸안았다. 설아는 가만히 눈을 감고 깊게 심호흡을 했다. 서늘한 공기가 허파 깊숙이 차올랐다 흩어지며, 밤새 가슴 한구석을 짓누르고 있던 번잡했던 속마음과 잔해들이 깨끗하게 씻겨나가는 느낌이었다.‘그래. 해야 할 일들이 이리 많은데, 걱정만 해서는 안 되지.’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객실로 돌아오는데, 어느 틈에 인기척을 알아챈 영묘와 소채가 복도에 나와 있었다. “아가씨, 이런 일은 저희를 시키시지요. 이리 주세요.”영묘가 얼른 설아의 손에서 대야를 낚아챘다. “잠을 설치신 모양이에요. 제가 얼른 대추연자탕을 대령할게요. 마음을 다스리는 데는 대추연자탕만 한 것이 없거든요. 장락사에 나가시기 전에 백합조인죽과 함께 드시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실 거예요.”옆에 있던 소채가 싹싹한 말투로 말하며 설아를 안채로 이끌었다. “그러게. 오늘은 좀 일찍 일어났으니, 장락사에 빨리 나가보려고 해. 너희들은 천천히 오렴.”“무슨 말씀이세요. 어제 그런 일도 있었는데, 저희가 따라나서야죠. 임주부와 양부인에게도 전하겠습니다.”영묘는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두 눈을 크게 뜨며 손사래를 쳤다.“아가씨, 어서 안쪽으로 드세요. 제가 머리를 만져드릴게요.”설아는 소채의 손길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갔다. 밤새 잠을 설친 근심도, 분주히 하루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온기 속에서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다.***설아는 영묘와 소채를 데리고 장락사를 향해 걸음을 옮겼
연각이 정면으로 치고 들어오자 대전 안이 술렁이기 시작했다.대신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며 낮은 목소리로 웅성거렸다.그러나 연백리의 얼굴에는 오히려 차가운 미소가 번져 갔다.입매가 슬며시 올라간 그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입을 열었다.“그게 사실이라 해도 이 조회에서 언급할 일은 아닙니다, 폐하.”잠시 말을 멈춘 연백리는 연각을 똑바로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과거 신과 혼인첩이 오가던 처자들을 연이어 후궁으로 들이신 폐하께서, 이제 와 사사로운 정을 논하시는 것은 정녕 무안한 일이지 않습니까.”그의 목소리는 차분
거만하기 짝이 없는 태도였다.연각은 한동안 태후를 바라보다가 손에 들고 있던 상소문을 다과상 위로 내던졌다.탁!상소문이 찻잔 옆으로 굴러떨어지며 겨우 멈추었다.“황상! 이게 무슨 짓입니까?”태후가 눈살을 찌푸리며 목소리를 높였다.“그 상소문부터 읽어보시지요.”연각은 차가운 눈빛으로 태후를 내려다보았다.“모후께서 제게 무슨 짓을 하셨는지 직접 확인하시란 말입니다!”현정태후는 찻물이 튄 상소문을 집어 들었다.대충 넘기려던 얼굴이 제목을 확인하는 순간 미묘하게 굳었다.“이것은...... 경무왕?”“모후께서는 늘 선
“황후를 보면 가끔 이 나라의 황제가 누구인지 헷갈리곤 한다니까.”연각의 목소리가 한층 차가워졌다.“내가 궁을 비운 그 잠시를 못 참아서 친히 내 후궁까지 점지해 두셨으니 말이야. 드넓은 은덕에 황공하여 내 어찌 황후의 얼굴을 똑바로 보겠소?”그는 비웃음을 머금은 채 말을 이었다.“대체 그 넓고 기특한 혜안은 어디서 배워온 걸까? 이것도 헌국공부에서 배워온 가르침인가?”연각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한 마디 한 마디를 차갑게 내뱉었다.초영황후는 올 것이 왔음을 직감했다.더 이상 시치미를 떼고 버틸 상황이 아니었다.
서둘러 서신을 펼쳐 내용을 읽어 내려가던 연백리의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하게 일그러졌다.쾅!그는 결국 편지와 함께 탁자를 손바닥으로 내리쳤다.묵직한 소리가 승경각 안을 뒤흔들었다.“연각, 이 애송이가 드디어 미쳐버린 모양이군. 감히 나에게 이런 도발을 하다니!”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느라 연백리의 이마에는 푸른 힘줄이 도드라졌다.그러나 설집사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애석하게도 폐하께서 이번 난리의 주모자일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뭐?”“정확히는 원인 제공자 정도겠지요.”연백리의 살기등등한 시선이 설집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