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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hor: 샹차이 다다
반년 전, 종선은 황제의 명을 받들어 강남에서 벌어진 소금세 비리 사건을 조사하러 떠났다.

사건에 연루된 자가 워낙 많은 데다 나라의 재정과도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었다. 황제가 이토록 중요한 일을 종선에게 전적으로 맡겼으니, 그를 얼마나 총애하고 신임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번에 도성으로 돌아온 것도 조사 결과를 황제에게 보고하기 위해서였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조정에서 종선의 권세는 더욱 막강해질 터였다.

그러나 정작 종선은 기뻐하거나 우쭐하는 기색 하나 없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노부인은 한층 더 의젓해진 아들을 바라보며 대견한 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잘됐구나. 참으로 잘됐어.”

그때 유씨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어머님, 둘째 나리께서 먼 길을 오시느라 피곤하실 텐데, 우선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쉬시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못다 한 이야기는 점심을 드신 뒤에 나누셔도 늦지 않을 듯합니다.”

그제야 노부인은 정신이 든 듯 멋쩍게 웃었다.

“내 정신 좀 보게. 오랜만에 둘째를 보니 반가운 마음에 이것저것 묻기만 했구나. 먼 길을 오느라 고생했을 텐데 그 생각을 못 했어. 어서 들어가 쉬거라.”

종선은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몸을 돌려 동원으로 향했다. 그를 수행하던 이들도 곧장 뒤를 따랐다.

종선이 떠나자 노부인은 잠시 숨을 돌린 뒤 유씨를 돌아보며 물었다.

“며칠 전 심씨 가문에 서찰을 보내라고 한 일은 어찌 되었느냐?”

도성의 심씨 가문은 선황제 시절 충용후 작위를 하사받은 명문가였다. 선대 충용후가 살아 있을 때만 해도 권세가 대단했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뒤로는 대를 거듭할수록 가세가 기울어 갔다.

그렇다고 해도 오랫동안 작위를 이어 온 명문가인 데다, 궁중에는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는 심비까지 있었다. 가문의 명성이나 내력을 따져 보아도 종씨 가문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유씨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후작 부인께서는 따님을 둘째 나리와 혼인시키고 싶은 마음이 무척 크신 듯합니다. 저도 그 아씨를 직접 만나 찬찬히 살펴보았는데, 용모가 단정하고 성품도 밝고 온순하더군요. 둘째 나리와 혼인한다면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 주며 잘 살아갈 수 있을 듯합니다.”

종씨 가문은 대대로 자손이 귀한 집안이었다. 몇 해 전 세상을 떠난 종씨 가문의 노대감과 노부인 사이에는 아들 둘과 딸 하나가 있었다.

맏아들 종형은 유씨의 남편으로, 용맹하기로 이름난 무장이었다. 삼 년 전 조정의 명을 받고 변방을 지키러 떠난 뒤,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막내딸 종영 역시 반년 전 혼인하여 출가했다.

그런데 유독 둘째 아들 종선만은 어느덧 서른이 되도록 혼인도 하지 않은 채 홀로 지내고 있었다.

그동안 노부인은 종선에게 수없이 혼인을 재촉했지만, 종선은 그때마다 공무가 바쁘다는 핑계로 말을 돌렸다. 게다가 눈은 또 어찌나 높은지, 도성의 내로라하는 명문가 규수들을 소개해 줘도 이래서 싫다, 저래서 싫다며 번번이 거절했다. 심지어 군주와의 혼담마저 마다했을 정도였다.

노부인은 혼자 있을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대체 하늘에서 선녀라도 내려와야 성에 찰 셈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아들이 나이를 먹고 지위까지 높아지자 노부인도 더는 그의 혼사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었다. 이제는 굳이 정실부인을 맞아들이라고 고집할 생각도 없었다. 그저 곁에서 살뜰히 보살펴 줄 여인 하나만 있어도 좋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마음을 놓고 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했다.

그래야 훗날 밖에서 이런저런 모임에 참석하다가 기방의 여우 같은 기녀나 사내에게 몸을 파는 자들에게 홀려 마음을 빼앗기는 일도 없을 테니까. 노부인으로서는 그런 꼴만큼은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그때 유씨가 말을 이었다.

“심씨 가문의 남매가 곧 도착할 겁니다. 어머님께서 직접 만나 보시면 마음에 드실지 판단이 서시겠지요.”

하지만 그동안 기대했다가 실망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터라, 노부인은 이번에도 별다른 기대를 품지 않았다. 그저 체념한 듯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 눈에 아무리 곱고 마음에 들면 무엇 하겠느냐. 결국 중요한 건 그 아이의 마음인데. 정작 본인이 싫다는데 누가 억지로 혼인을 시킬 수 있겠느냐…….”

말끝을 흐리던 노부인의 머릿속에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유씨에게 조용히 말했다.

“이렇게 하자꾸나. 손님들이 오거든 네가 알아서 자리를 마련해 보거라. 한적한 뜰을 골라 두 사람이 단둘이 만나게 하는 게야. 어른들이 곁에 없으면 오히려 마음이 통할지도 모르지 않겠느냐.”

유씨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곧바로 준비에 나섰다.

*

한편, 김민희는 오전 내내 주방에서 쉴 새 없이 일하느라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맡은 일을 모두 마치자, 그녀는 월계를 데리고 조용히 주방을 빠져나왔다.

김민희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본채의 대청을 일부러 피해 한적한 작은 화원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자그마한 연못이 자리하고 있었다.

맑은 연못 위로 잔물결이 일렁였고,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시원한 바람결에 은은한 연꽃 향기가 실려 왔다.

맑고 투명한 연못물을 바라보니 당장이라도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고 싶었다. 물론 그저 마음만 굴뚝같을 뿐이었다.

평소라면 이 근처에도 하인들이 제법 오갔을 텐데,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김민희는 다들 본채 대청으로 시중을 들러 갔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푸른 연못을 보고 있자니 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싶은 마음이 점점 간절해졌다.

김민희는 주위를 다시 한번 둘러보며 아무도 없는지 확인했다. 그러고는 월계에게 몇 마디 당부한 뒤, 조심스럽게 인공 바위산 뒤편으로 돌아가 연못가에 쪼그려 앉았다.

신발과 버선을 벗은 그녀는 가녀린 두 발을 천천히 물속에 담갔다.

발끝에서부터 전해지는 시원한 기운이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그 상쾌함에 김민희는 저도 모르게 작은 탄성을 내뱉었다. 이렇게 마음 놓고 쉬어 본 게 얼마 만인지 몰랐다.

월계가 굳이 말리지 않는 것을 보면, 김민희가 이런 행동을 한 것이 처음은 아닌 듯했다.

하지만 이곳은 예전에 머물던 사씨 가문과는 달랐다. 곁에서 망을 보던 월계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혹여 하인이나 집사에게 아씨가 이처럼 예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모습을 들키기라도 한다면, 경박하고 행실이 단정치 못하다는 뒷말이 나올 게 뻔했다.

물고기들과 한창 장난을 치던 김민희는 문득 누군가 자신을 몰래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순간 목덜미에 소름이 돋았다.

김민희는 황급히 고개를 들어 경계 어린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곁에 있는 월계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월계도 별다른 기척을 느끼지 못한 듯 아무런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김민희는 자신이 괜히 예민하게 군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이 불편해진 터라 더는 느긋하게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물에서 발을 빼고 서둘러 신발과 버선을 신었다.

두 사람이 인공 바위산을 돌아 나와 막 자리를 뜨려던 순간이었다.

월계가 갑자기 긴장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씨, 누가 오는 것 같아요!”

슬쩍 곁눈질하니 멀리서 몇 사람이 다가오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아무래도 잔치에 초대받은 손님들인 듯했다.

김민희는 외부에서 온 사람들과 조금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나서면 꼼짝없이 그들과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그때 김민희의 눈에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한적한 정자가 들어왔다. 연못가 뒤편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었다.

그녀는 얼른 월계의 손을 잡아끌고 정자 안으로 몸을 숨겼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마주친다면 그때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한편, 다가오던 일행 중 나이 지긋한 어멈이 자신이 모시는 아씨의 팔을 붙들고 간곡히 사정하고 있었다.

“아씨, 이대로 가시면 아니 됩니다! 아씨께서 이렇게 가 버리시면 이 늙은것은 마님과 큰도련님께 뭐라고 말씀드린단 말입니까?”

“말씀드리긴 뭘 말씀드려? 오라버니가 무슨 속셈으로 나를 데려왔는지 진작 알았더라면 죽어도 따라오지 않았을 거야! 어쩜 다들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모르겠구나!”

“아이고, 아씨. 그게 어찌 아씨를 해치려는 일이겠습니까?”

어멈이 다급히 말을 이었다.

“마님과 큰도련님께서는 그저 아씨께서 좋은 배필을 만나 행복하게 사시길 바라는 마음이십니다. 종 대인께서는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분이시지 않습니까. 지금은 황제 폐하의 총애까지 한 몸에 받고 계시니, 훗날 폐하 다음가는 권세를 누리실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 분의 부인이 되는 것은 수많은 여인이 간절히 바라도 얻지 못할 복이란 말입니다!”

어멈은 애원하듯 말을 이었다.

“제발 이 늙은것의 부탁을 들어주십시오. 적어도 한 번은 만나 보신 뒤에 결정하셔도 늦지 않지 않습니까!”

하지만 심명주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내가 그 사람은 싫다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그런데도 억지로 이곳까지 데려오다니, 대체 내 마음은 누가 알아준다는 거야?”

“게다가 서씨는 내 계모잖아. 그 여자가 진심으로 내가 잘되길 바라겠어? 너희도 그렇고 오라버니도 그렇고, 모두 그 여자한테 속아 넘어간 거라고! 그러니까 다들 비켜!”

심명주는 어멈의 손을 홱 뿌리치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달아났다.

어멈은 황급히 시녀들을 향해 소리쳤다.

“다들 멍하니 서서 뭐 하는 게냐! 어서 아씨를 쫓아가 모셔 오지 않고!”

거리가 멀었던 탓에 김민희에게는 그들의 대화가 들리지 않았다. 그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쪽으로 다가오는가 싶더니, 갑자기 허둥지둥 되돌아가는 모습만 보였을 뿐이었다.

그들이 누구인지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김민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었다.

고개를 돌리자 탁자 위에 싱싱한 과일과 다과가 놓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마침 오전 내내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가 고팠던 터라, 김민희는 자리에 앉아 다과를 집어 먹기 시작했다. 월계에게도 한 조각을 건넸다.

두 사람은 그렇게 모처럼 찾아온 여유를 만끽했다.

그때였다.

불어오던 바람이 뚝 멎었다.

갑자기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창에 비친 그림자가 점점 가까워졌다.

김민희가 미처 반응할 틈도 없이, 어느새 한 사내가 뒷짐을 진 채 문 앞에 서 있었다.

훤칠한 사내의 몸이 문으로 들어오던 햇빛을 가리자, 정자 안이 순식간에 어스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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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만 온 것은 아니었다. 사회옥이 복숭아나무를 손수 깎아 만든 십이지 동물 조각도 함께 들어 있었다.나무를 깎아 작은 조각품을 만드는 것은 사회옥의 소소한 취미였다. 손재주가 좋은 그는 틈틈이 깎아 만든 조각들을 김민희에게 선물하곤 했다.지난해 김민희가 십이지 동물을 모두 모으고 싶다고 하자, 사회옥은 흔쾌히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그 뒤로 시간이 날 때마다 하나씩 깎아 보내 준 덕분에 어느새 제법 많이 모였다.이번에 보내온 것은 양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토끼 하나뿐이었다.김민희가 토끼띠인 것을 알고, 사회옥은 토끼 조각만큼은 맨 마지막에 선물하려고 아껴 두었던 것이다.김민희는 나무 조각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나서야 편지를 펼쳤다.편지를 읽어 내려갈수록 잔뜩 찌푸려져 있던 미간이 서서히 펴졌고, 입가에도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편지에는 김민희가 그토록 기다리던 반가운 소식이 담겨 있었다.편지에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렸으니, 늦어도 대엿새 안에는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적혀 있었다. 김민희가 종씨 가문에 더는 머물고 싶지 않다면, 도성을 떠나고 싶다 해도 괜찮다고 했다.황제가 자신을 청주 지현으로 임명했으니, 도성으로 돌아가 그간의 일을 보고한 뒤 남매를 데리고 청주로 내려가 자리를 잡으면 된다는 것이었다.청주는 도성만큼 번화하지는 않지만 산수가 아름답고 인재가 많이 나는 고장이라고 했다. 사회옥은 그저 김민희에게 자신과 함께 갈 마음이 있는지만 물었다.김민희로서는 두말할 것도 없이 가고 싶었다.그렇지 않아도 권력 다툼이 끊이지 않는 도성에 계속 머물 생각은 없었다. 가능하다면 이곳에서 최대한 멀리 떠나고 싶었다.전에는 사회옥이 종씨 가문을 떠나는 데 동의하더라도 도성에 남아 벼슬살이를 이어 가려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종씨 가문과의 인연을 완전히 끊어 내기는 어려웠다. 훗날 종씨 가문에 큰 화가 닥쳤을 때 그 불똥이 자신들에게까지 튀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었다.이제 됐다. 청주로만 떠나면

  • 미친 권신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제25화

    목숨을 버릴 각오로 보내진 자객이었던 것이다.김민희는 황급히 휘장을 내렸다. 놀란 가슴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대낮에 황성 한복판에서 감히 조정의 고위 대신을 노릴 만한 자는 위 재상밖에 없을 터였다.“아씨, 그런데 영국공부의 세자 나리는 어째서 자객들 사이에 섞여 있었던 걸까요?”김민희는 월계의 손을 지그시 누르며 마차 밖을 한 번 살폈다. 그러고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그제야 월계는 밖에서 상 집사가 마차를 몰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얼른 입을 다물었다.김민희는 약재 꾸러미를 꼭 쥔 채 눈을 감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임한이 어째서 자객들 틈에 섞여 있었는지, 종선과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조금도 알고 싶지 않았다. 아는 것이 많을수록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법이었다.게다가 그녀는 조정의 일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그저 제 앞가림이나 하며 조용히 살아가고 싶을 뿐이었다.*저녁 무렵, 종선이 자객의 습격을 받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종씨 가문 사람들도 모두 그 소식을 알게 되었다.바깥에서 소문을 듣고 온 월계가 허둥지둥 달려와 김민희에게 전했다.“아씨, 큰일 났어요! 송학원 하인들 말로는 둘째 나리께서 크게 다치셔서 어의까지 다녀갔대요!”송학원은 동원에 자리한 종선의 처소였다.김민희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런데 그때 둘째 나리께서는 다친 곳이 없으셨잖아요? 어쩌다 갑자기…….”월계는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김민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 역시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다만 어딘가 석연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김민희는 이 일을 동생에게도 숨겼다. 하지만 김민철은 누나와 월계가 외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별일은 없었는지 걱정되어 찾아왔다.김민철은 아직도 놀란 기색이 가시지 않은 월계를 힐끗 바라보더니 나직이 말했다.“누나만 무사하면 됐어.”그러고는 사뭇 진지한 얼굴로 덧붙였다.“누가 누나를 해치려 하면,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김민희는 기특한 마음에 동생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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