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가 다급히 변명했다.“큰마님,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소인이 일부러 숨긴 것은 아닙니다. 그때는 둘째 나리께서 심씨 가문의 아씨를 만나러 가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저 우연히 김 아씨와 마주치신 줄로만 알았지요. 두 분이 원래부터 아는 사이인 줄 알았습니다.”“소인이 어리석어 미처 그런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이틀 전, 둘째 나리와 심씨 가문의 아씨가 연못가에서 서로 마음을 확인했다는 소문을 듣고서야 그날 일이 떠올랐습니다.”“두 분은 얼굴조차 마주친 적이 없는데 그런 소문이 돌 리가 없지 않습니까. 소인이 이틀 밤낮을 곰곰이 생각해 보고서야 깨달았습니다. 둘째 나리께서 김 아씨를 심씨 가문의 아씨로 착각하신 게 틀림없습니다!”청화는 너무 놀란 나머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세상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착각이 다 있다니!유씨가 복귀에게 물었다.“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도 말한 적이 있느냐?”복귀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소인도 함부로 입 밖에 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쯤은 압니다. 지금껏 누구에게도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그제야 유씨는 조금 마음이 놓였다. 그녀는 복귀에게 상으로 은화 한 덩이를 내리고, 앞으로도 절대 입을 놀리지 말라고 단단히 당부한 뒤 물러가게 했다.이튿날, 유씨는 하인을 보내 김민희를 자신의 처소로 불렀다.우선 김민희의 속마음부터 알아볼 생각이었다. 그녀가 둘째 나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떠보고, 혹시라도 마음이 있다면 일을 풀어 가기가 한결 수월할 터였다.유씨는 김민희와 한동안 이런저런 집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슬며시 이마를 문지르며 머리가 아픈 척을 했다.그 모습을 본 김민희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큰마님, 어디 편찮으십니까?”“크게 아픈 건 아니다.”유씨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요즘 집안에 골치 아픈 일이 한둘이 아니다 보니 머리가 지끈거리는구나.”곁에서 유씨의 관자놀이를 살살 주무르던 청화가 슬쩍 말을 거들었다.“둘째 나리의 혼사는 노부인께서 알아서 챙기실 텐데,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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