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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샹차이 다다
은은한 무늬가 새겨진 검푸른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종선이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곧장 김민희 앞으로 다가와 걸음을 멈췄다.

그의 시선이 김민희의 두 발을 슬쩍 훑고 지나가는 듯했다.

김민희는 사내에게서 풍기는 압도적인 기세에 짓눌려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머릿속이 새하얘진 채 한참을 멍하니 있던 그녀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화들짝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 대인…….”

종씨 가문에 머문 반년 동안 종선과 마주친 적은 없었지만, 사실 김민희는 육 년 전에도 그를 본 적이 있었다.

다만 그때의 종선은 높은 지위에 오른 군대의 총지휘관이었다. 길을 가득 메운 백성들의 환호를 받으며 말을 타고 지나가던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멀어져 버렸다.

반면 당시 김민희는 전란을 피해 이곳저곳을 떠돌던, 의지할 곳 하나 없는 고아에 불과했다. 수많은 사람들 틈에서도 가장 뒤쪽에 겨우 자리를 잡고 서 있었을 뿐이었다.

그의 신발 밑창에 묻은 먼지 한 톨보다도 하찮은 존재였던 것이다.

그 후로도 김민희는 종선에 관한 이야기를 숱하게 들었다. 듣던 대로 대단한 인물이었고, 소설 속에서 묘사된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실 김민희는 종선을 어느 정도 존경하고 있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자신은 진작 반란군의 칼에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막상 그와 마주하자 저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들었다. 감히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뒤에 서 있던 월계는 아예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김민희가 자신을 대인이라 부르는 것을 듣고, 종선은 그녀가 심씨 가문의 아씨라고 생각했다.

김민희가 눈을 내리깐 채 좀처럼 고개를 들지 않자, 종선은 불쑥 손을 뻗어 그녀의 작은 턱을 붙잡았다. 그러고는 얼굴을 들어 올려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의 손끝은 거칠고 차가웠다. 갑작스럽고도 무례한 손길에 김민희는 깜짝 놀라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녀가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는 종선이 이미 손을 거둔 뒤였다. 종선은 이번에는 그녀의 어깨를 지그시 누르며 자리에 앉으라는 뜻을 내비쳤다.

김민희는 그의 손길에 떠밀리듯 다시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대인, 이게 무슨…….”

그때 종선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나이가 몇이오?”

마치 죄인을 심문하듯 딱딱한 말투였다.

김민희는 저도 모르게 순순히 대답했다.

“올해 열일곱입니다.”

그 말을 들은 종선은 곧바로 이해가 된다는 듯했다. 그 나이라면 그토록 철없고 경박하게 행동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집안에서 지나치게 귀하게 키운 탓이리라.

자식을 이 모양으로 가르쳤으니, 심씨 가문이 날이 갈수록 쇠락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종선은 단번에 결론을 내렸다.

눈앞의 여인은 한 집안을 책임질 안주인으로는 영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첩으로 들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종선이 다시 입을 열었다.

“맛있소?”

김민희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뒤늦게야 그가 탁자 위의 다과를 두고 묻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맛있습니다.”

이미 반 접시나 먹어 치운 마당에 맛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종선은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딱히 그녀에 대해 더 알아볼 생각은 없는 듯했다.

어차피 종선은 궁에도 들어가 봐야 했다. 이곳까지 찾아와 얼굴을 비춘 것만으로도 유씨와 노부인의 체면은 충분히 세워 준 셈이었다.

종선은 더는 말을 잇지 않고 먼저 자리를 떠났다.

김민희는 문밖으로 사라지는 그의 옷자락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찾아왔다 간 것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굳이 깊이 생각할 일은 아니라 여겨 곧 마음에서 털어 버렸다.

*

한편, 본채 대청에서는 심 부인과 노부인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심씨 가문의 시녀 하나가 고개를 숙인 채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시녀는 심 부인의 뒤로 다가가 그녀를 모시는 몸종에게 무언가를 속삭였다.

말을 들은 몸종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는 얼른 허리를 숙여 심 부인의 귀에 그 말을 전했다.

순간 심 부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을 뻔했다.

심명주, 그 아이가 달아났다니!

이런 망신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노부인이 눈치채기 전에 어떻게든 그 아이를 찾아 데려와야 했다.

심 부인은 다급한 마음을 감추며 곁에 앉아 있던 맏아들에게 슬쩍 눈짓을 보냈다.

어머니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심씨 가문의 큰도련님은 곧바로 무슨 일이 생겼음을 알아차렸다.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틀림없이 철없는 누이동생이 또 사고를 친 것이리라!

그는 적당히 핑계를 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으로 나와 하인에게 자초지종을 묻고 나서야 심명주가 달아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씨 가문의 큰도련님은 화가 치밀어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

“이런 철없는 계집애 같으니라고! 당장 발 빠른 놈 둘을 보내 쫓아가라. 그리고 똑똑히 전해라. 돌아오지 않을 작정이라면 앞으로 나를 오라버니라 부를 생각도 하지 말라고!”

결국 심명주는 잔치가 시작되기 전에 돌아왔다. 두 눈은 울었는지 조금 붉게 부어 있었고, 얼굴에는 억울함과 불만이 가득했다.

그 모습을 본 심 부인은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저렇게 대놓고 싫은 기색을 드러내니, 종씨 가문 사람들이 대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노부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심명주가 무슨 일을 벌였는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기 집에서 벌어진 일을 노부인이 모를 리 없었다. 다만 체면을 중히 여기는 성격이라, 어린 아씨가 철이 없어 그랬겠거니 하고 굳이 문제 삼지 않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불쾌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노부인에게 종선은 마음만 먹으면 군주와도 혼인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아들이었다. 그런데 이미 가세가 기울 대로 기운 심씨 가문에서 감히 제 아들을 두고 좋으니 싫으니 따지고 있으니,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혼담을 없던 일로 하는 편이 나았다!

노부인은 속에서 부아가 치밀어 더는 웃는 낯을 유지할 수 없었다. 결국 잔치가 시작되기도 전에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를 대고 하인의 부축을 받으며 처소로 돌아가 버렸다.

손님 접대는 자연스레 유씨의 몫이 되었다.

갑자기 싸늘해진 노부인의 태도에 심 부인도 그제야 사태를 깨달았다. 속으로는 심명주가 원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혼사가 무산되는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노부인의 심기마저 건드리고 말았으니 이보다 답답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더는 낯을 들고 머물 염치가 없었던 심 부인은 음식에 손도 대지 못한 채 거듭 사죄했다. 그러고는 아들과 딸을 데리고 쫓기듯 종씨 가문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막 대문을 나서려는 순간, 집사 차림의 사내가 그들을 불러 세웠다.

종선의 곁에서 시중을 드는 자로, 집안사람들은 그를 상 집사라 불렀다.

상 집사는 얼굴 가득 웃음을 띤 채 양손에 누런 종이로 싼 큼지막한 꾸러미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종이 틈새로는 다과의 고소한 향이 은은하게 풍겨 나왔다.

심씨 가문의 큰도련님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이건 무엇이오……?”

상옥이 웃으며 대답했다.

“둘째 나리께서 심 아씨가 저희 집 다과를 마음에 들어 하시는 듯하다며, 주방에 일러 따로 준비하게 하셨습니다. 방금 만든 것이라 아직 따끈합니다.”

심명주는 이미 마차에 올라 혼자 분을 삭이고 있었다.

심 부인과 큰도련님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두 사람의 얼굴에 뜻밖의 기쁨이 번졌다.

심명주가 그토록 무례하게 굴었는데도 종선의 마음에 들었다니. 아직 희망이 남아 있는 셈이었다!

*

노부인은 이미 심씨 가문과의 혼담을 없던 일로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종선이 직접 사람을 시켜 심씨 가문의 아씨에게 다과를 보냈다는 소식을 듣자, 다시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식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어미라 하지 않던가. 노부인은 종선의 성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평소 공무와 나랏일에만 몰두할 뿐, 여인에게는 도통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아들이었다. 그런 종선이 직접 이 같은 배려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었다.

모처럼 둘째 아들의 마음에 드는 여인이 나타났으니, 조금 못마땅한 구석이 있더라도 눈감아 줄 수 있었다. 정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나중에 직접 가르치면 그만이었다.

종선이 궁에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이 깊어 있었다. 노부인은 그를 불러 혼사에 대한 생각을 직접 들어 보기로 했다.

노부인이 넌지시 물었다.

“낮에 심명주를 만나 보았느냐?”

종선은 옷자락을 가볍게 걷어 올리며 곁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어머니가 무슨 말을 꺼내려는지 이미 짐작하고 있었기에 순순히 대답했다.

“만나 보았습니다. 제 눈에는 그런대로 괜찮아 보였습니다.”

종선의 입에서 그런대로 괜찮다는 말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칭찬이었다.

그 말을 들은 노부인의 표정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아들의 마음에 든다니 심명주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생각은 이미 굳힌 터였다. 하지만 낮에 보았던 심명주의 행동이 영 마음에 걸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종선의 정실부인이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 보였다.

게다가 심씨 가문은 후작가라는 이름만 남았을 뿐, 이미 가세가 기울어 옛 작위에 기대 겨우 체면을 유지하는 집안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노부인은 혼처로 고려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머니가 영 내키지 않아 하는 기색을 보이자, 종선이 물었다.

“어머니께서는 그 아이가 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만…….”

노부인은 마음을 가다듬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다만 행동이 조금 경솔해 보이더구나. 큰 집안의 안주인이 되려면 마땅히 갖춰야 할 품위와 위엄이 있어야 하는데, 그 아이에게서는 그런 면을 찾아보기 어려웠어. 아무래도 큰 집안을 이끌 만한 그릇은 아닌 듯하구나.”

종선은 이해했다는 듯 담담하게 대답했다.

“어머니 말씀이 옳습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그 아이를 정실부인으로 맞아들일 생각은 없었습니다.”

노부인은 순간 말을 잃었다. 하지만 곧 아들의 뜻을 알아차리고는 놀라서 되물었다.

“설마 그 아이를 첩으로 들이겠다는 것이냐? 그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이냐! 충용후 가문의 적장녀인데, 심씨 집안에서 그걸 허락할 리가 없지 않으냐!”

노부인은 심씨 가문에서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했을 뿐, 첩으로 들이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는 하지 않았다. 이미 마음이 절반쯤 기울었다는 뜻이었다.

“어머니께서 우선 심씨 가문에 뜻을 전해 보십시오. 그쪽에서 거절한다면 없던 일로 하면 그만입니다.”

종선은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홀로 남은 노부인은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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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만 온 것은 아니었다. 사회옥이 복숭아나무를 손수 깎아 만든 십이지 동물 조각도 함께 들어 있었다.나무를 깎아 작은 조각품을 만드는 것은 사회옥의 소소한 취미였다. 손재주가 좋은 그는 틈틈이 깎아 만든 조각들을 김민희에게 선물하곤 했다.지난해 김민희가 십이지 동물을 모두 모으고 싶다고 하자, 사회옥은 흔쾌히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그 뒤로 시간이 날 때마다 하나씩 깎아 보내 준 덕분에 어느새 제법 많이 모였다.이번에 보내온 것은 양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토끼 하나뿐이었다.김민희가 토끼띠인 것을 알고, 사회옥은 토끼 조각만큼은 맨 마지막에 선물하려고 아껴 두었던 것이다.김민희는 나무 조각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나서야 편지를 펼쳤다.편지를 읽어 내려갈수록 잔뜩 찌푸려져 있던 미간이 서서히 펴졌고, 입가에도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편지에는 김민희가 그토록 기다리던 반가운 소식이 담겨 있었다.편지에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렸으니, 늦어도 대엿새 안에는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적혀 있었다. 김민희가 종씨 가문에 더는 머물고 싶지 않다면, 도성을 떠나고 싶다 해도 괜찮다고 했다.황제가 자신을 청주 지현으로 임명했으니, 도성으로 돌아가 그간의 일을 보고한 뒤 남매를 데리고 청주로 내려가 자리를 잡으면 된다는 것이었다.청주는 도성만큼 번화하지는 않지만 산수가 아름답고 인재가 많이 나는 고장이라고 했다. 사회옥은 그저 김민희에게 자신과 함께 갈 마음이 있는지만 물었다.김민희로서는 두말할 것도 없이 가고 싶었다.그렇지 않아도 권력 다툼이 끊이지 않는 도성에 계속 머물 생각은 없었다. 가능하다면 이곳에서 최대한 멀리 떠나고 싶었다.전에는 사회옥이 종씨 가문을 떠나는 데 동의하더라도 도성에 남아 벼슬살이를 이어 가려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종씨 가문과의 인연을 완전히 끊어 내기는 어려웠다. 훗날 종씨 가문에 큰 화가 닥쳤을 때 그 불똥이 자신들에게까지 튀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었다.이제 됐다. 청주로만 떠나면

  • 미친 권신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제25화

    목숨을 버릴 각오로 보내진 자객이었던 것이다.김민희는 황급히 휘장을 내렸다. 놀란 가슴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대낮에 황성 한복판에서 감히 조정의 고위 대신을 노릴 만한 자는 위 재상밖에 없을 터였다.“아씨, 그런데 영국공부의 세자 나리는 어째서 자객들 사이에 섞여 있었던 걸까요?”김민희는 월계의 손을 지그시 누르며 마차 밖을 한 번 살폈다. 그러고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그제야 월계는 밖에서 상 집사가 마차를 몰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얼른 입을 다물었다.김민희는 약재 꾸러미를 꼭 쥔 채 눈을 감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임한이 어째서 자객들 틈에 섞여 있었는지, 종선과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조금도 알고 싶지 않았다. 아는 것이 많을수록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법이었다.게다가 그녀는 조정의 일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그저 제 앞가림이나 하며 조용히 살아가고 싶을 뿐이었다.*저녁 무렵, 종선이 자객의 습격을 받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종씨 가문 사람들도 모두 그 소식을 알게 되었다.바깥에서 소문을 듣고 온 월계가 허둥지둥 달려와 김민희에게 전했다.“아씨, 큰일 났어요! 송학원 하인들 말로는 둘째 나리께서 크게 다치셔서 어의까지 다녀갔대요!”송학원은 동원에 자리한 종선의 처소였다.김민희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런데 그때 둘째 나리께서는 다친 곳이 없으셨잖아요? 어쩌다 갑자기…….”월계는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김민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 역시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다만 어딘가 석연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김민희는 이 일을 동생에게도 숨겼다. 하지만 김민철은 누나와 월계가 외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별일은 없었는지 걱정되어 찾아왔다.김민철은 아직도 놀란 기색이 가시지 않은 월계를 힐끗 바라보더니 나직이 말했다.“누나만 무사하면 됐어.”그러고는 사뭇 진지한 얼굴로 덧붙였다.“누가 누나를 해치려 하면,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김민희는 기특한 마음에 동생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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