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누나가 나를 집으로 초대했다. 그날 밤 세수하고 있을 때 나는 매형의 꺼름칙한 미소를 보게 되었다. 누나는 나에게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이튿날, 누나는 나와 매형을 방 안에 가뒀다. 나는 이제야 이 모든 것이 누나가 허락한 것임을 알았다.
View More앞으로의 시간 동안 나는 모든 증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나와 매형에게 전부 전화를 돌렸다.오전에는 누나와 만나기로 하고, 오후에는 매형과 만나기로 했다. 하는 말은 똑같았다.“나한테 1000만 원을 주면 영상을 넘길게. 복사본은 절대 없어. 누나(매형)한테만 주는 거야. 돈만 주면 떠날게. 어차피 곧 개학이라 다시는 여기 안 올 거야.”영상이 시급하기는 했는지 두 사람 다 곧장 허락했다. 나도 약속대로 영상을 넘기고 학교로 돌아갔다.9월, 나는 SNS에서 누나가 올린 사진을 봤다. 사진 속의 누나는 아주 아름다웠다. 매형도 잘생겼다. 그들은 이사 겸 매형의 승진을 축하한다고 했다.나는 가볍게 웃으며 휴대폰을 내려놓고 컴퓨터를 켰다. 그들이 균열 속에서 애써 평형을 유지하고 있다면 내가 그 균열을 더 벌어줄 차례였다.그날,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블로거의 이메일로 편집된 영상 하나가 도착했다. 영상에는 매형이 방 안에서 누나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임신한 몸으로 무릎을 꿇은 누나는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모습으로 영상 속에 담겨 있었다.영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나는 누나의 입장에서 매형이 저지른 더러운 행동들을 상세히 정리했다. 그리고 이를 60페이지에 달하는 PDF로 만들어 모든 내용을 구체적으로 서술했다.PDF의 마지막 부분에서, 누나는 정의로운 임산부로 등장한다. 그녀는 남편의 부정을 고발하기 위해 자신의 고통을 억누르고 남편이 다니는 회사의 이메일로 신고서를 보냈다. 신고 내용에는 매형과 회사 고위 여성 간부인 진영서의 부적절한 관계가 상세히 담겨 있었다.이 모든 것이 공개적으로 확산하도록, 나는 SNS 활동을 활발히 하는 몇몇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내 기대대로 “남편과 회사 상사의 외도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이야기는 곧바로 지역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관련 키워드는 그날 내내 실시간 검색어 상위 5위 안에 머물렀고 사람들의 관심은 계속해서 커졌다. 매형은 곧바로 회사에서 쫓겨났고, 진
매형은 사흘째 되는 날 집에 돌아왔다. 증거가 없기도 하도 내가 신고를 취소하기도 했다.매형이 나오는 날 어머니는 가족 식사를 제안했다. 하지만 도착한 사람은 누나밖에 없었다. 그녀는 오만하던 태도를 내려놓고 진지하게 사과했다.“지성아, 부디 용서해 줘. 나랑 네 매형이 잠깐 미쳤었나 봐.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럴게.”누나는 말만 그럴듯하게 하고 눈빛에는 뿌리 깊은 불만이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대놓고 그녀를 몰아붙일 이유는 없었기에 그저 가식적인 미소로 답했다.내 표정이 조금 누그러진 것을 본 누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을 덧붙였다.“ 네가 찍은 그 영상 말이야. 나 아직 네 매형한테는 얘기 안 했거든. 너도 알잖아, 너희 매형 성격이 얼마나 안 좋은지. 만약 알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몰라. 그 영상 누나한테 넘기면 안 되겠니?”잠시 생각하던 누나는 또 말을 덧붙였다.“누나도 그냥 달라는 건 아니야. 네가 나중에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내가 다 도와줄게.”그녀의 의도는 너무나 뻔했다. 나는 그녀의 말을 받지 않고 대신 국을 한 그릇 떠서 건넸다.“누나, 밥 먹을 때는 쓸데없는 얘기 하지 말자. 걱정하지 마. 매형이 나를 안 건드리면 그 영상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을 거야.”그제야 누나는 입을 닫았다. 우리는 한동안 침묵 속에서 식사를 마쳤다.모든 일이 여기서 끝났다면, 나는 그래도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내 마지막 희망마저 철저히 짓밟아버렸다.누나 집에서 나온 후, 나는 친구 집에서 이틀 정도 보냈다. 그러나 그곳에 오래 머물 수는 없었기에 근처의 작은 원룸을 얻어 이사를 했다.그 사실은 믿을 수 있는 몇 명의 친구에게만 알렸다. 나는 근처의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남는 시간에는 집에서 프로그램 개발을 공부했다.밸런타인데이 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날 카페는 대목을 맞아 종일 바빴다. 하루 동안 300잔이 넘는 음료를 만들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을 때, 나
경찰차에 앉은 다음에야 누나는 조금 진정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경찰이 들을 수 없는 작은 목소리로 내 귀가에 속삭였다.“지성아, 오늘 일을 그냥 넘어가 줘. 네 매형 진짜 그런 사람 아니야.”누나는 나를 바보 취급하고 있었다. 나도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오해라면 경찰서에 가서 말하면 되지 뭘 걱정하고 그래?”누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얼굴이 벌게서 휴대폰을 들었다. 안 봐도 부모님에게 문자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매형을 모함한다고 헛소리하는 중일 것이다.예상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내 휴대폰에 부모님이 번갈아 가며 전화를 걸어왔다. 나는 그들의 전화가 계속 울리자 짜증이 나서 아예 휴대폰 전원을 꺼버렸다.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는 강진수의 집으로 돌아왔다. 씻고 침대에 눕자 새벽 5시가 넘었다. 막 잠에 들려던 찰나 누나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지성아, 너 착각한 거 아니야? 네 매형은 그런 사람 아니야.”누나는 여전히 나를 설득하려 들었지만 목소리 속에 담긴 증오는 숨길 수 없었다.“내 말 좀 들어줘. 신고 취소하면 안 되겠니? 매형이 너한테 뭘 했다고 그래. 네가 이렇게 소란 피우면 나랑 매형은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라고? 네 매형 직장은 또 어떡해?”누나의 이기적인 태도에 마음이 완전히 식어버렸다. 결국 나는 냉소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아무것도 안 했다고? 옷장 안에 있는 내 속옷은 뭐야? 거기에 아직도 매형의 것들이 묻어 있지 않아? 아참, 방금 경찰한테는 이 얘기를 깜빡하고 못 했네.”그제야 누나의 가식적인 태도가 완전히 무너졌다. 그녀는 전화기 너머로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이 개자식이 감히 날 속여? 네가 뭐라고 함정을 만들어? 나한테 이럴 거야?”이 순간에도 누나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돌리고 자신을 가장 큰 피해자로 여기고 있었다.이제까지 혹시라도 그들이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내가 어리석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
이튿날 아침 누나는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정리가 끝난 다음 그녀가 말했다.“어제 친구랑 쇼핑하다가 친구 집에 초대받았어. 나 요즘 집에 없을 거니까 너 혼자 잘 지내. 밖으로만 나돌면서 부모님 걱정시키지 말고.”그녀는 좋은 누나라도 되는 듯이 잔소리했다. 하지만 나는 알았다. 그녀는 매형을 위해 자리를 피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말이다.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나는 속으로 이미 모든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누나가 집을 나서자마자 나는 친구 강진수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날 밤, 나는 침대에 누운 채 조금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몸은 가만히 있었지만 귀는 매형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곤두서 있었다.예상대로 새벽 1시쯤, 매형이 화장실로 향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재빨리 일어나 이불을 사람 형태로 말아 놓고 베개 위에 미리 준비해 둔 가발을 올려 마치 내가 자고 있는 것처럼 꾸몄다. 그리고 문 뒤에 숨어 매형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화장실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멈추자, 매형의 발소리가 내 방 쪽으로 다가왔다. 이어 문이 천천히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반쯤 열리고 매형은 소리 없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내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고, 동시에 두려움과 흥분이 뒤섞인 감정이 나를 사로잡았다.매형은 침대 옆으로 다가가더니 굶주린 짐승처럼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그러나 침대는 텅 비어 있었다.그 순간, 나는 문 쪽으로 달려가 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진수와 함께 방 안으로 들어갔다.불을 켜자 매형은 속옷만 입은 채 내 침대 위에 엎드려 있었다. 그는 내가 없는 것을 알아차리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문을 잠그고 매형을 바라보며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매형, 이 늦은 밤에 왜 제 침대 위에 있어요?”매형은 나와 강진수를 번갈아 보며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네 누나가 집에 없잖아. 너 에어컨 끄는 걸 자꾸 깜빡하니까 확인하려고 들어온 거야.”“그래요?”나는 대꾸하지 않고 강진수를 향해 눈짓했다. 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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