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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Author: 눈빛 속의 약속
‘나한테 손대지 마!’

그녀의 마음을 비웃듯, 입술 위로 따뜻한 온기가 내려앉았다.

강유영은 그 자리에 돌처럼 굳어버렸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가슴은 콩닥콩닥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는 수면을 스치는 잠자리처럼 가볍게 그녀의 입술을 머금었다 뗐다.

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조원철은 몸을 바로 세웠다.

“옷은 너 스스로 챙겨 입거라.”

그는 새 의복 한 벌을 그녀의 곁에 내려놓고는 미련 없이 방을 나갔다.

강유영은 가늘고 하얀 손을 들어 그가 입을 맞춘 자리를 조심스레 만져보았다.

‘어째서 이곳에 여인의 의복이 준비되어 있는 걸까?’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가지런히 놓인 옷을 찬찬히 살폈다.

상아색 부광 비단 소재의 좁은 소매 저고리에 선명한 노을색의 비단 주름치마였다. 원단은 더할 나위 없이 고급스럽고 색감 또한 눈부실 정도로 화려했다.

다만 매사에 겁이 많고 조심스러운 그녀는 남의 이목을 끄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이런 화려한 원색의 옷은 결코 입는 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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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217화

    단비가 그녀를 부축해서 안방으로 인도했다.“아씨께서 통 기운이 없어 보이시기에 화로에 닭고기죽을 좀 끓였습니다. 주방에서 반찬도 몇 가지 챙겨 왔고요.”단비는 죽을 그릇에 담으며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그 반찬은 가져가서 어멈, 서유와 함께 먹으려무나. 난 죽만 조금 먹으면 돼.”강유영은 탁자 위의 찬합을 옆으로 슬며시 밀어냈다.“반찬도 조금은 드셔야지요.”단비가 죽그릇을 대령하며 조심스레 권했다.“되었다. 식기 전에 어서 가져가거라.”강유영은 정작 입맛이 없어 숟가락으로 죽을 휘적거리기만 했다.“그럼 장아찌라도 좀 내올까요?”“그래.”강유영은 나직하게 대답했다.그녀는 한 손으로 이마를 짚고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죽을 조금씩 넘겼다.사실 그냥 먹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머지않아 오씨 어멈을 데리고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억지로라도 음식을 욱여넣었다.앞으로 홀로 모든 걸 헤쳐 나가야 하니, 체력을 길러야 했다.조원철이 찾아왔을 때, 그녀는 반쯤 비운 죽을 숟가락으로 무심히 휘젓고 있었다.그는 문가에 우두커니 서서 그녀를 가만히 응시했다.옷을 대충 걸친 강유영의 몸짓 사이로 흰색 속옷이 살짝 드러났다.조막만 한 얼굴은 상등품 옥을 깎아 만든 듯 투명하게 빛났다.긴 속눈썹 아래로는 잠기운이 가득했다.살짝 헝클어진 머리에 흐트러진 차림새로 숟가락을 들고 있는 모습이 마치 뜨거운 여름 햇볕 아래 생기를 잃고 시든 꽃송이 같았다.강유영은 진국공부를 떠날 궁리를 하던 중, 문가에 어른거리는 그림자를 눈치채고 고개를 돌렸다.수저가 댕그랑 소리를 내며 식탁으로 떨어졌다.안 그래도 조원철의 등장에 가슴이 철렁했던 그녀는 그 소리를 듣고 다시금 깜짝 놀랐다.“저녁을 고작 이런 걸로 때우는 것이냐?”조원철이 찬합을 들고 다가왔다.평소 늘 엄숙한 얼굴을 하던 그에게서 어딘지 모르게 부드러운 기색이 감돌았다.촛불이 비친 그의 날카로운 눈매에는 묘하게 청명한 빛이 감돌고 있었다.강유영은 옷을 여미며 몸을 돌려 노골적으로 거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2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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