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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작가: 보라돌이
백우씨는 이 말을 듣자마자 온몸의 분노가 순식간에 사라졌고, 손가락으로 백진아의 이마를 톡톡 찌르며 매섭게 말했다.

"내가 어찌 너처럼 어리석은 딸을 낳았단 말이냐? 능왕과 네 아버지는 같은 길이 아니다. 능왕이 너를 죽이지 않은 것만 해도 천운이다! 그때 어미 말을 안 듣고, 능왕에게 시집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더니, 이제 와서 후회하면 어쩔 셈이냐? 아무 소용도 없다!"

그녀의 손가락이 백진아의 이마를 아프게 찔렀지만, 백진아는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

그 당시 백진아는 연회에서 능왕을 몇 번 본 후, 죽어도 능왕에게 시집가겠다고 아우성쳤다. 백우씨와 백근당이 단호하게 반대했지만, 그녀의 극단적인 행동에 결국 버티지 못하고 타협하기로 했다. 그래서 백근당은 장군의 체면과 공을 앞세워, 황제에게 혼인을 하사해 달라고 청했다.

백근당은 황제를 지지하는 보수파로, 황자들의 권력 다툼에 끼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능왕과 혼인을 맺으면서 황제의 신뢰를 잃어, 그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백진아는 원래 주인이 죽기 직전 느꼈던 그 비참함이 떠오르자, 마음이 아파왔다. 원래 주인은 숨을 거두는 순간, 분명히 후회하고 있을 것이었다.

원래 주인의 감정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백진아는 눈물을 주르륵 흘렸고, 흐느끼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어머니, 제가 잘못했습니다. 후회하고 있어요… 저는 이미 죽은 몸입니다!"

"이 멍청한 계집 같으니라고!"

백우씨는 또 그녀를 꼬집었지만, 이번엔 아프게 꼬집지 않았다.

백우씨는 침상 가장자리에 앉아, 딸을 안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상처를 건드릴까 봐 어깨에 손만 얹고 가볍게 두드렸고, 어느새 눈가에 서서히 눈물이 맺혔다.

"됐다. 그만 울 거라. 네가 그렇게 정신을 잃고, 귀신에게 홀리지만 않았어도."

백진아는 할말을 잃고 말았다. 백우씨는 정말 그녀를 위로하는 걸까?

오히려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었다!

백우씨는 철없이 속을 썩이는 딸을 한참이나 꾸짖은 후, 몸을 숙이고 목소리를 낮춰서 말했다.

"정말 후회한다면, 빠져나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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