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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Author: 보라돌이
연천능이 드디어 눈꺼풀을 들썩이며 무표정하게 백진아를 바라보고, 차갑게 말했다.

“넌 그 사람을 치료하지 못했다.”

백진아는 이를 갈며 화를 냈다.

“치료 못 한 것이 제 잘못입니까? 예? 무능하신 전하 때문에 노파를 빼앗겼잖습니까? 그러니, 화리서를 주십시오!”

연천능은 손에 들고 있던 책을 작은 탁자 위에 놓고 냉정히 말했다.

“난, 그 사람을 낫게 해야 화리하겠다고 말했다. 난 약속을 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그러곤 손을 뻗어 약병을 가지려 했다.

백진아는 손을 거두며 말했다.

“그럼, 이 약도 드릴 수 없습니다. 혜비와 사랑하는 여인을 고통스럽게 두시지요.”

말을 마치고 돌아서 가려 하자, 그녀의 손목이 차가운 손에 잡혔다. 관절이 얼얼한 느낌에 약병이 손에서 떨어졌다.

연천능은 그녀의 손목을 놓고 민첩하게 약병을 받아 들었다.

“나가거라!”

“진짜…”

백진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분통을 터뜨리려 했지만, 강자 앞에서 할 수 없이 그 분노를 삼켰다.

그녀는 크게 숨을 한 번 들이쉬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예. 정말 대단하십니다!”

‘나쁜 자식!’

백진아는 씩씩거리며 문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문을 나서기 전, 문득 한 가지가 떠올라 돌아섰다.

“제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요구 하나는 들어줄 수 있잖습니까?”

연천능은 두 약병을 만지작거리며 눈썹을 올렸다.

“말해보아라.”

백진아가 말했다.

“하인을 데리고 능왕부를 나가고 싶습니다.”

연천능이 담담하게 뱉었다.

“청초?”

“예.”

백진아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쳐다보았다. 이 사람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하긴 백근당과 연천능은 같은 편이 아니니, 당연히 백진아를 감시하도록 하지 않겠는가?

연천능이 말했다.

“난 이미 청초의 죄를 면하라고 명을 내렸다. 화씨가 돌보도록 하거라. 화씨가 돌보는 것이 네 치료에도 편할 것이다. 성이의 다리 치료도 하고 있지 않나?”

청초가 풀려났다는 소식에 백진아는 안도했다. 적어도 청초는 이제 숨지 않고, 당당히 살 수 있었다.

백진아는 눈을 굴리며 덧붙였다.

“청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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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216화

    덕 태감이 얼굴을 굳히더니 말했다.“그럼, 사람을 시켜 약재를 안으로 들여보내고, 우리에게 머물 곳도 하나 마련해 주시게. 왕비께서 약을 다 만드실 때까지 여기서 기다렸다가 약을 가지고 궁으로 돌아가야 하니.”한편, 금양 공주는 여전히 죽는 게 나을 정도로 고통받고 있었다. 연고를 바르면 목욕할 수 없었고, 목욕하면 악취는 사라지지만 지독한 가려움을 참아내야 했다.이 상황에서, 백진아가 일부러 시간을 끌지 못하도록 덕 태감은 그저 이곳에서 감시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백진아는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여전히 시간을 끌 뿐이었다.그녀는 약재들을 전부 공간으로 옮긴 뒤, 가려움을 없앨 해독제를 만들었다.악취 가루는 피부 표면에 작용하는 것이었기에, 금양 공주처럼 계속 목욕하면 점점 효과를 잃어, 며칠 지나지 않아 냄새가 사라질 것이었다.백진아는 손 마마에게 금양 공주를 위한 약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절대 방해해선 안 된다는 명을 내렸다. 그리고 다시 공간으로 들어갔다.그녀는 약을 더 만들어야 했다. 고지행 쪽에서 잘 팔리면 주문이 많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약을 만드는 틈틈이 약 밭의 약초도 수확할 시기가 되었고, 계속해서 약 밭을 돌보며 손질해야 했다.몹시 바빴지만, 백진아는 의욕에 차 있었다. 지금 이미 18만 금화가 모였고, 20만이 되면 시스템을 2단계로 승급시킬 수 있었다.물론 칠성산에서 얻은 귀한 인삼, 하수오, 영지 같은 비싼 약재를 시스템에 팔아 금화로 바꿀 수도 있지만, 그런 약재들은 오래될수록 더 가치가 있었다. 게다가 지금 당장 2층의 약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기에, 그냥 약 밭에서 더 자라게 두는 것이 나았다. 이튿날 밤, 백진아는 공간의 영천수에 몸을 담그며 피로를 풀었다. 그리고 의서를 조금 읽다가 잠들려던 참에, 갑자기 마당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본청의 문이 열리는 소리도 들렸다.그 소리에 백진아는 귀를 기울였고, 단번에 연천능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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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2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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