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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Author: 보라돌이
백우씨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나아가 백경유를 부축하며 부드럽게 말했다.

“제대로 누워 있지 않고, 어찌 밖으로 나온 것이냐?”

백진아는 입을 삐죽거렸다. 순간, 그녀는 원주인이 친어머니를 원망한 것도 이해가 갔다. 백경유를 대하는 차이가 너무 심하지 않은가?

원주인은 백우씨 곁에서 자라지 않았고, 그녀에게 살갑게 굴지도 않았다. 반면 백경유는 백우씨의 곁에 있었고,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다들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 했었다. 그래서 백우씨는 그를 더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백우씨는 매일 아들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무력감 속에서 살아왔을 것이다.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부군도 늘 옆에 없었고, 딸과 사이도 서먹했다. 게다가 부군 대신 집안의 첩과 서출 자녀들을 관리해야 한다. 그녀는 함께 부담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조차 없었다.

어깨 위의 짐과 아들에 대한 걱정과 불안 때문에, 그녀는 거의 무너질 지경이었다.

백우씨는 백근당이 전쟁터에서 구해온 여자였다. 집안사람들도 모두 죽어, 백우씨에게는 친정조차 없다고 들었다.

백진아는 갑자기 백우씨가 안타깝게 느꼈다. 만약 자신이었다면, 과연 버틸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백경유는 백우씨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와, 반쯤 연탑에 누웠다. 그리고 차갑게 백진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찌 이곳에 온 것입니까?”

백진아는 입술을 살짝 떨며,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 그, 어머니와 너를 보러 왔지.”

원주인은 쉽게 본가에 오지 않았고, 혼인 후 친정에 돌아올 때도 주로 진 부인을 찾았다.

백경유는 믿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싸늘하게 백진아를 바라보았고, 무슨 속셈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듯했다.

백우씨는 백진아가 사온 책과 백 년 영지버섯을 가져와 작은 탁자 위에 올리며 분위기를 풀었다.

“자, 보거라. 네 누나가 가져온 것이다.”

백경유는 관심 없다는 듯 그저 힐긋 보고, 냉정하게 말했다.

“제가 어찌 누나의 물건을 받겠습니까? 이 몸이 내일의 해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누나에게 불운을 끼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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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2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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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216화

    덕 태감이 얼굴을 굳히더니 말했다.“그럼, 사람을 시켜 약재를 안으로 들여보내고, 우리에게 머물 곳도 하나 마련해 주시게. 왕비께서 약을 다 만드실 때까지 여기서 기다렸다가 약을 가지고 궁으로 돌아가야 하니.”한편, 금양 공주는 여전히 죽는 게 나을 정도로 고통받고 있었다. 연고를 바르면 목욕할 수 없었고, 목욕하면 악취는 사라지지만 지독한 가려움을 참아내야 했다.이 상황에서, 백진아가 일부러 시간을 끌지 못하도록 덕 태감은 그저 이곳에서 감시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백진아는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여전히 시간을 끌 뿐이었다.그녀는 약재들을 전부 공간으로 옮긴 뒤, 가려움을 없앨 해독제를 만들었다.악취 가루는 피부 표면에 작용하는 것이었기에, 금양 공주처럼 계속 목욕하면 점점 효과를 잃어, 며칠 지나지 않아 냄새가 사라질 것이었다.백진아는 손 마마에게 금양 공주를 위한 약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절대 방해해선 안 된다는 명을 내렸다. 그리고 다시 공간으로 들어갔다.그녀는 약을 더 만들어야 했다. 고지행 쪽에서 잘 팔리면 주문이 많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약을 만드는 틈틈이 약 밭의 약초도 수확할 시기가 되었고, 계속해서 약 밭을 돌보며 손질해야 했다.몹시 바빴지만, 백진아는 의욕에 차 있었다. 지금 이미 18만 금화가 모였고, 20만이 되면 시스템을 2단계로 승급시킬 수 있었다.물론 칠성산에서 얻은 귀한 인삼, 하수오, 영지 같은 비싼 약재를 시스템에 팔아 금화로 바꿀 수도 있지만, 그런 약재들은 오래될수록 더 가치가 있었다. 게다가 지금 당장 2층의 약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기에, 그냥 약 밭에서 더 자라게 두는 것이 나았다. 이튿날 밤, 백진아는 공간의 영천수에 몸을 담그며 피로를 풀었다. 그리고 의서를 조금 읽다가 잠들려던 참에, 갑자기 마당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본청의 문이 열리는 소리도 들렸다.그 소리에 백진아는 귀를 기울였고, 단번에 연천능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여유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215화

    백진아는 대수롭지 않다는듯 말했다.“앞서 녕 태비를 구해 줬을 때, 그분도 내게 귀한 물건을 많이 하사하셨다. 예법을 따라야 하는데, 연회에 가지 않는 건 너무 무례한 짓이다. 게다가 이것저것 겁내다 보면, 밖에 나갈 수도 없는 법이니.”고지행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을 뿐, 굳이 반박하진 않았고, 그저 접시 위에 놓인 살구를 집어 먹기 시작했다.백진아는 접시 안에 아직 복숭아와 앵두가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씨는 버리지 말고, 남겨 두거라.”나중에 공간에 심어 두면 과일을 먹을 수 있지 않은가?고지행은 그녀가 살구씨를 약재로 쓰려는 줄로 생각하고,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 그는 병에 설명을 붙인 뒤, 어음을 남기고 약을 한꺼번에 가져갔다.백진아는 살구씨, 복숭아씨, 앵두씨를 들고 공간으로 들어가 가장 구석에 있는 세 칸의 밭에 모두 심었고, 영천수를 뿌려 작은 나무로 자라나길 기대했다.이제 적염도 일을 도울 수 있게 되었기에, 그는 구덩이를 파거나 작은 물통을 들고 영천수를 나르며 백진아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백진아를 흉내를 내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웠다.다만 약 밭에서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바람에 약초를 꽤나 망쳐 놓았다.백진아는 약 밭에 있던 약초를 수확해 다시 한번 심은 뒤, 약을 만들어 시스템에 팔아 금화로 바꾸었다.그러고는 꽃분의 뱀독을 가져와 혈청을 만들어 시스템에 팔았다. 이 일까진 적염이 도와줄 수 없었기에, 그는 그동안 공간에서 이리저리 뛰어놀거나, 대나무 막대기를 들고 우리에 갇힌 꽃뱀과 놀았다. 반면, 꽃분은 적염이 밖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만, 자신은 우리에 갇혀 있는 것이 못마땅했는지, 줄곧 깊은 원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백진아를 바라보곤 했다.그 초롱초롱하며 안쓰러운 눈빛에 백진아의 마음이 조금 아팠지만, 그녀는 꽃분이를 완전히 믿을 수는 없었다.아직 충분히 길들지 않았는데, 함부로 풀어줬다가 약밭에 숨어버리면 찾아낼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뱀독을 채취할 때도 곤란해질 터였다.백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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