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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ผู้เขียน: 임서아
허아연을 한참 바라보던 주현우가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결혼하고 싶을 땐 결혼하고, 이혼하고 싶으면 이혼하려고? 허아연, 너도 참 제멋대로다.”

허아연은 서류를 내민 자세 그대로 말을 이었다.

"오랫동안 생각해 봤는데 우리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는 현우 씨와 지은 언니의 관계도 몰랐어요……”

허아연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주현우가 말을 끊었다.

"허아연, 오지은이 돌아온 건 맞아. 그렇다고 오버하지 마. 나한테 밀당 같은 건 안 먹혀.”

주씨 가문의 권력을 탐내더니 할아버지를 설득해 결혼까지 밀어붙이게 한 여자.

다른 사람은 몰라도 허아연은 절대 주현우와 이혼할 생각이 없을 것이다.

밀당을 해?

허아연은 주현우의 편견에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허아연에 대한 주현우의 인식은 도저히 바꿀 수 없었다.

주현우가 오지은을 좋아했다는 것도, 자신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는 것도 허아연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허아연은 손등에 핏줄이 도드라질 정도로 이혼 서류를 꽉 움켜쥐었다.

그래도 여전히 품위를 지키며 차분하게 말했다.

"현우 씨, 오버하거나 밀당하는 게 아니에요. 사인하고 구청에 가보면 알 수 있잖아요?”

허아연은 자기 생각을 증명하고 싶었다.

허아연을 잠시 쳐다보던 주현우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래, 이혼해 줄게. 그런데 너희 할아버지도 동의했어? 호적 등본은 받았어? 우리 할아버지도 동의했고?”

"정말 이혼하고 싶으면 어른들 먼저 설득하고 나한테 얘기해. 내 시간 낭비하지 마.”

주현우의 담담한 추궁에 허아연은 말문이 막혔다.

‘그래, 주현우와의 이혼이 그렇게 간단할 리가 없지.’

결혼은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 두 집안의 문제였다.

허아연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의자에서 일어난 주현우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

"그럴 생각이 없으면 그냥 부대표 자리 잘 지키고 주씨 가문 둘째 사모님 노릇이나 해.”

허아연은 오른손에 이혼 서류를 든 채 해명하고 싶었지만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몇 번이나 꾹 참았다.

결국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생각이 짧았네요. 최대한 빨리 집안 어른들한테 얘기해 볼게요.”

주현우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책상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문밖으로 나갔다.

허아연이 이혼한다고?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었다.

주현우는 혼인신고하던 날 허아연이 기뻐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했다.

문이 닫히자, 허아연은 이마를 짚고 숨을 길게 내쉬었다.

……

사무실로 돌아온 허아연은 주민경에게 털어놓았다.

주현우의 친여동생인 주민경도 같은 회사에 출근하고 있었다.

동갑인 허아연과 주민경은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였다.

주민경은 며칠 동안 출장 중이었다.

주민경과 주현우에게는 군에서 근무 중인 주진우라는 큰 오빠가 있었다.

전화기 너머에서 허아연의 보고를 듣던 주민경이 거의 고함을 치다시피 말했다.

"아이고, 드디어 정신 차렸네.”

"걱정 마, 난 무조건 네 편이야. 지금 네가 할 일은 집에 가서 할아버지한테 호적 등본 받아오는 거야. 너희 할아버지만 동의하면 반은 끝났어. 주씨 가문은 우리 다시 방법 생각해 보자.”

"민경아, 고마워.”

"우리 사이에 그게 무슨 소리야.”

둘째 오빠가 정말 쓰레기가 아니었으면 주민경도 둘째 새언니의 이혼을 돕는 이런 한심한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주민경의 지지에 허아연도 한결 마음이 든든해졌다.

저녁 무렵, 허아연은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허씨 본가는 시내 한복판 오래된 골목에 자리 잡은 작은 한옥집이었다.

2층짜리 한옥은 몇 번의 리모델링을 거쳐 본연의 고풍스러운 멋과 현대적인 분위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골목 안은 아주 조용했다.

붉은 장미 넝쿨이 담을 타고 피어있었다.

허아연은 길가에 차를 세우고 허민수가 좋아하는 떡을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아가씨, 오셨어요?”

"정아 이모.”

허아연은 집안 가사 도우미에게 인사를 하고 허민수를 찾아갔다.

23살 또래의 여자아이라면 화려한 옷차림에 한창 생기 넘칠 시기였지만 허아연은 항상 단아한 모습에 낮게 묶은 머리를 하고 웃는 모습도 크게 볼 수 없었다.

경주 그룹의 부대표님이자 허씨 가문 둘째 사모님인 허아연은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해야 했다.

허아연은 허민수와 함께 꽃구경을 하고 새와 장난치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함께 바둑을 두던 그때 허민수가 말문을 뗐다.

"저녁 내내 얼굴 찡그리고 있더구나. 말해봐, 이번엔 또 어떤 어려운 부탁이냐?”

바둑 한 알을 들고 있던 허아연이 고개를 들었다.

"할아버지, 저 현우 씨와 더 이상 같이 못 살겠어요. 이혼할래요.”

갑자기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 아주 오랫동안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 말을 들은 허민수의 표정이 굳어지며 긴 침묵이 흘렀다.

한참 동안 말이 없던 허민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없이 안방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나온 허민수는 여전히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애초에 잘 생각한 건지 물었을 때 잘 생각했다고 답했잖아.”

허민수는 더 이상 잔소리할 힘도 없다는 듯 체념한 듯 말했다.

"됐다. 네가 결혼 생활을 위해 할 만큼 했다는 거 알고 있어. 오늘 호적 등본 받으러 온 거지? 그래, 같이 못 살겠으면 가서 서류 접수해. 네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현우도 놓아주는 거야.”

허민수는 말하며 호적 등본을 허아연에게 건넸다.

인터넷을 하지 않아 요즘 떠도는 기사를 잘 알지는 못했지만 주현우에 관한 일은 허민수도 적잖이 들어왔었다.

‘정말 아연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만해야지.’

허씨 가문도 강요할 생각이 없었다.

허아연은 허민수가 건네는 호적 등본을 보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할아버지, 죄송해요.”

허아연과 주현우의 혼인은 허아연을 웃음거리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허민수까지 난처하게 만들었다.

허민수는 호적 등본을 허아연 손에 쥐여주고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너는 누구한테도 잘못한 거 없어. 너 자신한테 솔직하고 미안할 게 없으면 돼.”

허아연은 호적 등본을 꼭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

가슴이 아파왔지만 도대체 뭐가 슬픈지는 알 수 없었다.

밤 9시가 넘은 시간.

허아연은 호적 등본을 챙겨 본가를 나서며 주민경에게 메시지를 두 개 보냈다.

하나는 사진, 다른 하나는 [민경아, 호적 등본 받았어.]라는 문장이었다.

메시지를 받은 주민경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60초짜리 음성메시지를 전송했다.

……

바 안에서 주현우는 전서진, 심유환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화려한 조명들이 번쩍였다.

주현우의 삶은 허아연보다 훨씬 화려했다.

몇몇 여자들이 들러붙어 아양을 떨었지만 주현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전서진은 건들거리며 소파에 기대어 무심한 눈빛으로 주현우에게 물었다.

"아연이가 너한테 이혼하자고 했다며?”

주현우는 테이블 위 담배와 라이터를 집어 들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옅은 연기가 주현우의 입에서 새어 나왔다.

주현우는 담뱃재를 털고 웃으며 말했다.

"소식 참 빠르네. 또 민경이 대신 뭘 캐고 싶은 거야?”

전서진이 주현우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적당히 해. 아연이가 네 아내 노릇 하는 거 쉽지 않잖아. 놀 땐 놀더라도 가끔은 달래주기도 해.”

"허아연을 달래주라고?”

주현우는 웃음을 터뜨렸다.

담배를 피우며 내뱉은 연기 사이로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

허아연을 달래주라고?

절대 그럴 일은 없었다. 다음 생에도 없을 것이다.

한바탕 웃던 그때, 테이블 위에 있던 주현우의 휴대폰 화면이 켜졌다.

주민경이 보낸 두 통의 메시지였다.

[현우 오빠, 오빠 이혼 상황 보고해줄게. 아연이 이미 호적 등본 받아왔어.]

문자 메시지와 함께 허아연의 호적 등본 사진도 있었다.

주현우는 조금 의외였다.

‘허아연이 정말 이혼하려 한다고? 정말 호적 등본 가지러 갔다고?’

주현우는 진짜인지 확인하려는 듯 진지하게 사진을 확대했다.

남은 담배꽁초가 손에 닿자 그제야 깜짝 놀라며 담배를 던져버렸다.

그때 또 전화벨이 울렸다.

주현우가 전화를 받자 이내 유서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우야, 오늘 밤에는 또 어디 있어? 제발 걱정 좀 하지 않게 집에 좀 돌아가면 안 돼? 맨날 아연이를 혼자 집에 두다니, 말이 돼?”

주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다들 하나같이 허아연한테 홀린 거야 뭐야. 알았어요. 끊어요.”

할아버지와 주민경이 허아연을 좋아하는 건 그렇다 쳐도, 부모님까지 허아연 편이었다.

허아연이 도대체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걸까?

주현우는 전화를 끊고 자리에서 일어나 정장 재킷을 집어들고 무표정한 얼굴로 전서진과 심유환에게 말했다.

"일 있어서 먼저 갈게.”

전서진은 몸을 살짝 일으키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가?”

대꾸할 기분이 아니었던 주현우는 전서진을 등진 채 손만 흔들고 밖으로 나갔다.

차를 몰고 바를 떠나는 주현우의 차 운전석 창문이 열려 있었다.

오른손으로 핸들을 잡고 차창에 걸친 왼손에는 담배가 쥐어져 있었다.

차 안에는 부르메스터 스피커에서 ‘Five Hundred Miles’ 흘러나오고 있었다.

주현우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허아연이 어떻게 주씨 가문 모든 사람을 홀린 걸까?

애초에…… 주현우도 정신이 나가서 이 결혼을 허락한 것이 분명했다.

도로에는 차가 아주 적었다.

주현우는 반쯤 남은 담배를 창밖으로 튕겨버리고 액셀을 밟아 속도를 올렸다.

……

신혼집 침실.

허아연은 욕실에서 샤워 용품과 스킨케어 제품들을 챙겨 품에 안고 침실 문을 나가려던 그때,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렸다.

고개를 든 허아연은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주현우잖아!’

‘왜 돌아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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