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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Author: 임서아
오후 3시가 넘어 수술실 문이 열렸다.

전서진 일행은 바로 의사에게 다가가 물었다.

"주현우 상태는 어때요?"

수술실 앞에서 의사가 마스크를 벗으며 말했다.

"생명에는 지장 없습니다. 다만 폐에 자상이 있고 등 쪽 갈비뼈 두 대가 골절되고 후두부도 다쳤어요. 다른 부상은 심각하지 않으니 우선 중환자실에서 지켜보면서 이후 상황은 그때그때 보호자분들과 상의할게요."

의사의 말이 끝나자 유서희도 부랴부랴 달려왔다.

주민경도 알리지 않았는지 다른 사람한테서 소식을 듣고 다급하게 달려온 것이었다.

"민경아, 네 오빠 어떻게 됐어?"

주민경의 팔을 잡은 유서희는 손과 목소리가 다 떨리고 있었다.

엄마 손을 마주 잡은 주민경이 말했다.

"괜찮아요, 의사가 생명에는 지장 없다고 했어요. 오빠 방금 수술 끝났고 일단 중환자실에서 지켜본대요."

주현우가 생명에 지장 없다는 말에 유서희는 그제야 한숨 돌리고 다시 물었다.

"너희들이 말하던 아연이랑 많이 닮았다는 안씨 집 아가씨는? 그 아가씨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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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18화

    오후 3시가 넘어 수술실 문이 열렸다.전서진 일행은 바로 의사에게 다가가 물었다."주현우 상태는 어때요?"수술실 앞에서 의사가 마스크를 벗으며 말했다."생명에는 지장 없습니다. 다만 폐에 자상이 있고 등 쪽 갈비뼈 두 대가 골절되고 후두부도 다쳤어요. 다른 부상은 심각하지 않으니 우선 중환자실에서 지켜보면서 이후 상황은 그때그때 보호자분들과 상의할게요."의사의 말이 끝나자 유서희도 부랴부랴 달려왔다.주민경도 알리지 않았는지 다른 사람한테서 소식을 듣고 다급하게 달려온 것이었다."민경아, 네 오빠 어떻게 됐어?"주민경의 팔을 잡은 유서희는 손과 목소리가 다 떨리고 있었다.엄마 손을 마주 잡은 주민경이 말했다."괜찮아요, 의사가 생명에는 지장 없다고 했어요. 오빠 방금 수술 끝났고 일단 중환자실에서 지켜본대요."주현우가 생명에 지장 없다는 말에 유서희는 그제야 한숨 돌리고 다시 물었다."너희들이 말하던 아연이랑 많이 닮았다는 안씨 집 아가씨는? 그 아가씨는 어때, 많이 다쳤어?"유서희의 손을 잡은 주민경이 나긋나긋하게 말했다."엄마, 시연 씨도 뇌진탕인 거 말고는 다 괜찮아요."별일 없다는 말에 유서희는 그제야 마음이 좀 놓였다.아직 안시연을 직접 본 적도 없고 허아연을 닮았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인데도 벌써 남들과 달리 마음이 쓰였다. 잠시 후 담당 의사가 다시 주현우의 상태를 설명해 주었고 주현우는 의료진들에 의해 중환자실로 옮겨졌다.유리창 너머로 침대에 미동도 없이 누워 있는 주현우를 바라보던 유서희는 2년 동안 우울하게 지냈던 아들을 떠올리고 마음이 아파 눈시울이 붉어졌다.허아연과 결혼했을 때부터 유서희는 허아연한테 잘하고 잘 살아보라고 여러 번 당부했었다.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타이르고 오지은과 엮이지 못하게 뜯어말렸다.주건영과 박민정도 마찬가지였고, 주현우 아버지인 주석진도 같은 입장이었다.온 가족이 한마음으로 뜯어말렸는데도 끝내 듣지 않더니 멀쩡한 결혼 생활도, 세상에 둘도 없는 아내도 다 잃고 만 것이다.병실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17화

    주현우의 마이바흐를 지나치는 남자의 매서운 눈빛은 줄곧 허아연을 향해 있었다.품에 쓰러진 주현우를 부르던 허아연은 문득 몇 년 전 허씨 가문 본가에서 일어났던 화재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불길 속에서 자신을 안고 나왔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고개를 숙여 품 안의 주현우를 내려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주현우 씨, 무슨 일 있으면 안 돼요. 나 더 이상 당신한테 신세 지고 싶지 않아요."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도 모르던 그때, 마침내 구급차 소리가 들려왔고 두 사람 모두 무사히 구조되었다.구급대원에 의해 구급차로 옮겨지던 허아연은 눈앞이 캄캄해지며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낮 12시였다.병실에는 안서준이 있었다.미간을 찌푸린 채 천천히 시선을 거둔 안서준이 허아연을 향해 몸을 숙이며 조용히 물었다."깼어?""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허아연이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목이랑 머리 빼고는 다 괜찮아요."그때, 허아연이 다시 물었다."주현우는 어떻게 됐어요?"허아연의 물음에 안서준이 답했다."주현우는 아직 수술 중이야. 너는 뇌진탕인데 그나마 덜 심각한 편이야." 주현우가 아직 수술 중이라는 말에 허아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또 다시 주현우에게 구조되어 신세 지고 싶지 않았다. 허아연의 침묵에 안서준은 속마음을 짐작한 듯 손을 뻗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별일 없을 거야. 그냥 사고였을 뿐이고 네가 신세 진 것도 아니야."안서준의 위로에 허아연이 문득 뭔가 떠오른 듯 고개를 들고 말했다."차가 부딪힌 뒤에 차 밖으로 캡모자를 쓰고 검은 옷 입은 남자 하나가 지나가는 걸 본 것 같아요."안서준이 답하기도 전에 허아연이 다시 말했다."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 일부러 낸 걸지도 몰라요." 허아연의 말을 듣던 안서준이 말했다."경찰이 가서 확인했는데 뒤에서 추돌한 차는 빈 차였고 번호판도 위조된 거였대. 경찰이 이미 조사 중이야.""이 일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16화

    두 사람의 팽팽한 밀당은 서로를 떠보는 과정이었다.다만 오늘 만난 주현우는 며칠 전보다 안색도 컨디션도 훨씬 좋아 보였다.역시 남자는 회복이 빠른 법이었다.허아연의 말에 주현우가 다시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저랑 안 선생님, 은근히 잘 통하는 것 같은데 앞으로 친구 할래요?"그 말에 허아연이 픽 웃더니 다리를 꼬고 앉으며 나긋나긋하게 말했다."주 대표님, 저희는 협력을 논의하고 업무 범위 넓히러 온 거지 친구 사귀러 온 게 아니에요. 게다가 이 얘기는 예전에도 이미 한 것 같으니 다시 반복하지 않을게요.""그리고 저를 좀 존중해주시기를 바랄게요. 누군가의 대역으로 생각하지 말아 주셨으면 해요."말을 마친 허아연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분하게 말했다."오늘 주 대표님 체면을 봐서 이 차도 다 마셨으니 저는 볼일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겠습니다."건물 하나, 협력 프로젝트 하나.오늘 이 정도면 주현우 체면을 충분히 봐준 것이었다.허아연이 일어나 나가려는 걸 본 주현우도 서둘러 따라 일어났다."데려다드릴게요.""그럼 감사하겠습니다, 주 대표님."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찻집을 나섰다.돌아가는 길, 주현우의 휴대폰은 아까와 달리 조용했고 허아연도 말이 없었다.예전엔 주현우와 함께 있으면 늘 할 말이 넘쳤는데 지금은 더 이상 얘기하고 싶은 의욕도 없었다. 차는 계속 앞으로 달려갔다.두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허아연을 향해 고개를 돌린 주현우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갑자기 차 뒤쪽에서 강한 충격이 느껴졌다.곧이어 관성에 의해 몸이 앞으로 확 쏠려버린 허아연은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차가 다시 한번 세게 부딪혔다.숨 쉬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짓눌리는 답답함에 허아연은 숨이 턱 막혔다.운전석에 있던 주현우도 충격에 정신이 아득해졌다.차가 부딪혀 앞에 큰 차를 들이받으려는 순간, 주현우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을 옆으로 틀어 자기 몸으로 허아연을 감쌌다.두 차 사이에 끼어버린 차량은 에어백까지 전부 터져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15화

    이번에도 위에서 압박을 주지 않았다면 허아연도 이런 식으로 교진시에 돌아오지는 않았을 것이다.때문에 안서준은 허아연을 곤란하게 하지 않고 바로 결정을 내려버렸다.단호하게 협력하지 않겠다는 말에 허아연이 고개를 돌리고 안서준을 바라보았다.한참 바라보던 허아연이 조금 뭉클한 듯 말했다."안서준 씨, 고마워요."허아연의 다정한 눈빛에 안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이 프로젝트는 원래 네 거잖아, 당연히 네 생각이 우선이지."안서준을 바라보는 허아연의 눈빛에는 여전히 고마움으로 가득했다. 의논 끝에 남매는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지었다. 그 뒤로 며칠 동안 안서준은 사무동 재건축과 인력 재배치로 바빴고 허아연은 예전처럼 기술 업무에 몰두하며 대부분 스타라이트 테크 실험실이나 교진시 연구소에서 시간을 보냈다.권승준은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와 함께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곤 했다. 두 사람은 아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그날 오전, 아침 식사를 마친 허아연이 스타라이트 테크로 가려고 호텔을 나서자마자 정문 앞을 가로막은 주현우의 차가 눈에 들어왔다.주현우를 본 순간 허아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요즘 주현우가 너무 자주 찾아오고 있었다. 가볍게 한숨을 쉬며 미간을 찡그린 채 랜드로버를 쳐다보고 있는데 주현우가 이미 차 문을 열고 내리고 있었다.허아연 앞으로 다가온 주현우가 태연하게 말했다."안 선생님, 어디 가서 얘기 좀 나눌까요."오늘 주현우가 찾아온 목적을 짐작한 허아연은 잠시 바라보다가 결국 차에 올랐다.아니면 절대 순순히 물러날 사람이 아니니 차라리 미리 확실하게 얘기해 두는 게 나았다.잠시 후 차가 출발하자 주현우의 휴대폰이 울렸다.가는 내내 주현우는 계속 통화를 이어갔다. 허아연은 그저 조용히 옆자리에 앉아 고개를 돌린 채 창밖만 바라보았다.주현우가 통화를 마칠 무렵 차는 이미 한 찻집 앞에 멈춰 있었다.차에서 내린 주현우가 자연스럽게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다.허아연이 고개를 들며 나직이 말했다."고마워요."두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14화

    '아연이는 죽지 않았어, 아연이 여전히 잘 살아 있어.' ……잠시 후.허아연이 만찬장으로 돌아오자 권승준이 손을 흔들며 불렀다.당당하게 인사를 건네는 권승준에게 허아연은 여유롭게 걸어갔다.허아연이 다가가자 권승준은 자연스럽게 옆에 서서 가볍게 어깨를 감싸며 사람들에게 소개했다."여러 선배님들, 안녕하십니까. 이분은 동승 그룹의 안시연 선생님이에요. 산업 기술 분야의 떠오르는 인재입니다. 앞으로 선배님들을 따라 많은 가르침을 받아야 할 겁니다." 권승준의 소개에 원로 전문가들이 웃으며 이름을 들어본 적 있다며 허아연에게 인사를 건넸다. 해외 유명 기업과 협력한 특허도 두 건이나 있다고 들었다며 앞으로 많이 협력해서 서로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원로 전문가들의 칭찬에 허아연은 대범하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자연스럽게 권승준 옆에 서 있었다.원로 전문가들 소개를 마친 권승준은 어느새 직원에게 의자를 하나 더 가져오라고 시켜서 자신의 옆자리에 허아연을 앉혔다.허아연은 권승준의 배려를 어색해하거나 사양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가깝게 지내는 권승준과 허아연을 보며 안서준은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허아연이 즐거워하고 잘 지내기만 한다면 다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옆 테이블에서 허아연과 권승준의 다정한 모습을 지켜보던 전서진과 심유환은 주현우가 더 신경 쓰였다.특히 전서진은 이미 허아연의 정체를 알고 있었기에 더 그랬다.담담한 표정의 주현우는 사람들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권승준과 허아연도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예전엔 주현우가 양지에 있었고 권승준이 음지에 있었다.하지만 이제 허아연은 안시연이고 더 이상 당당할 처지가 아니라는 걸 알았기에 이제는 음지에서 천천히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밤 10시가 넘어서야 만찬이 끝났다.허아연은 안서준과 함께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돌아가는 길, 허아연이 얘기를 꺼냈다."아까 호텔에서 주현우를 마주쳤는데 동승 그룹이 차세대 원격 조종 기술 협력에 관심 있는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13화

    허아연이 맞다는 사실이 떠오른 것이다.눈이 마주친 주현우는 또 허아연과의 지난날들이 떠올랐다. 우울증이 발병했던 순간과 화재를 틈타 떠나버렸던 허아연이 떠올랐다. 허아연을 오해했던 모든 순간과 저질렀던 모든 잘못들이 함께 떠올랐다.그 생각에 눈시울이 조금 붉어졌다.지금 주현우는 허아연에게 다가가서 안아주고 몇 년 동안 자신이 오해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사과하고 싶었다.하지만…… 허아연에게서 느껴지는 거리감과 서먹함에 도무지 다가갈 수가 없었다.하고 싶은 말은 산더미인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깊게 가라앉은 주현우의 눈빛에서 허아연도 뭔가를 읽어낸 듯했다. 아마 허아연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허아연은 여유롭게 주현우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인사했다."주 대표님.""주 대표님"이라는 한마디에 주현우는 만감이 교차했다. 허아연과 이렇게까지 서먹해지는 날이 올 줄은, 허아연이 자신을 피하려고 죽음을 위장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주현우가 정체를 알아냈다는 사실을 유건희는 허아연에게 알리지 않았다.말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굳이 감추고 있는 관계를 까발려서 더 복잡하게 엮이게 할 필요는 없었다.주현우가 꼼짝 않고 말도 없이 한참을 쳐다보기만 하자 허아연은 만찬장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 했다.허아연이 곁을 스쳐 지나가려는 순간, 주현우가 불쑥 손을 뻗더니 팔을 잡았다.주현우가 팔을 잡자 허아연이 돌아서며 고개를 들고 물었다."주 대표님, 무슨 일이세요?""허……" 주현우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안 선생님, 경주 그룹에 최근 안 선생님 연구 방향과 딱 맞는 프로젝트가 하나 있는데 시간 될 때 얘기 좀 나눠볼 수 있을까요."허아연이 바로 거절할까 걱정된 주현우는 말할 틈도 주지 않고 이어 말했다. "차세대 원격 조종 기술이에요, 동승 그룹도 이 기술 연구에 관심이 많을 거라 생각해요."주현우의 말이 끝나자 허아연이 고개를 들었다.주현우가 말한 프로젝트는 경주 그룹이 작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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