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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 이름 없는 계정

Author: 유영실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20 12:58:01

서지안이 비서실장실 문 앞에 섰다.

문 앞에 선 경찰관이 한 걸음 비켰다.

"…아직 안 잠겼습니다."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서지안이 손을 내렸다.

"형사님. 안 열고도 볼 수 있어요.

저 방에만 있는 건 실장님 일정표 하나예요.

전화 기록이든 서류든 나머지는 회사 전산에 다 또 있어요."

10시 31분이었다.

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하나만 다시 묻겠습니다.

지난달에 전표를 내보낸 재무팀 대리 말입니다."

"아까 조사하셨잖아요."

"…했습니다. 그런데 안 물은 게 있습니다.

그 대리는 비서실에서 왔다는 전화를 받고 전표를 내줬습니다.

그 전화를 건 사람이 남자였는지 여자였는지를 안 물었습니다."

형사가 복도 끝으로 가서 전화를 걸었다.

서지안은 기다렸다.

6분 뒤에 형사가 돌아왔다.

"…여자였습니다. 그건 분명하다고 합니다."

서지안이 벽에 손을 댔다.

한 실장은 남자였다.

"형사님. 그러면 한 실장님이 그 전화를 건 사람은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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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시 50분에 차가 큰길로 나왔다.강도현이 아무것도 묻지 않고 운전만 했다.서지안이 휴대전화를 꺼냈다.구치소 민원실 번호를 눌렀다.『네, 민원실입니다.』"가족 접견을 넣으려고 하는데요. 오늘 자리 있나요?"『수용자 성명하고 관계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서영애요. 조카입니다."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오늘 11시 40분이 비어 있습니다.』"넣어 주세요."『신분증 가지고 접수대로 오시면 됩니다.그런데 다음 주 화요일에도 같은 성함으로 하나 잡혀 있는데요.』서지안이 받아 적던 손을 멈췄다."제가 넣은 게 아닌데요."『변호인 사무실에서 대신 접수하셨습니다.』서지안이 전화를 끊고 창밖을 봤다.오늘도 되는 면회였다.그런데 누가 서지안 이름으로 다음 주를 잡아 두었다.어제부터 오늘까지 누군가 서류를 지우려 했고,사람을 내보냈고, 기계를 치웠다.화요일까지 남은 5일은 서지안에게 필요한 날이 아니었다."선배.""응.""차 돌려 주세요."강도현이 깜빡이를 켰다."어디로.""구치소요."10시 20분에 고속도로로 올라섰다.차로 한 시간 반이 걸리는 곳이었다.강도현이 한참 뒤에 물었다."뭘 들으러 가는 거야.""…제 이름이요.""이름.""열다섯 해 동안 그 이름을 부른 사람이 하나였어요."서지안이 무릎 위에서 손을 폈다 쥐었다."오늘 아침에 둘이 됐어요."강도현이 백미러를 한 번 봤다."지안아.""네.""오늘은 네가 묻는 쪽이야. 대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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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안이 비서실장실 문 앞에 섰다.문 앞에 선 경찰관이 한 걸음 비켰다."…아직 안 잠겼습니다."손잡이에 손을 올렸다.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서지안이 손을 내렸다."형사님. 안 열고도 볼 수 있어요.저 방에만 있는 건 실장님 일정표 하나예요.전화 기록이든 서류든 나머지는 회사 전산에 다 또 있어요."10시 31분이었다.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하나만 다시 묻겠습니다.지난달에 전표를 내보낸 재무팀 대리 말입니다.""아까 조사하셨잖아요.""…했습니다. 그런데 안 물은 게 있습니다.그 대리는 비서실에서 왔다는 전화를 받고 전표를 내줬습니다.그 전화를 건 사람이 남자였는지 여자였는지를 안 물었습니다."형사가 복도 끝으로 가서 전화를 걸었다.서지안은 기다렸다.6분 뒤에 형사가 돌아왔다."…여자였습니다. 그건 분명하다고 합니다."서지안이 벽에 손을 댔다.한 실장은 남자였다."형사님. 그러면 한 실장님이 그 전화를 건 사람은 아니네요.""…그 전화는 아닙니다."그 전화는 아니라는 말이었다.그때 문이 열렸다.한 실장이 나왔다. 손에 일정표가 있었다.경찰관이 말없이 그 옆으로 붙었다."회장님.""실장님.""…나오는 게 늦었습니다. 찾던 게 있어서요."한 실장이 일정표를 내밀었다.서지안이 받아 지난달을 펼쳤다.7일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종이가 끊겨 있었다.뜯어낸 자리가 고르지 않았다."실장님. 뜯긴 거 언제 아셨어요?""…아침에 알았습니다. 어디 끼어 있는 줄 알고 2시간을 찾았습니다."형사가 반걸음 다가섰다."…실장님. 조사는 곧 받으시겠습니다.그 서랍 열쇠는 몇 개입니까.""…제 것 하나하고, 여벌이 하나입니다."여벌은 열쇠 대장에 적혀 있었다.어제 아침 8시 10분에 청소로 한 번 나갔고, 꺼낸 사람은 정혜린이었다."…정혜린 씨는 어젯밤부터 저희가 데리고 있습니다."어제 그 서랍을 열 수 있었던 사람은 한 실장과 정혜린 둘이었다.그 앞에도 여벌이 나간 날이 여러 줄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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