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스치듯 지나치려는 서영애의 등 뒤로, 서지안의 목소리가 날아가 박혔다.
"거기 서세요, 고모님."
또각이던 구두 소리가, 우뚝 멈췄다.
"…방금, 뭐라고 불렀니."
서영애가 천천히 돌아섰다. 그 얼굴에는, 여전히 서늘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고모님. 제 입으로 그렇게 부를 날이 올 줄은, 저도 몰랐네요."
서지안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채, 똑바로 그녀를 마주 보았다.
"강도현 씨에게, 무슨 말을 하고 나오신 거죠."
"별것 아니야. 네 그 충직한 개한테, 좋은 제안을 하나 하고 왔을 뿐이니까."
개. 그 한마디에, 서지안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 제 몸을 던져 사람을 구한 이를, 서영애는 그렇게 불렀다.
"말씀이 지나치시네요."
"어머, 화가 났니? 하긴, 너한테는 꽤나 쓸모 있는 패였겠지. 목숨까지 던져 주는 충견이라니, 나도 하나
조성달의 진술 조사는 사흘 뒤로 잡혔다.증언을 하겠다고 했지만, 그 말과 실제로 검사 앞에 앉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그 사흘 동안 그가 마음을 바꿀 이유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었다.그때까지 그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가 문제였다. 법무팀장은 안전한 곳에 옮기자고 했고, 서지안은 반대했다."옮기면 저 사람은 오늘 밤에 도망가요. 십오 년 동안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에요. 자리를 빼면 무너져요.""그러면요.""정비소에 그대로 두고, 그 골목에 사람을 붙이세요. 지키는 게 아니라 보이게요."한정우가 그 골목에 사람 둘을 붙였다. 조성달이 아침에 셔터를 올리는 것과 저녁에 내리는 것을 확인하고, 낯선 차가 들어오면 사진을 찍는 조건이었다.이틀째 저녁에 낯선 차가 한 번 들어왔다가 나갔다. 손님 차였다.그 사흘 동안 다른 일이 있었다.토요일이 면접교섭 날이었다.가지 말라고 할 수 없는 날이었다. 지난주에 그 자리에 윤세라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서지안은 법무팀에 한 번 물어봤다. 면접교섭 자리에 제3자를 데려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느냐고.답은 이랬다. 아이가 위험한 상황이 아니면 어렵다고. 불편한 것과 위험한 것은 법에서 다르다고.아이 이름은 서아한테서 들었다.그 밤에 이불 속에서 잠들기 전에 아이가 한 번 더 말했다. 이름이 소이래. 윤소이.여덟 살은 이름을 외웠고, 엄마는 성을 먼저 들었다.윤씨였다. 강민호가 아직 자기 아이로 올리지 않았다는 뜻이었다.그 여자는 회장실까지 아이를 안고 와서 아빠가 누구인지 말했다. 그런데 서류에는 안 올렸다.서지안은 그때 그것이 잠깐 이상했다. 그리고 오래 붙들지 않았다. 그 집 일이었다.서지안은 아이를 카페 앞에 내려 주고 두 시간을 근처에서 기다렸다. 예전
조성달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눈이 그녀의 얼굴에서 장주련 비석으로, 다시 얼굴로 옮겨 갔다."…아닙니다."그가 먼저 한 말이 그것이었다."사람 잘못 보신 겁니다. 저는—""조성달 씨."이름을 부르자 그가 입을 닫았다.서지안은 그가 왜 저러는지 알았다.이 사람은 열다섯 살 여울의 얼굴을 모른다. 그때 정비소에서 마주친 적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머니 얼굴은 안다. 차를 맡기러 오던 손님이었으니까.고모도 언젠가 그 얼굴을 두고 소름이 끼친다고 했다. 죽은 새언니와 너무 닮았다고."제 어머니 이름이 저 비석에 있어요.""…예.""그 옆에 있는 이름이 제 본명이에요."조성달의 어깨가 내려갔다. 서 있기가 힘들어진 사람의 움직임이었다."십오 년 전 조사에서 두 문장만 답하셨어요. 정비는 정상적으로 했다. 브레이크 쪽은 손대지 않았다."서지안이 한 걸음 다가섰다."감정서에 이상 소견이 없었어요. 그런데 사고가 났어요. 저는 차를 몰라서, 그게 어떻게 되는 일인지 모르겠어요."조성달이 아주 낮게 말했다."…손을 댄 게 아니라, 안 댄 겁니다."바람에 국화 잎이 한 장 떨어졌다."패드가 다 닳아 있었습니다. 갈아야 하는 상태였어요. 저는 안 갈고, 청구서에는 정상이라고 썼습니다."서지안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십오 년 동안 그 서류를 아무도 의심하지 않은 이유가 그것이었다. 한 흔적이 아니라 하지 않은 흔적이었다. 그런 것은 종이에 남지 않는다."…빗길이었습니다."조성달의 목소리가 갈라졌다."그 사모님
그날 밤, 서지안은 서아 방에 앉았다.아이는 이불을 목까지 덮고 누워 있었다.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 숨소리가 자는 아이의 것이 아니었다."서아야.""…응.""엄마가 하나만 물어볼게. 화내려고 묻는 거 아니야."아이가 이불 속에서 눈만 떴다."지난주에 아빠 만났을 때, 아기 봤어?"이불이 한 번 크게 움직였다."…엄마가 어떻게 알아?""엄마가 아빠 만나서 알게 됐어."아이는 한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아주 작게 말했다."…말하면 엄마가 슬퍼할 것 같아서."서지안은 그 말에 잠깐 눈을 감았다.여덟 살이 엿새를 혼자 삼켰다. 그것도 엄마가 슬퍼할까 봐 그랬다고 했다."서아야. 엄마가 슬픈 건, 서아가 혼자 참는 거야. 그게 제일 슬퍼."아이가 이불을 내렸다."엄마 진짜 안 화났어?""안 화났어. 그리고 하나 더 말해 줄게."서지안이 아이 머리를 넘겨 주었다."서아가 그 아기 손 잡아 준 거, 잘한 거야."아이가 눈을 크게 떴다. 야단맞을 줄 알았던 얼굴이었다."그 아기는 아무것도 몰라. 잘못한 것도 없어. 어른들 일은 어른들이 정리하는 거지. 서아는 서아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돼.""…근데 그 아기가 내 동생이래.""서아는 동생이 생겨서 좋아?""…모르겠어. 그런데 너무 귀여웠어. 자꾸 생각나…"서지안은 그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아이는 그 말을 하고 나서 조금 편해진 얼굴이 됐다. 이불을 다시 목까지 끌어 올리고, 두 번쯤 몸을 뒤척이다가 곧 잠들었다. 엿새 만에 마음을 내려놓은 아이의 숨소리였다.방을 나오는데 거실 불빛 아래에 강도현이 서 있었다."…들었어요?""조금."그가 잠깐 말을 고르다가 말했다."네가 아기 손 잡아 준 거 잘했다고 한 거. 나는 그런 네가 존경스럽다.""…존경이요?""너한테 인내심이 얼마나 있는 건지 가늠이 안 돼. 내 여자, 정말 멋진 여자야."서지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이날 처음으로 웃었다.이튿날 오후, 법무팀장이 서류를 들고 왔다."정비소
김 여사가 JL 로비에 온 것은 그 이틀 뒤였다.혼자가 아니었다. 강민호가 반걸음 뒤에 서 있었다."회장님. 아래에서 손님이…""올려 보내세요."한정우가 잠깐 멈칫했다."괜찮으시겠습니까.""여기서 안 만나면 성당으로 갈 사람들이에요."한정우가 더 말하지 않고 나갔다. 서지안은 책상 위 서류를 덮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앉은 채로 맞을 생각은 없었다.회장실 문이 열렸다. 김 여사는 들어서면서부터 방을 한 바퀴 둘러봤다. 며느리가 앉아 있는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눈으로 재는 얼굴이었다.십 년 동안 저 눈으로 자기 부엌을 봤던 사람이었다. 냉장고를 열어 보고, 반찬 그릇 수를 세고, 살림을 이렇게 하느냐고 묻던 눈이었다."…앉으세요.""됐다."김 여사가 선 채로 말했다."내가 여기 앉을 사람은 아니지.""그럼 서서 말씀하세요."서지안도 앉지 않았다."결혼한다더구나.""네.""성당에서 한다고.""네.""우리는 안 부르고?"서지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침묵이 답이었다.김 여사의 얼굴이 붉어졌다."내가 그 애 할미다. 십 년을 손주 기저귀 갈아 준 사람이야. 그런 사람을 자리에도 안 넣는다는 게 사람이 할 짓이냐.""…""서아가 꽃 들고 앞장서서 걸어간다더구나. 그걸 내가 봐야지, 누가 봐.""…""그리고 너도 생각을 좀 해 봐. 그 애가 나중에 커서 우리 할머니는 왜 그때 안 왔느냐고 물으면, 너는 뭐라고 대답할 거야."서지안은 그 말을 끝까지 들었다.이 사람은 미안한 게 없었다. 십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자기가 받을 것이 남아 있다고 믿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 받을 것을 요구할 때 늘 아이를 앞에 세웠다."어머니."강민호가 낮게 불렀다. 김 여사가 아들을 노려봤다."너는 가만있어. 네가 물러서서 이 꼴이 된 거야."서지안은 그 광경을 잠깐 봤다. 십 년 동안 저 집에서 저 목소리가 나면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다. 대꾸하면 하루가 길어졌고, 길어진 하루의 값은 늘 부엌에 있는 사람이 냈다.그게 이 집의 규칙
아흐레 중 이틀은 다른 일에 쓰기로 했다."그날 준비는 제가 다 잡아 두겠습니다. 회장님은 이틀 비우십시오."한정우가 그렇게 말했을 때 서지안은 반대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아흐레 동안 그 날짜만 보고 있으면, 그날 정작 제일 흐린 눈으로 서 있을 것 같았다.한정우는 그 이틀 동안 세 가지를 준비했다. 정비소가 보이는 골목의 주차 자리, 그날 하루 회장 일정을 통째로 비우는 명분, 그리고 만약 그 사람이 도망갈 때 쫓지 말라는 서지안의 지시였다."쫓으면 잡을 수는 있습니다.""잡으면 그 사람은 아무 말도 안 해요. 지금까지 십오 년을 그렇게 살았으니까요."드레스 가게는 조용한 골목에 있었다. 직원이 흰 드레스를 세 벌 걸어 놓았다.서지안은 그 앞에서 한참 서 있었다."…흰색은 좀.""왜요?""두 번째잖아요."말해 놓고 그녀는 자기 목소리가 작았다는 걸 알았다. 스무 명 앞에서 회사를 도려내겠다고 말할 때는 이렇게 작지 않았다.직원은 익숙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말을 처음 듣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러시면 아이보리나 샴페인색으로 보여 드릴까요."직원이 조심스럽게 다른 색을 꺼내려는데, 서아가 먼저 손을 들었다."엄마. 나 이거."아이가 가리킨 것은 세 벌 중에 제일 흰 것이었다."…이게 왜 좋아?""엄마 좋아하는 색이잖아."서아가 당연한 걸 왜 묻느냐는 얼굴로 말했다."엄마 옷장에 흰 거 제일 많아."서지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이는 그 옷장을 여덟 해 동안 봤다."…입어 볼게요."거울 앞에 섰을 때 서지안은 십 년 전을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런데 애쓰지 않아도 그날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무슨 옷을 입었는지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것처럼, 그 옷의 감촉도 기억나지 않았다.거울 속 사람은 처음 이 옷을 입는 사람 같았다.십 년 전에는 이 옷이 남의 옷이었다. 시어머니가 골라주었고, 사진에도 시댁 사람들만 가득했다.이번 옷은 딸이 골랐다."엄마 예뻐."거울 앞에 선 엄마를 보고 서아가 말했다. 서
이름은 조성달이었다.십오 년 전 참고인 조사에서 그는 두 문장만 답했다. 정비는 정상적으로 했다. 브레이크 쪽은 손대지 않았다.조사관은 더 묻지 않았다. 차량 감정서에 이상 소견이 없었으므로 물을 이유가 없었다.서지안은 그 두 문장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말이 길어진다. 묻지 않은 것까지 설명한다. 이 사람은 그러지 않았다. 물어본 것만 답하고 입을 닫았다.말을 아끼는 법을 미리 배운 사람의 답이었다."찾았습니다."한정우가 회장실로 들어온 것은 사흘 뒤였다."사망했거나 종적이 없을 거라고 보셨는데, 아닙니다.""…어디 있죠.""같은 자리에 있습니다."서지안이 고개를 들었다."십오 년 전 그 정비소,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간판만 두 번 바뀌었습니다."한정우가 사진 한 장을 내려놓았다. 낡은 셔터, 기름때 묻은 시멘트 바닥, 벽에 붙은 정비 요금표. 어디에나 있는 동네 정비소였다."직원 둘, 매출은 근처 시세대로입니다. 세금도 밀린 적이 없습니다.""가족은요.""혼자 삽니다. 십사 년 전에 이혼했고, 아들이 하나 있는데 연락이 없다고 합니다. 동네에서는 말수가 적고 일 잘한다는 평입니다.""…술은요.""거의 안 마신다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많이 마셨는데 어느 해부터 끊었다고요."서지안은 그 사진을 오래 봤다.2,400만 원. 십오 년이면 3억 6천만 원이다. 큰돈이지만, 사람을 죽인 값으로는 이상하게 적었다.한 번에 받은 돈이라면 그 값이 목숨값이다. 나누어 받는 돈은 다르다. 그건 목숨값이 아니라 사료였다.사람을 죽인 사람이라면 도망갔을 것이다. 아니면 받은 돈을 쓰다가 무너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십오 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남의 차를 고치며 살았다. 매년 한 번씩 자문료를 받으면서.그게 더 무서웠다.한정우가 잠깐 망설이다가 물었다."…회장님. 정비소에는 직접 가 보셨습니까.""어제요."그가 놀란 얼굴을 했다."차를 맡기고 왔어요. 뒷유리 와이퍼가 안 움직인다고요.""…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