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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Penulis: 김하이
차정원이 고개를 들자 마침 이강우와 송태리가 화장실 쪽에서 걸어 나왔다.

이강우는 적의에 찬 시선으로 이쪽을 쳐다봤다.

서로 눈이 마주친 순간, 차정원은 어찌 된 영문인지 바로 알아챘다.

저 사람이 바로 송하나의 남편 이강우겠지.

버젓이 내연녀와 각종 장소에 함께 다니며 그녀에게 굴욕감을 안겨주다니. 이런 상황에서도 송하나는 참을 수 있단 말인가? 이것 참 그녀의 참을성에 [좋아요]를 눌러줘야 할 판이었다.

“자, 뭐 좀 마셔.”

차정원이 송하나에게 커피를 건네주며 일부러 무심한 척 쏟아버렸다. 곧이어 검은 커피 액체가 그녀의 옷에 묻었다.

송하나는 재빨리 휴지를 뽑아 닦았지만, 전혀 지워지지 않았다.

“미안.”

차정원은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의 양복을 벗어 자상한 제스처로 그녀에게 걸쳐주었다.

“가자, 집까지 바래다줄게.”

송하나는 다른 남자의 옷을 입는 것이 좀 어색했다.

하지만 치마에 얼룩이 크게 졌으니 이대로 나가는 것은 곤란할 터였다.

결국 차정원이 어깨를 감싸주는 것을 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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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멀 어떻게 생각해요 당연히 재미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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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97화

    전화가 연결되자 수화기 너머에서 바닷바람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웬일이세요? 심 대표님께서 갑자기 전화하다니. 무슨 일이 있으세요?”백지유의 목소리는 경쾌했고 약간의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그때 그녀는 남반구의 해변에서 서핑과 일광욕을 즐기며 한껏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심성빈은 불필요한 인사말을 생략하고 솔직하고 진지하게 말했다.“요즘 시간 있어요? 부탁할 일이 하나 있어서 전화했어요.”“부모님이 갑자기 들이닥쳐서 우리 집에 묵고 계셔요. 지유 씨가 돌아와 며칠만 연기하면서 두 분을 상대해 줬으면 해요. 왕복 항공료는 전부 내가 부담하고, 일이 끝나면 따로 후하게 사례할게요.”백지유도 사태의 심각성을 곧 알아차렸다.외국에 나와 지낸 지난 반년 동안 그녀의 생활은 더없이 자유롭고 즐거웠다.매일 사랑하는 사람과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했다.가끔 심성빈과 만나 셀카 몇 장을 찍고 SNS에 올려 집안사람들을 안심시키며, 두 사람이 함께 있다는 거짓 모습을 만들어 내기만 하면 됐다.그 밖의 시간에는 서로 간섭하지 않았으니 더없이 자유로웠다.만약 거짓말이 들통나 심씨 집안 어른들이 두 사람이 실제로 사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손해를 보는 것은 심성빈뿐만 아니라 그녀도 마찬가지였다.그녀의 부모가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 다시 전화를 걸어 귀국하라고 명령하고 새로운 맞선을 잡을 것이 분명했다.백지유는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승낙했다.“알겠어요. 지금 바로 출발할게요.”“네. 비서에게 가장 빠른 항공편을 예약하라고 할게요. 부탁드려요.”전화를 끊은 심성빈은 즉시 비서에게 항공권을 예약하게 했다.저녁이 되자 휴식을 마친 심용군과 고여진이 방에서 나왔고 세 가족은 식당에 모여 식사했다.식탁에서 심용군은 회사 일에 관해 몇 가지를 물었고 심성빈은 하나하나 대답했다.고여진은 아들의 그릇에 국을 떠 주며 잔소리처럼 당부했다.“아무리 바빠도 몸부터 잘 챙겨야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96화

    심성빈이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심용군은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고 고여진은 막 2층에서 내려오는 참이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고여진은 조금 전 2층을 간단히 둘러보았다. 별장 곳곳에는 여자 옷과 생활용품이 놓여 있었다.그녀는 속으로 흐뭇해했다. 아무래도 아들과 백지유의 관계가 순조롭게 발전한 모양이었다. 거의 반년 동안 함께 살았다니, 둘의 생활도 분명 화목하고 달콤할 터였다.다만 두 침실 모두 침구가 온전히 갖춰져 있는 걸 보면 두 사람은 같은 방에서 자지 않는 듯했다.심성빈이 들어오자 가정부는 곧바로 다가와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심 대표님, 오셨습니까.”“네.”심성빈은 담담히 대답하며 벗은 정장 재킷을 건넸다. 허리를 숙여 실내화를 갈아 신은 뒤 거실로 향했다.“아버지, 어머니.”“성빈아.”고여진은 그를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다가와 두 팔로 가볍게 끌어안았다. 목소리에는 걱정과 그리움이 가득했다.“이제야 왔구나. 일은 다 끝났어?”심성빈도 손을 들어 어머니를 살며시 안았다.“네, 거의 다 처리했어요.”그는 아무렇지 않은 척 부모님의 표정을 훑었다. 두 사람의 눈에 만족스럽고 기쁜 기색이 가득한 것을 확인하고서야 가슴을 짓누르던 돌덩이가 조금 내려앉았다.다행히 부모님은 자신과 함께 사는 사람이 백지유가 아니라 송하나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심성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휴, 오는 길에 가정부에게 연락해 입단속 하길 잘했어. 하나에 대해서는 절대 언급하지 말고 부모님 앞에서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말라고 당부한 게 다행이야.’심성빈을 놓아준 후 고여진은 무심코 그의 뒤쪽을 바라보다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그런데 지유는 어디 갔어? 왜 지유는 안 보이고 너만 먼저 온 거야?”심성빈은 태연하게 둘러댔다.“친구들과 해외로 짧게 여행을 갔어요. 시간이 날 때 바람 좀 쐬고 오겠다고요.”고여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나무라는 듯 말했다.“여자 혼자 외국에 나가면 얼마나 위험한데 너는 왜 같이 안 갔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95화

    하지만 심성빈은 모든 이유를 알고 있었다.송하나가 느끼는 이질감과 공허함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과거, 죽도록 괴로워하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그는 제 손으로 차정원에 관한 기억을 지워 버렸다. 송하나를 괴롭히던 고통스러운 과거를 통째로 삭제한 것이다.하지만 송하나의 영혼 깊은 곳에는 여전히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 흔적은 보이지 않는 족쇄가 되어 영원히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송하나를 구한 것도 그였지만, 그녀의 마음에 공백을 남긴 사람 역시 그였다.가슴을 촘촘히 찌르는 쓰라림과 죄책감이 한꺼번에 밀려들어 심성빈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그럼에도 그의 눈빛은 처음과 다름없이 다정했고, 조금도 실망한 기색이 없었다.심성빈은 손을 들어 송하나의 머리 위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의 낮고도 따뜻한 목소리에는 송하나의 망설임과 당혹스러움까지 모두 품어 주려는 포용이 담겨 있었다.“괜찮아, 하나야.”“지금 당장 대답을 듣고 싶은 것도 아니고, 억지로 나를 받아들이게 할 생각도 없어. 천천히 기다릴게. 네가 진심으로 나와 함께하고 싶어질 때까지.”심성빈은 얼마든지 그녀를 기다릴 수 있었다.설령 평생 그 마음의 벽을 넘지 못한다 해도, 그는 기꺼이 친구라는 이름으로 아무런 명색이거나 약속도 없이 그녀 곁을 지킬 생각이었다.지금처럼 그녀 곁에 머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예전의 그에게는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적어도 그는 노력했고, 자기 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니 후회는 남지 않을 터였다.산 정상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캠핑장이 있었다. 일출과 일몰을 보러 정상에 오르는 손님들을 위해 시설도 잘 갖춰져 있었다.밤이 너무 깊어 지금 내려가는 것은 위험했다.심성빈은 송하나와 함께 캠핑장으로 가서 텐트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다음 날 아침.두 사람이 짐을 모두 정리하고 산에서 내려가려던 순간, 심성빈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심성빈이 전화를 받은 지 불과 몇 초 만에 부드럽고 느긋하던 표정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94화

    산속에서의 생활은 여유롭고 편안했다.아침이면 두 사람은 함께 숲길을 거닐었다.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청아한 새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풀과 나무의 싱그러운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한가할 때면 심성빈은 강하나를 골프장으로 데려가 공을 쳤고, 곁에 서서 골프채를 잡는 법부터 힘을 싣는 요령까지 하나하나 직접 가르쳐 주었다.보트 타기, 낚시, 과일 따기, 자전거 타기...심성빈은 송하나와 함께 DIY 플라워 공방에도 가서 선생님의 지도 아래 차분히 꽃꽂이를 배우기도 했다.이토록 한가롭고 느긋한 생활은 그야말로 더없이 즐거웠다.그녀의 얼굴에 번지는 미소가 갈수록 편안하고 환해지는 모습을 보며 심성빈의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심성빈은 송하나와 아침저녁으로 붙어 지내는 이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정식으로 고백할 적당한 기회도 줄곧 찾고 있었다.친구라는 선을 넘어, 당당하게 그녀를 제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그날 저녁이었다.해가 서서히 기울고, 저녁 바람은 부드럽게 불어왔다.심성빈은 보여 줄 서프라이즈가 있다며 송하나에게 함께 나가자고 했다.송하나는 의아한 마음을 품은 채로 그를 따라 밖으로 나섰다.심성빈은 굽이진 산길을 따라 그녀와 천천히 정상으로 향했다.밤이 내려앉은 숲은 낮의 환한 빛을 벗어던지고, 고요하고 깊은 분위기를 더했다.길을 따라 놓인 조명들이 별빛처럼 드문드문 반짝이며 산세를 타고 길게 이어져, 부드럽고도 낭만적인 풍경을 만들어 냈다.정상에 도착했을 때 사방이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산 정상은 시야가 탁 트여 있었다. 도시의 네온사인에서 멀리 떨어진 밤하늘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빼곡히 박혀 잘게 부서진 보석처럼 찬란한 빛을 뿜고 있었다.송하나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하늘 곳곳에 흩어진 별자리를 찾아보다가 나직이 감탄했다.“여긴 별이 정말 많네요. 이렇게 많은 별을 본 게 대체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요.”송하나가 눈앞의 은하수에 넋을 잃고 있던 순간, 한 줄기 빛이 짙은 밤의 장막을 가르고 부서진 꼬리 빛을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93화

    “두 분 오늘 일정이 어떻게 되세요? 산 아래 유기농 농장이 한창 수확기라 딸기나 귤 같은 과일들이 알맞게 익었거든요. 시간 되시면 한 번 체험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심성빈이 곁에 선 송하나를 돌아보며 의사를 물었다.“산 아래로 구경 한 번 갈래?”송하나 역시 이런 여유롭고 자유로운 전원 풍경을 좋아했기에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재밌을 것 같아요.”아침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관리인을 따라 유기농 농장으로 내려갔다.이곳의 기후가 따뜻했고 일 년 사계절 내내 기온 차가 크지 않았다. 겨울에도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없어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따뜻했다.농장 안이 과일 향으로 가득했다.달콤한 과일 향기가 코끝을 스쳤고 농장 전체가 깔끔하고 정갈하게 관리되어 있었다.관리인이 걸음을 옮기며 설명을 이어갔다.“농장의 모든 작물이 무농약, 무촉진제로 재배한 100% 천연 유기농입니다. 금방 땄을 때 식감이 가장 좋거든요. 안심하고 드셔도 돼요.”송하나는 딸기밭에 마음을 빼앗겼다. 새빨간 딸기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송하나의 행동을 빠짐없이 눈에 담던 심성빈이 관리인이 건넨 라탄 바구니를 자연스럽게 받아들며 다정하게 말했다.“딸기 좋아해? 그럼 딸기부터 딸까?”“네.”대답을 마친 송하나가 경쾌한 발걸음으로 딸기밭 안으로 들어갔다.푸른 잎사귀 사이로 탐스럽고 새빨간 딸기들이 알알이 맺혀 있었다. 윤기가 흐르는 색감과 짙은 과일 향에 보기만 해도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송하나는 허리를 굽혀 진지하게 딸기를 골랐다. 푹 익어 알이 굵고 동그란 것들만 살짝 따서 바구니에 조심스레 담았다.심성빈이 송하나의 뒤를 따르며 묵묵히 바구니를 들어주었다. 그의 다정한 시선이 송하나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멀지 않은 곳에 과일을 씻는 개수대가 있었다. 송하나가 딸기 하나를 골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한 입 베어 물었다.새콤달콤한 과즙이 순식간에 혀끝에 퍼졌다. 과일 본연의 깔끔한 단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92화

    이날이 오기를 참으로 오래 기다렸다.모든 이성과 절제, 망설임을 남김없이 던져버리고 떳떳하게 송하나의 곁에 서서 오직 그녀만을 사랑하고 그녀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안식처가 되고 싶었다.그런데 말이 공기 중에 흩어진 지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심성빈이 철렁 내려앉은 가슴을 부여잡았다.서둘러 몸을 숙여 송하나의 얼굴을 살피고서야 조금 전까지 소파에 기대어 반쯤 깨어있던 그녀가 따뜻한 바람과 드라이어의 백색소음을 자장가 삼아 깊은 잠에 빠져들었음을 깨달았다.새근거리는 숨소리가 고르고 길었다. 눈매가 평온하게 풀어져 있었고 긴 속눈썹이 내려앉은 모습이 한없이 편안해 보였다.곤히 잠든 송하나의 모습을 보던 심성빈은 긴장감이 봄눈 녹듯 사르르 풀리는 것 같았다. 결국 그의 입가에 애정이 뒤섞인 쓴웃음만 번졌다.송하나의 단잠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인내심을 가지고 남은 머리카락까지 꼼꼼히 말리고 부드럽게 빗은 뒤 헤어드라이어 전원을 껐다. 방 안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심성빈이 몸을 숙여 깊이 잠든 송하나를 안정감 있게 안아 올렸다.송하나의 몸이 깃털처럼 가벼웠다. 그를 무척이나 신뢰하는 듯 아무런 방비 없이 그의 품에 얌전히 기대어 있었다.심성빈이 발소리를 죽인 채 조심조심 침실로 걸음을 옮겨 푹신한 침대 위에 송하나를 눕힌 다음 꼼꼼하게 이불을 덮어주었다.침대 머리맡에 켜진 따스한 조명 아래서 송하나의 잠든 얼굴을 가만히 응시했다. 두 눈에 다정함이 가득 고여 있었다.한참 뒤 심성빈이 송하나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잘 자, 하나야.”그러고는 조용히 침실을 나가 문을 닫았다.다음 날, 아침이 밝아왔다.따스한 햇살이 통유리창을 넘어 침실로 스며들어 산속의 서늘한 아침 공기를 몰아내고 침대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았다.송하나가 지저귀는 새소리에 천천히 눈을 뜨더니 나른하게 기지개를 켰다. 푹 자고 일어난 덕분에 온몸이 가뿐하고 개운했다.한참이 지나서야 침실 침대에 누워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어젯밤의 기억이 거실 소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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