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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Author: 김하이
이강우는 단숨에 술 한 잔 들이켜고 충혈된 두 눈으로 심성빈을 노려보며 이를 박박 갈았다.

“너 며칠 전에 청연 마을 갔었지?”

심성빈은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답했다.

“응.”

“하나랑 함께 있었냐?”

이번에도 심성빈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응.”

옆에 있던 최로운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심성빈과 송하나가 함께 나갔다고?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 걸까?

이강우는 이마에 실핏줄이 튀어 오르고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잤냐?”

순간 심성빈의 눈빛이 싸늘해지고 말투도 차갑게 얼어붙었다.

“강우야, 나랑 하나 사이의 일을 너한테 일일이 보고할 필요가 있어?”

그의 회피적인 태도는 이강우에게 곧 묵인으로 들렸다.

“개자식!”

수일간 억눌렀던 분노가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이강우는 자리에서 펄쩍 일어나 심성빈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채 뺨을 세게 맞은 심성빈은 입가를 쓱 닦고 두 눈에 사나운 기운이 들끓었다.

그는 돌연 이강우의 멱살을 잡고 반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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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49화

    “입 다무세요.”차가운 한 마디가 떨어지는 순간 뼛속까지 시린 냉기가 번졌다.심성빈의 눈에는 얼음이 내려앉은 듯했고 주변 온도마저 순식간에 얼어붙는 것 같았다.그는 긴 팔을 뻗어 한 손으로 심명재의 멱살을 거칠게 틀어쥔 뒤 자신 쪽으로 확 잡아당겼다.심명재는 원래 체격이 둔중했고 심성빈보다 머리 반 개쯤 작았다.예상하지 못한 힘에 목이 조여 숨이 턱 막혔다.심성빈의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눈에는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 살기가 일렁였다.“입조심하세요. 그 사람은 작은아버지가 함부로 입에 올리고 모욕해도 되는 사람이 아니에요.”숨 막히는 압박감에 짓눌린 심명재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목에 핏대가 솟고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놀람과 분노가 뒤섞였다. 평소 언제나 침착하고 절제하던 심성빈이 여자 하나 때문에 자신 같은 집안 어른에게 손을 댈 줄은 꿈에도 몰랐다.심명재는 필사적으로 버둥거리며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채 소리쳤다.“심성빈! 네가 감히! 나는 네 작은아버지고 네 어른이야! 어른한테 손을 대? 위아래도 모르고 법도도 없고 정말 건방지기 짝이 없구나! 내가 한 말은 전부 사실이고 집안을 생각해서 충고한 거야! 그런데 은혜도 모르고 이따위로 나와?”아랫사람이 집안 어른에게 손을 댄 건 명분상 분명 잘못이었다. 괜히 다른 사람의 입방아에 오를 수도 있었다.소파에 앉아 있던 심용군이 낮게 꾸짖었다.“성빈아, 손 놔. 무례하게 굴지 마.”심성빈은 차가운 눈빛을 거두지 않은 채 천천히 멱살을 놓았다.심명재는 비틀거리며 두 걸음 물러나 목을 움켜쥔 채 가슴이 거칠게 들썩였고, 눈에는 음산한 원한이 가득했다.‘좋아. 오히려 잘됐어.’심성빈이 저토록 화를 낸다는 건 그만큼 그 여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었다.심성빈은 똑바로 선 채 여전히 귀티나고 당당한 모습이었지만 온몸에서 뿜어지는 기운은 차갑고 날카로웠다.그는 심명재를 바라보며 경고하듯 한마디 한마디 분명히 말했다.“작은아버지, 마지막으로 경고할게요. 입조심하세요.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48화

    심명재는 즉시 상황을 알아차렸다.형과 형수가 이미 진실을 알고 심성빈을 불러 대치한 모양이었다.속으로 환희가 치솟았지만 심명재는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도록 억지로 누르며 놀란 척 입을 열었다.“성빈이가 언제 들어왔어? 작은아버지한테는 말도 안 하고.”그는 자연스럽게 앞으로 다가가 탁자 위 서류를 집어 들고 대강 훑은 뒤 일부러 눈썹을 치켜올렸다.“이게 무슨 일이야? 심하 그룹 대표를 그렇게 잘하고 있으면서 갑자기 사임하고 지분까지 넘기겠다니. 이건 작은 일이 아니야. 감정적으로 결정하면 안 되지.”그는 손끝으로 몇 장의 종이를 반복해서 쓸어내렸지만 속에서는 이미 웃음꽃이 피어 있었다.당장이라도 심성빈이 주주총회를 열어 퇴진을 선언했으면 싶었다.형은 나이도 들고 건강도 예전 같지 않아 다시 그룹의 실권을 쥘 힘이 없었다.그동안 심성빈은 사사건건 심명재를 견제하고 눌러 그가 치고 올라올 틈을 주지 않았다.심성빈만 물러난다면 거대한 심하 그룹의 실권을 자신이 독차지하는 건 시간문제였다.고여진은 심명재가 무슨 속셈인지 훤히 알고 있었다.그녀는 황급히 다가가 서류를 그의 손에서 낚아채 한데 모아 덮으며 상황을 수습했다.“애가 순간 화가 나서 그러는 거예요. 진심 아니니까 괜히 생각 키우지 말아요.”심성빈은 기분이 가라앉고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였다. 눈앞에서 위선적으로 불을 지피는 작은아버지 때문에 인내심이 더 빠르게 닳았다.그는 고개를 들고 검은 눈동자로 심명재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자연스럽게 위에 선 사람 특유의 압박감이 피어올랐다.“작은아버지께서 오늘 여기까지 오신 이유가 뭔가요?”간단한 한마디였지만 감정 없이 차가운 눈빛과 합쳐지자 오랫동안 사업 판에서 구른 심명재조차 이유 없이 가슴이 철렁하며 기세부터 눌렸다.그는 어색하게 코끝을 만지며 애써 태연한 척,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천천히 꺼냈다.“별일은 아니고, 요즘 밖에서 이상한 이야기를 좀 들었어. 네가 해외에서 이혼한 여자와 계속 얽혀 지낸다더군. 걱정돼서 형이랑 형수님도 알고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47화

    어젯밤까지만 해도 그녀는 혹시나 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저 화가 나서 내뱉은 말이길 바랐다.그런데 심성빈은 밤새 두 문서를 정말로 작성했다.그는 진심이었다. 정말 그 여자 하나 때문에 심하 그룹을 포기하려는 것이다.가슴이 쓰라린 고여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심성빈 앞까지 가서는 애원하듯 말했다.“성빈아, 엄마 아빠가 무조건 너를 몰아붙이려는 게 아니야. 그저 네가 잠깐 사랑에 눈이 멀어 잘못된 길을 선택할까 봐 걱정되는 거야.”그녀는 심성빈의 손목을 잡았다. 눈가가 붉어졌고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엄마가 이렇게 부탁할게. 인제 그만 고집부리면 안 되겠니? 심하 그룹은 네 할아버지, 네 아버지, 그리고 네가 삼대에 걸쳐 일군 가업이야. 정말 이렇게 버릴 수 있어?”그녀는 차갑고 귀티 나는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우리에겐 너 하나뿐이야. 성빈아, 그 여자 때문에 엄마 아빠도, 이 집도 다 버리겠다는 거니?”심성빈의 몸이 아주 잠깐 멈췄다. 그는 눈시울이 붉어진 어머니를 내려다보며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어머니, 제가 심하 그룹을 버리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니에요. 심씨 가문에 뿌리 깊게 박힌 신분과 가문의 규칙이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제가 높은 자리에 있는 한 제 모든 행동은 심씨 가문의 체면과 연결돼요. 제가 계속 권력을 쥐고 있으면 제 연애 문제도 끝없이 확대돼 집안 전체에 피해를 주겠죠.”“제가 권력 중심에서 물러나고 모든 직책을 내려놓는 게 심씨 가문의 체면을 최대한 지키는 방법이에요. 제 일 때문에 집안 명예가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 가문으로서는 그게 가장 깔끔한 결말이에요.”“두 분이 제게 바라는 건 웬만하면 다 따를 거예요. 하지만 그 사람을 포기하라는 요구만큼은 못 해요. 평생 못 해요.”옆에서 듣던 심용군은 미간을 찌푸린 채 현실적인 이해득실을 들이밀며 아들의 고집을 꺾으려 했다.“성빈아, 넌 너무 고집스럽고 너무 순진해. 심하 그룹에서 물러나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46화

    고여진은 다리에 힘이 풀려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가슴은 불안과 분노로 뒤엉켰다.그녀는 옆에 앉은 심용군을 바라봤다.“여보, 이걸 어떡해요? 이번엔 정말 마음을 굳힌 것 같아요! 그 여자 때문에 심하 그룹도, 심씨 가문의 가업도 전부 버리겠다잖아요! 정말 사임하고 나가 버리면 심명재만 좋은 일 시키는 거 아니에요? 당신도 당신 동생 성격 잘 알잖아요. 심하 그룹이 그 사람 손에 넘어가는 걸 두 눈 뜨고 볼 거예요? 그러다간 우리도 설 자리가 없어질 거라고요.”심용군은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눈에는 무거운 근심과 무력감이 가득했다.심하 그룹은 그의 아버지가 피땀 흘려 일군 가업이었다.선대 회장이 살아 있을 때는 두 아들을 차별하지 않고 자신과 심명재에게 지분을 절반씩 나눠 줬다.하지만 심명재는 본래 게으르고 도박과 사치에 빠져 매일 흥청망청 놀기만 했다. 몇 년 되지 않아 자기 지분의 대부분을 날려 버렸다.선대 회장이 물러날 때도 심명재가 큰일을 맡을 그릇이 아니라는 걸 알았기에 능력이 더 뛰어난 심용군에게 그룹을 맡겼다.심명재는 그때부터 아버지가 편파적이라며 불만을 품고 오랫동안 원망했다.이후 심용군이 물러날 때는 그룹을 아들 심성빈에게 넘겼다.심명재는 조카인 심성빈을 전혀 눈에 두지 않았다. 나이가 어려 경험도 수완도 부족하니 자신이 금방 밀어내고 심하 그룹의 지배권을 되찾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심성빈은 매서운 수완과 과감한 결단력으로 거대한 심하 그룹을 빈틈없이 운영했고 사업 영역까지 끊임없이 넓혀 갔다.심명재는 완전히 눌린 채 줄곧 틈을 찾지 못했다.2년 전, 심성빈은 송하나를 구하기 위해 납치범의 협박에 따라 외부에 사실과 다른 성명을 발표했고, 그 일로 심하 그룹은 한때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전례 없는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심명재는 그 기회를 틈타 여러 주주를 몰래 규합해 집단 압박을 가하며 심성빈을 끌어내리고 경영권을 빼앗으려 했다.하지만 얼마 뒤 상황이 뒤집혔다.공식 기관이 직접 나서 사실관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45화

    심용군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타이르듯 말했다.“넌 아직 젊어서 순간의 설렘을 너무 크게 보는 거야. 남녀 간 사랑에 영원한 게 어디 있어? 아무리 예쁜 여자도 매일 얼굴을 마주하다 보면 언젠가는 질리게 돼.”“강현의 재벌가 자제 중 결혼한 애들을 봐라. 젊을 때 연애 몇 번 안 해 본 사람이 어디 있어? 결국엔 집안끼리 혼인하고, 이해득실을 따져 가문 기반을 다지는 게 재벌가 후계자가 가야 할 길이야.”“반년은 시간을 주마. 그동안 충분히 만나 봐. 반년 뒤에는 미련 없이 끝내. 내가 그 여자에게 넉넉한 보상금을 주고 이 말도 안 되는 관계를 정리해 줄게. 그 뒤에는 마음 잡고 네가 가야 할 원래 자리로 돌아와.”겉으로는 양보처럼 들리는 그 제안이 심성빈에게는 한마디 한마디가 송하나를 깔보는 말이자 자신의 진심을 모욕하는 말로 들렸다.다른 사람들 눈에는 권력과 재산을 가진 재벌가 후계자가 밖에서 몇 번 연애하는 게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하지만 심성빈에게 송하나는 평생을 다 바쳐 지켜야 할 사람이었다.누구라도 그녀를 그렇게 모욕하게 둘 수 없었다. 친아버지라 해도 마찬가지였다.심성빈은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은 채 온몸에 냉기가 내려앉았다.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불쾌함이 선명했다.“아버지, 저는 그 사람을 잠깐의 감정으로 만나는 게 아니에요. 진지하게, 평생 함께하고 싶어서 만나는 거예요. 그런 가벼운 말로 그 사람과 제 진심을 모욕하지 말아 주세요. 제 인생에서 아내가 될 사람은 오직 그 사람뿐이에요.”아무리 달래고 압박해도 심성빈이 꿈쩍하지 않자 심용군의 표정도 곧바로 굳었다.“심성빈, 나는 이미 충분히 양보했고 네 체면도 세워 줬다. 이렇게까지 고집부리며 분수를 모르면 안 돼. 내가 살아 있는 한 심씨 가문의 규칙은 바뀌지 않는다! 이혼 경력이 있는 여자가 심씨 가문 대문을 밟고 들어와 집안의 명예를 흐리는 일은 절대 허락하지 않아!”심성빈은 고개를 들어 아버지의 위압적인 눈빛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한마디 한마디 힘을 실어 대답했다.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44화

    비서의 등이 순간 굳었다. 그는 곧바로 다급히 말했다.“심 대표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목숨을 걸고라도 송하나 씨를 지키겠습니다. 절대 그 누구도 해치지 못하게 하겠습니다!”긴 비행 끝에 비행기는 마침내 강현에 착륙했다.심성빈의 얼굴에는 먼 길을 달려온 피로가 역력했다. 먹빛 정장에도 긴 여정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그는 잠시도 쉬지 않은 채 곧장 심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다.넓은 거실.심용군은 소파에 앉아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미 차를 마실 기분조차 아닌 듯했다.고여진은 옆에 비스듬히 앉아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눈빛에는 초조함과 걱정이 가득했다.마당 쪽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고용인이 서둘러 마중 나왔다.“도련님, 오셨어요?”“네.”심성빈은 담담히 대답하며 정장 재킷을 벗어 고용인에게 건넸다. 동작은 여전히 침착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고여진은 그를 보자 며칠 동안 꾹 눌러 참아왔던 감정이 한순간에 터져 나왔다.비꼬는 투와 분노가 뒤섞인 목소리로 먼저 날을 세웠다.“참 빨리도 왔구나! 왜? 그렇게 급하게 달려온 걸 보니, 우리가 직접 그 여우 같은 여자한테 찾아가 망신이라도 줄까 봐 겁났니?”날카로운 말이 귀를 찔렀다.심성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새까만 눈동자 깊숙한 곳으로 싸늘한 기색이 스쳤지만 표정은 차분했다.그는 한 마디 한 마디 진지하게 말했다.“엄마, 저 왔잖아요. 저한테 불만이 있으시면 전부 저한테 말씀하세요. 하나까지 끌어들이지 마시고.”그토록 노골적으로 송하나를 감싸는 모습은 고여진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찔렀다.“네 꼴을 좀 봐! 대체 그 여자가 무슨 약을 먹였길래, 내가 걔 욕 한마디만 해도 이렇게 바로 감싸고 도는 거니?”“그만해. 쓸데없는 말로 화내지 말고 본론부터 하지.”소파에 앉아 있던 심용군이 묵직한 목소리로 끼어들며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한 상황을 눌렀다.그는 손짓으로 심성빈에게 앉으라는 뜻을 보였다.심성빈이 자리에 앉자, 심용군의 깊은 눈빛이 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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