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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Author: 김하이
차설아?

송하나의 절친 차설아?

최로운은 마치 구명줄이라도 잡은 듯 걸음을 재촉하며 그녀를 뒤쫓아 연락처를 얻으려 했다.

하지만 코너를 돌자 그녀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최로운이 한창 답답해하고 있을 때 뒤에서 바람이 쌩하고 불어왔다.

차설아가 어둠 속에서 나타나 정확한 손날치기로 공격해왔다.

“누구야? 누가 감히 날 몰래 미행해? 어디서 개수작이야?”

다행히 최로운이 반응이 빨라 재빨리 옆으로 피하며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 벽에 밀어붙였다.

“그만해! 나야.”

차설아는 자세히 보더니 멍하니 넋을 놓았다.

“네가 왜 여기에?”

남자의 얼굴에 난 멍 자국을 보자 차설아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어머? 어쩌다 이렇게 다쳤대? 여자애들한테 수작 부리다가 처맞은 거니?”

최로운은 차오르는 고통에 숨을 들이켰지만, 간신히 버텼다.

“닥쳐. 나 같은 외모와 재력에 여자들이 먼저 달려들기도 바쁘거든!”

차설아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

“달려드는 여자들이 그렇게 많으면서 나는 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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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05화

    다음 날 아침.최로운이 외출한 후, 차설아는 최이솔의 볼에 입을 맞추고 친정으로 데려가 가족들에게 부탁했다.별장으로 돌아와서는 간단히 짐을 쌌다. 해외행 비행기표를 예약해 바로 떠날 작정이었다.장을 보고 돌아온 가정부는 차설아가 캐리어를 끌고 여행 복장을 한 모습을 보고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사모님, 먼 길 가시는 겁니까?”차설아는 평온한 표정으로 아무 핑계나 대충 둘러댔다.“여행 패키지 하나 신청했어요. 기분 전환 좀 하려고요. 점심은 알아서 드세요.”가정부는 별 의심 없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당부했다.“네, 알겠습니다. 사모님. 그럼 길 조심하시고 즐겁게 다녀오세요.”살짝 고개를 끄덕인 차설아는 바로 짐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하지만 바로 공항으로 가지 않고 현지의 최고급 보안 회사로 향했다.이 회사는 톱스타와 재계 거물들에게 전용 경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전문성이 뛰어났다.높은 비용임에도 돈을 아끼지 않고 지불해 실력 좋은 경호원 네 명을 고용해 동행하기로 했다.그들이 호위해 주니 마음이 조금 더 든든했다.공항에서 대기할 때, 차설아는 심플하고 날렵한 정장 차림에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고 뒤에는 체격이 좋고 까만 옷을 입은 당당한 경호원 4명이 바짝 따랐다. 그녀의 활기찬 모습과 함께 뒤에는 몸이 탄탄한 경호원들까지 있어 단번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은밀히 해외로 나가는 인기 여배우로 오해받기도 했다.차설아는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저 빨리 해외로 가서 오빠와 송하나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싶었다.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던가, 항공편이 일시적으로 지연된다는 통보를 받았다.오후 3시에 떠날 예정이었던 비행기는 해 질 무렵이 되어서야 이륙할 수 있었다.저녁, 최로운은 이강우를 자기 술집에 불러 조용히 만나기로 했다.고급스럽고 사적인 룸은 조명이 어두워 술기운을 물씬 풍겼다.최로운은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을 안고 술을 한 잔 두 잔 들이켰다.맞은편에 앉은 이강우는 가끔 잔에 든 술을 한 모금씩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04화

    심성빈은 빅토르와 완전히 끝을 내고 단번에 그를 쓰러뜨려서 다시는 송하나를 괴롭히지 못하게 하려는 결심이었다.이미 전에 빅토르는 차정원이 고용한 용병들의 기습을 받아 어깨에 상처를 입어 아직 낫지 않았는데 이번 해상 난전에서 또 차정원에게 복부를 맞았다.낡은 상처에 새 상처가 덧붙고 거기에 오랫동안 앓아온 병까지 더해져 이중, 삼중으로 치닫는 고통 속에서 최고의 의료진과 약, 그리고 모든 장비를 동원해 간신히 목숨만 건졌다.지금이야말로 빅토르가 가장 약하고 무기력할 때라 상황을 전혀 통제할 수 없을 것이다.심성빈은 아주 분명하게 보고 있었다. 지금이야말로 빅토르를 완전히 끝장낼 최적의 순간이라는 것을...반드시 지금 움직여서 빅토르를 제거하고 영원히 후환을 없애야 했다.만약 휴식을 취한 빅토르가 회복되어 기력을 되찾게 놔둔다면 앞으로도 끝없는 집착과 보복이 이어질 것이 뻔했다.더 이상 상대에게 어떤 재기의 기회도 주지 않을 것이다.잠시 침묵하며 망설이던 더 시걸 책임자는 결국 이를 꽉 물고 고개를 끄덕였다.“심 대표님, 꼭 최선을 다하겠습니다.”한편, 강현.최로운에게서 송하나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은 차설아는 감격해서 밤새도록 울었다.또한 심성빈이 차정원을 찾는 데 성공했다고 말해주었다. 곧 둘 다 귀국할 거라고...그날부터 차설아는 날마다 목이 빠지도록 기다렸다. 오빠가 무사히 돌아오길, 그리고 다시 하나를 만나길 간절히 바랐다.하지만 몇 날 며칠이 지나도 귀국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차설아는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애가 타서 계속 최로운을 재촉하며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우리 오빠랑 하나는 언제 돌아와? 나한테 정확한 소식 좀 알려 줄 수 없어?”최로운의 표정이 조금 자연스럽지 못했다.그도 며칠 전에야 심성빈에게서 진실을 알게 되었다.차정원과 송하나가 귀국하는 길에 빅토르의 부하들에게 제압당했고 차정원은 총에 맞아 바다에 떨어졌으며 며칠째 수색했지만 소득이 없어 이미 생사를 알 수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03화

    트라우마 기억을 지운 뒤 송하나의 상태는 눈에 띄게 호전되기 시작했다.눈가에 가득했던 절망은 서서히 사라졌고 하루 종일 울적해하던 모습도 없어졌으며 몸도 음식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다.식사량은 많지 않았지만 신체 기능이 조금씩 회복되며 창백하고 야위었던 볼에도 서서히 혈색이 돌았다.다만 가끔씩 가는 바늘이 가슴을 콕 찌르는 듯한 아릿한 통증이 찾아왔다.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빠져나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가끔 머릿속에 흐릿한 단편적인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빛과 그림자가 희미하게 어질러진 느낌, 거기에 인물 형체도 아른거렸다.하지만 그 장면을 붙잡고 자세히 떠올리려 할 때마다 머릿속 화면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더 큰 허전함과 알 수 없는 서글픔만 남았다.가문 의사도 이 증상에 대해 심성빈에게 설명해 줬다. 이는 기억 개입 치료 후 나타나는 가장 흔한 후유증이라고 했다.상처를 완전히 치유하고 남은 기억 파편을 억누르려면 일주일에 한 번씩 심층 심리 개입 치료를 최소 반년간 꾸준히 받아야 고통스러운 과거를 완전히 봉인할 수 있다고 했다.심성빈은 송하나를 곁에서 돌보는 한편 차정원의 행방을 몰래 수소문했다.시간이 꽤 흘러 모두들 차정원이 가슴에 총상을 입고 광활한 바다로 추락한 뒤 살아남기 힘들 것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심성빈은 포기하지 않았다.모든 인맥과 자원을 동원해 밤낮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수색을 이어갔다.한편 한 가지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송하나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아무에게도 흘리지 않았고 철저히 비밀에 부쳤으며 내막을 아는 이는 모두 그가 신임하는 최측근일 뿐이었다.그런데 빅토르는 어떻게 이 소식을 알고 이렇게 빨리 쫓아온 걸까?마음을 가라앉히고 몰래 조사하던 심성빈은 드러난 진실에 격분했다.실수는 더 시걸 측에서 발생한 것이었다.그들은 이미 빅토르의 스파이에게 감시당하며 가는 곳마다 그들이 따라붙었음에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차정원을 호송해 국경을 넘나드는 여정 내내 빅토르의 부하들이 뒤를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02화

    살짝 놀란 가문 의사가 한마디 물었다.“심 대표님, 정말 결정하신 겁니까?”“치료가 시작되면 부작용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차정원 씨에 대한 송하나 씨의 기억은 점점 흐릿해질 겁니다.”“결정했어요.”심성빈의 목소리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거스를 수 없는 굳은 의지가 담겼다.“고통스러운 기억을 잊는 것이 하나가 편안하게 살고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게 하는 길이라면 잊어도 상관없어요.”송하나가 언젠가 모든 기억을 되찾고 차정원을 떠올렸을 때 심성빈이 그녀 대신 이런 결정을 내린 걸 알게 돼 원망한다고 해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송하나만 잘 살아갈 수 있다면 무엇이든 상관없었다.“알겠습니다. 심 대표님,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치료는 다음 날 오후로 잡혔다.부드럽게 송하나의 손을 잡은 심성빈은 속죄하는 마음을 감추기 위해 최대한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하나야, 가문 의사 말이 네 우울증이 재발해서 간단한 심리 치료를 받아야 한대. 금방 끝나니까 한숨만 자고 일어나면 될 거야.”송하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가 와서 그녀를 치료실로 밀고 들어갔다.문 앞에 서서 문이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던 심성빈은 한참 뒤에야 천천히 몸을 돌렸다.가문 의사가 동의서를 건네자 펜을 들었지만 손이 통제 불능으로 떨렸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자기 이름을 적었다.‘하나야, 미안해. 이번만큼은 이럴 수밖에 없어. 내가 너 대신 결정할 수밖에 없어...’치료는 무려 세 시간 동안 이어졌다.세 시간 내내 심성빈은 복도를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치료실 문 앞에 똑바로 선 심성빈은 온몸에 피로와 초조함이 배어 나왔다.그러면서 마음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치료가 잘 돼 송하나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드디어 치료실 문이 열리더니 송하나가 간호사에게 밀려 나왔다.눈을 감고 있는 송하나는 깊은 잠에 빠진 듯 눈썹을 살짝 찡그리고 있었다.“대표님, 치료는 순조롭게 마쳤습니다. 송하나 씨는 두 시간 뒤쯤 깨어날 겁니다.”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01화

    “기억을 지운다고요?”심성빈의 목소리가 떨렸다.“네, 심 대표님.”의사는 안경을 고쳐 쓰며 침착하게 설명했다.“송하나 씨가 현재 겪는 고통의 근원은 차정원 씨가 총에 맞고 바다로 떨어지던 기억입니다. 만약 그 일을 잊게 해준다면 송하나 씨도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차정원 씨와 관련된 일부 기억도 잃을 수 있어요.”“차정원을 잊는다고요?”“완전히 잊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흐릿해지고 많은 세부 사항이 사라질 것입니다. 또한 부작용으로 전반적인 기억력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건망증이나 집중력 저하 같은 증상 말이죠. 이 치료를 진행할지 여부는 가족분들께서 신중하게 결정하셔야 합니다.”심성빈은 복도에 앉아 오랜 시간 깊은 생각에 잠겼다.그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머릿속에는 날로 야위어가는 송하나의 얼굴, 퀭한 눈동자, 그리고...창가에 앉아 허공에 대고 차정원의 이름을 부르던 모습까지 반복해서 떠올랐다.그녀가 이대로 절망에 잠식되어 가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얼마나 지났을까. 심성빈은 천천히 눈을 뜨고 병실로 돌아갔다.송하나는 침대에 기대앉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석양의 붉은 빛이 얼굴에 드리우자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유독 투명해 보였다.“하나야.”심성빈은 침대 옆으로 다가가 그녀의 차가운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너의 고통을 덜어줄 치료법이 하나 있대.”송하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두 눈은 여전히 충혈됐지만 더 이상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무슨 방법인데요?”잔뜩 잠긴 목소리에는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이 치료를 받으면 일부 기억을 잃게 될 거야.”심성빈은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목울대를 굴리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차정원 씨가 바다로 떨어지던 일, 그 고통스러운 장면들을 잊게 될 거야. 하지만... 그밖에도 네가 차정원 씨랑 함께했던 다른 기억들까지 잊혀질 수 있어.”송하나는 침묵했다.병실에 기나긴 정적이 흘렀다.너무 길어서 그녀가 대답하지 않을 거라 여길 즈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00화

    “저 목 안 말라요.”“종일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심성빈의 목소리엔 안타까움이 가득 배어 있었다.“자극적이지 않은 걸로 준비해 오라고 했으니까 몇 숟가락이라도 떠봐. 그러다 너 진짜 쓰러져.”송하나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초점 없는 눈동자는 영혼을 잃어버린 듯 텅 비어 있었고, 주변의 그 어떤 것에도 반응하지 않았다.“지금은 아무것도 먹기 싫어요.”그 모습을 지켜보는 심성빈은 가슴이 난도질당하는 것 같았지만 속수무책이었다.이미 수많은 인력을 동원해 수색 범위를 넓혔는데도 차정원의 소식은커녕 작은 단서 하나조차 찾지 못했다.그 후로 며칠 동안, 송하나는 완전히 마음의 문을 닫았다.식음 전폐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다.간호사가 들고 온 식사는 매번 손도 대지 않은 채 치우기 일쑤였다.심성빈이 종류별로 죽이며 국물, 예전에 그녀가 좋아하던 음식들까지 공수해 와 어떻게든 먹여 보려 애썼지만 송하나는 늘 미동조차 없었다.그녀의 앞에서 차정원의 이름은커녕, 바다와 관련된 그 어떤 단어도 감히 입에 올리지 못했다.하루가 다르게 말라가는 송하나가 안쓰러워 직접 음식을 떠먹여 주기까지 했다.그의 지극정성을 차마 모질게 거절할 수 없었던 건지, 아니면 그저 모든 감각이 마비되어 버린 건지, 마지못해 한 입 받아먹기도 했다.하지만 삼키기 무섭게 몸에서 극심한 거부 반응이 일어났다.송하나는 허리를 숙이더니 구토를 시작했고, 방금 받아먹은 음식물을 모조리 게워 냈다.급기야는 신물까지 쏟아낼 기세였다.슬픔에 잠긴 그녀의 육체는 이미 본능적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마치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 자체가 짐이라도 되는 것처럼.연신 구토하며 고통스러워하는 송하나를 지켜보던 심성빈은 가슴이 문드러지는 것 같았지만 도무지 손쓸 방도가 없었다.그저 의료진을 독촉해 영양제를 맞히는 게 전부였다.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점점 말라갔다.눈동자에 서린 공허함은 날이 갈수록 깊어졌고, 초췌한 모습은 시들어가는 화초를 연상케 했다.심성빈의 초조함과 자책감을 감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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