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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Author: 김하이
거의 동시에 투자팀장도 전화를 걸어와서 착잡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이원 그룹 산하의 투자 회사가 2차 시장에서 우리 주식을 미친 듯이 팔아치우고 있습니다. 주가가 이미 8% 하락해서 일부 중소형 주주들이 공황 매도에 나서기 시작했어요.”

비서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대표님, 이원 그룹이 미쳤어요. 그 사람들이 식약처 검사를 조작한다면 우리 기기가 판매 중단 위기에 처할지도 몰라요. 거기에 주가 하락은 회사 기반을 흔들 것입니다!”

이토록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자 심성빈은 표정이 심각하게 굳었다.

그는 스크린으로 다가가 주가 그래프를 응시하며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

“식약처 측은 명한 회사 품질 관리 담당자더러 직접 팀을 이끌도록 하고 모든 관련 기기의 완전한 검사 보고서와 인증서를 철저히 준비하라고 해. 검사에 전적으로 협조해야 할 거야. 우리 기기의 매개변수는 국가 표준에 완벽하게 부합되니 이강우의 불만 접수는 조작된 것일 가능성이 매우 커. 우리 스스로 침착하게 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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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67화

    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결국 그는 제 손으로 아내를 내쳤고 송하나는 이제 심성빈의 가슴 속 가장 소중한 연인이 되었다.자신을 비추던 빛이 다른 이의 세상을 밝히고 보물처럼 대우받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봐야만 했다.이강우의 목구멍이 꽉 막혀왔다. 눈동자 속에는 걷잡을 수 없는 후회와 회한이 소용돌이쳤고 가슴을 짓누르는 거대한 바위 때문에 숨을 쉴 때마다 아릿한 통증이 느껴졌다.그때, 고여진이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병실 밖에 멈춰 선 이강우를 발견했다.“강우야.”이강우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겨우 정신을 차렸다. 요동치던 감정을 애써 억누르고 눈가에 서린 복잡한 기색을 지워내며 고여진을 향해 시선을 올렸다. 겉으로는 담담한 척했지만, 눈동자 깊은 곳에 서린 상실감은 감출 수 없었다.“어머님.”고여진이 병실 밖으로 나서며 친절한 투로 그를 대했다.“정말 오랜만이구나. 성빈이 안에 있어. 잠깐 들어와서 앉아 있다 가렴.”예전에는 이강우, 심성빈, 최로운 셋이서 함께 자란 죽마고우로 우애가 깊었다.지금도 최로운은 심성빈과 왕래가 잦았지만 정작 이강우는 심성빈과 마주치는 일이 뜸해졌다.이강우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정중하면서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말투로 대답했다.“아니요, 어머님. 지인 문병을 마친 참이라 급히 처리할 일이 남아서요. 나중에 시간 되면 올게요.”짧은 인사를 마친 이강우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지금의 그는 병실 안으로 발을 들일 용기조차 없었고 심성빈과 마주할 자신도 없었다.그를 마주하는 순간, 미칠 듯한 질투가 자신을 집어삼킬 것만 같았으니까.고여진은 멀어지는 이강우의 뒷모습을 보며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아들 녀석이 좋아하는 여자가 하필 이강우의 전처라니. 두 사람 사이에 앙금이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뭐, 어쩌겠어.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운명에 맡길 수밖에.’한편, 해외 예술대학.국제 예술 교류회가 다가오면서 캠퍼스 곳곳은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송하나와 시아가 합동 공연을 하기로 결정된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66화

    심성빈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시선은 여전히 휴대폰 속 사진에 고정된 채 차마 떼지 못하고 있었다.“미모는 사실 하나한테 가장 보잘것없는 장점이에요.”그는 송하나의 진정한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사람들은 단지 그녀의 온순하고 부드러운 겉모습만을 볼 뿐 오직 심성빈만이 그녀의 뼛속까지 새겨진 끈기, 명료함, 그리고 치열함마저 알고 있었다.송하나는 자신의 재능과 노력으로 전문 분야에서 당당히 자신의 길을 개척했고 눈부시고 떳떳하게 살아왔다.이제 막 발을 들인 음악 분야에서도 이토록 혁혁한 성과를 내며 무대 위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지 않은가.“하나를 만난 건 제 인생 최고의 행운이에요.”이토록 완벽한 그녀가 지금 자신의 여자친구라는 사실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만족감이 들었다.‘역시 하늘은 공평해.’한편 아들의 깊은 몰입을 지켜보던 고여진은 만감이 교차했다.“전에는 엄마가 어리석어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구나. 너희 두 사람한테 늘 미안한 마음뿐이야.”진실을 알게 된 지금, 자신의 좁은 식견이 아들의 평생 단 하나뿐인 사랑을 하마터면 망칠 뻔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한편 송하나의 연주회를 보기 위해 출국을 결심한 심성빈은 상처가 이제 막 아물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몸을 일으켜 재활에 매진했다.침대에서 내려와 걷는 연습을 할 때마다 막 굳기 시작한 살점이 찢어지며 온몸을 마비시킬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그는 뼈를 깎는 고통을 이 악물고 참아냈다.식은땀이 온몸을 적셨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심성빈은 지금 시간과 싸우고 있었다. 그녀가 가장 빛나는 순간을 가장 멀쩡한 모습으로 곁에서 지켜주고 싶었으니까.그날 오전.의료진이 심성빈의 상처 소독과 드레싱을 하고 있었다.붕대를 풀어내는 순간, 모두의 표정이 굳어졌다.며칠간 무리하게 움직인 탓에 겨우 아물어가던 상처에서 다시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창백한 얼굴의 심성빈은 진찰을 위해 온 의사에게 단호하게 물었다.“상처를 최대한 빨리 회복할 방법은 없을까요?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65화

    이번 교류회는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모이는 권위 있는 행사였다.그런 무대에서 합주자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송하나에게 더없는 인정이자 기회였다.심성빈은 그녀의 목소리만으로도 눈을 초승달처럼 휘며 웃고 있는 모습을 떠올렸다.남자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지고 목소리는 믿기지 않을 만큼 다정하게 가라앉았다.“우리 하나는 원래 대단하잖아. 무대 위에 서면 분명 누구보다 눈부실 거고 모두를 놀라게 할 거야.”심성빈의 칭찬에 송하나의 마음이 뜨겁게 달아올랐다.“에이,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그나저나 국내 일은 언제쯤 마무리돼요? 교류회 때 맞춰서 돌아올 수 있어요?”심성빈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등 뒤의 상처는 여전히 욱신거렸고 딱지가 앉은 살점은 팽팽하게 당겨졌다. 지금은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고역이라 장거리 비행은 말할 것도 없었다.하지만 조명 아래 진지하게 연주할 그녀를 생각하니 도저히 그 찬란한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응, 문제없어. 어떻게든 맞춰서 갈게.”“그냥 물어본 거니까 무리하지 마세요. 일이 바쁘면 굳이 안 와도 돼요. 정 그렇게 연주가 듣고 싶다면 나중에 일 마치고 돌아왔을 때 단둘이서만 들려줄게요.”나긋나긋하고 청아한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흘러와 귓가에 내려앉았다.심성빈의 마음은 한없이 약해졌고 오직 자신에게만 향하는 그 따스함을 갈구하게 되었다.그의 눈동자에 짙은 애틋함이 서렸다.“그래.”나직이 읊조리는 남자의 목소리 끝에 깊은 다정함이 묻어났다.거리가 멀어질수록 그리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심성빈은 조용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하나야, 정말 보고 싶어. 사진 한 장 보내줄 수 있어? 얼굴이라도 보게.”송하나가 웃으며 제안했다.“그렇게 보고 싶으면 영통 하면 되죠.”그게 훨씬 편하지 않겠냐는 말에 심성빈의 몸이 굳어버렸다.지금 그는 환자복을 입고 병원에 누워 안색이 창백하고 기운이 없는 상태였다.영상 통화를 받는 순간 모든 것이 들통나고 말 것이다. 자신이 왜 입원해 있는지 어떻게 설명해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64화

    “여보, 우리 같이 이솔이 데려다주자.”최로운네 세 식구는 차에 올라 차씨 저택으로 향했다.차가 중간쯤 달렸을 때, 차설아가 무심결에 물었다.“참, 성빈 씨는 어때? 많이 아파?”오늘 아침, 최로운은 심성빈이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병문안을 다녀왔었다.이에 차설아는 내심 의아했다.분명 송하나와 함께 해외에 있어야 할 심성빈이 왜 입원까지 하게 된 건지 말이다.운전대를 잡고 전방을 주시하던 최로운이 사실대로 털어놓았다.“아파서 입원한 게 아니야. 집안 어르신들한테 매질을 당했어. 채찍으로 스무 대나 맞았다더라. 등 쪽 상처가 꽤 깊어.”“매질이라니?”차설아의 눈동자가 순간 흔들렸다.“성빈 씨가 평소에 얼마나 신중하고 똑똑한 사람인데. 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런 호된 매를 맞은 거야?”“심씨 가문에서 걔가 송하나 씨랑 만나는 걸 알게 됐거든.”최로운은 짧은 한숨을 내쉬며 씁쓸한 기색을 내비쳤다.“심씨 가문 규율이 워낙 엄격하잖아. 진작 성빈이한테 집안끼리 통하는 여자랑 정략결혼을 시키려고 했거든. 근데 성빈이가 끝까지 고집을 안 꺾고 하나 씨랑 만나겠다고 버틴 모양이야. 하나 씨를 포기할지 아니면 집안의 매를 맞을지 선택하는 상황에서 성빈이가 후자를 택한 거지.”짧은 설명이었지만 차설아는 한동안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복잡미묘한 감정이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송하나는 원래 차설아의 사촌 오빠인 차정원의 아내가 될 사람이었다.하지만 그 끔찍한 사고로 차정원은 총을 맞고 바다로 추락했다. 그 뒤로 마치 세상 사람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듯 일말의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추었다.지난 몇 년간 차씨 가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인맥과 재력을 동원해 바다 건너까지 샅샅이 뒤졌다. 하루하루 애타게 찾아 헤맸지만 끝내 차정원의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모두가 알고 있었다.차정원은 아마도 영영 돌아올 수 없을 거란 사실을.그가 사고를 당한 후, 송하나는 정신이 완전히 무너져 극심한 고통 속에서 거의 폐인이 될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63화

    그 완고한 편견을 깨고 남들 모두가 안 될 거라 고개 저었던 이 사랑을 끝내 허락받기 위해 심성빈이 치러야 했던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았을 터였다.이 혹독한 가법은 심성빈이 송하나와 함께할 미래를 위해 스스로 온몸을 던져 쟁취해낸 유일한 출구였을 것이다.“너 진짜 구제 불능이다. 이번 생은 송하나 씨한테 완전히 코가 꿰였네. 그래도 뭐, 네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후회 없다면 된 거지. 언젠가 두 사람 결혼 날짜 잡히면 꼭 알려라.”두 사람이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얼마나 험난했는지 최로운은 누구보다 잘 안다.심성빈의 눈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덕담 고마워. 꼭 알릴게.”최로운은 잠시 병실에 머물며 심성빈의 곁을 지키다 휴식을 방해하지 않으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을 열자마자 딸 최이솔이 짧은 다리를 종종거리며 달려와 그의 다리를 꽉 껴안았다.“아빠, 다녀오셨어요!”나긋나긋하고 달콤한 목소리에 마음이 사르륵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최로운은 허리를 굽혀 딸을 품에 안고 말랑말랑한 볼에 몇 번이나 입을 맞췄다.“우리 예쁜 이솔이, 아빠 보고 싶었어?”그는 텅 빈 거실을 한 바퀴 둘러보더니 차설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무심결에 물었다.“이솔아, 엄마는?”“방에서 짐 싸고 있어요.”아이는 아빠 어깨에 착 달라붙어 안방을 가리켰다.이에 최로운은 아이를 안은 채 서둘러 침실로 향했다. 방 안에는 차설아가 허리를 숙이고 무언가 분주히 정리하고 있었다.최이솔의 분유와 간식, 속옷, 그리고 장난감들까지 차곡차곡 정리해 수납 파우치에 넣는 중이었다.그 광경을 본 최로운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순간 머릿속으로 온갖 잡생각이 스쳤다.행여나 아내가 화가 나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려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그는 곧장 아이를 내려놓고는 차설아의 뒤로 다가가 살며시 허리를 끌어안으며 빛의 속도로 사과를 건넸다.“여보, 내가 잘못했어! 오늘 밤엔 무릎이 까질 때까지 싹싹 빌게. 무슨 처벌이든 다 받을 테니까 제발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62화

    “그래요.”심성빈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간호사가 재빠르게 다가와 그의 등 뒤를 겹겹이 감싼 붕대를 조심스럽게 풀어냈다.하룻밤을 지내며 붕대는 이미 짓무른 상처와 한 몸처럼 딱딱하게 달라붙어 버렸다.살짝 떼어냈음에도 살점이 함께 딸려 올라가며 참을 수 없는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심성빈의 몸이 크게 떨렸고 등 근육이 팽팽하게 굳어졌으며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그는 턱을 꽉 다물었다. 턱선이 팽팽하게 당겨져 목구멍 속으로 삼켜진 신음과 통증을 억지로 짓누르고 있었다. 단 한 점의 고통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곁에서 이 잔인하고도 참혹한 광경을 지켜보던 고여진은 마치 누군가 자신의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아들이 고통을 참아내는 모습을 차마 더는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린 채 눈가에 뜨거운 눈물이 고였다.약 바르는 과정은 길고도 괴로울 따름이었다.간호사는 낡은 붕대를 하나씩 풀어내고 상처에 남아있는 핏자국을 조심스레 닦아냈다. 소독하고 지혈을 하고 약을 바르는 손길은 조심스럽고도 세심했다.고요한 병실 안에는 기구들이 부딪히는 자잘한 소리와 심성빈이 이를 악물고 참아내는 아주 희미한 숨소리만이 울려 퍼졌다.바로 그때, 병실 문이 살며시 열렸다.모두의 시선이 심성빈의 상처에 쏠려 있어 누구도 문 쪽을 신경 쓰지 못했다.최로운은 과일 바구니를 들고 안으로 들어섰다. 무심하게 둘러보던 그의 시선은 병상에 누워 있는 심성빈의 등 뒤 끔찍하고 흉측한 상처에 멈췄다.그는 눈앞의 광경이 믿어지지 않아 그 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다.단지 집안 규율을 어겨 벌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문만 들었을 뿐, 흔한 체벌이라 생각했지 이토록 심각한 부상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평소 고고하고 냉철하며 늘 여유가 넘치던 심성빈이 지금은 만신창이가 된 채 침대 위에 갇혀 몸 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할 만큼 쇠약해져 있었다.그 엄청난 낙차에 최로운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처치가 끝나고 간호사가 새 붕대를 꼼꼼히 감아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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