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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1화

Auteur: 김하이
송하나가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있었던 데다 심성빈이 온몸으로 감싸준 덕분에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송하나가 고개를 들어 곁에 선 남자를 바라보았다. 두 눈에 걱정이 가득했다.

“성빈 씨, 괜찮아요? 어디 다친 데 없어요?”

아까 그 위급한 순간 심성빈의 모든 신경이 오로지 송하나에게 쏠려 있어서 정작 본인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었다.

심성빈이 가볍게 고개를 젓더니 송하나의 머리카락에 묻은 풀 부스러기를 털어주었다. 그러고는 차분하고 나긋나긋한 말투로 그녀의 놀란 마음을 위로했다.

“난 멀쩡하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어릴 때부터 승마를 배워서 이런 돌발 상황이 익숙하거든.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오후가 되어서야 승마장에서 나왔다.

식사를 마친 뒤 방으로 돌아와 프라이빗 온천에 몸을 담갔다.

뽀얀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온천에 몸을 담그니 굳어 있던 몸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승마장에 있을 땐 몰랐는데 막상 돌아와 보니 생각보다 운동량이 많았는지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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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95화

    심성빈은 여유로운 걸음으로 주최 측 책임자 앞으로 가서 담담한 목소리로 사과했다.“죄송하지만 갑자기 개인적인 일이 생겨 먼저 자리를 떠야 할 것 같네요.”주최 측 책임자는 곧바로 웃으며 대답했다.“심 대표님, 일이 있으시면 먼저 가셔도 됩니다. 전혀 신경 쓰지 마세요. 오늘 저희가 혹시 소홀하게 모신 부분이 있었다면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음에 제가 따로 자리를 마련해 정식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짧게 인사를 나눈 뒤 심성빈은 송하나와 함께 연회장을 떠났다.그들은 그렇게 아무런 방해 없이 크루즈 아래쪽에 마련된 전용 하선 구역까지 내려갔다.밤은 한층 깊어져 있었고 선선한 바닷바람이 불며 바다 위에 어두운 파도를 일렁였다.미리 준비해 둔 보트가 조용히 수면 위에 정박해 있었다.시아는 이미 안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송하나와 심성빈이 올라타자 보트는 곧바로 출발했다.보트는 물살을 가르며 화려한 불빛으로 가득한 거대한 크루즈에서 빠르게 멀어져 해안을 향해 질주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보트가 안전하게 육지에 닿았다.해안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는 비서실장이 이미 승용차를 세워 두고 기다리고 있었다.세 사람은 차례로 차에 올랐다.송하나와 시아는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고 심성빈은 조수석에 탔다.차가 선착장을 떠나 크루즈와 충분히 멀어진 뒤에야 시아는 밤새 팽팽하게 조여 있던 마음을 조금씩 놓았다.송하나는 생수병 하나를 열어 그녀에게 부드럽게 건넸다.“물 좀 드세요. 시아 선배, 이제 안전해요. 더는 무서워하지 않으셔도 돼요.”시아는 물병을 받아 조금 마신 후 고개를 돌려 옆에 앉은 송하나를 바라봤다.시아는 간신히 위기를 벗어난 긴장감 때문에 목소리가 조금 잠겨 있었지만 말투에서 진심이 묻어났다.“송하나, 오늘 정말 고마워. 심 대표님께도 감사하고. 너희가 안 도와줬으면 나 혼자 어떻게 빠져나왔을지 모르겠어.”“괜찮아요. 정말 별일 아니었어요. 마음에 두지 마세요.”송하나는 시아의 두 눈에 깔린 쓸쓸한 눈빛을 바라보다 결국 궁금증을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94화

    말을 마친 심성빈은 바람에 흐트러진 송하나의 머리카락을 세심하게 정리해 주었다.그리고 몸을 돌려 갑판을 떠난 뒤 곧장 연회의 운영 책임자를 찾았다.책임자는 심성빈을 보자 급히 허리를 숙였다.“심 대표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심성빈은 침착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제 파트너가 실수로 음료를 쏟아서 드레스가 젖었네요. 갈아입을 수 있는 깨끗한 옷 한 벌을 부탁할게요.”책임자의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번졌다.“정말 죄송합니다, 심 대표님. 오늘 참석하신 분이 많아서 준비해 둔 예비 드레스는 조금 전에 전부 대여됐습니다.”“괜찮으시다면 지금 바로 육지에서 드레스 몇 벌을 준비해 배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심성빈이 미간을 찌푸렸다.그의 눈빛에 불쾌함이 스치며 목소리도 한층 차가워졌다.“제 파트너에게 젖은 드레스를 입고 여기서 계속 기다리라는 뜻인가요? 그러다 감기라도 들면 그 책임은 누가 지죠?”책임자의 이마에 순식간에 식은땀이 맺혔다.그는 몇 번이나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저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심 대표님. 지금 당장 준비할 수 있는 옷은 새 직원 유니폼인데... 괜찮으시면 우선 그걸로라도 갈아입으시는 건 어떠실까요? 드레스가 도착하는 즉시 바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말할수록 책임자의 목소리는 작아졌다.심성빈은 오늘 가장 중요한 VIP였다.그런 심 대표의 여자를 직원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무례하게 느껴졌다.하지만 뜻밖에도 심성빈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그걸로 하죠.”책임자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깨끗한 새 유니폼을 한 벌을 가져와 두 손으로 건넸다.심성빈은 옷을 들고 다시 갑판으로 돌아가 송하나 곁에 서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옷 가져왔어. 네 친구한테 이걸로 갈아입으라고 해. 이쪽은 CCTV 사각지대라 사람도 거의 안 와.”말을 마친 그는 자연스럽게 몸을 돌렸다.통로 입구 쪽으로 걸어가 두 사람에게 등을 보인 채 서서, 아무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93화

    기껏 연회장에서 피아노나 치는 여자가 감히 이렇게 건방질 수가.자신이 눈여겨봐 준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할 판에 술병으로 머리까지 내리쳤다.중년 사업가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고함을 들은 경호원 몇 명이 곧바로 달려와 여자가 도망친 방향으로 뒤쫓았다.여자는 정신없이 달렸다.사람이 많은 연회장으로 가면 더 위험할 것 같아 그쪽으로는 향하지 못하고 온 힘을 다해 갑판 쪽으로 뛰었다.밤바람이 금빛 웨이브 머리를 사정없이 흩뜨렸다.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목과 뺨에 붙었고 정교했던 화장도 조금씩 번졌다.이때 송하나는 여전히 밤하늘 가득 피어나는 불꽃놀이에 흠뻑 취해 있었다.그러나 갑자기 뒤쪽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발소리와 고함, 사람을 뒤쫓는 소리에 송하나는 가슴이 철렁해지며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시야 끝에 누군가 다급하게 달려오는 모습이 들어왔다.머리카락은 엉망으로 흐트러지고 걸음마저 휘청거리는 그 사람은... 시아였다!송하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문이 썩인 눈빛으로 바라봤다.‘시아 선배가 왜 여기 있지? 명문가의 딸로 늘 당당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유지하던 시씨 가문의 아가씨가 왜 크루즈 연회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었던 걸까? 그것도 지금은 사람들에게 쫓기며 이렇게까지 초라한 모습으로.’송하나가 더 생각할 틈도 없이 뒤쫓아 오는 경호원들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며 강한 압박감이 몰려왔다.넓은 갑판은 한눈에 다 보였고 숨을 만한 곳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시아는 완전히 막다른 곳에 몰렸다.절체절명의 순간, 송하나의 머릿속에 한 가지 방법이 번뜩 떠올랐다.그녀는 목소리를 낮춰 다급하게 외쳤다.“시아 선배. 이쪽으로 오세요. 빨리 숨어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송하나는 풍성한 프렌치 드레스의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렸다.여러 겹으로 포개진 풍성한 시폰 치마는 구름처럼 넓게 퍼져 있어 한 사람쯤 숨기기에 충분했다.시아는 고개를 들고 당황한 눈빛으로 송하나를 바라봤다.그러나 망설일 시간은 없었다. 시아는 곧바로 송하나에게 달려가 허리를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92화

    송하나는 조용히 전망석에 앉아 접시에 담긴 정갈한 디저트를 천천히 맛보며 멀리 해안의 야경을 바라봤다.심성빈은 그녀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가끔 인사를 건네거나 술잔을 권하는 사람들을 상대할 뿐, 대부분 시간에는 시선을 송하나에게 두고 있었다.잠시 뒤 심성빈은 무심코 연회장 중앙을 훑다가 이번 만찬의 주최자가 사람들 사이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상대는 심하 그룹이 해외 사업에서 장기적으로 깊은 협력 관계를 맺어야 할 중요한 파트너였다.예의상으로도 직접 가서 인사하는 게 맞았다.심성빈은 송하나 곁으로 와 몸을 살짝 숙이며 낮고 부드럽게 말했다.“하나야, 주최 측에 잠깐 인사하고 올게. 금방 돌아올 거야.”송하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았어요. 다녀오세요.”심성빈은 연회장 중앙을 향해 걸어갔다.검은 정장은 그의 넓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유명 인사와 권력자들이 가득한 자리에서도 그는 유난히 눈에 띄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송하나는 얌전히 자리에 앉아 그를 기다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밤하늘에서 갑자기 불꽃 하나가 화려하게 터졌다.바람도 쐬고 아름다운 불꽃놀이도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던 송하나는 치맛자락을 들고 옆쪽 갑판으로 나갔다. 그곳은 찾아오는 손님이 드물어 조용했고 시야도 탁 트여 있었다.불꽃들이 하나둘씩 밤하늘에 피어났다.황금빛 불씨가 별처럼 밤하늘을 수놓으며 쏟아져 내렸고, 반짝이는 바다 위로 부서지며 물결을 따라 흔들렸다.장관이었다.송하나는 서늘한 난간을 가볍게 잡은 채 하늘을 가득 메운 불꽃을 바라보다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같은 시각, 환하게 빛나는 연회장 안에서는 맑고 공허한 듯한 피아노 선율이 천천히 끝을 맺었다.연주하던 여자는 건반 위에서 손을 거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가 복도 모퉁이에 막 들어선 순간, 술에 취한 중년 사업가 한 명이 앞을 막아섰다.중년 사업가는 음탕한 눈빛으로 그녀의 몸을 거리낌 없이 훑어보며 음험하게 웃었다.“아가씨, 피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91화

    송하나가 치맛자락을 들고 메이크업룸에서 나오는 순간, 매장 안이 잠시 조용해졌다.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던 심성빈은 송하나를 보자마자 시선이 그녀에게 꽂혀버렸다. 그의 깊은 두 눈에는 노골적인 감탄이 가득했다.주변의 모든 것이 사라진 것처럼 그의 눈에는 오직 새하얗고 부드러운 그녀의 모습만이 담겨 있었다.그 순간 심성빈은 잠시 넋을 잃었다.머릿속에 저도 모르게 한 장면이 떠올랐다.송하나가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다정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한 걸음씩 걸어오며 마침내 이생에서 유일한 자기 신부가 되는 모습이었다.드레스 숍 매니저도 진심으로 감탄했다.“심 대표님, 여자친구분이 정말 아름다우시네요. 제가 본 화인국 여성분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우세요.”심성빈은 천천히 다가가 자연스럽게 송하나의 부드러운 손을 잡았다.그의 눈가에 담담한 미소가 번졌다.‘물론이지, 하나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여자야.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내 여자라고.’심성빈은 직접 운전해 송하나와 함께 연회가 열리는 크루즈로 향했다.밤이 내려앉고 넓은 바다가 어둠 속으로 이어졌다.거대한 프라이빗 크루즈가 해상에 정박해 있었다.배 전체가 찬란한 불빛으로 빛나고 있었고 황금빛 조명이 파도에 비쳐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연회장 안에는 이름난 인사와 권력자들이 모여 있었고, 어디를 보아도 최상류층만의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이 넘쳤다.심성빈이 등장하자 단숨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그는 심하 그룹의 실질적인 소유주로 젊은 나이에 거대한 기업을 이끌며 냉정하고 과감한 수완으로 이름을 알렸고, 현지 시장에 진출한 지 반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큰 화제를 모았다.다만 워낙 조용한 성격이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많지 않았다.그를 알아본 기업인과 협력사 임원들이 잇따라 다가와 잔을 들며 인사를 건넸다.“심 대표님께서 직접 와 주시니 오늘 자리가 더 빛나는군요.”“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 처음 뵙는데 역시 명성이 괜히 난 게 아니시네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90화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던 안나는 그대로 굳었다.안나는 묵직한 식판을 든 채 네 사람이 한자리에 앉아 웃고 떠드는 모습을 바라봤다. 반면 혼자 덩그러니 서 있는 자신은 그곳에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 같았다.안나는 맥없이 몸을 돌려 아무도 없는 빈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식판 위 가득 담긴 음식을 봐도 더는 입맛이 나지 않았다.뒤쪽에서 흘러나오는 수군거림이 그녀의 귓가에 꽂혔다.“저기 봐. 시아랑 송하나, 비주얼이랑 분위기 끝판왕 둘이 같이 있으니까 그림이 장난 아니다.”“난 둘이 무대에서만 겉으로 친한 척하는 줄 알았는데 사적으로도 사이가 되게 좋네.”“그러고 보니 안나는 왜 같이 안 있어? 예전에는 매일 시아 옆에 붙어 다니면서 하루 종일 떨어질 줄 몰랐잖아.”“너 몰라? 시아가 안나랑 절교했대.”“뒤에서 뭔가 못된 짓을 하다가 시아한테 찍혔다던데. 요즘 시아가 아예 눈길도 안 준대.”“그래서 요즘 맨날 혼자 다니는구나.”학생들의 말이 귀에 들어올 때마다 안나가 애써 지키던 체면이 처참하게 찢겨 나갔다.그녀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젓가락을 힘껏 쥐었다. 마음속에서 원망스럽고 억울한 감정이 미친 듯이 번졌다.‘난 이미 자존심을 내려놓고 시아 선배에게 사과했고 화해하자며 문자도 수도 없이 보냈어. 그런데 시아는 조금도 체면을 세워 주지 않는구나. 그것도 모자라 송하나와 저렇게 가까이 지내다니. 이건 보란 듯이 나를 망신을 주려는 거잖아.’안나의 두 눈에 음울하고 차가운 빛이 번졌고 이성은 완전히 무너졌다.‘시아 선배가 이렇게 냉정하고 의리 없이 나온다면 나도 앞으로 인정사정 봐줄 필요가 없어.’심하 그룹 해외 지사.요즘 심성빈의 등 상처는 거의 다 회복되었다.매일 정해진 시간에 드레싱을 받는 것 말고는 대부분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며 핵심 업무를 처리했다.오후.그가 급한 일을 막 정리했을 때 사무실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비서실장이 들어와 두 손으로 초대장 한 장을 건넸다.“심 대표님, 이번 주말에 고급 프라이빗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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