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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공식 석상

Author: Nayko Ayasam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16 16:01:05

— 이사회 회의실 —

다음 날 아침, 나는 해링턴과의 화상회의가 예정된 9시 55분에 이사회 회의실에 들어섰다.

밴스는 이미 와 있었다. 테이블 상석에 서서 통화를 하고 있던 그는 내가 들어오자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빛은 맑고 날카로웠다.

철저하게 업무적인 표정.

어제 엘리베이터 안에서 보였던 당황스러움은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는 말없이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켰다.

나는 그곳에 앉았다.

정각 10시.

화상회의가 시작되자 화면을 해링턴의 얼굴과 여섯 명의 이사진이 가득 채웠다.

나는 준비한 자료를 설명했다.

침착하게.

확신을 가지고.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했다.

이번에는 밴스를 단 한 번도 바라보지 않았다.

회의 중반쯤, 해링턴이 위험 마진에 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내가 대답하려 입을 열었지만, 밴스가 먼저 말했다.

"위험 요소는 이미 계산됐고 통제 가능한 수준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매끄러웠다.

"설리번의 전망에는 시장 변동성이 20%까지 발생하는 상황도 반영되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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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인의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동안, 블랙우드 저택에는 그 어느 때보다 차가운 침묵이 감돌았다.밴스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다. 하녀는 그를 보자마자 자리를 피했고, 벽에 걸린 선조들의 초상화가 말없이 그를 내려다보았다. 밴스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아버지의 서재에 도착할 때까지 묵묵히 걸어갔다.윌리엄은 창가에 서서 등을 돌리고 있었다. 아들이 들어왔는데도 돌아보지 않았다.“네가 모든 걸 망쳐 놓았구나.”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는 서늘한 위협이 담겨 있었다.“그 결혼은 진작에 끝난 상태였습니다. 저는 그저 장례를 치렀을 뿐이죠.”윌리엄이 돌아섰다. 얼굴은 분노로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양손은 옆구리에서 단단히 주먹을 쥐고 있었다.“싱클레어 가문과의 동맹이 얼마짜리였는지 알고나 있느냐? 수십 년에 걸쳐 쌓은 신뢰와 인맥, 영향력이 전부 날아갔어. 고작 네 아내 하나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해서!”“그 여자는 애초에 제 아내였던 적이 없습니다. 실패한 사업 계약이었을 뿐이죠.”윌리엄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이윽고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충분히 많은 피해를 입혔다는 건 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마.”밴스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프로젝트 호라이즌을 포기해라. 아스테라로 돌아와 내 후계자 자리를 맡아. 시간이 지나면 이사회도 이번 스캔들을 잊을 거다. 싱클레어 가문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겠지. 그때부터 다시 모든 걸 재건하면 된다.”밴스는 아버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거절하면요?”윌리엄의 턱이 굳었다.“그럼 네가 가진 모든 걸 잃게 될 거다. 상속권도, 신탁 재산도, 가문의 이름도. 블랙우드 가문의 역사에서 네 존재를 지워 버리겠다.”그가 아들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협박하는 게 아니다, 밴스. 선택의 기회를 주는 거야. 네 가족이냐, 네 헛된 환상이냐. 선택해라.”밴스는 잠시 침묵했다.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호라이즌을 선택하겠습니다.”윌리엄의 얼굴이 다시 붉게 달아올랐다.“고작 부업이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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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은 옅은 나무색으로 꾸며져 있었고, 사람들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제인은 피고석에 앉아 있었다. 며칠째 잠을 이루지 못한 탓에 정장은 구겨져 있었고 얼굴은 창백했다. 옆자리에서는 스털링 변호사가 침착하고 능숙한 손길로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처음 법정에 들어설 때만 해도 그녀는 승소를 확신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확신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통로 건너편에는 싱클레어 가문의 법률팀이 짙은 색 정장을 차려입고 앉아 있었다. 세 명의 변호사를 이끄는 사람은 은발의 파울러 변호사였다. 지난 20년 동안 싱클레어 가문의 법률 문제를 도맡아 온 인물이었다. 그녀는 양육권 소송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조비는 부모님 뒤쪽에 앉아 있었다.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두 손은 무릎 위에서 꼭 맞잡혀 있었다. 로널드는 정면만 응시했고, 마거릿은 손수건을 움켜쥔 채였다.60대의 엄격한 인상을 지닌 판사가 안경을 고쳐 썼다.“스털링 변호사, 변론하시죠.”스털링 변호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먼저 DNA 검사 결과를 제시했다. 이어 지난 3년 동안 제인이 쌍둥이들과 함께한 사진들을 제출했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친부를 알 권리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제인이 품행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며 사업 역시 안정적으로 운영해 왔다고 주장했다.그의 사업이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파울러 변호사가 일어섰다. 목소리는 차분했고, 듣는 사람을 안심시키기라도 하듯 부드러웠다.“재판장님, 이 사건의 핵심은 친자 관계가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무엇이 최선인가 하는 문제입니다.”그녀는 싱클레어 부부를 향해 손짓했다.“지난 3년 동안 쌍둥이는 밴스 블랙우드를 아버지로 알고 자랐습니다. 밴스 씨는 공개적으로 친자 관계에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그와 유대감을 형성했습니다. 지금 그 안정적인 환경을 빼앗는다면 아이들의 심리적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게다가 설리번 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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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수의 불장난 - 내 최고의 친구의 남편이 나에게 불륜을 제안했다   137. 조용한 품위를 지닌 남자

    밴스는 움직이지 않았다.그는 군중의 가장자리에 서 있었다. 한 손은 주머니에 넣고, 다른 손에는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샴페인 잔을 들고 있었다. 표정은 평온했다.그러나 입가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미소는 아니었다.비웃음이었다.마거릿이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너…… 네가 꾸민 짓이구나.”밴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로널드가 앞으로 나섰다. 분노에 찬 목소리가 떨렸다.“네 짓이지? 처음부터 계획한 거잖아. 그것도 네 아이들 생일 파티에서 이런 일을 벌여?”“그 애들은 내 아이들이 아닙니다.”밴스가 조용히 말했다.순식간에 연회장이 침묵에 잠겼다.윌리엄이 아들을 노려보았다.“뭐라고 했느냐?”“내 아이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밴스는 샴페인 잔을 내려놓았다.“3년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비밀을 지켜 왔죠. 하지만 이제 저 남자가 모든 걸 밝혔습니다. 제가 한 일이 아닙니다.”그의 시선이 조비에게 향했다. 그녀의 얼굴은 눈물로 젖어 있었고, 마스카라가 뺨을 타고 번져 있었다.밴스는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지나치게 담담한 목소리였다. 그러나 조비는 그의 눈동자에서 무언가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만족감이었다. 그것도 순식간에 감춰 버린.“당신은 사람들 앞에서 연극을 하고 싶어 했지. 저 남자가 그 무대를 마련해 줬어. 이제 관객들도 진실을 알게 됐으니, 더는 숨길 게 없겠군.”조비의 어머니가 그에게 달려들 듯 다가갔다. 로널드가 재빨리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괴물 같은 자식!” 마거릿이 이를 악물고 내뱉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아이들 생일에, 그것도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아이들은 미리 보냈습니다.” 밴스가 차분하게 대꾸했다.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요. 그 애들이 기억하는 건 아버지가 무릎을 꿇고 선물을 약속했다는 것뿐입니다.”릴리가 그에게 다가왔다. 얼굴은 창백했지만 눈에는 눈물 한 방울 맺혀 있지 않았다.“나한테는 말했어야지.”“그럴 수 없었습니다.”“나는

  • 복수의 불장난 - 내 최고의 친구의 남편이 나에게 불륜을 제안했다   136. 불륜의 폭로

    조비는 밴스와 눈이 마주치자 미소를 지었다.밴스는 웃어 주지 않았다.보모가 쌍둥이를 데리고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신이 난 아이들의 목소리가 복도 저편으로 점점 멀어졌다.“고마워요.”조비가 속삭였다.“아이들을 위해 그렇게 해 줘서요.”밴스는 지나가던 웨이터의 쟁반에서 샴페인 잔 하나를 집어 들었다. 하지만 마시지는 않았다. 그저 손에 든 채 서 있을 뿐이었다.파티는 계속되었다.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사업과 투자, 해링턴 합병 3단계의 예상 실적으로 옮겨 갔다. 윌리엄은 바 근처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연회장 곳곳에 울려 퍼졌다.“이사회에서도 이번 분기 실적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호라이즌은…… 그럭저럭 괜찮은 성과를 냈지요.”“그럭저럭이라고요?”이사회 임원 한 명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지속 가능 에너지 펀드의 수익률이 예상치를 18퍼센트나 웃돌았습니다.”윌리엄의 턱이 굳어졌다.“부수적인 사업치고는 그렇다는 뜻입니다.”조비의 아버지 로널드는 사람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상원의원 한 명과 세금 감면 혜택에 관해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자꾸만 밴스에게 향했다. 그때마다 그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마거릿은 손님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꽃 장식과 케이크, 아이들에 대한 칭찬을 받아 냈다.“아이들은 조비를 쏙 빼닮았어요. 다들 그렇게 말하더군요.”릴리는 연회장 한쪽 구석에 앉아 있었다. 두 손으로 찻잔을 감싸 쥐고 있었지만, 차는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그녀는 아들을 바라보고, 남편을 바라보았다.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상석 뒤편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쌍둥이의 성장 사진이 천천히 넘어가고 있었다. 갓 태어났을 때의 모습부터 처음 걸음마를 뗀 날, 첫 번째 생일, 케이크를 온몸에 묻힌 오스틴, 풍성한 드레스를 입은 셀레나까지.현악 사중주는 비발디의 곡으로 연주를 바꾸었다. 웨이터 한 명이 굴 요리를 들고 손님들 사이를 지나갔다. 누군가 유난히 큰 소리로 웃었다.조비는 케이크 옆에서 리암

  • 복수의 불장난 - 내 최고의 친구의 남편이 나에게 불륜을 제안했다   135. 거대한 선물이 다가온다

    “우선 내 이름으로 남길 유산부터 만들어야 해. 아버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방법 말이야.”밴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발아래로 도시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그 여자와 제인을 계속 감시해. 한시도 눈을 떼지 마. 내가 알아야 할 건 전부 알아내.”“사진은 어떻게 할까요?”“보관해 둬. 그건 내 보험이지, 무기가 아니야. 적어도 아직은.”그는 전화를 끊었다.창턱에는 난초가 놓여 있었다. 밴스는 손끝으로 꽃잎을 살짝 건드렸다. 여전히 살아 있었다.3년.그는 속으로 되뇌었다.앞으로 3년만 버티면 돼.밴스는 노트북 앞으로 돌아왔다. 프로젝트 호라이즌, 마을, 그리고 자신을 자유롭게 해 줄 일.그것이 지금 그가 해야 할 전부였다.---3년 후, 블랙우드 저택쌍둥이의 세 번째 생일 케이크는 성 모양이었다. 세 겹으로 쌓아 올린 케이크에는 분홍색과 파란색 탑이 솟아 있었고, 성벽 위에는 작은 플라스틱 용들이 올라앉아 있었다. 용은 오스틴이 고집했고, 분홍색은 셀레나가 원했다. 나머지 모든 것은 조비가 결정했다.블랙우드 저택의 연회장은 상류층 인사들로 가득했다. 이사회 임원들과 유서 깊은 부유층 가문 사람들, 정치인들, 그리고 꽃 장식에 대해서만 기사를 쓰겠다고 약속한 라이프스타일 전문 기자들까지 참석했다. 수정 샹들리에가 천장 아래에서 빛났고, 싱가포르에서 공수해 온 싱싱한 난초들이 곳곳을 장식했다. 현악 사중주는 듣기 좋지만 딱히 기억에 남지는 않을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조비는 사람들 사이를 우아하게 누볐다. 얼굴에는 눈부신 미소가 걸려 있었고, 샴페인 잔을 든 손목의 각도마저 완벽했다. 그녀가 입은 크림색 실크 드레스는 엉덩이선을 따라 부드럽게 흘러내리며 몸매를 감쌌다.마지막 스캔들이 터진 뒤 3년.밴스가 저택을 떠난 뒤 3년.그녀는 그동안 버림받고도 품위를 잃지 않는 아내, 남편에게 헌신하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여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연기해 왔다.“오늘 정말 아름답구나, 얘야.”어머니가 어느새 다가와 조비의 팔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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