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모처럼 잡힌 오프를 기억하고 있었다.
유봄과 함께 조용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가볍게 드라이브를 하며 시간을 보내려 했던 계획. 평소라면 쉽게 맞지 않는 타이밍이었기에, 더 의미 있는 하루가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유봄은 갑작스러운 할아버지의 호출로 본가에 다녀와야 했고, 그 사이 둘의 일정은 엇갈려 버렸다. 이진성이 유봄을 처음 본건 대학졸업을 얼마 안 남겼을 때이다. 실습과 시험, 졸업을 앞둔 긴장감 속에서도 이진성 주변은 늘 조금 다른 공기를 가지고 있었다. 조용한 성격과 단정한 외모, 그리고 성적과 평판까지 더해져 그는 자연스럽게 많은 시선과 관심을 받는 위치에 있었다. 같은 학과의 여학생들 사이에서도 여러 번의 호감과 접근이 있었지만, 이진성은 누구에게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는 그를 어렵다고 했고, 누군가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은 단순했다. 그의 기준에 닿는 사람이 아직 없었을 뿐이었다. 그날도 평소처럼 강의동을 나서던 길이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고 있는 건물 주변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그때였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한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유봄.
유봄의 얼굴은 단순히 “예쁘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연예인들의 화려한 미모처럼 꾸며진 느낌도, 누군가의 시선을 끌기 위해 만들어진 인위적인 매력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에 가까웠다. 깨끗하게 정돈된 이목구비는 군더더기가 없었고, 빛이 닿을 때마다 또렷하게 살아나는 선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눈빛은 깊게 가라앉아 있으면서도 맑았고, 표정이 크게 드러나지 않아도 그 안의 감정이 은은하게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웃지 않아도 충분히 눈에 들어오고, 말을 하지 않아도 시선이 머무르게 만드는 얼굴. 이진성의 기준에서조차, 지금까지 봐왔던 어떤 화려한 외모보다도 유봄의 얼굴은 더 오래, 더 자연스럽게 시선을 붙잡아 두었다. 과하게 돋보이려 하지 않는데도 주변과는 다른 결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얼굴. 그래서 더 쉽게 잊히지 않는, 한 번 보면 계속 떠오르는 인상이었다. 유봄을 처음 본 순간, 남학생들은 대부분 같은 감정을 느꼈다.“이렇게 예쁜 사람이 있었나.”
누군가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시선이 먼저 붙잡혔고, 누군가는 스쳐 지나가고도 한참을 뒤돌아보게 되었다. 딱히 특별한 행동을 한 것도 아닌데, 한 번 눈에 들어오면 쉽게 잊히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고도, 복도에서 잠깐 마주친 그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책을 펼쳐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눠도, 머릿속 한편에는 계속 유봄의 모습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또 보고 싶어졌다. 우연을 가장해 같은 시간에 맞춰 강의실에 들어가기도 하고, 괜히 그 근처를 지나가며 동선을 겹치기도 했다. 이유를 만들 필요는 없었다. 그냥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이 행동으로 이어질 뿐이었다. 멀리서라도 시선이 닿으면 충분했고, 잠깐 스치듯 마주쳐도 하루가 조금 달라지는 느낌이었다. 누군가는 친구에게 물었다.“오늘도 온대?”
“응, 시간 맞춰서 갈 거야.”
그 말 속에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선 기대가 담겨 있었다.
다시 보고 싶다는 감정, 그리고 그 짧은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 유봄은 그렇게, 누군가에게는 한 번 보면 끝나는 존재가 아니라 자꾸만 다시 떠올리고, 다시 보고 싶어지는 사람으로 남아 있었다. 그는 유봄을 얻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다. 처음에는 단순한 관심으로 시작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마음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방향으로 깊어졌다. 유봄의 동선, 수업 시간, 자주 머무는 공간을 자연스럽게 파악했고,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몇 번의 대화를 이어가며 존재를 각인시켰다.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는 방식이었다. 유봄이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거리를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는 곁에 머무를 수 있도록 타이밍을 맞췄다. 작은 배려들이 쌓였고, 짧은 인사와 대화들이 반복되면서 관계는 조금씩 가까워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주변에서도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는 의대 남학생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존재가 되었다. 유봄 곁에 자주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시선이 모였고, 부러움과 질투가 섞인 반응들이 은근히 따라붙었다. 직접적으로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누군가가 한 발 먼저 다가간 자리”라는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그는 겉으로는 크게 드러내지 않았지만, 결국 유봄과 가까운 위치에 서게 되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노력과 선택들이 계속 이어져 있었다. 그가 대한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커리어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유봄의 집안이 운영하는 병원이 바로 대한병원이라는 것, 그리고 유봄이 의대를 졸업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향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의 선택은 처음부터 방향이 정해져 있었다.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아니라, 유봄과 다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길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물론 겉으로는 그저 정상적인 진로 선택처럼 보였다. 병원의 규모, 의료 시스템, 성장 가능성 등 여러 요소를 충분히 따져보고 내린 합리적인 판단처럼. 하지만 그 이면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유봄과 같은 공간에서 다시 마주칠 수 있다는 것. 시간이 지나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 그래서 그는 대한병원으로 향했고 그 선택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앞으로를 염두에 둔 의도적인 흐름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진성은 유봄이 자신의 곁에 있다는 사실이 은근히, 그러나 분명하게 자랑스러웠다. 사람들 사이에서 유봄을 향한 시선은 언제나 자연스럽게 모였다. 처음 보는 사람조차도 한 번쯤은 돌아보게 만드는 분위기,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히지 않는 인상, 그런 유봄이 자신의 옆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 겉으로는 크게 드러내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자신과 유봄을 바라보는 시선의 온도 차이는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부러움 섞인 눈빛, 가볍지 않은 질투, 그리고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거리감. 그 시선들이 자신을 향할 때, 이진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 안에 담긴 감정들을 조용히 받아들이며, 현재의 위치를 더 명확히 인식했다.그리고 서울.어딘가에서 누군가는 그 기사를 보고 있었다.휴대폰 화면 속 건배하는 두 사람의 사진.손에 들린 커피잔이 살짝 멈췄다.서울, 오전.거래처 미팅을 마치고 막 커피를 들던 순간, 휴대폰 알림이 연달아 울렸다.‘대한병원 유봄 × 한양병원 최재성… 제주 만찬 밀월?’강민재의 시선이 멈췄다.사진.은은한 조명 아래, 와인을 들어 올린 두 사람.서로를 향해 웃고 있는 장면.손에 쥔 종이컵이 미세하게 찌그러졌다.거래처 사장이 웃으며 말했다.“요즘 의료계도 연예계 못지않네요. 저 두 사람, 잘 어울리지 않습니까?”강민재는 아무 말 없이 화면을 껐다.표정은 평소처럼 차분했지만 눈빛이 완전히 식어 있었다.“오늘 일정, 전부 취소하세요.”비서가 당황했다.“대표님? 오후 이사회가”“온라인으로 돌리세요. 급한 일 있습니다.”짧고 낮은 목소리.그는 바로 차에 올랐다.김포공항.수속도 기다림도 길게 느껴졌다.탑승구 앞에서 휴대폰을 다시 열었다.기사 조회수는 이미 수십만.댓글은 더 자극적으로 변해 있었다.‘공동 연구? 그 핑계로 사귀는 거 아냐?’‘둘이 케미 미쳤다.’‘한양·대한 합치면 국내 최강.’강민재의 턱선이 단단해졌다.강민재는 유봄을 믿는다.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는지,어떤 선을 지키는지 누구
박수가 다시 터지고 유봄이 단상에서 내려왔다.사람들이 몰려들었다.질문을 던지고, 악수를 청하고, 명함을 건넨다.그 중심에 선 유봄.유지원은 그 장면이 못마땅했다.“저렇게까지 떠받들 일인가…”제주 학회 마지막 날 밤.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호텔 연회장에 원탁들이 둥글게 놓여 있었다.학회 공식 만찬.잔잔한 클래식 연주와 은은한 조명 아래, 의료계 인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유봄은 심플한 블랙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과하지 않게 올린 반머리, 얇은 진주 귀걸이.낮의 단정한 발표자와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차분하지만 시선을 잡아끄는 존재감.최재성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다가 그녀가 들어오는 순간 시선을 멈췄다.‘…역시.’실력만으로도 충분히 강렬한데, 이 여자는 가만히 있어도 사람을 긴장하게 만든다.유봄이 안내받은 자리에 앉자 우연처럼, 그러나 의도적으로 그녀의 오른쪽 자리는 최재성이었다.“오늘 발표, 인상 깊었습니다.”잔을 들어 가볍게 건네며 그가 말했다.“특히 출혈 상황에서 전환 속도.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현장에서 더 대단했을 것 같네요.”유봄은 미소 지었다.“과찬이에요. 교수님 세션도 잘 들었습니다. 췌담도 케이스 접근법, 많이 정교해지셨더라고요.”“정교해졌다는 말은… 예전엔 거칠었다는 뜻입니까?”장난기 어린 질문.유봄은 눈을 맞추며 담담히 답했다.“예전엔 공격적이셨죠. 지금은 계산적이시고요.”최재성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제주 국제컨벤션센터 대강당.로봇수술 세션의 마지막 발표자가 단상에 올랐다.“대한병원 일반외과, 유봄입니다.”낮고 또렷한 목소리가 홀을 채웠다.최재성은 프로그램북에서 시선을 들었다.유봄.이름을 보는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하지만 직접 마주하는 건 몇 년 만이었다.조명이 그녀를 비추자 강단 위에 선 모습이 또렷하게 드러났다.단정하게 묶은 머리, 절제된 화장, 깔끔한 화이트 수트.그녀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그 어떤 장식보다 눈에 띄었다.발표가 시작됐다.복강경 전환 없이 고난도 골반 종양을 로봇 단일공으로 집도한 케이스.영상이 흘러나오고, 그녀의 차분한 설명이 이어졌다.“이 구간에서 혈관 변이가 예상되어 접근 각도를 15도 수정했습니다.”단순한 성공 사례가 아니었다.위험 요소, 판단 근거, 술기 선택 이유까지 정확했다.최재성의 입가가 천천히 올라갔다.‘여전하군.’아니, 더 날카로워졌다.질의응답 시간.국외 교수가 집요하게 물었다.“그 상황에서 conversion risk는 없었습니까?”잠깐의 침묵.유봄은 눈을 들어 질문자를 바라봤다.“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술은 위험을 피하는 게 아니라 통제하는 거니까요.”담담하지만 확신에 찬 대답.청중석 여기저기서 고개가 끄덕여졌다.최재성은 그 순간 확실히 인정했다.라이벌, 그리고 아름답다.실력 있는 의사가 아름다울 때의 파괴력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세션이 끝나고 로비.사람들이 몰려들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질문이 쏟아졌다.
한강 위로 바람이 스쳤다.유봄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그 파티.할아버지 때문에 억지로 참석했던 자리.유봄도 그날을 기억했다.할아버지가 드물게, 아주 조심스러운 말투로 부탁했었다.“체면상 한 번만 얼굴 비춰다오.”그녀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결국 그 자리에 나갔다.화려한 조명과 웃음소리, 계산적인 시선들.그런 자리는 늘 숨이 막혔다.그러다 갑자기 들려온 외침.“사람이 쓰러졌어요!”그 순간, 망설임은 없었다.집안의 체면도, 드레스도, 시선도 다 사라지고 몸이 먼저 움직였다.유봄은 한강 위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말했다.“저도 억지로 나갔던 자리였어요.그냥… 사람이 쓰러졌다길래 움직였을 뿐이에요.”강민재가 웃었다.“그게 당신이야.”유봄은 그를 올려다봤다.몇 년 전, 서로의 이름도 모른 채 스쳐 지나간 두 사람.그때 이미 시작됐던 인연이, 이제야 제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할 만큼 가슴 깊이 내려앉았다.강민재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봤다.한강 위로 번지는 불빛이 그의 눈동자에 어른거렸다.“나… 당신 찾으려고 꽤 헤맸어.”유봄이 고개를 갸웃했다.“저를요?”“응. 파티 끝나고 나서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보려고 했지.근데 동유럽 출장이 겹쳐서 몇 달을 한국에 없었어.돌아왔을 땐 이미 흔적도 없더라.”그는 작게 웃었지만, 그 안에는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그래서 그냥… 인연이 아닌
식사가 끝나고, 세 사람은 한정식집 현관 앞으로 나왔다.밤공기가 선선했다. 은은한 조명이 비추는 돌계단 아래로 수행기사가 대기하고 있었다.강두수 회장은 외투를 걸치며 유봄을 향해 몸을 돌렸다.“봄아.”이제는 이름도 자연스럽게 불렀다.“이제 편하게 우리 집에도 놀러 오너라.눈치 보지 말고.”그리고 옆에 서 있는 강민재를 흘겨보며 말을 이었다.“이놈이 열받게 하면 바로 나한테 연락하고.”지팡이로 바닥을 툭 치며 덧붙였다.“내가 이 녀석 혼꾸녕을 제대로 내줄테니.”강민재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할아버지, 누구 편이세요?”강두수는 단호했다.“당연히 봄이 편이지.”유봄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명심하겠습니다, 할아버님.”그러다 눈을 맞추며 덧붙였다.“건강 조심하세요. 무리하지 마시고요.”그러자 강두수가 껄껄 웃었다.“손주며느리가 유명한 의사인데 뭐가 걱정인가?”“이제 나는 든든해.”그의 얼굴에는 진심 어린 만족이 어려 있었다.차 문이 열리고, 강두수는 타기 전 다시 한 번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둘이 잘 어울린다.”짧은 한마디.그러고는 차에 올랐다.검은 세단이 천천히 출발했고,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그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배웅했다.차가 완전히 사라지자, 강민재가 옆에서 조용히 말했다.“합격이네.”
차창 밖으로 한정식집의 한옥 지붕이 보였다.잠시 후, 두 사람은 나란히 차에서 내렸다.이번에는 강민재가 먼저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놓칠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처럼.한옥 안쪽 가장 깊은 별실.창밖으로 작은 정원이 보이고, 대청마루 너머로 은은한 조명이 비쳤다.잘 다려진 한지 메뉴판과 정갈하게 세팅된 놋그릇들.그 앞에 앉은 사람은 강두수 회장이었다.겉으로는 태연했다.지팡이를 옆에 세워두고 차를 한 모금 마시는 모습은 언제나처럼 묵직했다.하지만 잔을 내려놓는 손끝에 아주 미세한 긴장이 스며 있었다.몇 년 전부터였다.“여자친구 있습니다.”그 한마디만 남기고 한 번도 제대로 소개하지 않던 손주.그 고집 센 놈이 오늘에야 정식으로 인사를 시키겠다 했다.어떤 사람이기에.기업가 집안의 딸도 아니고, 정략적으로 얽힌 관계도 아니고, 손주가 저리도 단단히 마음을 준 여자라니.강두수의 눈이 가늘게 좁혀졌다.궁금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걱정은 없었다.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민재가 그렇게까지 아끼는 여자라면…’괜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손주놈은 일은 차갑게 해도 사람 보는 눈만큼은 정확했다.자신을 닮았으니까.문밖에서 직원의 정중한 목소리가 들렸다.“회장님, 손님 도착하셨습니다.”강두수는 천천히 허리를 세웠다.심장이 아주 조금 빨리 뛰었다.하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대기업 총수다운 무게가 실려 있었다.‘그래, 어디 한번 보자.’손주놈이 그토록 좋아한다는 여자.그 문이 열리는 순간을 조용히 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