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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일설연우
임유정은 대놓고 경멸에 찬 미소를 짓더니, 유소영의 질문에는 대답도 하지 않고 말했다.

“사람은 자기 주제를 알아야 하는 법이야. 용과 봉황이 짝을 이루는 건 예나 지금이나 쭉 이어져 온 진리이지. 지금 스스로 물러나면 체면은 지킬 수 있을 것이야. 내 말 한마디면 도련님은 언제든 너를 내칠 수 있지.”

유소영은 납득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제가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후작부에서 이리 저를 내칠 수는 없어요.”

임유정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대체 왜 이렇게 사람 말을 못 알아들어? 죽어라 매달리면 나중에 도련님의 자식을 잉태할 기회가 생겨 아들 하나 믿고 이 후작부의 안주인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거야? 미리 말해두지만 내가 과부가 되었다고 하여 너 따위가 내 세자 부인의 입지를 흔들 수는 없어.”

그녀는 아랫배를 어루만지며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도련님은 정이 깊은 사람이야. 그분은 세자 자리를 원치 않으며, 내 아이에게 세자의 자리와 후작부를 물려준다고 하였어. 그러니 너는 평생 날 넘어설 수 없지. 이제 알겠니?”

유소영의 눈빛도 싸늘해졌다.

여자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다니!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이제는 그가 그녀를 내치는 문제가 아니라, 그녀가 부군을 바꿔야 할지 고민할 때였다.

임유정은 유소영이 말이 없자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하며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재상부의 딸로서 그녀는 아주 어릴 적부터 안방 여인들의 수싸움을 배웠다.

그러니 유소영이 무슨 수로 그녀와 대적할 수 있겠는가?

세자 부인의 자리든, 고장훈의 애정이든, 모두 그녀의 것이 될 것이다!

임유정이 돌아가자, 아민이 분개한 듯 눈을 흘겼다.

참으로 건방진 아낙네가 아닐 수 없었다.

“아씨, 대체 저 사람은 무슨 자격으로 아씨에게 스스로 물러나라고 하는 거죠?”

유소영은 고개를 들고 아민을 향해 미소 지었다.

“넌 세자 부인의 자리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느냐?”

아민이 당황한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

유소영은 시선을 창밖으로 돌리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고장훈이 먼저 자신을 내칠지, 아니면 자신이 임유정의 자리를 꿰찰지 한번 시험해 보고 싶었다.

아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아씨, 그게 무슨….”

유소영은 불현듯 말을 돌렸다.

“어머니께 문안드리러 다녀와야겠구나.”

영향원.

고장훈의 어머니가 상석에 앉아 있었다.

유소영은 공손히 예를 올렸다.

“어머님께 문안인사 드립니다.”

고 부인은 그녀를 힐끗 보고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앉거라.”

“감사합니다, 어머님.”

유소영이 자리에 앉기 바쁘게 고 부인의 경고가 들려왔다.

“유정이와 장훈이는 모두 후부를 위한 일이니 너는 대국을 돌보고 대의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 후작부는 일반 가문이 아니야. 그러니 안방 여인들의 난잡한 수싸움은 절대 용납하지 못해. 알겠느냐?”

유소영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어 반문했다.

“어머님, 아주버님이 이 일을 아시게 될까 걱정도 안 되십니까?”

고 부인은 즉시 불쾌한 기색을 띠었다.

“그게 무슨 헛소리냐? 준형이는 이미….”

유소영은 재빨리 말을 돌렸다.

“어머님, 제 말은 아주버님께서 구천에서도 편히 쉬지 못하실까, 걱정된다는 뜻이었어요.”

고 부인의 얼굴이 슬픔에 잠겼다.

“준형이는 아마 이해할 게다. 유정이와 장훈이도 모두 그를 위한 일이니까. 아들이 없으면 장래에 누가 그 아이를 위해 제사를 지내고 대를 잇겠느냐?”

물론 더 깊은 이유도 있었다. 충용 후작부는 날로 쇠락해가고 있었다. 작위만 있고 조정에 인맥이 없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었다. 유정의 아이는 재상의 외손자이니, 분명 재상의 지원을 받아 출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고 부인과 후작이 상의한 후의 결정으로 후작부의 장래를 위한 일이었다.

일찍이 세상을 떠난 장남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고 부인은 생각할수록 서글퍼져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형준이가 살아 있었다면… 장원급제한 실력으로 가문을 빛낼 수 있었을 텐데….’

유소영은 위로 대신, 담담히 말했다.

“어머님, 외부에 아주버님의 부고를 숨기시고 시신을 사당에 숨겨두신 건 타당한 일이 아닙니다. 사당은 늘 향을 공양하니 시신이 더 빨리 부패할 테지요. 제 생각에 차라리 장소를 옮기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고 부인이 미간을 찌푸렸다.

사당은 평소 사람이 드나들지 않아, 후작부에서는 가장 안전한 곳이었다.

그러나 시신이 빨리 부패하는 것도 문제이긴 했다.

고 부인은 곧 고개를 들고 물었다.

“해서 어디에 옮기면 좋겠느냐?”

“청우각에 옮겨야지요.”

고 부인은 듣자마자 버럭 역정을 냈다.

“안 된다! 너도 알다시피 당분간 장훈이가 청우각에서 지낼 텐데 그럴 수는 없어!”

유소영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조금 전까지는 세자가 알더라도 분명 이해할 거라고 하더니, 이제 와서 두렵다는 말일까?

“청우각 지하에는 술 저장고가 있지요. 서늘하고 은밀하며 본채와도 거리가 있어요.”

시모의 표정이 여전히 좋지 않자, 유소영은 말을 이었다.

“아주버님은 이미 고인이 되셨으니 시신을 잘 보존하는 게 중요합니다. 게다가 아주버님은 지병 때문에 줄곧 형님과 각방을 쓰셨는데 형님께서 갑자기 회임을 하셨다 하면 의심을 피하기 어려울 거예요. 또 밤에 부군과 형님이 밤을 보내고 목욕물을 부르게 될 텐데, 아주버님을 청우각으로 모신다면 당분간은 사람들의 의심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 부인의 표정이 점차 누그러졌다.

유소영은 이어서 말했다.

“죽은 사람은 보지도 듣지도 못하지요.”

아민은 간신히 웃음을 참았다.

죽은 사람은 보지도 듣지도 못하지만 세자는 아직 살아 있었다. 참으로 잔인하지만 절묘한 수가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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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쥐뿔도 없으면서 고위귀족입네 ㅉㅉ 상인과 사둔 맺어 온갖 지원 다 받아놓고 그런적 없대 와 진심 토나오는 집구석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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