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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Author: 일설연우
유소영의 말이 끝나자, 연회장은 순간 숙연해졌다.

그녀가 스스로 화리를 제기한 것이다!

임유정의 눈가에 희열이 스쳤다.

‘하! 결국 견디지 못하고 패배를 인정했구나! 좋아, 그럼 장훈이 너를 내치게 하면 되지! 설마 장훈이 차마 너를 포기하지 못할 거라 생각한 거니?’

사실 고장훈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며칠 전 보여주었던 유소영의 다정한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들리는 듯했다.

분명히 오늘 밤이면 난향원으로 돌아와 합방을 하고 그와 잘 살아보기로 하였거늘….

그는 임유정을 끌어안은 채로 유소영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분노에 치를 떨었다.

“소영! 일을 왜 이 지경까지 몰아가는 것이오!”

그녀는 늘 관대한 사람이었다.

아이라는 변수가 나타나서일까?

그러나 작위 같은 건 그저 해본 말일 뿐이었다.

만약 그녀가 그의 마음을 깊이 사로잡는다면 그들의 아이에게 작위를 물려주는 걸 고려해 볼 수도 있었다.

오늘 연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형수의 전방을 결정짓는 일이었다.

고장훈은 필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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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군의 형님   제648화

    “내 탓이 아니오. 부인 탓이지.”“미안하오, 부인. 난 이제 부인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소.”임유정은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신이 방금 무엇을 들었는지 믿을 수 없었다.분명 고장훈이 제 구실을 못하는 것인데! 어찌 자신을 탓한단 말인가?고장훈은 눈빛을 어둡게 가라앉히며 싸늘하게 말했다.“오늘 밤부터 나는 서재로 거처를 옮기겠소. 불만이 있다면 스스로 화리를 청해도 좋소.”임유정은 큰 충격을 받았다.“부군! 지금 무어라 하셨습니까! 저를 내치시겠다는 겁니까?”고장훈은 더 이상의 구차한 변명을 덧붙이지 않았다.“부인의 앞길을 망치고 싶지 않을 뿐이오.”그 말을 끝으로 그는 장막을 걷고 나가버렸다.임유정은 몸을 휘청이며 한 손으로 침상 바닥을 짚었고, 분을 이기지 못해 왈칵 눈물을 쏟았다.그녀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낮게 중얼거렸다.“고, 장, 훈. 이제 와 내 앞길을 막고 싶지 않다고? 그럴 거면 진작 그랬어야지. 나를 떼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그녀가 고장훈을 떠나고 후작부를 떠나면 대체 어디로 갈 수 있단 말인가?더구나 아이조차 낳지 못하는 여인을 거둬줄 사내 따위는 없을 터였다.그녀의 인생은 진작에 망가져 버렸다.스스로 자초한 일이라지만, 고장훈 역시 그 원인 제공에 한몫을 톡톡히 했다.애초에 고장훈이 형수인 자신을 탐내지만 않았어도 그들이 어찌 이어질 수 있었겠는가!색욕에 눈이 먼 것은 분명 그가 먼저였다!자신은 그저 흐름에 몸을 맡겼을 뿐인데, 어째서 제 말로가 고장훈보다 훨씬 비참하단 말인가!고장훈이 무슨 염치로 자신을 탓한단 말인가!그깟 좌천 좀 당한 것이 뭐 대수라고, 다 죽어가는 그 꼴은 대체 누구 보라고 짓는 표정이란 말인가!설마 자신이 그를 좌천시키기라도 했다는 것인가!임유정은 가슴속에 차오르는 분노를 쏟아낼 곳이 없었다.그녀는 침상을 내리치며 당장이라도 이빨이 부서져라 꽉 깨물었다.……재상부.오늘 고준형은 드디어 일찍 돌아와 저녁을 함께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는 본래 저녁을

  • 부군의 형님   제647화

    복양 군주가 의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그녀는 고준형의 무서움을 본 적이 있었고, 자칫 잘못하면 함정에 빠져 영원히 헤어 나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조원욱이 바로 그런 꼴이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원욱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당장이라도 태자가 될 것만 같이 말이다.그러나 결국,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목숨까지 잃고 말았다.지금 유소영이 그 귀걸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니, 그녀는 덜컥 겁이 났다.방금 전에 괜한 말을 꺼낸 것 같았다.유소영은 즉시 진심 어린 표정으로 복양 군주의 손을 간절하게 맞잡으며 말했다.“사실 이 도안은 제가 우연한 기회에 얻게 되었습니다.”“최근 능연각의 장사가 예전 같지 않아 디자인을 개량해 볼까 생각 중이었지요.”“한 점원이 기억을 더듬어 이 귀걸이를 그렸는데, 몇 년 전 유행하던 디자인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시중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어느 상점에서 만든 것인지 알아보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볼 참이었습니다.”“오늘 관서에서 왕세자를 뵈었는데, 마침 이 도안을 보시더니 본 적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당시 세자께서도 함께 계셔서 자세히 묻기 어려웠습니다.”복양 군주는 그 말을 찰떡같이 믿고 말했다. “그거라면 간단해요! 제가 세자 부인을 모시고 오라버니를 뵈러 가면 되잖아요!”유소영은 고개를 저었다.“남녀가 유별한데, 다른 사람의 눈에 띄어 구설에 오를까 두렵습니다.”“운 측비 마마와 조원욱의 일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군주께서도 보시지 않았습니까.”복양 군주도 그 말에 깊이 공감했다.“맞아요, 사람들의 입방아가 무섭지요. 오라버니가 돌아오시면 제가 대신 여쭤봐 드릴게요.”유소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다만 복양 군주가 묻는다고 해서 왕세자가 진실을 말해 줄지는 알 수 없었다.그러나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이 귀걸이가 한때 왕세자의 손에 있었다는 사실이다.그렇다면 그 후 이것이 어떻게 오라버니 손에 들어가게 된 것일까?유소영은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강지영

  • 부군의 형님   제646화

    “무슨 생각을 그리 멍하니 하시오?”목소리에 유소영은 문득 고개를 들어, 방금 약선을 다 마신 세자를 바라보았다.“방금 전 조 대인께서……”어째서인지 그녀는 갑자기 목이 멘 듯 말이 나오지 않았다.마치 하늘이 경고하며 그녀의 입을 막으려는 것만 같았다.그러나 그녀는 그 불길한 예감을 떨치고 계속 말을 이어가려 했는데, 그 순간 밖에서 누군가 아뢰었다.“대인, 폐하께서 입궁하라 명하셨습니다!”고준형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고, 유소영에게 온화한 목소리로 당부했다.“먼저 재상부로 돌아가 있으시오.”“알겠습니다.” 유소영은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에 보이지 않는 커다란 돌덩이가 짓누르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그녀는 곧바로 재상부로 돌아가지 않고 초왕부로 향했다.……복양 군주는 혼례를 준비하는 중이었다.“오늘 참 잘 오셨어요. 마침 혼례복을 입어보려던 참이었거든요! 어디 고쳐야 할 곳이 있는지 한 번 봐주세요!”유소영은 마음속에 근심이 가득했으나 겉으로는 여전히 침착한 기색이었다.복양 군주는 그녀의 안색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몇몇 몸종들의 시중을 받으며 혼례복을 차려입었다.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표정은 더없이 담담했다.“아주 평범하네요!”“그래도 제 피부색과는 제법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부인이 보기엔 어때요?”복양 군주는 돌아서서 유소영을 마주 보며 의견을 물었다.유소영은 유심히 살펴보고는 입을 열었다. “허리 품을 조금 더 줄이면 훨씬 나을 겁니다.”복양 군주는 그 말에 깊이 공감했다.그녀는 두 손으로 자신의 뺨을 감싸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광화사의 사찰음식은 정말 사람이 먹을 게 못 되더라고요. 살이 너무 많이 빠져서 이 혼례복이 커 보이는 거예요. 그러나 막상 혼례를 올릴 날이 되면 다시 살이 붙을까 봐 걱정이네요.”“음…… 이걸 어쩌면 좋을까요?”유소영이 제안했다. “요즘 유행하는 가봉으로 처리해 두는 건 어떻습니까?”가봉을 해두면 품을 늘리거

  • 부군의 형님   제645화

    연봉전.장 첩여는 모든 궁인들을 물리고 눈물이 가득한 얼굴로 아들을 바라보았다.“바른대로 말해라. 네가 이토록 큰 공을 들여 태자 책봉 대전을 망친 것이 단지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너도…… 너도 태자가 되고 싶어서 그런 것이냐? 어?”이황자는 고개를 숙인 채 솔직하게 대답했다.“그렇습니다.”그 말에 장 첩여는 순간 숨을 들이켰다.그녀는 늘 효심 깊고 말 잘 듣던 아들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네가 내게 약속했던 걸 기억하느냐…….”“어머니.”이황자가 그녀의 말을 자르고 똑바로 마주 보며 말했다. “제 뜻은 이미 확고합니다. 제가 다투지 않으면 가장 가까운 가족과 벗을 지킬 수 없습니다.”장 첩여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그건 앞뒤가 뒤바뀐 말 아니냐!”“네 곁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더더욱 분수를 지키고 태자의 다툼에 끼어들지 말아야지!”“너도 황자이긴 하나, 네 어미인 나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나는 내 아들이 태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무사 평안하기만을 바랄 뿐이야.”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손을 뻗어 이황자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목소리에는 애원하는 빛이 역력했다.“얘야, 이제 그만두어라. 이 어미가 이렇게 부탁하마. 이 길은 정녕 네게 맞지 않는다.”이황자의 눈빛은 단호했다.“가 보지 않고 어찌 맞지 않는 줄 알겠습니까?”장 첩여는 그의 눈빛을 보며 마음이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이 순간, 그녀는 아들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음을 깨달았다.……어전 서재.황제는 요 며칠 자주 두통에 시달렸다.상덕 태감이 곁에서 머리를 주물러 주었지만 잠시 동안만 가라앉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그는 폐하께서 조원욱의 죽음으로 애통해하고 계심을 알고 있었다.조원욱은 너무도 갑작스럽게, 그것도 폐하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그런데도 조정에는 살인을 저지른 그 여자를 감싸려는 자들이 적지 않았다.이러니 폐하께서 어찌 근심하지 않으실 수 있겠는가.애초에 강지영이 나타난

  • 부군의 형님   제644화

    고준형은 품에 안긴 여인이 멍해진 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한 번만 더, 응?"유소영은 몸을 가볍게 떨었다. 두 뺨에는 붉은 홍조가 번져 있었다.사실 그가 굳이 그녀의 고갯짓을 기다려야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유소영은 손끝까지 뜨겁게 달아오른 채, 모기만 한 목소리로 속삭였다."네……."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눈앞이 빙글 돌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이부자리 위로 눕혀진 그녀의 몸 위로 거센 비바람 같은 입맞춤이 쏟아져 내렸다…….이내 침상의 휘장이 물결처럼 일렁였고, 파도처럼 밀려오는 흔들림이 고요했던 방 안의 적막을 깨뜨렸다.……한밤중.석심이 대문을 열고 세자가 마차에 오르는 것을 배웅했다.마차가 길모퉁이 너머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눈으로 좇은 뒤 고개를 돌리자, 아민이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석심은 화들짝 놀라며 몸을 움찔거렸다."깜짝이야! 뭐 하는 거야!"아민은 목을 길게 빼며 물었다. "세자께서 벌써 가신 건가요? 어디로 가시는 거죠?"석심이 미간을 찌푸렸다."당연히 관서로 가시지! 설마 기생집에라도 가시겠어?"아민이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세자께서 이리 바쁘시니, 좀처럼 쉬실 틈조차 없으시겠어요.""내 말이 그 말이야. 다 합쳐서 고작 두 시진밖에 못 주무셨으니."아민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두 시진도 채 안 되실 거예요."세자를 바깥채에서 모시는 석심으로서는 내원의 사정을 알 리 만무했다.하지만 아민은 그 속사정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꿰뚫고 있었다.세자가 아씨를 붙들고 밤늦도록 괴롭히셨으니, 기껏해야 반 시진 남짓 쉬셨을 것이다.다음 날.유소영이 눈을 떴을 때, 곁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그녀가 아민에게 물었다."세자께서는 벌써 일어나신 거야?"아민은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사실대로 고했다."아씨, 사실 세자께서는 어젯밤에 이미 떠나셨어요."유소영은 순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어젯밤에?"지난밤 그토록 격렬하게 시달린 탓에 그녀는 아주 깊

  • 부군의 형님   제643화

    고준형은 손을 들어 품에 안긴 이의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부인은 필시 나를 원망하고 있나보오.”유소영은 그의 허리를 끌어안고 고개를 돌려 그의 가슴팍에 기대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에요. 기분이 나쁘지도 않고, 원망하지도 않아요.”고준형은 침구를 끌어당겨 그녀의 가녀린 몸을 덮어 주었다.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턱으로 유소영의 머리를 가볍게 비비적거렸다.“먼저 씻고 오겠소.”유소영은 그제야 그를 놓아주었지만, 그녀의 시선은 여전히 아쉬운 듯 그에게 머물러 있었다.고준형 역시 잠시 안고 있었을 뿐인데도 그녀를 홀로 남겨두기가 못내 아쉬웠다.이내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소영은 그가 이대로 나갈 줄 알았으나, 그는 도리어 그녀를 건져 올리듯 번쩍 안아 들었다.“같이 하지.”?!무얼 같이 한다는 거지?유소영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세자에게 안긴 채 목용통 안으로 들어가고, 이윽고 뜨겁게 달아오른 몸이 뒤에서 그녀를 덮치고 나서야……그녀는 도망치려야 도망칠 수도 없게 되었다.……욕실 안.피어오르는 뜨거운 열기가 밤의 한기를 밀어냈다.병풍 위로는 자색 관복과 여인의 연분홍빛 속옷이 걸쳐져 있어 단정함과 흐트러짐이 한데 뒤엉켜 있었다.병풍 뒤에는 목용통이 놓여 있었다.물안개가 모락모락 피어올라 시야가 흐릿했다.오직 여인의 억눌린 옅은 흐느낌과 사내의 거친 숨소리만이 교차하며 들려올 뿐이었다.그 희고 가녀린 손가락이 목욕통의 가장자리를 꽉 움켜쥐었고, 힘을 준 탓에 분홍빛 손톱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욕실은 침실과 달랐다.유소영은 행여나 누가 들을까 두려워 감히 소리를 내지 못했다.따뜻한 물결이 일렁이며 그녀의 몸을 쉼 없이 쓸어내렸다.그녀의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녀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그러다 이내 자신의 손을 깨물었고, 급기야는 고준형의 어깨를 깨물고 말았다…….욕실 밖.아민은 몇 발치나 멀리 떨어진 마당 입구에 서 있었다.마침 지나가던 심씨 어멈이 그 모습을 보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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