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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Author: 일설연우
유소영의 얼굴에 깊은 수심이 서렸다. 그녀는 손에 쥔 평안패를 꽉 쥐며 오직 세자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 탓에 복양 군주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

“저기요! 세자 부인? 왜 그렇게 멍을 때리고 있어요?”

복양 군주가 소리치는 소리에 유소영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무의식중에 그 평안패를 품에 잘 챙겨 넣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방금 육황자 생각이 나서 조금 걱정이 되었을 뿐입니다.”

복양 군주의 안색이 차갑게 굳어졌다.

“전 그 사람 이야기는 꺼내기도 싫어요.”

“애첩 생일 따위에 그렇게 요란을 떨면서 남들까지 억지로 참석하게 만들잖아요.”

“그나저나 오라버니는 왜 육황자가 세자 부인을 괴롭힐까 봐 걱정하는 걸까요? 그리고 고 세자 일 말이에요, 그것도 육황자와 관련이 있는 건가요?”

그녀는 수많은 의문이 들었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유소영도 군주에게 너무 많은 것을 말해 줄 수는 없었다.

특히 자신이 육황자에게 모욕을 당했던 일은 더욱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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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군의 형님   제890화

    그 무수한 낮과 밤 동안, 나는 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살았다. 이미 수도 없이 죽었다 살아난 것이나 다름없었다.몇 해 동안, 내 머릿속에는 죽음과 소영이에 대한 그리움밖에 없었다.신왕은 내게 살아갈 의지를 심어 주려 했다. 아니, 정확히는 송씨 가문 군사들의 병권을 손에 넣기 위해 소영이를 대신할 아이를 데려왔다.나는 그 아이가 내 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늘 그 아이와 접촉하기를 거부했다.나는 한시도 쉬지 않고 죽을 기회를 찾았다.모든 것을 체념한 척,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않는 척했다.나를 지키던 몸종이 방심한 틈을 타, 나는 비녀를 가슴에 찔러 넣었다.그때 나는 마침내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했다.마침내 청명과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나는 정말이지 너무나 지쳐 있었다.내가 나약했음을, 더는 버틸 수 없었음을 인정한다.소영이를 오라버니께 맡겼으니, 이제 마음 놓고 떠날 수 있었다……그러나 신왕은 끝내 나를 살려 냈다.이번에는 설요까지 데려왔다. 바로 내 조카딸이었다.설요가 어찌 그의 손에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신왕은 이미 모든 패를 쥐었다는 듯 말했다. 설요를 붙잡았을 뿐 아니라 소영이가 어디 있는지도 알고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다시 잡아 올 수 있다고 말이다.나는 두려웠다. 눈앞이 캄캄할 만큼 절망스러웠다.나는 갖은 방법을 다 써 보았으나, 하늘을 찌를 듯한 신왕의 권세 앞에서는 끝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에게 내 모든 저항은 한낱 부질없는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다.설요를 위해, 나는 굴욕스럽게 살아가야만 했다.나는 산송장처럼 신왕부에 머물며, 얌전히 그의 다섯째 부인 노릇을 했다.내 한평생은 이대로 끝나겠구나 싶었다.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었다. 죽은 남편에 대한 지조도 지키지 못했고, 딸을 그 지옥 같은 곳에서 끝내 구해 내지도 못했다.하지만 하늘은 그래도 나를 가엾이 여겨 주었다.그가 소영이를 다시 내 눈앞에 데려다준 것이다!하늘도 알 것이다. 딸을 본 순간, 오랜 세

  • 부군의 형님   제88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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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군의 형님   제88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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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군의 형님   제886화

    [고준형의 시점]나는 어려서부터 나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다른 아이들은 곁에 부모가 있었지만, 내 곁에는 오직 하인 하나와 스승님뿐이었다.스승님은 내력으로 내 병을 치료해 주셨고, 무공도 가르쳐 주셨다.내 마음속에서 그분은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훗날에야 알았다. 그분이 정말로 내 친아버지였다는 것을.내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뒤, 나는 한동안 나 자신이 혐오스러웠다.세상 사람들 눈에 나는 그저 사생아일 뿐이었다.열두 살 되던 해, 아버지는 떠나셨다.나는 후작부로 다시 거두어졌다.나는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후작부에서 살아가야 했다.친어머니에게는 이미 또 다른 아들이 있었다.배다른 아우 고장훈.그를 처음 본 순간부터, 나는 그가 내게 품은 적의를 알아챘다.그는 내가 자신의 것을 빼앗을까 봐 두려워했다.그리고 그 두려움은 결국 현실이 되었다.나는 몸이 약하고 병치레도 잦았지만, 뛰어난 재주를 인정받아 충용 후작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후작부의 세자가 되었다.내 병은 사실 꾸며낸 것이었다.나는 문밖을 거의 나서지 않았다. 후작부는 물론 바깥세상 사람들과도 얽히고 싶지 않았다.내가 이곳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뜻밖의 변고가 일어났다.나는 누군가의 계략에 빠져 가사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어머니는 예전에 썼던 수법을 되풀이해, 고장훈과 내 명목상의 부인인 임유정이 후계를 잇게 했다.사실 나는 이 두 사람의 일에 개의치 않았다.그때는 딱히 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그런데 뜻밖에도, 제수 유소영이 나를 구해 주었다.그녀는 나를 서서히 깨어나게 해 놓고는, 낮이고 밤이고 고장훈과 임유정이 방 안에서 벌이는 일을 듣게 했다.나는 유씨가 다른 속셈을 품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설마 나와 혼인해 세자 부인이 되고자 하는 줄은 몰랐다.나는 그녀의 계산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녀가 겪은 고통을 알고 나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다.

  • 부군의 형님   제885화

    [유설요의 시점]나는 아버지가 미웠다.고모 때문에 우리 온 가족의 생사를 아랑곳하지 않으셨던 아버지가 사무치게 미웠다.송씨 가문에 변고가 생긴 뒤, 아버지는 사촌 동생 소영이를 집으로 데려와 기르셨다.그저 거두어 기르는 정도였다면, 식구 하나 늘어 밥상에 수저 한 벌 더 놓는 일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사촌 동생이 몰고 온 것은 끝없는 화근이었다.그 아이가 들어오면서 우리 집의 평온은 산산이 깨어졌다.당시 어머니는 몸에 아이를 배고 계셨는데, 신왕의 추격을 피하느라 온 가족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야 했다.그 길에서 우리는 숱한 재앙을 겪었다.산적을 만나 노잣돈을 몽땅 빼앗겼고, 어머니는 그 충격으로 배 속의 아이를 잃으셨다.우리는 끼니조차 제대로 잇지 못했는데, 아버지는 사촌 동생을 지키는 데만 온 마음을 쏟으셨다.사촌 동생은 기억마저 잃어, 이 모든 재앙이 자기 때문에 비롯되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그 아이가 내 옷자락을 붙잡고 언니 하고 부를 때면, 나는 그 아이를 죽여 버리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그러나 이성이 나를 다잡아 주었다.눈앞의 이 아이는 어쨌든 내 혈육이자 송씨 가문의 유일한 핏줄이었으니까.고모부 송청명은 실로 대단한 대장군이셨다. 설령 아무런 인연도 없는 남이라 해도, 송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만큼은 지켜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렇게 생각해야만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질 수 있었다.그러나 나는 끝내 사촌 동생을 친동생처럼 대할 수 없었고, 그 아이가 우리 가족에게 안겨 준 그 상처도 도무지 잊을 수가 없었다.이 집안에서 이토록 뒤틀린 마음을 품은 것은 나 하나뿐이었다.어머니는 배 속 아이를 잃고도 원망하기는커녕, 오히려 사촌 동생을 더욱 애틋하게 여기셨다.오라버니도 마찬가지였다. 늘 사촌 동생이 참으로 안타까운 아이라며, 우리가 몇 배로 잘해 주어 그 아이의 잃어버린 부모의 빈자리를 채워 주어야 한다고 했다.나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고,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이 숨 막히는 집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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