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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Author: 초향
연상준이 알지 못한 사실이 있었다.

당시 하지율은 이미 예외적으로 A대에 합격한 상태였다.

다만, 하지율은 한창 혈기 왕성한 나이에 자신만의 자존심이 있었기에 연상준이 건넨 카드를 거절했다.

연상준은 말했다.

“네가 정미보다 한 살 어리다고는 해도, 정미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차이가 나. 이 카드 가져가. 모자라면 우리나 아버지한테 말해.”

“그래도 넌 우리 가족이잖아. 그동안 밖에서 지냈을 때보다 여기가 더 좋을 거야.”

“만약 갖고 싶은 명품이나 액세서리, 차 같은 게 있으면 목록을 만들어. 집안에서 전부 준비해 줄 거야. 남들이 우리가 널 홀대한다고 오해하면 안 되니까.”

‘부족하면 말하고, 목록을 만들어달라니? 집에 돌아오자마자 이렇게 사치와 방탕에 빠지게 두다니. 이건 가족을 찾아온 게 아니라 돈을 쓰러 온 거잖아.’

만약 하지율이 정말 그렇게 했다면, 가족들에게 더 얕보였을 것이다.

하지율은 어릴 때부터 풍족하게 자랐고, 학창 시절 내내 미모와 지성을 모두 갖춘 완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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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37화

    그때 진소현이 말했다.“둘이 어제 만났다고 했잖아요. 당연히 이름 정도는 아는 줄 알았죠.”주용화의 검은 눈동자가 의미심장하게 진소현의 얼굴을 훑었다.“몇 마디 나눴다고 꼭 이름까지 알아야 해요?”“진소현 씨, 오늘 좀 이상하네요.”진소현은 속으로 흠칫했고 하마터면 표정 관리에 실패할 뻔했다....하지율은 거실에 앉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소현과 주용화가 함께 나왔다.진소현이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하지율 씨, 미안해요. 오래 기다렸죠?”사실 하지율은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주용화가 10분이면 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5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하지율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괜찮아요. 오늘 손님이 계실 줄 모르고 갑자기 찾아온 제가 더 죄송하죠.”진소현이 무언가 더 말하려던 순간, 옆에 있던 주용화가 입을 열었다.“두 분은 친한 친구 아니었어요? 그런데 왜 계속 서로 하지율 씨, 진소현 씨라고 부르죠?”하지율과 진소현의 표정이 동시에 굳었다.주용화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정말 친한 사이 맞아요?”하지율은 말문이 막혔고 진소현 역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예전에 주용화와 함께 일할 때도 그가 늘 핵심을 찌르는 말을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때는 언제나 하지율의 편이었기에 주용화의 날카로움을 직접 상대해 볼 일은 없었다.지금에서야 하지율은 주용화가 얼마나 상대하기 까다로운 사람인지 제대로 깨달았다.그 순간, 분위기가 묘하게 어색해졌다.그래도 하지율은 이미 수많은 일을 겪어 온 사람이었기에 금세 표정을 정리하고 말했다.“진소현 씨가 예전에 저를 여러 번 도와준 적이 있어서 제가 혼자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사실 저희도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고요.”주용화는 옅게 웃었지만 더 캐묻지는 않았고 대신 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꿨다.“어제 바이올린 연주를 꽤 잘하시던데... 원래 바이올린을 전공하셨습니까?”그러자 하지율이 대답했다.“네. 대학 때 바이올린을 전공했어요.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36화

    그때 주용화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진소현 씨, 오랜만이네요.”주용화의 시선이 천천히 옮겨가더니 옆에 서 있던 하지율에게 머물렀다.“이분도 또 뵙네요.”‘이분이라...’너무도 낯선 호칭에 하지율의 눈빛이 잠시 어두워졌다.그러고 보니 주용화는 아직 자신의 이름조차 몰랐다.진소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주용화 씨, 하지율 씨와 이미 만났어요?”하지율은 눈빛을 차분히 가라앉혔다.진소현의 반응과 주용화와 나누는 대화를 보니 진소현 역시 주용화가 M국에 온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주용화가 웃으며 말했다.“네. 어제 우연히 마주쳤어요.”진소현은 금세 평정을 되찾았다.“주용화 씨, M국에는 언제 온 거예요? 왜 저랑 시온 오빠한테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그저께 왔어요.”그 순간, 진소현의 눈빛이 미묘하게 달라졌다.주용화가 그저께 M국에 도착했는데 바로 다음 날 하지율과 마주쳤다.‘정말 우연일까?’진소현이 다시 물었다.“이번에는 얼마나 머물 생각이에요?”“글쎄요. 찾고 있는 물건을 언제 되찾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진소현이 멈칫했다.“물건을 찾고 있다고요? 뭘 찾는데요?”주용화가 대답하려다가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하지율을 한번 바라봤다.하지율은 그 시선을 보고 바로 알아차렸다.“진소현 씨, 손님이 계시니 저는 다음에 다시 올게요.”하지율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진소현은 하지율이 왜 찾아왔는지 이미 짐작했을 것이다.진소현도 곧바로 뜻을 알아들었다.“괜히 오시게 해서 미안해요.”하지율이 돌아서려던 순간 주용화가 불러 세웠다.“굳이 가실 필요 없습니다. 10분이면 됩니다.”그러자 하지율은 진소현을 바라봤고 진소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하지율 씨, 거실에서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하지율은 서재를 나갔다.문이 닫히고 나서야 주용화가 입을 열었다.“이번에 M국에 온 건 주씨 가문의 가보를 찾기 위해서입니다.”진소현이 미간을 찌푸렸다.“가보를 찾는다고요? 주씨 가문의 가보가 사라졌어요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35화

    “둘이서 무슨 얘기 했어요?”하지율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원래는 굳이 설명할 생각이 없었지만 문득 마음을 바꿨다.“별말은 안 했어요. 제가 바이올린 켜는 소리를 듣고 찾아온 것뿐이에요.”손형원이 하지율을 바라보며 물었다.“아직 하지율 씨를 기억해요?”그 순간, 하지율의 속눈썹이 가볍게 떨렸다.잠시 뒤에야 하지율은 입을 열었다.“3년 전 단 어르신 댁에서 저를 본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진소현 씨와 같이 있었거든요. 그 기억은 조금 남아 있는 것 같아요.”하지율은 고개를 들어 손형원을 바라봤다.“아직 왜 M국에 돌아왔는지는 모르겠어요. 여기 화야 씨를 아는 사람은 많지만 진소현 씨랑 남시온 씨가 잘 처리하겠죠.”“연씨 가문 사람들도... 저와 화야 씨가 헤어졌다는 걸 알고 있고 화야 씨가 두통 문제 때문에 최면 치료를 받았다는 것도 알아요.”“굳이 화야 씨 앞에서 과거를 들춰서 기억을 되찾게 만들고 저한테 다시 든든한 지원군을 만들어 줄 만큼 어리석지는 않을 거예요.”하지율은 잠시 말을 멈췄다.그러더니 목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낮아졌다.“게다가 화야 씨도... 최면을 받기 전에 이미 다 준비해 뒀을 거예요. 원래 무슨 일을 하든 빈틈이 없는 사람이니까요.”“제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미리 생각해 두는 사람이었어요. 제가 아는 화야 씨라면 분명 만일의 경우까지 대비해 뒀을 거예요.”“다른 사람들은 크게 걱정되지 않는데 문제는 손형서 씨예요.”하지율은 손형원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지난 몇 년 동안에도 화야 씨를 못 잊은 것 같더라고요. 화야 씨가 직접 물으면 아마 아는 걸 전부 말할 거예요.”손형서는 하지율과 마찬가지로 지난 몇 년 동안 결혼은커녕 남자 친구조차 사귀지 않았다.아직 주용화를 잊지 못했다는 뜻이었다.그러자 손형원이 대답했다.“알겠어요. 최대한 빨리 형서를 M국에서 떠나게 하죠. 주용화와 마주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하지율 씨 곁에 있는 유소린 씨도 바로 보내는 게 좋을 겁니다.”“유소린 씨도 속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34화

    주용화의 시선은 하지율의 얼굴에서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다.검은 눈을 살짝 가늘게 뜬 채 하지율을 유심히 살펴보는 듯했다.주용화의 최면은 분명 성공했고 하지율도 직접 확인한 일이었다.하지만 최면은 어디까지나 최면이었다.언젠가 틈이 생기거나 기억이 되살아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다.하지율은 순간 온몸의 신경이 곤두섰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표정을 유지했다.“아니에요.”주용화는 여전히 하지율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이상하게 낯이 익어요.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그 순간, 하지율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기 시작했다.주용화가 무언가 기억해 낸 건지 아니면 정말 단순히 낯이 익어서 그런 건지 알 수 없었다.하지율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던 순간, 주용화가 갑자기 말했다.“아, 생각났습니다.”하지율은 동공이 살짝 흔들렸고 손가락도 자신도 모르게 움켜쥐어졌다.주용화는 하지율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웃었다.“3년 전 제가 최면 치료를 받을 때 단 어르신의 댁에서 본 것 같네요. 진소현 씨의 친구 맞죠?”‘3년 전이라...’하지율은 팽팽하게 긴장했던 온몸의 힘이 한순간에 풀리는 걸 느꼈다.안도한 건지 실망한 건지는 자신도 알 수 없었다.그러자 하지율이 말했다.“기억력이 좋으시네요.”주용화가 눈썹을 살짝 올렸다.“저를 아세요?”“네. 진소현 씨한테 얘기를 들었어요.”주용화는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제 얘기까지 했다니 두 분이 꽤 친한가 보네요?”하지율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그렇게까지 자세히 들은 건 아니에요. 그날 우연히 뵙고 나서 제가 진소현 씨한테 누구냐고 물어봤거든요. 그래서 이름이랑 두 분이 아는 사이라는 정도만 들었어요.”주용화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더니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하지율을 바라봤다.“저에 대해 따로 물어봤다고요? 저한테 관심이 있었어요?”하지율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예전에는 왜 몰랐을까... 화야 씨가 이렇게 직접적인 사람이었다니.’처음 알게 됐을 무렵 하지율은 주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33화

    최근 반년 동안 하지율은 거의 모든 일을 뒤에서 처리하며 전면에 나서는 일이 줄었다.자유 시간도 훨씬 많아졌고 손도 완전히 회복됐다. 덕분에 한동안 놓았던 취미를 다시 시작해 바이올린을 켜기 시작했다.얼마 전, 하지율은 오래된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문득 반지 하나를 발견했다.예전에 주용화가 그녀에게 청혼하며 건넸던 반지였다.그때 주용화는 바로 이 뒷정원에서 하지율을 위해 바이올린곡을 연주했었고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 계기이기도 했다. 그래서 하지율도 문득 이곳에서 한 곡 연주하고 싶어졌다.바이올린을 다시 시작한 뒤에도 하지율은 한 번도 “백월광”을 연주하지 않았다.그 곡에는 너무나도 깊고 선명한 추억이 담겨 있었기에 돌이켜 보는 것조차 두려울 정도였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다시는 손대고 싶지 않았던 “백월광”이 자연스럽게 손끝에서 흘러나왔다.그리고 익숙한 그 모습을 본 순간, 하지율은 어렴풋이 운명 같은 것을 느꼈다.밝은 달빛 아래, 훤칠한 남자가 천천히 그녀를 향해 걸어왔고 그가 한 걸음씩 다가올 때마다 하지율의 심장 위를 밟는 것만 같았다.만약 이게 꿈이라면 하지율은 영원히 깨고 싶지 않았다.시간이 끝없이 늘어진 것처럼 느껴졌지만 실제로는 불과 몇 순간에 지나지 않았다.남자는 금세 하지율 앞에 도착했다. 눈부시게 잘생긴 얼굴에는 하지율이 기억하는 익숙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시간은 유독 그에게만 관대한 듯했고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거의 남지 않았다. 이미 서른을 넘겼는데도 여전히 스무 살을 갓 넘긴 사람처럼 젊어 보였다.주용화가 물었다.“방금 연주하신 곡은 무슨 곡인가요?”맑고 서늘한 목소리는 좋은 술처럼 깊고 부드럽게 귀를 울렸지만 하지율은 순간 머리 위로 찬물을 뒤집어쓴 것 같았다. 주변을 감싸고 있던 꿈결 같은 안개가 한순간에 완전히 걷혔다.이건 꿈이 아니라 정말 현실이었다. 하지율은 곧 정신을 차렸다.‘그런데 주용화가 왜 여기에 있는 걸까?’그는 이곳에 나타나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32화

    영원히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지금 눈앞에 정말로 서 있었다.하지율은 순간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었다.이런 장면은 꿈속에서 수천수만 번이나 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매번 눈을 뜨고 나면 남는 건 끝없는 허탈함과 쓸쓸함뿐이었다.하지율은 이미 평생 주용화를 다시 만나지 못할 거라고 마음먹고 있었다.그런데 지금 너무도 익숙한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는 순간 눈시울이 단숨에 붉어졌다.그제야 하지율은 자신이 주용화를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었는지 알았다.헤어진 뒤 처음 2년 동안은 주용화가 꿈에 자주 나타났다.하지만 최근 1년 동안은 꿈에서조차 거의 볼 수 없었다.두 사람을 이어 주던 인연이 줄이 끊어진 연처럼 점점 멀어지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지난 3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연태훈은 아직 연경 그룹에서 완전히 물러나지는 않았지만 하지율이 손형원의 지분까지 넘겨받은 뒤 사실상 모든 실권을 잃었다.하지율은 정식으로 가주 자리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이미 가주와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됐다.연재영은 추문이 터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단서현과 서둘러 결혼했다.좋아하던 남자와 결혼하지 못하고 연재영과 결혼하게 된 현실을 단서현은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해서 끝까지 결혼하지 않겠다고 난리를 피웠다.하지만 이미 사건이 워낙 크게 퍼진 뒤였기에 연씨 가문은 물론이고 단씨 가문에서도 단서현이 제멋대로 굴게 둘 수는 없었다.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 해도 두 집안은 어떻게든 둘의 결혼으로 추문을 덮고 사람들에게 명분을 보여 줘야 했다.단서현이 아무리 버텨도 소용없었다.무엇보다 그 사건 이후 단서현은 임신까지 했다.하지만 단서현은 임신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몰래 아이를 지웠다.원래도 단서현에게 별다른 감정이 없었던 연재영은 그 일을 계기로 더욱 차갑게 변했다.단서현 역시 그런 연재영에게 별 관심은 없었다.다만 연정미와의 관계도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연정미는 그때 조산하면서 몸을 크게 상해서 다시는 아이를 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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