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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1화

Penulis: 초향
정기석은 하지율이 불편해할 만한 화제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하지율의 대회와 음악회와 관련한 것이었다.

곧 점심시간이 되어 그들은 뷔페로 걸음을 옮겼다.

정기석은 내내 쉬지 않고 컵과 젓가락을 챙기고, 물과 음료를 따라 주었다.

그 모습에 고윤택은 그저 멍하니 눈만 크게 떴다.

하지율과 정시온이 음식을 뜨러 간 사이, 정기석이 웃으며 물었다.

“윤택아, 왜 그런 눈으로 날 보니?”

고윤택은 시선을 옆으로 굴렸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눈에 투명하게 내비쳐지는 아이의 마음을 모를 리 없었다. 정기석이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아빠랑 엄마랑 밥 먹을 때마다, 두 사람을 챙기는 건 항상 엄마였지?”

고윤택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솔직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네 엄마는 다른 사람을 챙겨주는 게 더 좋을까, 아니면 누가 네 엄마를 챙겨 주는 게 더 좋을까?”

고윤택이 한참 생각하다가 작게 말했다.

“음... 누가 챙겨 주는 거요.”

다섯 살 아이도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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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서현도 아무리 눈치가 느리다고 해도 주용화가 자신을 비꼬고 있다는 것쯤은 알아들었다.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단서현은 몇 번이나 반박하려 했지만 마땅한 말을 찾지 못했다.주용화는 더 이상 단서현을 상대하지 않고 연정미를 바라봤다.“연정미 씨, 저는 그 바이올린 연주자가 마음에 들어서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한 겁니다. 그렇다고 제가 아무 부탁이나 다 들어주는 호구가 되겠다는 뜻은 아니고요.”“도덕적 강요라는 말은 들어 봤지만 우연히 지나가다 곡 하나 들은 것까지 이렇게 이용당할 줄은 몰랐네요. 두 분의 부탁은 너무 지나쳐요. 죄송하지만 들어드릴 수 없어요.”주용화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오래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연정미 씨도 제가 찾아온 일은 없었던 걸로 하시죠.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주용화가 문 쪽으로 걸어가자 연정미와 단서현의 얼굴빛이 동시에 변했다.정말 주용화가 이렇게 바로 가 버릴 줄은 몰랐다.연정미가 황급히 일어나 주용화의 앞을 막았다.“용화 씨,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서현이가 그냥 농담한 거예요. 원래 장난치는 걸 좋아하거든요.”단서현도 바보는 아니었기에 곧바로 맞장구쳤다.“주용화 씨, 설마 진짜로 믿은 거예요? 방금 한 말은 전부 농담이었어요.”그러자 주용화가 걸음을 멈췄다.“그래요? 그런데 단서현 씨의 연기가 너무 진짜 같던데요.”단서현은 장난스럽게 웃어 보였다.“사실 제 꿈이 배우였거든요. 그런데 집에서 방송에 얼굴을 내미는 걸 반대해서 일단 포기했어요.”그러고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래서... 사람만 만나면 괜히 한 번씩 연기를 해 봐요. 상대가 제 연기에 속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그냥 연기하고 싶은 마음을 푸는 거죠.”“주용화 씨가 싫다면 다음부터는 이런 장난을 치지 않을게요.”두 사람의 해명을 들은 주용화는 그제야 다시 자리에 앉았다.그러더니 감탄하듯 말했다.“단서현 씨, 정말 대단하시네요. 뻔뻔하고 억지스러우면서 악의까지 가득한 여자를 어쩜 그렇게 실감 나게 연기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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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서현은 숨이 턱 막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지금 단서현과 연정미의 관계는 겉으로만 친한 척하는 친구나 다름없었다.물론 두 사람 모두 서로의 속내를 잘 알고 있었다.두 사람은 지금 그저 목적이 같아 잠시 손을 잡았을 뿐이었다.둘이 힘을 합쳐도 하지율을 상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하물며 혼자서는 하지율에게 제대로 위협조차 되기 힘들었다.단서현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저와 정미 사이를 돈이나 물질 같은 걸로 판단할 수는 없어요. 정미도 그런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고요.”“주용화 씨, 여기서 저와 연정미의 관계를 따질 시간에 하지율을 어떻게 상대할지 생각하는 게 낫지 않겠어요?”주용화의 눈빛이 미묘하게 움직였다.“하지율 씨를 상대한다고요? 두 분께서 저한테 하지율 씨를 상대해 달라는 겁니까?”그러자 단서현이 말했다.“하지율이 정미를 괴롭히고 원래 정미가 가지고 있던 것까지 빼앗았잖아요. 그런 사람을 상대하는 게 뭐가 이상해요?”주용화는 단서현을 바라보며 대답했다.“단서현 씨, 지금의 하지율 씨는 사실상 한 가문의 가주와 맞먹는 인물입니다.”단서현은 주용화의 의도를 알 수 없어 미간을 찌푸렸다.“맞아요. 지금 하지율이 쥔 실권은 웬만한 가주 못지않죠. 그러니까 저희가 주용화 씨한테 도움을 청하는 거고요.”“하지율이 조성희 정도였다면 우리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어요. 하지율이 상대하기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아요. 하지만... 주용화 씨 정도의 능력과 수완이면 하지율 하나 상대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주용화는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단서현 씨의 말은 바이올린곡 하나 들었다는 이유로 제가 가문의 이익까지 희생하면서 실권을 쥐고 있는 가주급의 인물과 싸워 같이 피해를 보라는 겁니까?”“설마 그 곡에 사람을 홀리는 힘이라도 있어서 제가 목숨까지 걸고 뛰어들어야 하는 건가요?”그러자 단서현이 말했다.“정미는 주용화 씨 생명의 은인 아니에요? 생명의 은인에게 도움을 주는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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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주용화가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대체 누가 계속 연정미 씨를 못살게 구는 겁니까?”단서현의 눈에 차갑고 독한 빛이 스쳤다.“바로 연정미의 이복동생인 하지율이에요!”그 말에 주용화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조금 의아한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아무리 그래도 하지율 씨는 그래도 연정미 씨의 가족이 아닌가요? 그런데 왜 그렇게까지 연정미 씨를 괴롭히는 거죠?”단서현이 코웃음을 쳤다.“엄마도 다른데 무슨 가족이에요? 원수가 안 된 것만 해도 다행이죠.”그러자 주용화가 되물었다.“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연정미 씨와 연씨 가문의 형제들도 어머니가 다르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연정미 씨는 세 사람과 사이가 아주 좋지 않은가요?”단서현이 그건 다 겉으로만 그런 거라고 말하려던 순간, 주용화가 다시 입을 열었다.“설마 연정미 씨도 사실은 그들을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주용화의 물음에 연정미가 다급히 말했다.“아니에요. 그건 서현이가 오해해서 그래요. 저랑 지율이 사이에는 그저 약간의 오해가 있을 뿐이에요.”단서현도 아주 생각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곧바로 자신이 무슨 실수를 할 뻔했는지 깨달았다.연정미가 3명의 오빠에게 품은 감정까지 가짜라고 해 버리면 연정미가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냉정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었다.예전에 주용화가 하지율을 좋아했던 이유도 하지율이 지나치게 남을 챙기고 희생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던가.그때 단서현이 얼른 말을 바꿨다.“연정미는 연씨 가문의 3형제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으니 당연히 정이 남다르죠. 하지율 씨는 나중에 연씨 가문으로 들어왔고요. 하지율 씨는 정미가 자기 대신 재벌가 아가씨로 살아왔다고 생각해서 원망하는 거예요. 그래서 사사건건 정미를 괴롭히는 거죠.”단서현은 경멸 어린 말투로 덧붙였다.“정미도 당연히 연씨 가문의 친딸이에요.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도 아닌데 하지율 씨가 무슨 자격으로 연씨 가문의 모든 게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네요.”그러자 주용화가 다시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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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연정미가 한발 물러섰다.“아이를 낳는 건 동의할게요. 대신 조성희 씨가 낳는 아이가 아들이든 딸이든 제 밑에서 키워야 해요.”“조성희 씨가 수현 씨에게 미안해서 그러는 거라면 아이만 낳으면 되잖아요. 출산한 뒤에는 그 아이와 아무 관계도 없는 걸로 하고요.”연정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물론 저도 친자식처럼 키울 거예요.”심수현이 연정미에게 잘해 주고 있긴 했지만 연정미가 가장 먼저 따진 건 여전히 득실이었다.연정미는 하이현과 달랐다.연정미는 심수현에게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게다가 아이를 자기 손에서 키우면 그만큼 쓸 수 있는 카드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었다.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어떤 사람으로 만들지도 결국 연정미 자신의 손에 달려 있었다.옛날로 치면 본처가 첩의 자식을 거두어 기르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연정미는 늘 하이현이 어리석다고 생각했다.아이 하나 때문에 부귀영화를 모두 포기하고 집까지 나가 버리다니...아이를 자기 손안에 두고 키웠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었을 것이다.심수현의 어머니는 연정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성희를 바라보며 물었다.“성희야, 넌 어떻게 생각하니?”평소 제멋대로이고 충동적이던 조성희는 뜻밖에도 순순히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어차피 저는 수현 오빠한테 보상하려고 이러는 거니까요.”심수현의 어머니는 조성희를 한 번 더 유심히 바라봤다.조성희도 결코 만만한 사람은 아니었다.지금은 순순히 동의해도 나중에 마음을 바꾼다면 누구도 억지로 막을 수 없었다.물론 연정미도 역시 바보는 아니었다.조성희가 연정미를 이기기에는 아직 한참 부족했다.다만 이번에 시험관으로 임신하겠다는 생각은 대체 누가 조성희에게 알려 준 건지는 여전히 의문이었다.어쨌든 조성희도 반대하지 않았고 그렇게 여러 사람 사이의 합의는 일단 마무리됐다.모든 일이 끝났을 때는 이미 시간이 꽤 늦어 있었다.그때 연정미가 심수현에게 말했다.“수현 씨, 서현이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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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정미처럼 정식으로 후계자로 인정받아 가문을 물려받은 사람과는 애초에 달랐다.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결국 승자가 모든 걸 갖는 법이었다.하지율이 아무리 명분이 부족하다고 해도 결국 성공한 건 사실이었다.지금의 연정미는 하지율에게 완전히 눌려 있어 다시 일어서기조차 쉽지 않았다.그러니 연정미의 유일한 희망은 심서아뿐이었다.‘하지만...’그때 연정미의 시선이 연회장 아래쪽에 있는 따로 마련된 자리로 향했다.젊고 잘생긴 남자가 조용히 의자에 앉아 있었다.우아한 자세와 자연스러운 몸짓 하나하나에서 귀한 집안 사람 특유의 기품이 묻어났다.주용화가 돌아왔다.게다가 최면 때문에 하지율까지 완전히 잊은 상태였다.‘만약 주용화가 예전에 하지율을 도왔던 것처럼 날 도와준다면...’그렇다면 연정미는 심서아에게 기대지 않고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몰랐다.그것도 아주 이른 시간 안에 말이다.그렇게 생각하자 연정미의 마음이 조금 진정됐다.주용화의 머리와 수완이라면 조성희 따위는 눈길조차 줄 필요가 없는 상대였다....어쨌든 오늘 연회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연씨 가문과 심씨 가문의 친척이나 가까운 지인들이었다.조성희도 일부러 소란을 피운 건 아니었기에 이런 작은 해프닝은 금세 정리됐다.연회가 끝난 뒤 연태훈은 심씨 가문 사람들과 함께 조성희가 임신한 아이 문제를 상의하기로 했다.하지율과 연재영 등은 굳이 참석할 필요가 없어 먼저 돌아가도 됐다.하지율은 심다희와 강병주를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터라 따로 방을 잡고 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다.심다희와 강병주 역시 연회장에서 주용화를 봤다.하지율과 가까운 사람들은 모두 주용화가 최면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혹시 주용화를 마주치거나 누군가 과거 일을 물어볼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이미 알고 있었다.그래도 두 사람은 하지율이 걱정됐다.심다희는 하지율을 바라보다가 잠시 망설였다.무언가 물으려다 결국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율아, 혹시 우리가 도울 일 있으면 꼭 말해 줘.”하지율은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68화

    그 순간, 하지율은 살짝 긴장됐다.조성희의 머리로는 애초에 시험관 시술까지 떠올릴 수 없었을 것이다.지난 몇 년 동안 조성희는 어떻게든 심수현의 침대에 올라갈 방법만 궁리했다.하지만 계획은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고 오히려 심수현의 혐오만 점점 커졌다.그동안 하지율은 몸을 회복하는 데 신경 써야 했고 헤이서가 가주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야 했다.거기에 손형원이 넘긴 지분을 인수하고 연경 그룹을 완전히 장악해 연태훈의 권한까지 사실상 빼앗느라 하지율은 정신이 없었다.그래서 조성희까지 일일이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그런데 조성희는 연정미에게 제대로 타격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연정미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줄 뻔했다.앞으로 심수현이 정말 외도라도 하게 되면 계약 때문에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쪽은 연정미였다.그래서 하지율은 사람을 통해 조성희에게 은근히 힌트를 줬다.꼭 심수현과 무슨 일이 있어야만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해줬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조성희가 원하는 걸 얻을 방법은 충분히 있었다.게다가 심수현이 진짜 바람을 피우기라도 하면 연정미에게 자기 지분 절반을 넘겨야 했다.그건 심씨 가문도 심수현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오히려 조성희를 원수처럼 여기게 될 가능성이 컸다.조성희는 수완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상황을 파악할 줄 알았고 남의 조언도 잘 받아들였다.그래서 조성희는 곧바로 방향을 바꿨다.하지율은 혹시라도 꼬리가 잡힐까 봐 평소 조성희와 전혀 접촉하지 않았다.조성희의 친구를 통해 말을 흘린 사람들도 전부 헤이서 쪽 사람이었다.연씨 가문이든 심씨 가문이든 아무리 조사해도 하지율까지 닿을 수 없었고 애초에 하지율을 의심할 이유도 없었다.하지만 지금 이곳에는 주용화가 있었다.하지율은 다른 사람들은 전부 속일 자신이 있었지만 주용화만큼은 자신이 없었다.게다가 연정미가 한발 먼저 나서서 자신을 사칭했다는 사실까지 떠올리자 마음이 더욱 답답해졌다.‘화야 씨가 혹시 연정미의 편을 들어 주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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