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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ผู้เขียน: 사월
어머니의 영향으로 은별은 보석 디자인에 일찍부터 깊은 관심을 품게 되었다. 그리고 어머니의 발걸음을 따라 그 디자인 스타일을 이어가고 싶다는 꿈을 품어왔다.

그래서 은별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대학 선배와 함께 회사를 창립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회사는 두 사람의 노력으로 점점 성장해 나갔다.

그런데 정작 회사가 더 큰 상장을 준비할 무렵, 은별은 가정으로 돌아가 남편을 뒷바라지하고 자녀를 키우는 길을 선택했다.

그 결정 때문에 은별의 디자인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많은 협력사업들이 파기되었고, 위약금을 물어야 했다. 회사의 상장도 하마터면 실패할 뻔했다.

모두 화가 나고 답답했다. 비록 은별이 여전히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그녀와 연락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몇 년간 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는 것 외에, 은별은 회사의 다른 일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

은별이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디자인 재능조차, 이제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해 버렸다.

이대로 회사로 돌아간다 해도,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매년 전시회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모두 그해의 최신 디자인이고, 참가하는 디자이너들 또한 일정한 경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

외부와 이렇게 오랫동안 단절된 상태에서 업계의 트렌드를 다시 파악하려면, 주얼리 전시회야말로 가장 빠르고도 가장 전면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니까 이번 전시회는 반드시 가야만 했다.

핸드폰 벨소리가 갑자기 울리자 은별은 깜짝 놀랐다.

핸드폰을 들여다보니, 저녁 식사 시간을 알리는 일정 알림이었다.

하서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매운 음식을 좋아했다. 하지만 나이가 너무 어렸기 때문에, 은별은 딸의 위장이 견딜 수 있을지 걱정되어 매운 음식을 자주 먹이지 않았다.

게다가 준서는 위가 안 좋고 술자리가 잦았기 때문에, 두 사람이 집에 없는 점심을 제외한 아침과 저녁 식사는 은별이 직접 요리해 영양 있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매운맛이 간절히 그리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감각도 무뎌진 듯했다.

그런데 며칠 전, 은별은 하서가 하는 말을 듣게 되었다.

“엄마가 해 주는 밥은 너무 싱거워서 먹고 싶지 않아요. 리연 이모가 사 준 매운 닭발이 훨씬 맛있어요.”

참 우연하게도, 은별도 매운 닭발이 맛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맛을 못 본 지 벌써 거의 10년이 되어 가고 있었다.

은별은 일정 알람을 끈 뒤 모든 알람을 하나하나 삭제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 마라탕을 시켜 먹으며 코를 훌쩍거렸다.

저녁 시간이 되자, 준서가 하서를 데리고 집에 돌아왔다.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는 하서의 표정에는 불만이 가득해 보였다.

“왜 불꽃놀이를 끝까지 보면 안 되는 거예요? 뒤에 더 멋진 장면이 나온다고 했잖아요!”

준서는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

“엄마 상처가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았잖아. 엄마 상처가 다 나으면, 그때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자.”

“네? 하지만 엄마도 같이 가자고 하면 어쩌죠?”

하서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은별이 나타날 때마다 분위기는 항상 어색해졌다. 은별도 불편했고, 리연도 불편해했다. 결국 모두가 불편해졌다.

‘드라마에서처럼, 아빠가 리연 이모하고 결혼해서 집에서 같이 살면 안 되는 걸까?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되면 엄마 아빠도 있고, 리연 이모도 있으니 정말 좋을 텐데.’

“걱정 마, 엄마는 그러지 않을 거야.”

그동안 은별은 잘 참아주었다. 준서가 결혼 사실을 공개하고 싶지 않다고 하자, 정말로 그에 맞춰 주었다.

가끔 집안 행사 외에는, 밖에서 마주쳐도 모르는 척했다.

불꽃놀이는 집안 행사가 아니기에, 은별이 그렇게 눈치 없이 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요...”

하서는 더 이상 이야기해 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준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어차피 이틀 동안 기름지고 매운 음식을 너무 먹어서 더 이상 자극적인 음식은 먹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갑자기 엄마가 끓여 주던 죽이 생각났다.

어젯밤 왕순영이 끓여 준 죽도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은별이 끓여 주는 것과 비교하면 도저히 비교할 수 없는 맛이었다.

하서는 마음먹었다. 엄마가 끓여 주는 죽을 먹어야겠다고.

“엄마, 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서는 평소라면 현관까지 나와서 맞이하던 엄마가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준서도 의아했다. 주방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왕순영이 급하게 부엌에서 나오고 있었다. 부엌 안에서는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내는 어디 있어요?”

“대표님, 사모님께서 새 직장을 구하셨다며, 당분간은 안 들어오실 거라고 하셨어요.”

‘직장?’

‘은별에게 직장 생활을 할 능력이 있었던가?’

“네? 그럼 저 엄마가 만든 죽 못 먹는 거예요?”

조금 전만 해도 기대에 찬 표정이었던 하서의 얼굴이 다시금 어두워졌다.

왕순영이 끓여 주는 죽은 정말이지 은별이 끓여 주는 죽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왜 갑자기 일을 하려는 거지? 아빠가 이미 돈을 많이 주지 않았나?’

‘왜 엄마는 매번 만족할 줄 모르는 걸까?’

준서는 오히려 금방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 아마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것이 심심해서 잠깐 나가 노는 모양이었다.

어차피 집안의 모든 일은 하인들이 알아서 한다. 은별이 집에 있든, 일을 하러 나가든, 혹은 그냥 나가 노든, 준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

두 사람이 신발을 갈아 신고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던 왕순영은 한참 망설이다가, 결국 은별이 자신에게 주었던 그 보석 상자를 꺼내 들었다.

“대표님, 이것 좀 보세요. 사모님께서 가시면서 저에게 선물로 주신 건데...”

왕순영이 기억하기로, 은별은 이걸 정말 소중히 여겼고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붙여 드렸을 때도 은별은 정말 기뻐하며 월급을 한 달 치 더 주고, 감사 선물도 많이 줬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추억을 자신에게 남겨 둔 채 떠났다.

“아빠, 엄마가 또 돈 낭비하셨어요!”

왕순영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어린 아가씨가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지?’

“대표님...”

“괜찮아요.”

준서는 아무렇지 않게 손을 흔들었다.

“그 사람이 줬으면 그냥 받으세요. 아마 오래 들고 다녀서 질렸나 보죠. 나중에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제가 사주면 되니까요. 식사나 준비하시죠.”

“하지만 이건...”

‘이건 사모님께서 직접 디자인하신 것인데 밖에서 어떻게 살 수 있다는 거지?’

왕순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준서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여보세요, 리연...”

그 말을 들은 하서가 재빨리 고개를 들었다. 눈빛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준서의 큰 손을 끌어당겨서 자신의 앞에 쪼그려 앉게 했다.

“리연 이모가 우리 하서를 위해 불꽃놀이 영상 찍어 줬대. 그리고 다음에 갈 때 먹으라고 하서가 좋아하는 매운 닭발도 사두셨대.”

“지금 가면 안 돼요?”

하서가 조급하게 외치며 준서의 손을 잡고 끊임없이 흔들었다.

“아빠, 제발요. 어차피 엄마도 집에 없는데, 지금 가면 아직 불꽃놀이 볼 수 있을 거예요.”

옆에서 애교를 부리는 딸과, 전화 너머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를 듣자 마침내 준서의 태도가 누그러졌다.

“그래, 지금 바로 갈게.”

준서는 그렇게 말하며 바로 하서를 번쩍 안고 빠른 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왕순영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부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입을 열려다가, 결국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은별은 왕순영의 이렇게 복잡한 심정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젤 앞에 앉아 밤새도록 고민을 거듭하던 은별은 마침내 만족할 만한 디자인 도안 하나를 완성했다.

오랜 망설임 끝에, 은별은 그 디자인을 투고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투고처는, 바로 자신이 한때 창업했고 화려했던 시절을 보냈던 그 회사, 스타레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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