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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준 결혼식

빌려준 결혼식

Par:  사이다 독설Complété
Langu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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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전날 밤, 남자친구가 첫사랑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언제나 너뿐이야.] 결혼식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가을은 남자친구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첫사랑의 취향에 맞춰 결혼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하지만 한가을은 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결혼식도, 그 사람도 모두 포기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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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itre 1

제1화

“안녕하세요. 해외 파견 지원을 다시 신청하고 싶습니다.”

전화기 너머 인사 담당자는 다소 놀란 듯했다.

“전에 결혼 때문에 거절하지 않으셨어요? 이번에는 최소 3년은 나가셔야 하는데, 약혼자가 그렇게 한가을 씨를 사랑한다면서요. 괜찮겠어요?”

“그 사람 동의할 거예요.”

한가을은 단호하게 대답했지만 목소리에는 씁쓸함이 가득 묻어났다.

서준영이 그녀를 사랑하고 아낀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위장이 약한 그녀를 위해, 그는 매일 메뉴를 바꿔가며 세 끼를 챙겨주었다.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그는 시간을 맞춰 퇴근길에 그녀를 데리러 왔고, 그녀가 감기라도 걸리면 24시간 내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기념일이나 명절마다 그는 늘 각종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그래서 한가을은 서준영의 소꿉친구이자 첫사랑이 돌아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단 한 번도 불안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틀렸다.

강나리가 귀국한 날, 서준영은 사람들 앞에서 한가을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기쁨에 눈물을 흘리던 그녀는 그날 밤 익명의 메시지를 받았다.

채팅 대화 캡처였다.

[한가을이 5년이나 곁에 있어 줬어. 결혼 안 할 수는 없어.]

[나리야, 내가 진짜로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언제나 너야.]

그 메시지를 보는 순간, 한가을은 온몸의 피가 식어버린 것 같았다.

그녀는 그 캡처를 들고 서준영에게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

지난 5년이 전부 거짓일까 봐, 자신이 우스운 존재가 될까 봐 두려웠다.

그 후 반달 동안, 서준영의 다정함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한가을은 순간 그 메시지가 장난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방금, 그녀는 또다시 몇 장의 사진을 받았다.

사진 속에서 서준영은 내내 눈웃음을 띠고, 강나리와 함께 웨딩드레스를 고르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서준영이 한가을에게 골라준 드레스는, 강나리가 입었을 때 가장 잘 어울렸던 바로 그 드레스였다.

“왜 그래, 자기야?”

뒤엉킨 생각에서 돌아온 한가을은 운전석의 서준영을 바라봤다.

“눈이 왜 이렇게 빨개? 이 드레스 마음에 안 들어? 그럼 다시 가서 다른 거 입어볼까?”

“괜찮아.”

차가 길가에 멈추자, 서준영은 긴장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내가 뭘 잘못했으면 말해줘. 꼭 고칠게. 알잖아, 난 네가 힘들어하는 거 못 봐.”

보이지 않는 손이 심장을 꽉 틀어쥔 듯, 한가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위선자. 정작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따로 있으면서 이렇게까지 다정한 척을 하다니.’

그 순간,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은 서준영은 표정이 급변했다.

“울지 마. 나 지금 바로 갈게.”

“자기야, 혼자 집에 갈 수 있지? 나리 쪽에 급한 일이 생겨서 지금 당장 가봐야 해.”

한가을은 조용히 차 문을 열고 내렸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꺼내려고 돌아서려는 순간, 급히 출발한 차가 그녀에게 흙탕물을 튀겼다.

차가 사라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한가을은 문득 깨달았다.

아직 꺼내지도 못한 질문들이 전혀 의미 없다는 걸.

묻는 순간, 자신을 더 초라하게 만들 뿐이었다.

한가을은 비를 맞으며 집까지 걸어갔다.

막 집에 들어서자 인사팀에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비행기 표 예약해두었습니다. 준비하세요.]

출발일은 보름 뒤였다.

그날은 그녀와 서준영의 연애 기념일이자, 결혼식 날짜였다.

한가을은 테이블 위에 있던 결혼 카운트다운 달력을 집어 들었다.

맨 위에는 그녀가 손수 적은 문장이 있었다.

[가장 아름다운 시간에,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다.]

‘거짓말쟁이.’

눈물이 뚝뚝 떨어지며 글씨가 번져갔다.

한가을과 서준영은 대학 시절부터 연인이었다.

졸업 후, 그녀는 더 좋은 기회를 포기하고 서준영을 위해 이 도시에 남았다.

그리고 지금, 역시 그 때문에 이곳을 떠나려 한다.

서준영의 모든 ‘어쩔 수 없음’은 그녀에게 가장 큰 모욕이었다.

서준영이라는 사람을, 그녀는 더는 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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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안녕하세요. 해외 파견 지원을 다시 신청하고 싶습니다.”전화기 너머 인사 담당자는 다소 놀란 듯했다.“전에 결혼 때문에 거절하지 않으셨어요? 이번에는 최소 3년은 나가셔야 하는데, 약혼자가 그렇게 한가을 씨를 사랑한다면서요. 괜찮겠어요?”“그 사람 동의할 거예요.”한가을은 단호하게 대답했지만 목소리에는 씁쓸함이 가득 묻어났다.서준영이 그녀를 사랑하고 아낀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위장이 약한 그녀를 위해, 그는 매일 메뉴를 바꿔가며 세 끼를 챙겨주었다.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그는 시간을 맞춰 퇴근길에 그녀를 데리러 왔고, 그녀가 감기라도 걸리면 24시간 내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기념일이나 명절마다 그는 늘 각종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그래서 한가을은 서준영의 소꿉친구이자 첫사랑이 돌아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단 한 번도 불안해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틀렸다.강나리가 귀국한 날, 서준영은 사람들 앞에서 한가을에게 프러포즈를 했다.기쁨에 눈물을 흘리던 그녀는 그날 밤 익명의 메시지를 받았다.채팅 대화 캡처였다.[한가을이 5년이나 곁에 있어 줬어. 결혼 안 할 수는 없어.][나리야, 내가 진짜로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언제나 너야.]그 메시지를 보는 순간, 한가을은 온몸의 피가 식어버린 것 같았다.그녀는 그 캡처를 들고 서준영에게 따지고 싶었다.하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지난 5년이 전부 거짓일까 봐, 자신이 우스운 존재가 될까 봐 두려웠다.그 후 반달 동안, 서준영의 다정함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한가을은 순간 그 메시지가 장난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방금, 그녀는 또다시 몇 장의 사진을 받았다.사진 속에서 서준영은 내내 눈웃음을 띠고, 강나리와 함께 웨딩드레스를 고르고 있었다.그리고 오늘 서준영이 한가을에게 골라준 드레스는, 강나리가 입었을 때 가장 잘 어울렸던 바로 그 드레스였다.“왜 그래, 자기야?”뒤엉킨 생각에서 돌아온 한가을은 운전석의 서준영을 바라봤다.“눈이 왜 이렇게 빨개? 이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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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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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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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강나리는 호텔 욕실에서 나왔다.얇은 옷차림이었다.“준영아, 머리 좀 말려줘.”서준영은 드라이기를 들고 이미 꺼져 있는 휴대폰을 몇 번이나 바라봤다.“차라리 그냥...”“약속했잖아.”강나리가 말을 끊었다.“오늘 하루는 전부 나한테 쓰기로.”서준영은 말없이 머리를 말려주었지만 생각은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지금 이 순간, 호텔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한가을이 떠올랐다.부모가 이혼한 한가을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존재였고, 그의 부모는 그런 그녀를 썩 좋아하지 않았다.‘내가 나타나지 않으면 부모가 한가을에게 화풀이를 하지 않을까?’드라이기 소리가 윙윙 울렸고, 서준영의 마음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머리를 다 말리자, 강나리는 소파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준영아, 우리 시간 별로 없어.”그녀가 몸을 기울여 입을 맞추려 했다.서준영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피했다.“준영아?”서준영의 생각은 분명했다.‘호텔로 가야 해.’그는 강나리를 밀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여기까지 하자. 한가을을 혼자 둘 수 없어.”강나리는 멍해졌다.서준영은 오히려 홀가분한 표정으로 휴대폰 전원을 켰다.읽지 않은 메시지가 너무 많아, 휴대폰이 몇 초간 작동하지 않았다.[형, 어디야?][장난하는 거 아니지? 너랑 한가을 어디야?][너 강나리랑 결혼 촬영했어?]...서준영은 머릿속이 터지는 듯하며 불안과 공포가 밀려왔다.그는 본능적으로 한가을의 메시지를 찾았다.하지만 없었다.어젯밤부터 지금까지, 한가을은 단 한 통의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그럴 리가 없는데...’서준영은 곧바로 전화를 걸었지만 한가을의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그때,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준영아, 결혼식 시작했어. 너희 어디야? 이렇게 중요한 날에 한가을이랑 장난치지 마. 한가을이 우리를 차단한 건 또 뭐야? 싸워도 때를 가려야지. 오늘 너희 안 오면, 우리 다 웃음거리 되는 거야.”서준영은 휴대폰을 제대로 쥐지도 못했다.“엄마, 한가을이 호텔에 없어요?”“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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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서준영은 움직이지 않았다.강나리가 그를 붙잡자, 그는 거칠게 뿌리쳤다.“필요 없어. 내가 결혼할 사람은 한가을뿐이야. 내가 찾을 거야.”“준영아?”강나리는 비틀거리며 겨우 서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서준영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밖으로 나갔다.강나리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마치 뺨을 세게 맞은 것 같았다.‘한가을뿐 이라고? 그럼 예전에 나와 결혼하고 싶다고 했던 말은 뭐였지?’이 결혼식은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그리고 그 시각, 한가을이 탄 비행기는 바다 건너편에 도착했다.마중 나온 동료 남유리가 그녀의 캐리어를 트렁크에 실었다.“한가을 씨가 쓴 기획안 몇 개 봤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진작 스카우트하고 싶었어요. 일만 아니었으면 예전에 거절했을 때 찾아갔을지도 몰라요. 결혼식은 언제예요? 일 때문에 미루면 안 되니까 일정 맞춰볼게요.”한가을은 웃었다.“오늘이요.”남유리는 순간 멈칫했다.“그건...”“걱정하지 말아요. 대신해 줄 사람이 있거든요. 저도, 그 사람도 서로 방해 안 해요.”잠시 후, 남유리가 이해했다.“집 털린 거예요?”“네, 안팎으로 다 털렸죠. 도둑은 막기 힘들더라고요.”남유리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럼 축하해야겠네요. 이제 완전히 끝났으니까 다시 털릴 일도 없잖아요.”한가을은 피식 웃었다.비행기 타기 전, 그녀는 결혼 카운트다운 달력을 쓰레기통에 버렸다.이 땅에 발을 디딘 순간, 서준영과의 5년은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모두 그곳에 남겨두었다.이젠 완전히 내려놓았다.서준영이라는 이름을 떠올려도 마음에 큰 파동이 일지 않았다.한가을은 휴대폰 전원을 켰다.계속해서 진동이 울렸다.[자기야, 어디야?][어디를 가도 널 찾을 수가 없어. 너무 걱정돼. 제발 전화 받아줘.][나 방금 엘리베이터에 갇혀서 신호가 안 잡혔어. 일부러 늦은 게 아니야.][내가 잘못했어. 어떻게 벌줘도 다 받을게. 나한테서 사라지지만 말아줘. 나 무서워.]한가을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만약 아직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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