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한 시간쯤 달려 도심을 벗어난 길은 생각보다 훨씬 더 한적했다. 차는 산 위를 조금 올라 멈춰 섰고, 도착한 곳은 카페라고 하기엔 너무 조용했고, 전망대라고 하기엔 낮고 작았다. 잔디 위로 나무들이 드문드문 늘어서 있었고, 그 사이로 작은 목제 테이블 하나가 그림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은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테이블 위를 둘러봤다.화이트 린넨 천 위에 놓인 유리병 속 라벤더, 머그잔 두 개.라탄 바구니 안에서는 뭔가 따뜻한 냄새가 은은하게 퍼지고 있었다.“이게… 이게 다 뭐야?”“짜잔! 점심 데이트, 백이현 버전.”하아, 방금까지 내내 운전만 해놓고 무슨 또 백이현 버전이야. 박 비서님 버전이겠지.“이런 것 좀 하지 마! 괜히 박 비서님이 고생하시잖아!”“강은하! 진짜 무드 없게 이럴 거야?”은하가 피식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무드는 개풀, 어젯밤이 진짜 무드였지.“알겠어. 알겠어.”“방금 너 앉을 때, 약간 CF 같았어.”“또 시작이다.”“예쁘니까 그러지.”은하는 시선을 피하듯 바구니 속을 들여다보았다. 박 비서님이 얼마나 세심한지 깨닫는 순간이었다.“와 샌드위치잖아? 고기도 들었네?”“그럼 뭐 풀만 먹을 줄 알았냐?”“오, 커피도 따뜻해.”은하의 손이 잔을 감쌌고, 산들바람이 둘 사이를 스치고 지나갔다.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문 은하가 오물오물 거리며 말을 이었다.“아, 맞다. 오늘 룸메이트 왔어.”“그래? 어떤 애 같은데?”“예쁘장해. 말도 조리 있게 잘 하고, 걔도 경영학과던데?”“몰라. 알게 뭐야.”“응?”“난 강은하밖에 안 보여. 그래도 룸메가 싸움은 잘 했으면 좋겠다.”“싸움?”"룸메면 되게 친해지잖아. 이왕이면 최약체보다는 싸움꾼이 더 낫지 않을까?"백이현 다운 어이없고 한심한 생각이었다. 살면서 주먹다짐을 할 일이 얼마나 있다고."뭐야? 지금 나는 최약체라는 뜻이야?""굳이 따지자면, 싸움꾼 쪽은 아니지.""그 주먹이 나한테 향하면?""걱정 마, 내가 열 배로 되갚아 줄 테니까."
집으로 돌아온 이현은 곧장 방으로 향했다. 보랏빛 커튼이 드리워진 작은 침대 위에 앉아 있으니, 아직 은하의 온기가 남아있는 것 같아 숨을 들이켰다.눈을 감으면 은하의 숨소리, 보드라운 살결, 그리고 오늘따라 온몸을 크게 떨어대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천장에 번지는 은은한 보랏빛 불빛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진짜 큰일 났다. 또 보고 싶네.”한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손가락은 진심을 담은 메시지를 꾹꾹 눌러담았다.[너 없는 공간은 너무 조용해. 라벤더 향기만 나.]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이 도착했다.[거긴 나랑 같이 들어가야 되거든? 당장 나와줄래?]“하, 진짜.”이제야 이현이 웃었다.얘는 왜 메시지 하나를 보내도, 이렇게 사랑스럽고 귀여운 거냐고.***은하는 아침 일찍 일어나 남은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라벤더 향이 나는 작은 디퓨저 하나를 책상 위에 올려놓자 어제 밤의 잔향이 아랫배를 간지럽혔다.'진짜 웃겨 백이현, 치이.' 노트북을 켜 학교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수업 계획표와 학사 일정을 확인하는 사이, 문득 방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안녕? 일찍 왔나 보다.”짧은 단발머리에 세련된 인상과 말투, 은근한 자신감이 풍기는 눈빛까지.아무래도 함께 방을 쓸 룸메이트 같았다.“으응. 안녕.”“어느 학과야? 난 경영학과 박수정 이라고 해.”“아, 나는 디자인 학과. 강은하.”“잘 부탁해.”“나도.”짧지만 깔끔한 첫 인사였다.수정은 곧 캐리어를 끌고 들어와 짐 정리를 시작했고, 은하는 조용히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경영학과? 백이현이랑 같은 학과네….’함께 지낼 룸메이트의 분위기, 그리고 내일부터 펼쳐질 캠퍼스 생활.모든 것이 새로웠고, 조금은 긴장됐지만 이상하게 설레는 감정도 함께 섞여 있었다.점심이 되자 핸드폰 진동음이 책상을 울렸다.이현이였다.“으응. 이제 일어났어?”“어이, 강은하 학생.”“푸흡. 으응.”“개강 전 데이트 할
또 다른 방 문이 열렸다.순식간에 밀려오는 익숙하고 강렬한 향기가 두 사람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라벤더?”이현이 고개를 끄덕였다.“추억의 향이잖아. 그리고 너를 처음으로 안았던 날, 네 목에서도 이 향이 났어.”온 세상이 라벤더 빛으로 물드는 것 같은 향. 은하는 이현의 품에 안긴 채 말없이 그 공간을 바라보았다. 보랏빛으로 물든 침대 주변은 연보랏빛 커튼으로 사방이 덮여 있었고, 조명까지 은은한 보랏빛을 내뿜고 있었다. 중간중간 놓인 향초 워머기, 그리고 곳곳에 놓여 있는 말린 라벤더 꽃잎들까지.이런 걸 다 언제 준비한 건지. 세상 사랑 받는 여자가 된 것만 같아 가슴이 몽글거렸다. “백이현….”“혹시 질리면 말해. 컨셉은 언제든지 바꿔줄 수 있어. 학교나, 감옥이나, 병원이나….”“야!”이현은 은하를 침대 위에 눕힌 뒤, 치명적인 눈빛을 장착했다.“그래서? 이 방에선 이길 수 있겠어?”은하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돌렸다.“나는… 너한테 지는 게 좋아.”이현의 입가에서 미소가 싹 사라지더니, 침대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은하의 손이 터져 나오는 숨을 막듯 입으로 향하자 이현은 그 손을 곧바로 붙잡았다.“참지 마.”“아… 안돼… 하…”그의 손에 붙잡힌 손은 그대로 머리 위로 밀려 올라갔다. “하읏.”은하의 몸이 크게 떨려왔다. 목에서 터진 날것 같은 소리에 이현의 눈이 깊게 젖어 들었다. 잠시 후, 요란했던 침대의 움직임이 뚝 멈췄다.사랑이었고, 본능이었고, 그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완전히 받아들이는 시간이었다.하지만 평소와 달리 은하의 몸이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너 괜찮아?”“하….”“강은하!”“….”제대로 된 대답도 없이 눈까지 풀린 모습에 이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왜 그래? 응? 어디 안 좋아?”“아니…너무 좋아서.”“아씨, 놀랐잖아!”은하가 겨우겨우 눈을 떴다.고통이 아니라 벅차서, 온몸을 채우는 감정이 너무 커서, 모든 걸 다 토해버린 눈망울이었다.“매번 좋았는데,
주방 안에는 된장찌개의 구수한 향이 녹진하게 퍼졌고, 고등어도 나름 노릇하게 구워졌다.은하가 젓가락을 들며 눈을 반짝였다.“생각보다 괜찮은데?”“진짜! 비주얼은 나름 볼만 해.”이현은 고등어를 찢어 잘 익은 살을 은하의 접시 위에 올려주었다.“많이 먹어.”“응. 너도.”그러다 된장찌개 안에 든 두부를 먹던 은하가 눈을 키웠다.세상에, 이렇게 맛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대박, 진짜 된장찌개 맛이야.""그럼 김치찌개 맛이 나겠냐고.""백이현, 너 요리 좀 한다?""푸흡."성공적인 저녁 식사가 끝나고, 두 사람은 말없이 식탁을 정리했다.식탁 위를 물티슈로 닦는 동안에도 기분 좋은 여운은 곳곳에 퍼져 있었다. 그리고 은하는 이현의 집 이곳저곳을 구경하기 시작했다.그러다 침실 안, 작은 협탁 테이블에 위에 놓인 그림 액자를 발견했다. 천천히 다가가 액자를 손에 들었다.요트에서 행복한 표정을 짓고 나란히 서 있는 자신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이거, 여기다 두기로 한 거야?”“응. 밤마다 보려고.”손끝이 액자 모서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그날 이후로, 우리 좀 달라진 것 같지 않아?”“응. 사랑이 확신이 됐지.”은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미소를 머금었다.가슴 안쪽이 화하게 따뜻해졌고, 눈물도 웃음도 아닌 감정이 울컥 치밀어올랐다.그래서 그저 속으로만 생각했다.‘네가 그렇게 말해버리면, 나는… 평생 널 떠나지 못할 것 같아.’한참을 생각에 잠겨있는 은하의 모습에, 이현이 등 뒤로 다가가 허리를 끌어안았다. “강은하, 기숙사 통금 몇시까지야?”“12시.”“지금 몇시게?”은하의 눈이 이현의 방 안에 놓인 시계로 향했다. “7시잖아!”“그러니까, 시간이 엄청나게 많다는 소리지.”“….”그대로 은하를 침대 위로 눕혔다.은하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눈을 감았다. 그는 한 손으로 은하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이마에 조심스레 입을 맞췄다.“하루 종일 엄청나게 안고 싶었다고.”“…나도.
[나와. 앞이야.]메시지를 확인한 은하는 편안한 트레이닝 원피스에, 운동화를 꿰어 신은 채 기숙사 문을 나섰다.그리고 차에서 내린 이현은 곧장 은하를 향해 다가갔다.붉게 달아오른 눈두덩을 본 이현의 마음이 편치 않았다.아무 말 없이 두 팔을 벌리자, 은하는 주저하지 않고 그의 품 안으로 쏙 들어갔다.“많이 울었어?”“응.”“강은하, 완전 애기네. 애기.”“몰라. 그냥 엄청나게 낯설고… 꼭 혼자가 된 기분이야.”커다란 손이 등허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렸다.“혼자 아니야. 나 있잖아.”“…응. 다행이야 정말.”“차에 있을테니까 짐 정리하고 나와. 저녁 먹으러 가자. 응?”“알겠어. 근데 좀 오래 걸릴 것 같은데….”“괜찮으니까 천천히 해.”***한편,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우주에게는 익숙한 공기와 정적이 동시에 밀려왔다. 소파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말없이 왼손으로 눈가를 훔쳤다.“아, 진짜… 주책 맞게 왜 이러냐.”흐르는 눈물을 고스란히 쏟아냈다. 어차피 혼자니까. 누구에게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으니까. 홀로서기를 한 동생이 어른이 된 순간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기숙사 안,작은 공간 한 쪽은 이제 은하의 물건들로 온전히 채워졌고, 아직은 낯설지만 조금씩 살아갈 공간이라는 실감이 들기 시작했다. 문을 닫고 나서며, 은하는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보았다.‘앞으로 잘 지내보자.’건물 앞에는 이현이 차에 기대 서 있었다."백이현!"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는 그 눈빛에는 언제나처럼 든든한 안심과 기다림이 담겨 있었다.“끝났어?”“응.”“가자.”은하는 가볍게 숨을 내쉬며 조수석에 올라탔다. 이제야 좀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너는? 짐 정리 다 했어?”“어제 다 끝냈지.”“집은 어때? 괜찮아?”“궁금해?”“당연하지.”“아 안되는데, 한 번 들어오면 못나가는데.”“……또 시작이지?”응, 또 시작이야. 아니, 사실은 끝났던 적이 없어.“저녁은 집에서
은하는 우주와 함께 기숙사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사기 위해 집을 나섰다. 동네 마트부터 생활용품점까지, 메모장에 적어둔 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며 조금씩 집을 떠난다는 사실이 실감나기 시작했다.우주는 말은 많지 않았지만, 은하가 무거운 물건을 고르거나 망설일 때마다 먼저 손을 뻗거나 괜히 다른 브랜드를 권하며 곁을 지켰다.“기숙사 생활, 정말 괜찮겠어?”“응. 기대 되기도 하고.”“그래도 자취보단 기숙사 생활이 오빠 마음이 편해.”“알아.”“언제든 답답하거나 불편하면 오빠한테 꼭 이야기해. 알겠지?”“응. 오빠.”***이현 역시 홀로 살아갈 공간에 이것 저것 가구들을 꾸리고 짐을 정리하기 바빴다. 거실엔 아직 정리되지 않은 박스들이 널려 있었다. 혼자 살기엔 꽤나 넓은 아파트. 이 역시도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누릴 수 없는 것들이겠지.어릴 때부터 제공 받았던 기준이 다른 사람들과는 많이도 달랐다는 걸 이제서야 제대로 실감하고 있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진짜 어른이 되려면, 아버지 도움 없이도 모든 걸 해내야겠지.’창밖에는 한창 꽃을 피우기 직전의 가로수들이 줄지어 있었고, 그 풍경은 지금의 마음과 많이도 닮아 있었다.무언가 이제 막 피어나려는 시점. 막 움트기 시작한 감정과 결심. 여전히 부족할지 몰라도, 언젠가 '내가 꾸려온 인생'이라 말할 수 있는 날을 막 걷기 시작한 것이다.짐 정리가 어느정도 끝난 뒤, 침대 옆에는 은하가 선물한 그림 액자를 조심스레 올려 놓았다.지난 날 요트에서의 행복했던 순간이 떠올라, 그의 마음을 다시 한번 간지럽혔다. '보고싶어 미치겠네.'***떠나기 전날 저녁.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봄의 끝자락은 유난히 낯익고 정겨웠다.식탁 위엔 언제나처럼 보글보글 끓고 있는 찌개 냄비와 정갈하게 놓인 따뜻한 밥그릇이 놓여있었다.은하는 괜스레 마음이 내려앉았다.항상 넷이서 둘러 앉아 시끌벅적하게 웃고 떠들던 그 자리에 이제는 셋이 앉아 있었고, 앞으로는 오빠 혼자 앉아 식사를 하는 날이
잔뜩 인상을 찌푸린 이현이 투덜거렸다.“뭐야, 너는 왜 또 여기 앉아?”“자리가 남길래.”태하는 담담하게 국을 떠먹었다. 태도는 가벼워 보였지만, 그 속에는 '적당히좀 해라' 라는 의미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갑작스러운 태하의 착석에 은하와 민희 역시 적지 않게 놀란 듯 했다.모두가 퍽 어이없는 상황, 이현이 은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야 전학생.”“…….”“넌 좋겠다. 정태하가 매번 나서서 도와주네?”도발적인 말이 떨어지고, 은하보다 태하가 먼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백이현.”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그
“어제 그 말, 생각해 봤는데 말이야.”“뭐?”“유치하다는 말, 굉장히 거슬리더라고?”순간, 주변 학생들의 웅성거림이 살짝 커졌다. 몇몇 학생들이 흘끔거리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현은 그런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분위기를 즐기는 듯 팔짱을 끼고 흥미로운 표정으로 은하를 지켜보았다.은하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와, 볼수록 웃기는 애네. 이거.”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현의 표정에서 장난기가 싹 사라진 느낌이 들었다. 주변 학생들 사이에서도 점점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은하는
그렇게 은하의 첫 등교는 큰 문제 없이 지나갔다. 약간의 불편한 상황은 생겼지만 그건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마지막 수업이 끝나자 은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검은색 차 한 대. 오빠, 우주였다.“끝났어?”하루 종일 바쁜 일정이었을텐데도, 우주는 은하의 첫 등교가 궁금한 탓에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다.은하는 생각지도 못했던 오빠의 마중에 조금 놀란 듯 했지만, 이내 조용히 끄덕이며 조수석에 올랐다.계절과 다르게 차 안은 따뜻했다. 차창 밖으로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다.“오늘, 학교는
태하는 별다른 감정을 담지 않은 얼굴로, 동시에 확고한 분위기를 풍기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리고 이현과 은하 사이에 정확하게 멈춰 섰다. 시선은 은하를 먼저 스쳤다. 짧고도 묘한 무게감이 담긴 눈빛은 곧장 이현을 향해 차갑게 바뀌어갔다.“그만 좀 해.”짧은 정적이 흘렀다. 이현은 태하를 바라보더니,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어어, 밥이나 먹으러 가자.”한쪽 입술을 비틀며 지어 올리는 미소, 아직도 벽에 기댄 채 잔뜩 긴장하고 있는 학생의 얼굴은 이미 창백했다. 이현은 피곤하다는 듯 한숨을 쉬며 손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