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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9화

Penulis: 임공
“자기야...”

“세워, 차 세워!!”

진아는 더는 지하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없었다. 온몸이 오직 차에서 내려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가득했다.

그녀는 급하게 문 손잡이를 잡았다. 놀랍게도 문이 잠겨 있지 않았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 문을 밀어젖히고 그대로 몸을 밖으로 던졌다.

“안 돼!”

지하의 목소리가 절규처럼 터져 나왔다.

그는 손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눈앞에서 진아의 몸이 가볍게 튕겨 나가듯 바닥으로 굴렀다.

충격과 마찰이 한꺼번에 몰려오자, 진아의 온몸이 절망적으로 뒤틀렸다.

“읏...”

짧은 신음이 새어 나오고, 진아는 곧 의식이 끊겼다.

“멈춰! 지금 당장 멈춰!”

“예, 도련님!”

운전석에서 브레이크가 급히 밟히며, 타이어가 도로를 긁는 소리가 날카롭게 퍼졌다.

“자기야!”

차가 완전히 서기도 전에 지하는 이미 뛰어내려 달려갔다. 바닥에 쓰러진 그녀를 품에 안았다.

“여보...”

그러나 진아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가벼운 인형처럼, 힘없이 지하의 품에 안겨 있었다.

그 순간 지하의 심장은 산산이 갈라지는 듯했다.

‘임진아...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어?’

‘정말 목숨까지 버리면서 날 떠나고 싶은 거야?’

“도련님...”

뒤따라온 재명이 급히 달려왔다.

숨을 고르며 상황을 확인한 그는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어서 병원으로 모셔야 합니다.”

지하는 대답 대신 그녀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재명.”

“예, 도련님.”

“저 운전기사... 당장 내보내.”

“예?”

재명은 잠시 얼어붙었다.

“차 문을 잠그지도 않았잖아. 필요 없어. 바로 정리해.”

“알겠습니다, 도련님.”

운전기사는 변명조차 하지 못했다. 진아가 뛰어내린 원인을 만든 셈이었으니, 지하의 성격상 단순한 해고로 끝난 건 그나마 온건한 처분이었다.

...

진아의 부상은 가볍다고 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치명적이지도 않았다.

머리를 부딪히며 가벼운 뇌진탕이 있었고, 온몸에 크고 작은 찰과상이 남았다.

왼쪽 다리는 골절에 가까운 균열이 있었고, 골반에도 손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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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서 이틀을 보낸 끝에, 진아는 퇴원했다.그동안 지하는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고 진아 곁을 지켰다. 낮에는 진아가 링거 치료를 받는 동안 재명과 함께 업무를 처리했고, 밤에는 간병인을 두지 않고 직접 곁에서 지냈다.지하의 체력은 원래 좋은 편이었지만, 병원이라는 곳은 밤낮이 뒤바뀌고 의사나 간호사가 수시로 들락거려 쉬는 시간이 자꾸 잘려 나갔다.불과 이틀이었지만, 결국 지하도 피로가 묻어났다.집으로 돌아와 마크힐스에 도착했을 때, 지하는 진아를 침대에 눕히고서 길게 숨을 내쉬었다.“됐다.”그는 진아의 머리칼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말했다.“역시 집이 제일 편해. 뭐든 하기 좋고, 너도 푹 쉴 수 있고.”진아는 지하를 바라보며, 씩 웃지도 않은 웃음을 흘렸다.“당신은 좀 쉴 수 있겠지.”지하는 순간 멈칫했지만 이내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그 말도 맞네.”“왜?”진아는 옆눈으로 지하를 흘기며 말했다.“고작 이틀인데, 지겨워졌어?”‘지겨워졌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야 더는 날 돌보지 않고, 놓아주겠지.’지하는 난감한 듯 고개를 저었다.“내가 언제 지겹다고 했어? 내가 그런 것 같아 보여? 난 전혀 안 지겨워. 오히려 네 곁에 있는 게 좋아. 널 돌보는 게 좋단 말이야.”그 말에 진아는 힘이 빠졌다. 눈을 가늘게 뜨고, 말투도 매섭게 바뀌었다.“부 대표님, 의외네요. M 기질이 있으셨나 봐.”“뭐라고?”지하는 못 알아듣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런 용어엔 익숙하지 않았다.“그게 무슨 뜻이야?”‘됐어, 말해봤자 소용없네.’진아는 대충 얼버무렸다.“칭찬한 거야. 당신은 돌보는 데 선수시잖아.”“그래?”지하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며 기분 좋은 듯 미소를 지었다. 그는 몸을 기울여 진아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속삭였다.“네가 만족한다니 다행이네.”그러곤 말을 이었다.“잠깐 회사에 다녀와야 해. 점심은 같이 못 먹을 것 같아. 대신 저녁엔 최대한 일찍 들어올게.”진아가 연달아 병원에 있었던 터라, 회사는 이미 일이 쌓여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23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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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229화

    “급할 거 없어.”지하는 더없이 다정한 얼굴로 웃었다.“좋은 일은 늦어도 괜찮잖아. 조금만 더 기다려. 내가 도망이라도 가겠어? 결국은 네 거지.”‘허. 말은 잘도 하지.’진아는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사실을 몰랐다면, 이 다정한 가면에 속아 넘어갔겠지.’“아무 생각하지 마.”지하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눈길이었다.“몸부터 제대로 회복해야지. 그래야 내가 너희 집에 가서 장인어른, 장모님께 진심으로 허락을 구할 거 아냐.”그러다 문득 떠오른 듯 물었다.“근데, 도대체 왜 갑자기 배가 아픈 거야? 아픈 데는 다 원인이 있잖아. 아까 의사도 묻는데 내가 대답을 못 했어. 오늘 내가 늦게 와서 저녁을 잘못 챙겨 먹은 거야?”“아니야.”진아는 고개를 저으며 시선을 피했다.“하루 세 끼 다 이모님이 챙겨주는데, 뭘 걱정하겠어.”“이상하네...”지하는 중얼거렸다.“이상할 게 뭐 있어?”진아는 얼른 끼어들며 말을 잘랐다.“사람이 살다 보면 갑자기 면역력이 뚝 떨어질 때도 있어. 원인도 없이. 그런 거겠지.”그러면서 링거줄을 올려다봤다.“이거 거의 다 됐네. 간호사 불러서 갈아 달라고 해.”“그래.”지하는 그녀의 손을 놓고 일어나 간호사를 찾으러 나갔다.진아는 안도의 숨을 길게 내쉬었고, 눈빛은 점점 냉랭해졌다.‘어쨌든 내일 일은 피했어. 나머진... 나중에 생각하자.’...다음 날 아침.지하는 잠시 마크힐스에 들렀다.진아는 당분간 죽만 먹어야 했다. 전날, 진아가 흰쌀 죽이 먹고 싶다고 했고, 의사에게도 묽게 끓이면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 지하는 미리 하순자에게 전화를 걸어 준비해 달라 부탁했다. 또 진아가 입원 중 필요한 생활용품도 챙기려 했다.“이모님, 준비 다 됐죠?”“예, 다 해놨습니다.”하순자의 목소리는 잔뜩 작아져 있었다.진아가 배가 아파 입원했다는 소식에, 게다가 장천공 직전까지 갔다는 말에 하순자는 간이 철렁 내려앉았다.‘병은 입으로 들어온다’ 는데, 그동안 진아의 식사는 그녀가 책임졌으니까.“주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228화

    “정말 그래?”지하는 손바닥을 입술 앞에 대고 ‘후’ 하고 숨을 불었다.“아닌데? 조금밖에 안 마셨는데. 그래도 싫다니까... 씻고 올게. 깨끗하게 하고 다시 와서...”그는 손끝으로 진아의 입술을 스치며 장난스럽게 속삭였다.“임 박사님 모시러 올게.”진아는 눈을 치켜뜨며 노려봤고, 지하는 웃음을 삼킨 채 욕실로 들어갔다....깊은 밤.지하는 품 안에서 꿈틀대는 움직임에 잠이 깼다.“자기야?”팔에 안겨 있던 진아가 몸을 심하게 뒤척이며 낮게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지하는 급히 핸드폰을 더듬어 불을 켰다.불빛 아래 드러난 진아의 얼굴은 창백했고, 이마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몸은 활처럼 웅크려져 있었다.“자기야!”지하는 놀라서 그녀의 어깨를 흔들었다.“어디 아파? 무슨 일이야?”“배... 배가...”진아는 아랫배를 움켜쥔 채 고통스러운 목소리를 냈다.“배가 너무 아파...”“어떡하면 돼? 내가 뭘 해줘야 해?”“화장실...”“알았어!”지하는 곧장 그녀를 안아 화장실로 데려갔다. 허리춤에 손을 대려는 순간, 진아가 힘겹게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나... 내가... 할게...”“무슨 소리야!”지하는 굳은 표정으로 단호히 잘라냈다.“지금 서 있기조차 힘들잖아. 손도 떨리고... 어떻게 혼자 해?”잠시 후, 진아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자, 지하는 목소리를 낮췄다.“우리 곧 결혼하잖아. 나한텐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알았지?”진아는 고개를 흔들며 끝내 거부했지만, 이미 몸을 가눌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시연 말 들을 걸... 약을 너무 많이 먹었어... 장기가 죄다 꼬여버린 것 같아...’극심한 통증에 눈앞이 아득해진 진아는 결국 눈을 감고 지하에게 몸을 맡겼다.잠시 후, 화장실을 나왔을 때 진아는 거의 힘이 빠져 지하 품에 늘어져 있었다. 전신이 얼어붙은 듯 차갑고, 시야는 점점 흐려졌다.“안 돼!”지하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손끝에서 떨림이 느껴졌다.“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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