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하도진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차를 골목 안으로 틀었다.민하윤은 의아한 표정으로 옆을 돌아봤다. 반사적으로 수어를 하려던 순간이었다.찰칵.하도진이 한 손으로 안전벨트를 풀더니 그대로 몸을 기울여 민하윤의 입술을 덮쳤다.하도진은 지금처럼 다급했던 적이 없었다. 쏟아지듯 입맞춤이 이어지자 민하윤은 숨이 막히는 듯 답답해졌다. 본능적으로 하도진의 어깨를 밀어 보았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다.키스는 유난히 길었다.하도진은 민하윤의 입술에서 생초콜릿 민트의 달콤한 향을 느꼈고 조금씩 더 깊이 파고들었다.종이컵 속의 아이스크림이 완전히 녹아 물이 될 때쯤에야 하도진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겨우 운전석으로 돌아갔다.하도진의 눈가에는 물기가 어렸다. 눅눅한 장마철처럼 설명하기 어려운 씁쓸함이 얼굴에 번졌다.“하윤아, 넌 내가 보고 싶었다는 말도 안 하네...”하도진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엉켜 있는 마음을 민하윤의 앞에 그대로 펼쳐 놓았다.민하윤은 얼굴이 빨개진 채 눈을 한 번 깜빡였다.그제야 하도진의 마음속에 젖어 있던 말 못 할 외로움을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민하윤은 원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했다.예전에 하도진의 차갑다가 다정했다가 하는 태도에 여러 번 상처를 받은 뒤로는 다시는 먼저 한 걸음 내디딜 용기가 나지 않았다.민하윤은 손을 들어 하도진을 살짝 건드렸다.그리고 천천히 수어를 했다.[살이 빠졌네요.]하도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참 우스운 일이었다. 민하윤이 손가락 몇 번 움직였을 뿐인데 온종일 눌러앉아 있던 먹구름 같은 기분이 순식간에 걷혀 버렸기 때문이다.하도진은 먼저 지고 들어가듯 손을 뻗어 민하윤의 볼을 두 손가락으로 가볍게 집었다.“나는 살이 빠졌는데 넌 오히려 좀 붙은 것 같네. 내가 집에 없으니까 혼자 아주 잘 지냈는가 보지?”민하윤은 반사적으로 손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조수석 쪽 거울을 끌어당겨 이쪽저쪽 살폈다.‘정말 살이 붙었나?’체중이 예전보다 늘긴 했다.배 속에는 이제 넉 달 된 아이가 자라고
하도진은 손목시계를 힐끗 봤다.밤 9시 25분이었다.민하윤은 완전히 자기 세상에 빠져 있었다.길을 천천히 걸으면서도 커다란 컵에 든 아이스크림을 두 손으로 들고 스푼으로 떠먹느라 여념이 없었다.그때 가방 안 휴대폰이 진동했다.민하윤은 한 손을 겨우 빼서 휴대폰을 꺼냈고 화면을 확인하는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민하윤은 대략 3초쯤 망설이다가 곧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그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입력창에 메시지를 쳤다.[야근 중이에요.]차 안에 앉아 있던 하도진은 새로 뜬 메시지를 보고 미간을 한 번 찌푸렸다.그러고는 차갑게 웃던 하도진은 다시 시동을 걸었다.민하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천천히 차를 몰았다.정말 답답했다.‘바보 같은 여자 같으니라고... 밖에 나왔는데 경계심이라는 것도 없어? 낯선 차가 이렇게 오랫동안 뒤를 밟고 있는데도 눈치 하나 못 채다니.’하도진은 마음속에서 이유 모를 짜증이 불쑥 치밀어 올랐다.조수석 창문을 내리고 경적을 짧고 날카롭게 두 번 눌렀다.민하윤은 의아한 얼굴로 소리가 난 쪽을 돌아봤다가 그대로 시선이 마주쳤다.날카로운 눈썹, 길게 올라간 눈꼬리, 깊고 검은 눈을 가진 하도진이었다.‘도진 씨가 왜 벌써 돌아온 거지?’민하윤은 그대로 굳어 버렸고 순간 아무 반응도 하지 못했다.스푼에 떠 놓은 아이스크림이 녹아서 손등을 타고 흘러내릴 때까지도 멍하니 서 있었다.하도진은 민하윤을 차갑게 한 번 훑어보더니 입가에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어이구, 회의가 아주 빨리 끝났나 보네?”민하윤은 그대로 멍하니 서 있다가 괜히 뜨끔해서 고개를 홱 돌려 버렸다.“아이스크림은 맛있어?”민하윤은 억지로 웃어 보였다.그 표정은 웃음이라기보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에 가까웠다.하도진은 조금 어이가 없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이스크림을 신나게 퍼먹으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까지 해 놓고는 지금 와서 저런 얼굴이라니...’“뭐 하는 거야? 빨리 타.”하도진은 결국 마음이 약해져서
두 사람은 훠궈를 먹고 바로 헤어졌다. 백누리는 밤샘 촬영이 하나 더 남아 있다며 운전기사에게 민하윤을 집까지 데려다주라고 했다.민하윤은 굳이 사양하지 않았다. 하지만 차가 외곽 순환도로 교차로쯤에 이르자 민하윤은 운전기사에게 길가에 세워 달라고 했다.민하윤은 혼자 천천히 길가를 따라 걸었다.7월의 명원시는 한여름이라 낮에는 숨이 턱 막힐 만큼 더웠기에 사무실 에어컨을 가장 낮게 내리고 싶을 정도였다.그래도 여름밤의 바람은 제법 선선했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시원해 한참 걷다 보니 콧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민하윤은 데어리 퀸 앞에서 결국 발길을 멈췄다.산부인과 검진을 갔을 때도 일부러 의사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임신한 뒤로 왜 이렇게 몸에 열이 많아졌는지 밤마다 더워서 잠을 못 자고 일어나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 먹게 된다고 말했다.민하윤은 혹시라도 뱃속 아이에게 안 좋은 건 아닐까 불안해서 같은 질문을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사립 병원의 의사는 무척 친절했다.이런저런 검사를 다 해 본 뒤 웃으며 호르몬 변화와 대사 속도가 빨라져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해 줬다.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민하윤에게 찬 음식은 너무 많이 먹지 말라고 당부했다.민하윤은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서 무슨 맛 아이스크림을 살지 고민했다.그러는 동안 길가에 차 한 대가 멈춰 선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붉은 미등만 켠 검은 차체는 밤 어둠 속에 거의 묻혀 있었다.가로등 불빛이 앞 유리에 둥글게 번지며 운전석에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을 흐릿하게 가리고 있었다.하도진은 한 손으로 핸들을 짚은 채, 턱에 푸른 수염 자국이 어른거리는 얼굴로 한 곳만 바라보고 있었다.두 달 내내 그리워하던 여자가 바로 거기 있었다.정말 두 달 만이었다.하도진은 두 달 동안 서북 프로젝트를 따라다니며 밤낮 없이 엔지니어들과 함께 사막을 누비고 현장 데이터를 직접 확인했다. 명원시의 정부 쪽과도 수시로 연락을 맞춰야 했다.무엇보다 그 두 달 동안, 하도진을 진
일도, 양아버지 문제도 그 외의 모든 현실적인 일들은 쉽게 정리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민하윤은 마음속으로 수없이 많은 핑계를 만들어 냈다.그런데 끝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민하윤은 어쩌면 지금 이대로 지내는 것도 아주 나쁘지는 않다고 자신도 흔들리고 있었다.민하윤이 하도진의 곁을 떠나고 싶었던 이유는 하도진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그리고 자신이 하도진과 고은율 사이를 가로막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민하윤은 오히려 하도진을 떠나야겠다는 마음을 더 굳혔다.민하윤은 아이를 사랑이라고는 전혀 없는 답답한 집안에서 태어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아이 때문에 이미 행복하지도 않은 결혼을 억지로 붙들어 두고 싶지도 않았다.하지만 하도진은 분명 자기 입으로 민하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두 사람의 관계도 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모든 일이 조금씩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다.그래서 민하윤의 마음도 자꾸 흔들렸다.임형섭이 던진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한 이유도 바로 그것이었다.그나마 다행인 건, 하도진이 명원시에 없었다는 점이었다.민하윤에게는 그게 숨을 돌릴 틈처럼 느껴졌다.하도진은 두 달 내내 외지 출장을 돌고 있었다.하도진은 주해에서 정부 협력 프로젝트를 들고 돌아왔다. 원래는 주씨 가문과 함께 진행하기로 했던 일이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주씨 쪽에서 중간에 빠져버렸다.프로젝트 부지는 서북 지역이었고 그쪽은 지형도 까다롭고 환경도 특수했다.에스티 그룹은 정밀 알고리즘 엔지니어 300명에 클라우드 기술 분야 개발자 100여 명까지 따로 보냈다.프로젝트 전체가 철저한 비밀 유지 아래 진행됐지만 동시에 위성 발사 기지와 우주항공 도시 관광 사업과도 얽혀 있었다.여름 휴가철 성수기가 시작되자 보안 프로젝트는 계속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한 달 반 동안 거의 진척이 없자 하도진은 아예 직접 서북 지역으로 가서 현장을 챙기고 있었다.민하윤 쪽도 한가하지 않았다.최
돌아오는 길, 하도진은 차 좌석에 기대 눈을 감은 채 쉬고 있었고 두 사람은 차 안에서 내내 말이 없었다. 민하윤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바닥에 수북이 쌓인 벚꽃잎이 차가 빠르게 스쳐 지나갈 때마다 잠깐씩 허공으로 흩날렸다.하도진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하도진 친구들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민하윤은 원래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를 잘 보내지 못했다. 그곳에서 민하윤의 수어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하도진뿐이었다.사람들은 주식 이야기, 투자 이야기, 정책 흐름 이야기를 끊임없이 주고받았다. 민하윤도 대학에서 경영 관련 과목을 들은 적은 있었지만 교과서로 배운 지식은 어디까지나 얕았다. 그들이 실제 자금을 굴리며 시장에서 체득한 느낌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결국 민하윤은 대부분의 시간을 구석에 앉아 잣을 까며 보냈다. 휴지 위에 껍데기가 작은 산처럼 쌓이고 나서야 하도진이 술기운이 오른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민하윤은 뒤에서 붉은 테일램프를 밝힌 차가 멀어지는 걸 끝까지 바라보다가 다시 몸을 돌려 마당 쪽 철문을 열었다. 그리고 술 냄새를 잔뜩 풍기며 다가오는 하도진에게 조용히 길을 내줬다.하도진은 피식 웃었다.두 손을 민하윤의 어깨 위에 올린 채, 반짝이는 두 눈으로 민하윤을 내려다봤다. 밤바람이 살짝 불어오자 그나마 얼굴에 오른 취기가 조금 가셨다.“이상하게 실감이 안 나.”하도진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훨씬 낮고 느렸다.“너무 행복해서 이게 다 꿈일까 봐 무서워. 눈을 뜨면 또 네가 차갑게 굴고, 나 가까이 못 오게 할까 봐...”입술을 다문 채 괜히 시선을 내린 민하윤은 괜히 찔렸다.“하윤아, 이제는 너무 늦었어.”하도진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민하윤 쪽으로 기대어 왔다. 턱이 민하윤 어깨 위에 닿고 목울대가 민하윤의 쇄골 근처에서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하도진의 목소리는 점점 더 낮아졌고 긴 속눈썹 아래로 그림자가 드리웠다.하도진은 작고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나 아무래도 널 사랑하게 된 것 같아.”민
노래가 끝나자 룸 안에는 우레 같은 박수가 터졌다. 술에 잔뜩 취한 진호영은 산에서 내려온 원숭이처럼 소리를 질러 대며 정신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고은율은 감정을 간신히 추스른 뒤, 문을 밀고 들어왔다.그 순간, 룸 안이 조용해졌다. 민하윤은 얼굴에 걸려 있던 웃음을 천천히 거두고 말없이 두 사람을 바라봤다.“누나!”진호영은 눈이 풀린 채 마이크를 들고 있다가 거의 억지로 고은율의 손에 쥐여 줬다.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들도 일제히 숨을 들이켰다. 구준오는 못마땅한 눈빛으로 송지훈을 흘겨봤다.그러자 송지훈은 억울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잠깐 한눈판 사이에 술에 취한 진호영이 또 사고를 쳤다.하도진은 입술을 다문 채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비켜 주려는 뜻도 있었고 민하윤 앞에서 굳이 전 여자 친구인 고은율과 더 얽히고 싶지도 않았다.그런데 진호영이 재빨리 하도진 팔을 붙잡았다.“잠깐만... 형이랑 은율 누나는 예전에 맨날 같이 듀엣 곡을 불렀잖아. 그 노래 뭐였더라? 모일 때마다 형이랑 누나가 꼭 불렀던 그 노래 말이야.”그 말에 하도진의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진호영, 너 취했어.”하도진의 한마디에는 분명한 경고가 담겨 있었지만 이미 술에 취한 진호영에게는 아무 소용도 없었다.“에이, 그러지 마.”진호영은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소처럼 하도진의 팔을 마구 끌어당겼다. 목소리에는 어느새 울먹임까지 섞였다.“형, 우리 진짜 너무 오랜만에 모였잖아. 요즘 형은 우리랑도 안 어울리려고 하잖아. 예전에 매년 한 번씩 가자고 했던 여행도 누나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그냥 흐지부지됐잖아.”진호영은 술기운을 빌려 마음속에 있던 말을 쏟아냈고 감정은 점점 더 격해졌다.“우리 어릴 때부터 같이 큰 사이잖아. 형이랑 은율 누나가 헤어졌다고 해서 이제 친구도 못 하는 사이가 된 거야?”고은율은 이미 고개를 돌렸지만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고 코끝을 훌쩍이며 목이 메었다.송지훈은 맞은편에 앉아 있는 민하윤
민하윤은 그런 노골적인 질문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하도진에게서 벗어나 침대에서 일어났다.“뭐가 그렇게 급해?”하도진은 팔짱을 끼고서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민하윤을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손을 들어 자신의 옆을 톡톡 쳤다.“나 피곤하니까 나랑 조금만 더 같이 자자.”민하윤은 매서운 눈빛으로 하도진을 노려본 뒤 메모장을 켜서 글을 적었다.[오늘은 중요한 날이에요. 집안 어른들께서 기다리게 할 수는 없어요.]제사는 하씨 가문처럼 대단한 가문에 있어서는 아주 중요한 일이었고 젊은 세대인 그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 제사 준비를
소피아는 비명을 지르며 빠르게 김옥자의 뒤로 숨었다.“고은율 귀국했어?”김옥자는 미소를 거두며 하도진을 바라보았다.“걔는 너무 교활하고 못됐어. 앞으로는 연락하지 마.”하도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티 나지 않게 옆에 있던 민하윤을 힐끗 바라보았다. 민하윤은 여전히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표정이었다.저녁을 먹은 뒤 그들은 르네 별장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 내내 민하윤은 일부러 하도진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계속 창밖을 바라보았다.“에스티 산하의 엔터에서 파티를 할 예정인데 갈래?”하도진이 넥타이를 잡아당겨 소파 위로 던지면
민하윤은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여러 차례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며 대화창을 열었다. 그들의 대화는 아주 오래전에 멈춰 있었다.민하윤은 문자로 하도진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을 용기가 없어 대화창을 끄고 인터넷으로 에스티와 관련된 최신 기사를 검색했다.포털사이트의 인기 기사 중 하나가 민하윤의 이목을 끌었다.[피아니스트 고은율, 소속사의 파렴치한 행위를 폭로하며 에스티 대표 폭행 사건 해명.]민하윤은 서둘러 검색어를 클릭했고 이내 고은율이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게 되었다. 고은율은 당시 상황을 정리해서 올렸다.고
7년. 한 사람의 인생에 7년이 몇 번이나 있겠는가?그들은 서로의 가장 젊고 순수했던 7년을 함께했다.민하윤은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특히 고은율이 하도진과 며칠 전 만났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질투와 서운함을 느꼈다.그날 밤 하도진에게 전화를 건 여자는 고은율이 맞았다. 그래서 그렇게 단호히 민하윤을 떠나간 것이다.‘전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갔던 거구나.’게다가 그녀와 밤새 있었다.민하윤은 쓴웃음을 지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콩국을 휘휘 저었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귀를 쫑긋 세우고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다.“난 네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