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임형섭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민하윤의 손끝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는 걸 봤다. 그러자 임형섭은 순식간에 온몸이 굳었다.임형섭은 조심스럽게 민하윤을 불렀다.“하윤아.”차가운 수액이 핏줄을 타고 민하윤의 몸속으로 흘러들자, 왼팔에는 묘하게 설명하기 힘든 통증이 느껴졌다.민하윤은 입술을 살짝 달싹이며 힘겹게 눈을 떴다. 그리고 임형섭의 긴장과 걱정이 가득한 시선과 마주쳤다.“하윤아, 어디 불편한 데 또 있어?”임형섭은 벌떡 일어나 민하윤의 손을 덥석 잡았다. 얼굴에는 초조함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민하윤은 새하얀 병실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 그러고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맞잡힌 두 사람의 손으로 내려갔다. 민하윤은 아무렇지 않은 척 손을 천천히 빼냈다.임형섭은 숨을 깊게 들이켠 뒤 재빨리 고개를 돌려 눈가를 손끝으로 훔쳤다.‘왜 쓰러진 걸까? 단순한 저혈당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최근 민하윤에게는 감기나 몸살 같은 증상은 전혀 없었다. 굳이 몸이 불편했던 걸 꼽자면 생리 날짜가 다가오면서 아랫배가 찌르듯 아팠고 그때마다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는 것뿐이었다.그런데 임형섭의 반응은 유난히 심상치 않았다. 설마 자신이 큰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불길한 생각까지 들었다.민하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힘겹게 손을 들어 수어를 했다.[제가 왜 병원에 있는 건 가요?]임형섭은 주먹을 천천히 말아 쥐었다. 그러고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꺼냈다.“하윤아, 축하해. 네가 엄마가 될 거래.”민하윤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민하윤은 고운 눈썹을 찌푸린 채 입술을 달싹였지만 역시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진짜야. 지금 3주 됐어.”임형섭은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주먹을 꽉 쥔 손등에는 핏줄이 선명하게 불거져 있었다. 얼굴도 핏기 없이 창백했다.“의사 말로는 네가 감정 기복이 너무 컸고 오랫동안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서 실신한 거래. 그리고... 유산 조짐도 조금 보인다고 했어.”유산 조짐이
“91, 55, 80.”하도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의 반사적으로 답을 내뱉었다.동시에 고은율이 미리 적어 둔 수치도 대형 화면에 그대로 떠올랐다.민하윤은 걸음을 멈췄고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민하윤은 끝내 뒤돌아보지 않았지만 사회자의 달콤한 목소리는 또렷하게 귀에 꽂혔다.“정답과 완전히 일치하네요.”그 순간, 민하윤은 아랫배가 뒤틀리듯 아팠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민하윤은 본능적으로 옆에 있던 문을 짚고 천천히 주저앉았다. 한참을 버티다가 통증이 눈앞을 까맣게 덮치는 순간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의식이 끊기기 직전, 민하윤의 시선에 임형섭이 들어왔다.임형섭은 얼굴을 굳힌 채 다급하게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었고 입은 계속 민하윤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하도진은 전화를 끊고 맞은편에서 이 상황을 흥미롭게 구경하던 주민혁을 차갑게 노려봤다.“고은율이 나한테 전화할 거라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주민혁은 느긋하게 웃었다.“고은율은 몸매가 진짜 좋더라. 얼굴은 또 그렇게 청순하게 생겨서 더 의외였어.”하도진은 순간 말을 멈췄다.그러다가 무언가 번쩍 스치듯 떠오르자 벌떡 일어섰다.“아니야. 이건 처음부터 전부 네가 짠 판이었구나. 이성 친구한테 전화하는 것도 무슨 질문이 나갈지도 다 미리 정해 둔 거지.”주민혁은 어깨를 으쓱했다.“그래도 고은율이 헛수고하게 만들지는 않았네.”하도진은 피가 머리끝까지 치솟는 기분이었다.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에야 간신히 멘탈을 잡았다.하도진은 그대로 문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섰다.하도진이 따지듯 고은율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촬영장에서는 종방 기념 뒤풀이가 한창이었다.고은율은 얇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매니저가 급히 숄을 둘러 줬다.고은율은 잠깐 망설이다가 사람들 틈을 피해 바람 부는 쪽으로 걸어 나가 전화를 받았다.“도진아, 오늘 고마웠어.”“고은율, 프로그램 진행 방식을 미리 알고 있었던 거야?”하도진은 전화가 연결되자마
고은율의 손이 휴대폰 화면 위에서 잠시 멈췄다.하지만 끝내 번호를 누르지는 못했다.카메라는 고은율을 정면으로 비추고 있었다.아름다운 긴 머리는 아름다운 폭포처럼 가슴 앞으로 흘러내렸고 오프숄더의 새하얀 드레스 아래로 드러난 여린 어깨는 티 없는 옥처럼 하얬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상할 만큼 긴장한 채, 고은율이 다음에 무슨 행동을 할지 숨죽여 지켜봤다.고은율은 무명지에 끼워진 손가락에 잘 맞지도 않는 반지를 한참 내려다봤다.그러다가 마침내 마음을 굳힌 듯 번호 하나를 눌렀다.통화 연결음이 스피커폰으로 스튜디오 전체에 울려 퍼졌다.라이브 화면 위로는 댓글이 미친 듯이 쏟아졌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시청자들이 휴대폰을 붙잡고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모니터 앞에 선 감독은 긴장한 듯 침을 삼키며 인터콤에 대고 말했다.“카메라 더 붙여! 반지 한 번 더 잡아.”멀리 주해시에 있던 하도진은 다리를 길게 포갠 채 앉아 있었다.정장 안주머니 속 휴대폰이 계속 진동하고 있었지만 하도진은 아무 말도 없이 화면만 바라봤다.검은 눈동자 속으로 무슨 생각이 스쳐 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형, 전화 안 받을 거야?”주민혁이 못된 웃음을 지었다.주민혁은 몸을 숙여 테이블 위 잔을 집어 들고 위스키를 한 모금 넘겼다.얼음이 이 사이에서 잘게 부서졌고 주민혁의 목울대가 천천히 움직였다.“아니면 고은율이 형한테 그 정도로 중요한 사람은 아닌 거야? 그냥 예쁘니까 곁에 데리고 있는 거야?”하도진은 눈을 가늘게 떴다.밝아진 휴대폰 화면에는 고은율이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떠 있었다.하도진은 왼손을 들어 미간을 한 번 눌렀다.그러더니 목소리를 약간 낮춘 채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스태프들 뒤에 서 있던 민하윤은 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스피커로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다.낮고, 살짝 쉰 듯한 그 목소리는 분명히 하도진일 터였다.“응... 지금 통화 괜찮아?”고은율은 휴대폰을 꽉 쥔 채 물었다.“지금 촬영 중인데 전화를 받은 사람
민하윤은 스태프들 뒤쪽에 조용히 서서 현장에 퍼지는 숨죽인 탄성을 또렷하게 들었다.다들 놀란 눈치였고 실시간 댓글 창도 잠깐 멈췄다.고은율의 대답은 시청자들까지 완전히 당황하게 만든 듯했다.그러다 멈춘 화면 위로 댓글 하나가 또렷하게 떠올랐다.[7년이라니. 인생에 7년이 몇 번이나 있다고 그 시간을 전부 한 사람한테 줬네.]민하윤은 조용히 눈을 내리깔았다. 눈가에 물기가 차오르자 시야가 흐려졌고 눈을 제대로 뜨기조차 힘들었다.“좋습니다. 그럼 이제 마지막 세 번째 질문입니다. 이번에는 고은율 씨가 이성 친구 한 분에게 직접 전화를 걸고 그분이 대신 대답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해 볼게요. 질문은 현장 대형 스크린에 뜨는 것 중에서 랜덤으로 뽑겠습니다. 지금 방송 보고 계신 시청자분들도 저희 프로그램을 해시태그 달아서 트위터에 남겨 주시면 질문이 뽑힐 수도 있어요.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곧바로 다시 이어가겠습니다.”라이브 화면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미리 녹화해 둔 광고로 넘어갔다.화면이 꺼지자마자 메이크업 스태프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고은율의 주변을 에워쌌다.백누리는 홀로 비켜나 있었지만 굳이 기분 상할 일까지 찾아 만들고 싶지는 않았는지 곧장 사람들 맨 뒤에 서 있던 민하윤 쪽으로 걸어왔다.“프로그램도 진짜 유치하네.”백누리는 대놓고 인상을 쓰며 투덜댔다.“리허설할 때는 이런 순서도 없었잖아. 무슨 질문이 저래? 화제성 좀 만들겠다고 연예인 사생활까지 끌고 와서.”백누리는 눈을 굴리며 혀를 찼다.“저런 질문이라면 난 절대 대답 안 해.”백누리는 씩씩거리며 한바탕 쏟아내고 나서야 민하윤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민하윤은 고개를 숙인 채 두 손을 꽉 꼬아 쥐고 있었다.“하윤아, 눈이 왜 이렇게 빨개? 아니, 잠깐만... 울어?”백누리는 순식간에 허둥지둥하며 매니저에게 휴지를 부탁했다.심지어 자신이 또 무슨 말을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당황한 얼굴이었다....주해 월드 타워.하도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주민혁을 차갑게
민하윤은 모니터 뒤에 조용히 서서 화면 속 여자를 바라봤다.고은율은 정말 예뻤다.어떻게 저렇게 영영 늙지 않을 것 같은 얼굴을 가질 수 있을까.맑고 어려 보였고 예쁜 정도가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들과는 아예 다른 레벨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진행자는 다시 정해진 순서를 밟아 나갔다.오늘은 연애 예능의 마지막 회였다. 관찰실 패널들도 마지막 촬영 특집을 찍는 중이었다.“고은율 씨, 말씀 감사합니다. 방송이 나간 뒤로 화제성이 정말 오래갔죠. 서른 날 동안 함께한 여정도 오늘로 여러분과 정식으로 작별하게 됐습니다.”“지금 이 마지막 촬영 특집은 실시간 라이브로도 함께 나가고 있습니다. 방송 보시면서 트위터에서 댓글 많이 남겨 주세요. 참여가 많을수록 당첨 확률도 높아집니다. 그리고 제작진이 트위터 해시태그에서 반응이 가장 좋았던 댓글 열여덟 개를 골라 왔습니다. 각 출연자는 질문 세 개씩 대답하게 될 텐데요. 오늘 현장에서 시청자분들 궁금증도 좀 풀어 드릴 겁니다.”백누리는 표정 관리를 하느라 입가를 억지로 붙잡고 있었다.‘이런 순서는 리허설할 때 없었는데...’“좋습니다. 그럼 가장 화제성이 높은 고은율 씨부터 가 보겠습니다. 시청자분들이 프로그램을 따라가면서 고은율 씨의 연애 상태에도 유독 관심이 많았거든요. 정말 현미경처럼 보셨는지 고은율 씨 무명지에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생긴 걸 다들 알아보셨더라고요.”“브랜드 협찬, 광고라는 반응도 있었고요. 반대로 사랑이 찾아온 거 아니냐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자, 고은율 씨, 첫 번째 질문입니다. 손에 끼신 다이아몬드 반지는 브랜드 협찬 맞나요?”진행자가 대본을 든 채 미소를 지으며 질문을 던졌다.촬영장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너무 조용해서 민하윤은 자기 심장이 뛰는 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고은율이 달콤하게 웃었다. 얼굴에는 수줍은 기색이 살짝 얹혀 있었다.“브랜드 협찬은 아니고요. 광고도 아니에요. 음... 딱 여기까지만 말씀드릴게요.”애매하게 열어 둔 대답일수록 사람들의 호기
그 순간, 하도진의 마음속에서 겨우 눌러 두고 있던 분노가 다시 타올랐다.주민혁은 느긋하게 말했다.“형이 나한테 한마디만 하면 서북 프로젝트 입찰은 내가 빠질 수도 있어. 알잖아. 나는 주씨 가문의 정식 후계자도 아니고 저 프로젝트를 따내 봤자 나한테 떨어지는 건 하나도 없어.”하도진은 주먹을 천천히 말아 쥐었다.“됐어.”주민혁이 코웃음 치며 말했다.“하, 이런 식은 안 먹히나 보네.”주민혁은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서 있었다. 오래 서 있으니 왼쪽 골반이 욱신거렸고, 의족이 허벅지와 맞닿는 부분은 쓸려서 간질간질했다.주민혁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일부러 더 느리게 말했다.“그 말 못 하는 여자 있잖아. 나 진짜 마음에 들어... 침대에서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네.”주민혁은 수화기 너머로 길고 건들거리는 휘파람을 불었다.“어땠는지 좀 알려 줘? 명원시 돌아가면 나도 한번 맛 좀 보고 싶어.”주민혁은 일부러 말을 길게 늘였다.누구를 두고 하는 말인지는 끝까지 분명히 하지 않은 채, 더럽고 끈적한 여운만 남겼다.하도진은 이를 악물었다.“주민혁, 너 진짜 미쳤어?”하도진이 분노를 억누르려는데도 관자놀이가 욱신거렸다. 머릿속에는 저도 모르게 민하윤이 떠올랐다. 하도진의 아래에서 무너지듯 흔들리던 얼굴까지 선명하게 생각났다.하도진은 목이 바짝 마를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주민혁, 너 진짜 죽고 싶구나. 오늘 밤에 보자. 내가 네 남은 다리도 뜯어 버릴 수도 있어.”주민혁은 대답 대신 휘파람만 한 번 더 길게 불었다.그리고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주민혁은 검은 벤틀리가 지하 주차장 출구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는 걸 끝까지 바라봤다. 번호판 끝자리 네 개가 모두 7인 그 차는 붉은 테일램프만 남긴 채 순식간에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월드 타워는 주해시에서 가장 번화한 구역 한가운데 있었다. 지하 주차장만 해도 무려 4층이었다.서 비서는 내비게이션만 믿고 계속 돌았지만 빈자리는 한 칸도 보이지 않았다.
병실 안의 분위기는 삽시에 얼어붙었다. 하도진은 키가 훤칠해서 정장이 아주 어울렸다.임형섭은 그의 말에 숨겨진 뜻이 무언이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리고 민하윤을 바라보면서 부드럽게 말했다.“하윤아, 몸이 다 나을 때까지 푹 쉬어. 회사에 돌아가서 업무를 처리할 테니 걱정하지 마. 알겠지?”민하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팀원을 이끄는 사람이 있으니 안심이 되었다.서명인은 기사의 연락을 받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했다. 마침 병실에서 나온 임형섭도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왔다.“저 두 사람이
깜짝 놀란 나지혜는 넋을 잃은 채 멍하니 서 있었다. 눈앞의 남자가 하도진인 줄 알았으면 절대 소란을 피우지 않았을 것이다.“열이 나면 주치의를 만나러 가. 입원해서 푹 쉬면 될 텐데 굳이 이런 식으로 내 관심을 받으려는 이유가 뭐야? 그만 연기하고 돌아가.”민하윤은 온몸이 덜덜 떨렸다.의사의 말에 의하면 인간의 감각기관은 서로 통한다고 했다. 그녀는 말할 수 없기에 다른 감각 기관이 더 발달했다.하도진이 뱉은 말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혔다. 민하윤은 통증이 귀에서 온몸으로 퍼지는 것을 느꼈다.분명 아무것도 하지
하도진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네 마음대로 해.”그러자 고은율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열었다.“먼저 지하 주차장에 가서 기다리고 있어. 채혈실에 두고 온 것 같으니 얼른 다녀올게.”그녀는 하도진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고는 모자를 꾹 눌러썼다.문이 닫힌 순간, 그녀는 얼굴이 삽시에 굳어졌다. 머뭇거리던 그녀는 끝내 4층 버튼을 눌렀다.4층에서 멈췄지만 고은율은 내리지 않고 13층을 눌렀다.하도진은 엘리베이터가 4층에서 멈춘 것을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아무리 생각해
병실 침대 옆에 놓인 심박수 측정기에서 이따금 소리가 흘러나왔다. 하도진은 며칠 사이에 야윈 그녀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서명인은 그가 손잡이를 잡은 채 가만히 서 있는 것을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대표님, 왜 들어가시지 않고 문 앞에...”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익숙한 남자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서명인은 그 남자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챘다.태유 은행과 협력 프로젝트를 논의하면서 신용대출팀 팀원들과 자주 만났었다. 침대맡에 앉아 민하윤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팀장 임형섭이었다.얼마 전에 열린 송년회에서 민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