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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현욱 씨와 상의해 봐

인나는 멍하니 턱을 하영의 어깨에 기대었다.

“하영아, 너 그거 알아? 내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 정말 무서웠어. 그러나 현욱 씨에게 내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려준 후, 정성껏 날 돌보는 그 남자를 보았을 때, 난 두려움을 이겨내고 이 아이를 받아들이기 시작했어. 그렇게 난 내 아이와 하나로 되어 서로 갈라질 수 없다고 생각했고, 마찬가지로 나도 아이가 태어나는 그 순간을 줄곧 기대하고 있었어. 이 아이는 내 혈육이고 내 핏줄이니, 만약 누가 그를 해치려 한다면, 난 필사적으로 그 사람과 싸울 거야!

그런데 내가 이런 병에 걸리다니! 이 아이는 어떡하지? 현욱 씨는 또 어떡하지? 하영아, 의사 선생님이 이 아이도 감염될 것이라고 말했어. 만약 내가 정말 이 아이를 낳았다면, 앞으로 그는 평생 이런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을 거야. 그러나 이 아이를 지우기엔 너무 아까워, 내 마음이 너무 아프단 말이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만약 내가 이런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면, 틀림없이 뒤에서 손가락질을 하며 내가 더러운 여자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난 그런 사람이 아니야, 정말 아닌데...”

인나는 온몸을 떨며 더 이상 슬픔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하영도 따라서 눈물을 흘렸다.

“너 자신을 이렇게 말하지 마.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어. 우리 이제 이 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으면 돼.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야. 인나야, 자포자기하지 마. 네 곁에 아직 우리가 있잖아...”

인나는 하영의 어깨에 기대며 두 눈을 꼭 감았다.

그녀는 하영에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하영에게 안긴 채 계속 눈물을 흘렸다.

오장육부는 터질 것처럼 아팠고, 인나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하나의 생각밖에 없었다.

‘죽고 싶어...’

하영은 조용히 인나의 곁에 있었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인나는 서서히 하영을 밀어냈다.

그녀는 붉게 부은 두 눈을 반쯤 드리우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돌아가자, 날씨가 춥네.”

하영은 인나의 이런 모습이 너무나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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