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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화. 열리는 창

Author: moominkiller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9-07 22:43:47

왕부 침소의 남쪽 벽에 창이 생겼다.

장시에서 돌아온 보요가 낮잠을 자는 동안 목수 넷이 벽돌을 들어냈다. 진묵은 먼지가 침상으로 들지 않게 천막을 두 겹 치고, 나무 부스러기 하나까지 직접 쓸어 냈다.

보요가 눈을 떴을 때 방 안에는 저녁빛이 길게 들어와 있었다. 북강 침소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빛이었다. 창틀에는 선왕비 혼수의 푸른 물결 발이 걸렸고, 다리 짧은 목각 말이 그 아래 놓였다.

창 아래에는 낮은 긴 의자도 새로 놓였다. 보요가 앉아 장부를 읽을 자리와 아이가 자라 창밖을 볼 자리를 함께 재어 만든 너비였다. 모서리는 진묵이 칼등으로 직접 둥글게 밀어, 손으로 만지면 거친 가시 하나 없었다.

목수들이 돌아간 뒤 바닥 구석에서 붉은 벽돌 한 조각이 나왔다. 진묵은 그것을 버리지 않고 목각 말 아래 받쳤다. 다리 하나 짧던 말이 처음으로 똑바로 섰다.

"바람이 세다 하셨잖아요."

"닫으면 돼."

진묵이 그녀 손을 창가로 가져갔다. 빗장과 작은 걸쇠는 앉은 자리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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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앵아가 못 끝을 손가락으로 눌러 보았다.널판은 기울지 않았다. 밤새 머문 사람들의 젖은 겉옷 아래로 새 방값이 보였다. 한 방을 나누어 쓰면 각자 낼 몫도 그 밑에 작게 적었다. 말먹이는 방값에 넣지 않았다."왕부에서 길러 준 아가씨가 이제 방값을 받으시오?"옛 하인이 마루에 올라서며 말했다. 뒤에 업힌 노파의 발이 문설주를 쳤다. 앵아는 문을 더 열어 주고 그의 신발에서 흐르는 물에 헌 무명을 밀어 넣었다."가진 돈과 묵을 날부터 말씀하세요.""이 꼴을 보고도.""제가 저 방을 거저 받지 않았어요."그녀가 벽을 가리켰다. 경성에서 나온 통행패와 북강 관아의 도착 인장 아래 일 년 임차글이 걸렸다. 북문 통행패에는 떠난 날, 관인에는 보름을 건너 도착한 날이 찍혔다. 첫 달 방세를 받은 주인의 수결도 있었다.하인은 노파를 의자에 앉히고 글을 가까이 보았다."그동안 경성에 계셨던 게요?""문초가 끝난 뒤에도 머물렀어요. 향 가게 사람들이 주고받은 봉을 다시 대야 했고, 그 뒤에는 바느질 삯을 모았고요.""왕비께서 데려오라 안 하셨소?""제 이름으로 통행을 청했어요."노파가 허리춤에서 동전 두 닢을 꺼냈다. 앵아는 받지 않고 작은 잔에 데운 물부터 부었다. 보리 냄새와 젖은 솜 냄새가 마루에서 섞였다."두 분은 공동방에 드세요. 오늘 모자란 값은 여기 빚으로 쓰겠습니다. 숯은 하루 한 바구니, 더 때시면 내일 말씀하시고요."하인이 붓을 받았다. 앵아는 왕부에서 쓰던 이름 대신 그의 호패를 달라고 했다. 손때 묻은 나무에 아내와 살던 골목의 글자가 남아 있었다.보요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젖은 치맛단 대신 짙은 무명 치마를 입었다. 뒤따른 진묵은 앵아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문밖 아이들의 젖은 신을 발로 가지런히 모았다. 보요가 그의 어깨에서 작은 무명 보퉁이를 받아 앵아 앞에 놓았다."장시에서 공용방 세 칸을 빌릴게요. 값은 써 붙인 대로요."앵아는 바로 돈을 받지 않았다."왕비의 서랍에서 글을 베꼈어요. 배에서도, 경성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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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326화. 얼음 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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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325화. 아이가 고른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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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324화. 같은 문턱

    노강은 소매에 매달린 손을 가만히 풀었다."서로 무슨 말을 했는지부터 듣자."갈족 아이가 입을 열자 예관의 아들이 더 크게 떠들었다. 노강은 둘 다 입을 다문 뒤에야 각각의 말을 옮겼다. 오란 여인의 치마폭에 얼굴을 묻고 있던 아이도 고개를 내밀었다."그럼 여기서는 누구 아버지가 높은데?""지금은 신발을 벗은 사람이 앞에 있구나."노강이 제 신을 벗었다. 젖은 버선 뒤꿈치가 드러났다. 수행관의 딸이 웃음을 삼키다가 자기 신을 문턱 옆에 놓았다. 사내아이 둘은 서로를 보며 한 짝씩 벗었다.안에는 키가 다른 상 세 개가 놓였다. 보요가 낮은 상의 모서리에 손을 대고 있었다. 노강은 문짝을 고치러 온 목수에게 아이들의 말을 다시 옮겼다. 목수가 대패를 들자 그녀는 손을 뗐다."둥글게만 깎아 주세요. 아주 없애지는 마시고요."노강은 마른 신을 들고 온 살림지기에게 버선을 내주었다. 여인은 짜낸 물을 문밖에 버리며 갈족 여인에게 뭐라 했다. 두 사람이 웃더니 말젖떡을 반으로 갈랐다. 예관의 아들은 떡 냄새를 맡고 고개를 저었다."안 먹어도 된다. 대신 이름은 배워야지."아이가 떡 이름을 따라 하자 갈족 아이가 고쳐 말했다. 두 번째에는 제법 비슷했다. 예관의 아들은 차례로 제 도시락의 찐 만두를 들었다. 갈족 아이가 이름을 틀리자 이번에는 그가 웃었다.단희가 부모들 앞에 장부를 폈다. 배울 말과 말을 먹일 순번, 밤에 묵을 방이 나뉘어 적혔다. 오란 여인은 돌아갈 날을 손가락으로 눌렀다."한철을 다 채우지 못하면요? 애가 싫다고 하면.""정해진 장날에 데려가시면 됩니다. 그날 밖에도 아프거나 집에 일이 생기면 보내고요.""맡긴 말은 돌려주고, 아이만 남기라 하지는 않겠지요."곁의 족장이 헛기침했다. 노강은 여인의 말을 관원에게 끝까지 옮겼다. 관원은 빈 줄에 사람을 남겨 빚이나 충성의 보증으로 삼지 않는다고 썼다. 족장의 인장 옆으로 여인의 거친 손도장이 올라갔다.상엄이 새 붉은 방석을 들고 들어왔을 때는 창호에 아침 볕이 차 있었다.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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